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모음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금강
작품등록일 :
2009.10.20 01:33
최근연재일 :
2009.10.20 01:33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686,069
추천수 :
2,180
글자수 :
65,928

작성
09.07.16 02:16
조회
13,768
추천
62
글자
8쪽

第一章 풍운지서(風雲之序) 1

DUMMY

第一章 풍운지서(風雲之序)

-천하로 불기 시작하는 바람은 낙양의 한 소년으로부터

비롯하니...









낙양(洛陽)이라고 하는 곳은 중원 육대고도(六大古都)의 하나이다. 역대구조(歷代九朝)의 도읍이었던 이곳은 가히 천하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낙양으로 향하는 관도(官道).


쏴아아- 쏴아- 쏴-!

오늘따라 봄비는 마치 폭우가 퍼붓듯 그렇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빗줄기는 너무 거세어 가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우르르... 꽝! 콰앙!

거기에다 이따금 울리는 천둥 소리, 이런 날은 집 안에 들어앉아 뜨락에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따뜻한 한잔의 차(茶)의 맛을 음미(吟味)함이 아취(雅趣)라 할 것이다.

하나, 이런 날에도 움직여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따각... 따가닥...

덜컹... 덜커덩...

빗소리를 뚫고서 진흙탕이 되어 버린 관도에 마차 하나가 나타났다. 이미 나이가 들어 비루먹은 듯한 말의 행색이나 마차의 낡은 모양으로 보아 짐마차임에 분명했다.

후줄근하게 온몸이 젖은 말은 도무지 급할 것이 없다는 듯 추적추적 걸음을 옮겨 놓고 있는데, 마차에는 마부(馬夫)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느릿하게 걸음을 떼어 놓고 있던 말은 푸르륵거리며 고개를 흔들더니 비가 더 오기 전에 어서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걸음을 조금 빨리 했다.

그때, 마차의 앞쪽에 천막처럼 어설프게 드리워졌던 휘장이 약간 걷히며 얼굴 하나가 나타났다. 소년이었다.

비록 햇볕에 그을었기는 하지만 건강한 모습에 두 눈은 총명하게 반짝였다. 뛰어나게 준수(俊秀)한 것은 아니어도 이제 십육칠 세로 보이는 소년의 얼굴은 어딘지 깨끗한 기품이 어려 있었다.

“비가 더 오는군! 이런 식이라면 낙양에 도착한다 해도 오늘은 일거리를 얻기 힘들겠다... 쯧!”

소년은 눈을 찡그리며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입맛을 다시며 다시 휘장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의 어조로 보아 아마도 소년이 이 마차의 마부인 듯했다.

한데 그때, 어디선가 빗소리를 뚫고서 휘이익, 하는 예리한 휘파람[長嘯聲] 소리가 은은히 들려 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새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이 빗속에서 누가 하릴없이 휘파람을 불고 있지는 않을 텐데?”

소년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사방을 살폈다.

쏴아아아-!

하지만 사방 그 어디를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빗줄기에 휘감긴 산하(山河)일 뿐, 아무것도 보이는 것은 없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하긴...”

소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머리를 털면서 휘장 안으로 들어갔다. 비는 참으로 많이도 쏟아지고 있었다.

마차의 안은 그리 넓지 않았고 비가 조금씩 새고 있었으나 최소한 비는 맞지 않을 수 있으니까 바깥보다는 백 배 나았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그의 생활 터전이기도 했다.

그를 키워 준 할아버지가 일 년여 전에 병사한 후에 그는 혼자서 마차를 몰면서 살아 오고 있었던 것이다.

소년의 이름은 백리용아(百里龍兒).

나이답지 않게 구김살이 없는 성격에다 매우 총명해서 모든 사람들로부터 아낌을 받고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엇!”

막 마차 안에서 몸을 기대려던 백리용아는 깜짝 놀라 벌떡 몸을 일으키려 했다. 놀랍게도 마차 안에 도대체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한 사람이 침침한 어둠 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히 백리용아가 마차 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까지만 해도 마차 안에는 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누구...?”

백리용아의 눈이 커질 때였다.

“쉿! 소리내지 말아라! 너를 해칠 사람은 아니다!”

