내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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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부정
작품등록일 :
2013.10.10 18:50
최근연재일 :
2013.10.24 15:13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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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381

작성
13.10.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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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18화

DUMMY

“아. 배부르다.”


배를 감싸 안고 콧노래를 부르는 수정에게 순정이 웃으며 말한다.


“이제 제법 웃을 줄도 아네.”


순정의 말에 수정이 뜨끔한 표정으로 다시 정색을 한다.


“흥. 누가 웃었다고.”

“그럼 방금 웃은 사람은 누구려나요.”


순정의 말에 수정이 흠칫 굳어진다. 순정이 병간호를 해준 이후로 수정은 그 앞에서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아닌 척 가면을 써보려고 해도 그의 얼굴을 마주할 때면 어느새 그 가면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됐어요. 나쁜 아저씨 같으니라고. 나 놀리면 좋아요?”

“내가 언제 놀렸다고 그러나. 사실을 말한 건데.”

“흠. 자꾸 그러면 안 놀아줄 거예요.”


토라진 척 고개를 돌리고 빨리 걸어가기 시작하는 수정을 순정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아닌 척 하며 자신을 감추려는 수정의 모습이 마치 부끄러움 많은 어린아이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수정이 제법 머리를 쓰고 있었지만 순정에겐 아직 안 되었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얻은 경험치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니까.


“같이 가!”


수정을 부르며 달려간 순정이 은근 슬쩍 그녀의 손을 툭 쳤다. 그러자 수정이 슬쩍 얼굴을 붉히며 순정의 새끼손가락을 손에 쥐었다.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예요.”


새침한 표정을 하고 자신의 옆에서 발걸음을 맞추고 있는 수정에게 순정은 웃어보였다. 그 웃음에 수정도 마주 웃어주었다. 얽히는 둘의 시선이 자못 따뜻했다.


순정은 느릿하게 걸으며 옛 생각에 빠졌다.


‘수연이 집으로 가는 길은 걷기 어려웠지만 운치가 있었지.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낡은 벽돌 건물들이 붙어 있는 곳. 조금 어두워 불안해서 그런지 다가오는 가로등이 무척이나 반가운 곳.’


수정의 집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대로변을 따라 걸으면 되었고, 밝은 빛이 많아 다니기도 더 안전했다. 깔끔한 길을 가만히 바라보던 순정이 입을 열었다.


“이 길도 이제 제법 익숙하네.”

“그래요?”

“응. 몇 번 왔다고 벌써 그러네.”

“그런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수정의 말에 순정이 이곳저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기 있는 하얀 가로등도, 여기 있는 헌옷 수거함도, 저 멀리 보이는 편의점도 이제는 익숙해 보이는 것 같아.”


순정이 수정을 살짝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 골목을 돌면. 짜잔! 빵집이 있지.”


진짜 그곳에는 빵집이 있었다. 순정보다 더 자주 다니는 수정도 인지하지 못했던.


“어? 진짜네.”


수정은 살짝 놀랐다.


“어떻게 다 알아요?”

“그냥.”


수정은 순정의 반응에 어떻게 그가 다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에이. 그러지 말고 말 해줘요. 어떻게 알아요?”

“그냥. 좋은 사람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설레는 법이니까. 그 설렘 때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었고. 그 사람이 걷는 길은 어떤 모습일까. 그 길을 걸을 때 무엇을 만날까. 그 길을 걸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확인하고, 상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수정은 순정의 말에 얼굴이 더 없이 빨갛게 닳아 올랐다. 그가 말하는 좋은 사람이 자신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끄러움에 그저 고개를 숙이고 순정의 발걸음에 맞춰 걸어가기 시작했다. 순정도 그녀의 변화를 알아챈 듯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길을 걷고만 있었다.

한참을 침묵 속에서 걷던 둘은 마침내 수정의 오피스텔 앞에 도착했다.


“벌써 다 왔네.”

“그러게요.”


수정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 이제 들어가 봐.”


하지만 순정의 말에도 수정은 발을 떼지 않고 서 있었다.


“저기요. 아저씨.”

“응?”

“아저씨가 말한 좋은 사람이 저 맞죠?”


수정의 말에 순정은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글쎄……. 누굴까?”


수정이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순정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흑백이 분명한 그녀의 눈빛이 별을 담은 듯 반짝이고 있었다.


“빨리 들어가 봐. 시간 많이 늦었잖아.”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순정이 수정을 재촉하듯 들여보내려고 했다.


“아저씨. 3분만 가만히 있어 봐요.”


뜬금없는 수정의 이야기에 순정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

“3분만 가만히 있어 보라고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수정이 순정에게 달려들었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놀란 순정이 그녀를 다급히 붙잡았다.

그러나 수정이 순정의 팔을 거칠게 뿌리친다.


“가만히 있어 봐요. 가만히…….”


가까워지는 서로의 입술. 다가오는 수정의 빨간 입술을 바라보던 순정이 지그시 눈을 감는다.



