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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작품등록일 :
2009.10.20 01:33
최근연재일 :
2009.10.20 01:33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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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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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2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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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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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4

DUMMY

“사부님, 그는 길을 잃었다고...”

“잔소리 마라! 누가 제놈 보고 길을 잃으라고 했더냐? 눈알이 삐지 않은 놈이라면 선사의 금비(禁碑)를 보지 못했을 리가 없다!”

‘선사(先師)? 그럼, 이 목옥 안에 있는 사람은 소림 전대 방장의 제자란 말인가?’

목옥 안의 외침에 구양천수는 다시금 목옥을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 소년은 그를 보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사부님의 분부시니 난들 어쩌는 수가 없군요...”

그 말에 구양천수는 빙긋이 웃어 보였다.

“설마, 정말 내 다리를 부러뜨리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소년은 담담히 그의 말을 받았다.

“그것은 결과가 말을 할 것이오.”

그러더니 그는 정말로 구양천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구양천수는 가볍게 웃으며 목옥을 쳐다보았다.

“목비에는 사내 제자의 출입을 금한다고 되어 있지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고 되어 있지를 않으니, 이 말은 이 금역이 소림제자에게만 적용이 된다는 말인 것 같은데... 내게 무슨 잘못이 있는지 알 수가 없군요.”

그의 말은 궤변인 듯도 하나, 어디 한곳 흠잡을 데가 없어 목옥 안의 인물도 말문이 막히는지 일시지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나 상대는 그런 것에 구애를 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이제 보니 교활하기 짝이 없는 놈이로구나! 자고로 혓바닥이 매끄러운 놈치고 쓸 만한 놈이 없지, 그놈의 혓바닥도 마저 뽑아 버리도록 해라!”

목옥 안의 음성이 냉소를 터뜨렸다.

“소생의 혀는 매끄러워 잡기가 불편할 텐데...”

구양천수가 웃으며 말을 받는 순간이다.

“한번 시험을 해봅시다.”

소년이 낭랑히 외치며 날듯이 공격해 왔다.

그의 한 동작 한 동작에는 절도가 있고 정기(精奇)하여 단순한 듯했지만 어느새 구양천수의 가슴팍은 모조리 그의 권세하에 노출이 되고 말았다.

하나 구양천수의 안색은 그것을 보지 못한 듯 태연했다.

“정종(正宗)의 소림 나한권(羅漢拳)이로군. 하나 이 정도로는 내 혓바닥은커녕 다리도 건드리기 힘들 것 같은데?”

말을 하는 도중에 그가 몇 번 걸음을 옮겨 놓자 그의 신형은 어느새 소년의 뒤로 돌아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천하에 이름 높은 구양가의 천기미리보(天機迷離步)로서 소년으로서는 얼굴이 붉어지도록 있는 힘을 다해도 구양천수의 옷자락 하나 건드릴 수가 없었다.

그가 아무리 천재라도 당대 구양세가의 가주인 구양천수를 단 삼 일 전수받은 무공으로 상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다. 한데 그때였다.

갑자기 소년의 권법이 장조(掌爪)를 포함한 괴이한 수법으로 변해 버린 것은.

그것은 어찌나 신기무비(神奇無比)한지 단 삼 초가 지나지 않아 구양천수는 소년의 손에 가슴을 격타당할 뻔했던 것이다.

천기미리보는 천도(天道)의 운행에 따라 창안된 절세의 신법으로서 무림의 일류고수라도 그 옷자락조차 만지기 힘든 것이었는데 이 돌연한 사태는 구양천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금룡수(擒龍手)도 아니고 보리수(菩提手)도 아니다... 나는 사람으로서 삼 일 만에 이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

구양천수는 안색을 굳히고는 지금껏 피하던 자세를 고쳐 그 자리에 버티고 서는가 싶더니 그의 안면을 향해 뻗어 오고 있는 소년의 주먹을 슬쩍 밀어 버렸다.

그 동작은 매우 기묘적절하여 소년은 그것을 피하지 못하고 나직한 신음과 함께 잇달아 서너 걸음 물러서는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가볍게 민 듯했으나 구양천수는 그 동작에서 내력을 사용했으므로 소년은 충격을 받은 듯 안색이 대번에 붉게 달아올랐다.

그의 기색을 본 구양천수는 짐작되는 바가 있어 소년에게서 눈을 돌려 목옥을 바라보았다.

“선배께서는 무슨 잘못을 저질러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되, 한낱 소년을 시켜 이렇게 구차한 공부(功夫)를 보이신다면 세간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세상을 대함에 부끄러움이 있으시다면 소생은 이만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총명절정의 그는 방금 소년이 펼친 무공이 목옥에서 전음(傳音)으로 지시한 대로 움직인 것임을 직감했던 것이다.

그의 말에 소년은 수치감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나 그는 이어지는 구양천수의 말에 이를 악물며 노기를 드러냈다.

“당신이 이긴 것은 보잘것없는 나인데, 어찌 감히 사부님을 모욕한단 말이오?”

구양천수는 그를 보며 담담히 웃었다.

“너의 자질이 비록 금방 전수받은 것을 운용할 수 있을 정도이기는 하지만 십년각고(十年刻苦) 이후라도 나를 상대할 수는 없다!”

구양천수는 소년이 무참해지게 말을 하고는 목옥을 향해 포권해 보이고 돌아섰다.