인영이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백리용아는 어린나이지만 매우 총명한 데다 대담한 편이다. 그는 이내 입을 다물고는 눈앞의 사람을 살펴보았다.

소리도 없이 그의 마차에 들어와 있는 사람은 오십대쯤 되어 보이는 노인이었는데 일신에 걸친 청의(靑衣)는 비에 흠뻑 젖어 매우 낭패한 모습이었다.

노인이라고는 하나 미목은 청수했고 눈동자에는 정광(精光)이 깃들여 있어 백리용아는 한눈에 이 청의노인이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에 다급한 기색이 어려 있음을 보니 아마도... 누군가에 쫓기고 있나 보다!’

그때, 예의 휘파람 소리가 다시 빗소리를 타고 들려 왔다.

노인의 안색이 대변(大變)했다.

“이 자들의 추격이 이토록 무서울 줄이야...!”

순간이다.

“우-욱!”

괴로운 신음과 함께 청의노인은 가슴을 움켜잡으며 한 줄기 선혈을 입으로부터 흘려 냈다. 그의 안색은 그 순간에 밀랍과 같이 창백히 변해 있었다.

“상처가 심하신 모양이군요?”

백리용아가 재빨리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

청의노인은 품속에서 붉은빛이 도는 환약 하나를 꺼내 삼키고 백리용아를 잠시 바라보더니 무겁게 입을 떼었다.

“이 마차는 네 것이냐?”

“그렇습니다. 원래는 할아버지의 것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제 것이 되었지요.”

백리용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던 청의노인은 뭔가 망설이는 것 같더니 이내 이를 악물면서 입을 열었다.

“노부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느냐?”

“무슨...?”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만약 조금만 잘못하면 네 목숨마저도 보장할 수가 없게 되는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어떠냐? 할 수 있겠느냐?”

청의노인은 초조함이 어린 음성으로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그의 기색에는 쫓기는 마음의 다급함이 역력했다.

백리용아가 청의노인을 바라보자 그는 다시 말했다.

“원래... 이 일은 무림 중의 대사(大事)로 강호상에서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안다면 그는 일신의 안녕을 보전하기 힘들게 된다...”

“그것이 무림 중의 대사라면, 어떻게 무림과는 상관도 없는 저 같은 어린 마부에게 그런 일을 맡기시려고...?”

백리용아의 말에 청의노인의 얼굴에는 착잡한 빛이 떠올랐다.

“지금 노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노부는 이미 기경팔맥(奇經八脈)을 다쳐서 원래의 능력을 도저히 발휘할 수가... 없다...”

그는 바깥을 힐끔 보더니 다급히 말을 이어나갔다.

“거기에 지금 노부의 뒤를 쫓는 자들의 능력은 대단히 무서워서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그들을 떨칠 수가 없다... 노부의 죽음보다는 이 일을... 이 일이 더 중요하다...”

백리용아는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고 머리를 끄덕였다.

“하겠습니다!”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다면 하겠습니다.”

청의노인이 백리용아를 바라보았다.

“목숨에 위험이 있다는 것, 살아나기 힘들다는 것을 아느냐?”

백리용아는 그 말에 씩 웃었다.

“제가 보기에는 매우 다급하신 것 같은데, 그런 말씀을 하실 여유가 있으십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하는 데까지 해보아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노인 어른을 뵈니 우리 할아버지를 뵙는 것 같아 거절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일개 마부 아이가 이토록 사리정연하다니...’

청의노인은 일순 놀람을 금치 못하고 다시 백리용아를 쳐다보았다. 대강 볼 때는 몰랐었는데 이제 보니 근골이라든가 눈의 총기라든가 범용(凡庸)한 인재가 아니다.

‘진주가 버려져 있었군... 아까운 일이다!’

청의노인은 내심 탄식을 하며 품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백리용아에게 건네 주었다.

“이것을 소림사(少林寺)의 방장대사께 전해 다오.”

“소림사 방장대사라구요?”

백리용아의 눈이 커졌다.

“그렇다. 반드시 아무도 모르게 직접 전해야 한다...!”

백리용아의 눈에 난처한 빛이 떠올랐다.

“소림사야 이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으니까 별문제가 아니지만 저 같은 마부로서는 소림사의 방장대사를 아무도 몰래 만날 재간이 도저히 없는데...”