----------



“맙소사.”


수연은 눈앞의 광경을 자신이 보고 있음에도 믿을 수가 없었다.


“수, 수정이가 왜…….”


오피스텔 한쪽 구석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자리에서 수정과 순정이 입맞춤을 하고 있던 것이다.

다급히 달려가 그 둘을 뜯어놓으려던 수연이 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아냐. 순정이가 일부러 내 동생에게 다가가진 않았을 거야. 몰랐겠지. 내 동생도 마찬가지고. 우연일 거야. 우연이어야만 해.’


말려야하나 말아야하나 혼란스러워 우물쭈물하는 가운데 그들의 입맞춤이 끝나가고 있었다. 떨어져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는 그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


입술을 물어뜯으며 고민을 하던 수연.


‘아차!’


갑자기 돌아서는 수정의 눈을 피해 수연은 급히 몸을 숨겼다.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눈을 마주치는 모습. 서로를 향한 몸짓.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어느 하나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오랫동안 원래 알고 있던 사람처럼.

서로에게 손짓을 하며 헤어지는 순정과 동생 수정을 보는 수연의 눈엔 혼돈이 가득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헤어진 것을 확인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수연은 숨은 곳에서 벗어나 오피스텔로 뛰어 들어갈 수 있었다. 혹시 다시 순정이 돌아 올까봐 무서웠기 때문이다.

날듯이 올라간 수연이 오피스텔의 문을 부서져라 열었다.


“야. 정수정! 너 어디 있어!”


갑작스런 수연의 외침에 놀란 수정이 살짝 겁을 먹은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언니?”

“그래. 나다. 네 눈에 내가 보이니?”

“갑자기 무슨 소리야?”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수정의 얼굴이 급작스럽게 굳어졌다. 그리고는 수연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언니 그런데 오늘 들어오는 날 아니지 않아?”

“그래. 원래는 내일 오려고 했지. 그래서 그랬구나? 내가 오늘 안 들어올 줄 알고.”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 내가 왜 이런 말 하는지 몰라서 물어?”


수연의 말에 수정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너 그러고 다닐 시간 있어? 너 고3이야.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 남자를 만나? 내가 너 남자나 만나라고 이 고생인 줄 알아?”


수연의 말을 들은 수정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어. 오늘 본 모의고사 성적도 전보다 더 올랐단 말이야. 내가 누굴 만나더라도 그건 공부랑 전혀 상관없다고.”


방으로 들어간 수정이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내밀었다. 확실히 수정의 성적이 더 올라있었다. 본래 수정 정도의 성적은 더 올리기가 힘들다. 그런데 그녀는 그것을 극복해낸 것이다.


“오히려 공부에 도움이 되었지 안 되진 않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왜 말이 안 돼. 증거가 여기 있잖아.”


수연의 표정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안 돼. 안 된다면 안 돼.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그 사람은 안 된다고!”


수연의 말에 수정의 표정이 더 없이 굳어졌다.


‘아. 아저씨 얼굴도 봤구나.’


수정의 고개가 다시 숙여진다.


‘얘가 왜 이러지?’


수정의 행동에 수연은 의문이 생겼다. 늦둥이인데다 언제나 외롭게 혼자서 집에 있는 것이 안쓰러워 항상 명순과 수연은 그녀의 행동을 오냐오냐 받아주었었다. 다행히 수정이가 철없는 아이가 아니라 엇나가거나 버릇이 없어지진 않았지만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누가 꺾지 못 할 정도였다. 그런데 고집을 부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고집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기가 확 죽는 것이 아닌가. 단순히 수긍을 하는 것도 아니고.


“너, 너 뭐야? 너 설마……. 너 설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 거야?”


수정은 순간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깨달았다. 그냥 당차게 나가면 될 걸 괜한 죄책감에 수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것이다.


“어? 어…….”

“정수정. 너 정말 미쳤구나? 누군지 알아? 누군지 안다고? 그 남자가 언니 전 애인인 걸 알고도 그래?”


수정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행동이 분명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 어떻게 알았어? 난 너한테 내가 누구 사귄다고 말 하지도 않았어. 그래. 그거야 눈치로 알 수 있다고 쳐. 4년이나 사귀었으니까. 그럼 얼굴은? 얼굴은 어떻게 안 거야?”

“언니 일기랑 아저씨한테 받은 편지에서. 사진도 그 서랍에서 봤고.”

“뭐?”


수연은 기가 찼다.


“그래. 볼 수 있다고 쳐. 궁금했겠지. 기회가 있었으니 서랍을 열어봤을 수도 있고. 그런데 왜 그랬어? 알고도 그랬다니 그게 더 나빠. 네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 몰라?”


수정을 몰아붙이던 수연의 눈에 수정이 벗어놓은 자신의 옷이 눈에 들어왔다. 수연은 애써 ‘설마 아니겠지.’ 라고 부정하며 수정에게 물었다.