순간,

“와핫핫핫하하-!”

목옥의 안에서 굉량(宏量)한 웃음 소리가 천지를 떨게 하며 터져 나왔다. 격렬한 노기를 나타내는 웃음 소리는 놀라운 위세로서 목옥의 지붕을 덮고 있는 기와를 덜썩거리며 풀포기를 날아오르게 했다.

웃음 소리는 구양천수를 잡아 놓기에 족했다.

“지난날 같았다면 그 말로써 너는 이미 살아 있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지난 사십 년의 수도로 말미암아 나의 심중에서 살기가 사라졌으되, 그렇다고 해서 무공입문 삼 일의 애송이를 이기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네놈을 그냥 둘 정도로 해탈(解脫)을 한 것은 아니다!”

천둥과 같은 외침 소리가 울려 나오고 동시에 목옥의 문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가며 그 안에서 웅후한 잠경(潛勁)이 바다를 뒤엎을 듯이 구양천수를 향해 휘몰아쳐 왔다.

그것을 본 구양천수는 안색이 돌변했다. 그와 같은 공력은 세상에서 보기 드문 것이었던 것이다.

그는 급격히 숨을 들이키며 양손을 가슴에 교차시키더니 쌍장을 맞대고 서서히 그 덮쳐 오는 잠경을 밀어 내기 시작했다.

꽝!

한소리 굉음이 두 사람의 앞에서 일어나더니 바닥의 흙먼지가 맹렬한 경기에 휘말려 하늘로 치솟아올랐다. 시야가 흐려지는 가운데 구양천수는 탁한 신음을 흘리며 어깨를 격렬히 흔들다가 기어코 한걸음 물러나고 말았다.

그러자 문이 열린 목옥 안의 어둠 속에서 나직이 아, 하는 놀란 듯한 음성이 들려 왔다.

“대단하군. 너와 같은 나이에 노납의 일장을 막아 낼 수 있다니... 그렇기에 그토록 광망했었군! 좋아, 좋아. 그럴수록 너를 그냥 둘 수 없군. 다시 한번 나의 공격을 받아 보거라!”

방금의 일장을 받아 본 구양천수는 상대의 다음 공격이 필시 풍운변색(風雲變色)의 위세가 있을 것임을 깨닫고는 전신의 공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는데 그 외침이 들려 온 후에 목옥의 안에서 뻗어 나온 것은 어이없게도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기 짝이 없는 기운이었다.

웅후강맹함은 소림무공의 특징이었다.

한데 이러한 경력은 구양천수를 어리둥절하게 하기에 족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에 그는 마치 무형의 거미줄이 자신을 옭아맨 듯해 그 경기를 피할 수 없음을 느끼고는 대경실색해 부르짖었다.

“반선마하장력(般禪摩訶掌力)!”

그의 외침과 동시에 세 살 먹은 어린아이라도 상해할 수 없을 듯한 기운은 이미 그의 가슴에 도달하고 있었다.

구양천수는 망설일 겨를도 없이 짤막한 기합과 함께 가슴팍에 모았던 두 손을 일제히 뒤집으며 앞으로 밀어 내었다.

찰나였다.

팍, 하는 기이한 음향이 일어나며 놀라운 소용돌이가 구양천수와 목옥의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 힘은 무서운 위세로 바닥을 쓸어 휘말아 올렸으며, 소년은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구양천수도 나직한 신음을 흘려 내며 술 취한 사람처럼 자세를 가누지 못하고 잇달아 쿵쿵 소리를 내면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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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출간삭제를 하였습니다.) +13 09.10.20 6,811 59 2쪽
21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5 +8 09.07.26 11,556 65 8쪽
»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4 +9 09.07.25 8,376 32 8쪽
19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3 +8314 09.07.24 61,329 368 6쪽
18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2 +10 09.07.23 8,651 35 7쪽
17 第四章 소림신승(少林神僧) 1 +11 09.07.22 9,448 51 8쪽
16 第三章 구양세가(歐陽世家) 3 +12 09.07.21 9,586 62 6쪽
15 第三章 구양세가(歐陽世家) 2 +10 09.07.20 9,247 30 6쪽
14 第三章 구양세가(歐陽世家) 1 +11 09.07.19 9,904 74 8쪽
13 第二章 천고기보(千古奇寶) 2 +13 09.07.18 9,786 54 9쪽
12 第二章 천고기보(千古奇寶) +12 09.07.17 10,288 34 9쪽
11 第一章 풍운지서(風雲之序) 2 +15 09.07.16 10,041 41 11쪽
10 第一章 풍운지서(風雲之序) 1 +12 09.07.16 13,769 62 8쪽
9 서장 +18 09.07.16 11,362 52 4쪽
8 ------------------구분선 09.07.16 4,124 18 1쪽
7 - 2장 : 천피의 비밀 (2) +6 09.03.06 6,148 26 6쪽
6 - 2장 : 천피의 비밀 (1) +11 09.03.05 6,199 45 12쪽
5 - 1장 : 서원의 아침 (2) +8 09.03.02 7,775 32 15쪽
4 - 1장 : 서원의 아침 (1) +7 09.03.02 10,857 55 6쪽
3 - 서장. +14 09.03.01 11,183 49 2쪽
2 발해의 혼 발제.... +8 09.03.01 10,658 18 8쪽
1 -------------------------구 분 선. 09.02.27 7,334 2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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