사실이었다. 소림사의 방장대사라면 웬만한 사람은 만나기조차 힘든 신분인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 작성자
    감찬
    작성일
    09.07.16 02:17
    No. 1

    첫빠다..ㅋ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검우(劒友)
    작성일
    09.07.16 04:56
    No. 2

    역시 재밌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단군한배검
    작성일
    09.07.16 10:19
    No. 3

    건필하세요^0^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신화종
    작성일
    09.07.16 10:52
    No. 4

    11줄 ; 한잔의 차의 맛을 음미함이 -> 중복되어 있네요.^^;; 첫 페이지 앞부분에 바로 나와서 말씀드립니다.
    20년이 넘은 글입니다. 다시 글을 올리시는 금강님 감회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찾아보니 88년 초판으로 되어있군요. 저는 그보다 더 전에 읽은 느낌이 드는데, 년도는 기억 못해도 계절은 가을이었습니다. 갑자기 70년대 말, 80년대 초반에 읽었던 글들하고, 87년 아는 독서실 원장님 개인 서재에서 빌려서 읽었던 글들이 와르르 기억이 납니다.
    옛 감흥을 잃지 않고, 즐감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신화종
    작성일
    09.07.16 12:48
    No. 5

    87년엔 학교 생활했었고, 85년 겨울에서 86년에 많이 봤네요.
    이종환DJ 방송 끝나면, 몇 권 가져다 불 꺼진 독서실에서 흠뻑 빠져들곤 했었습니다.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백면서생..
    작성일
    09.07.16 15:04
    No. 6

    이번 수정본에서는 백리용아가 활약하는 것도 많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그렇겠지요??????? 5권이 아닌 6권, 완전본으로 보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생(流生)
    작성일
    09.07.16 17:15
    No. 7

    역시 재밌습니다. 금강선생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새롭다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수인
    작성일
    09.07.16 22:13
    No. 8

    읽기도 전에 두근두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6 이천(異天)
    작성일
    09.07.16 23:34
    No. 9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초운初雲
    작성일
    09.07.17 23:40
    No. 10

    읽기는 읽었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처음 보는 느낌입니다.
    흥미진진..
    어쨌든 건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1 진필명
    작성일
    09.07.18 03:48
    No. 11

    워낙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이라 아직 기억에 남아 있네요.
    교과서라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2.07.16 11:02
    No. 12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모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풍운고월조천하 연재합니다. +29 09.07.16 16,602 1 -
22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출간삭제를 하였습니다.) +13 09.10.20 6,811 59 2쪽
21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5 +8 09.07.26 11,556 65 8쪽
20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4 +9 09.07.25 8,375 32 8쪽
19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3 +8314 09.07.24 61,329 368 6쪽
18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2 +10 09.07.23 8,651 35 7쪽
17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1 +11 09.07.22 9,448 51 8쪽
16 第三章 구양세가(歐陽世家) 3 +12 09.07.21 9,586 62 6쪽
15 第三章 구양세가(歐陽世家) 2 +10 09.07.20 9,247 30 6쪽
14 第三章 구양세가(歐陽世家) 1 +11 09.07.19 9,904 74 8쪽
13 第二章 천고기보(千古奇寶) 2 +13 09.07.18 9,786 54 9쪽
12 第二章 천고기보(千古奇寶) +12 09.07.17 10,288 34 9쪽
11 第一章 풍운지서(風雲之序) 2 +15 09.07.16 10,041 41 11쪽
» 第一章 풍운지서(風雲之序) 1 +12 09.07.16 13,769 62 8쪽
9 서장 +18 09.07.16 11,362 52 4쪽
8 ------------------구분선 09.07.16 4,124 18 1쪽
7 - 2장 : 천피의 비밀 (2) +6 09.03.06 6,148 26 6쪽
6 - 2장 : 천피의 비밀 (1) +11 09.03.05 6,199 45 12쪽
5 - 1장 : 서원의 아침 (2) +8 09.03.02 7,775 32 15쪽
4 - 1장 : 서원의 아침 (1) +7 09.03.02 10,857 55 6쪽
3 - 서장. +14 09.03.01 11,183 49 2쪽
2 발해의 혼 발제.... +8 09.03.01 10,658 18 8쪽
1 -------------------------구 분 선. 09.02.27 7,333 28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