“너 설마 오늘 일부러 저 옷 입고 나가서…….”

“맞아. 저 옷. 언니가 아저씨랑 첫 키스 할 때 입었던 거. 일부러 입고 나갔어.”


대답을 하는 와중에 수정은 괜한 오기가 생겼다.


“오늘만 그런 거 아냐. 처음 만났을 때도, 처음 데이트할 때도 그랬어. 어렵지 않더라. 언니 버릇, 언니가 했던 말들, 행동들. 언니가 입었던 옷차림. 몇 가지 보여주니까 바로 넘어오던데?”


수정의 말에 수연은 폭발했다. 그 화를 감추지 못하고 수정의 뺨을 때렸다. 짝 소리와 함께 수정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네가! 네가 지금 한 행동이 뭔지 알아! 왜! 왜 그랬어!”

“뭘! 내가 뭐 잘못했어? 나도 아저씨 좋아한단 말이야. 처음엔 따뜻한 모습이 좋았고, 그 다음엔 꼭 아빠가 생각나서 좋았어. 다정하게 바라보는 것도 좋았고, 진심으로 손을 잡아주는 것도 좋아. 아저씨는 날 외롭지 않게 한다고. 항상 내 곁에 있는 것처럼.”


수정의 말을 들은 수연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사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 그래서 내가 사랑한 사람.”


수정은 얼굴을 뒤덮은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두 눈을 무섭게 빛내며 수연에게 말했다.


“언니가 포기한 사람이야. 그렇게 좋은 사람 포기한 사람이 언니라고. 그러니까 언니는 내게 아저씨랑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서 뭐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수정의 말에 수연의 입매가 비틀렸다.


“자격? 자격이라고? 내가 그렇게 그 사람 안 떠났으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우리 엄마는? 지금처럼 다시 건강을 찾고 계셨을까? 너는?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했어. 너도 나처럼 병원비에 생활비 걱정하면서 대학은커녕 최저시급도 받기 힘든 아르바이트나 하느라고 고생만 하고 있겠지. 내일이 없어지는 거야. 힘든 오늘만 있고.”


수연의 말에 수정의 눈에서 빛이 빠져나갔다. 전에는 언니의 희생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았었다. 아니 바로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수정은 크게 깨닫게 된 것이다. 자신이 받은 해택. 그리고 순정이란 좋은 사람을 떠남으로써 느껴지는 상실감까지.


“언니. 미안해…….”


수연이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너도 일제 알았지? 순정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넌 그런 사람한테 거짓말을 한 거야. 만약 너와 나 사이 순정이가 알기라도 해봐. 더구나 내 일기를 보고 날 흉내 낸 것을 알아봐. 그 애가 받을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 네가 한 번 잘 생각해봐.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사랑이든 호기심이든, 아니면 그저 외로움에 한 착각이든. 어떤 이유에서건 순정이에겐 상처만 될 뿐이야. 잘 생각해보고 옳은 선택을 해. 시간 끌지 말고.”


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힘없는 걸음걸이로 방으로 들어가 자신의 침대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저씨…….’


수연이 한 말은 수정도 이미 마음 한 구석에 품고 있던 불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욕심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의 결말이 해피엔딩보다는 새드엔딩에 가까울 것이란 것을.


‘언니…….’


수정의 눈에 눈물이 흐른다. 혼자만의 욕심을 부리기엔 수정은 이미 철이 많이 들었다. 수연의 희생과 그에 따른 슬픔을 어느덧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언니가 감내할 감정에 비하면 자신의 외로움과 풋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잘 안다.

수정은 떨리는 손에 애써 힘을 주며 핸드폰의 자판을 하나씩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아저씨. 미안해요. 오늘 있었던 일. 가족들이 알았어요. 더 이상 아저씨를 만나지 못할 것 같아요. 잊지 못할 거예요. 미안해요.]


작가의말

이설님이 추천해주신 덕분에 선적이 6명이 되었어요! 물론 하나는 저지만요. 그래도 지금까지 로맨스 연재하면서 제일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뿌듯합니다.

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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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61 강훈(姜勳)
    작성일
    13.10.21 17:10
    No. 1

    하하하...잘 보고 갑니다.
    앞이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21 17:47
    No. 2

    정주행 감사드려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이설理雪
    작성일
    13.10.21 19:34
    No. 3

    뭐야, 잠깐만요. 그럼 순정이는 정씨 언니에게 한 번 동생에게 한 번, 자매에게 무려 두 번을 차이는 건가요?ㅇㅁㅇ 불쌍타...ㅠㅠ 그리고 1타를 뺐겠네요...ㅠㅠ 저 자리는 언제나 내 거였는데...ㅠㅠ

    독자 더 생긴 거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3.10.21 19:41
    No. 4

    그러게요. 많이 차였어어요. 이설님 덕분에 선작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써야겠어요. 검토도 더 많이 하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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