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상흔의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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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대화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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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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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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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 효시(嚆矢)_5화_전조_(2)

DUMMY

“여!”

짧은 그 한 마디가 반갑게 느껴진 것은 몸과 마음이 지쳤기 때문이었을까.


벨로나 단장 체포 이후, 관계자로서 조사를 받고 월영군 사령부 밖을 나오던 카니엘은 익숙한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깡마른 에스트와 예상외의 인물이 함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고생했어. 일반 병사를 거의 이틀 동안 잡아놓네..”


“미엔도 마중 나올거라 생각은 못했는데.. 감사합니다.”


“또.. 또 존댓말.”


카니엘은 손가락으로 지적하는 미엔을 향해 희미한 웃음을 지어보였지만, 그녀가 마중 나온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에스트를 힐끗보며 설명을 요청했다.


“불쌍한 친구여. 여기서 오로지 네 안위를 걱정해서 마중 나온 사람은 나하나 뿐이니, 연말에 편지 쓸 때 참고하라고.”


“어머. 난 그럼 의도를 가지고 여기에 있다? 그러는 너야 말로 직속 상관이 상황 파악을 해라고 갈궈서 나온거 아냐?”


“하! 그럼 카니엘에게 정식으로 서로를 다시 소개하는 것은 어때? 안녕하세요. 벨로나 단장 체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령부에서 파견된 에스트 미호크와 그 사령부의 바르나프측 거머리 미엔.. 아! 폭력은..”


에스트의 새로운 소개는 미엔의 정확한 발차기와 주먹질로 마무리 되지 못했다. 그렇게 티격태격 하는 두사람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잠시나마 피로가 풀리는 듯한 카니엘이었다. 그러나 머리 속은 온통 벨로나 단장에 관한 것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짧은 휴식을 뒤로 하고, 두 사람에게 소동을 일으킬 질문을 던져야 했다.


“혹시.. 벨로나 세라트너 단장님 소식을 따로 들은 것은 있어?”


그 말에 두 사람은 무술을 펼치려는 행동을 멈추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카니엘을 바라보았다.


“시간 좀 괜찮지? 제대로 된 밥이라도 먹으면서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아, 오늘이 미엔 월급날인 건 참고하고.”


“···그래. 마음대로 해.. 나도 활동비라 생각하지 뭐..”


세상 기쁜 얼굴을 하는 에스트를 포함, 세 사람은 그렇게 어둠이 내려 앉은 골목으로 발걸음을 뗐다.



월영시의 가장 번화가인 광명대로 끝자락에 자리한 술집.

대로 끝자락에 위치해 진월대에서 가장 멀기도 했고, 사령부와도 꽤 거리가 있는 곳이어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엔이 추천할 정도로 음식 맛은 훌륭한 편이었고, 무엇보다 2층의 다락방 같은 공간이 별도로 존재하여,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카니엘은 월영시에서 좀처럼 먹기 힘든 오물(Omul) 구이를 먹으면서, 벨로나와 함께 치룬 인형과의 전투부터 벨로나의 체포 과정까지의 이야기를 말해 주었다. 물론 벨로나의 당부도 있었거니와 자신 또한 사제와 벨로나간의 대화 내용이 아직은 두 사람에게 알려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는 빠진 채였다.


“그럼 체포 직전까지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는 거네?”


“다만, 분명히 들었던 것은 야별사들이 제정론의 명률을 언급하면서 단장님을 체포했다는 거야.”


미엔의 물음에 카니엘이 부연 설명을 했고, 그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미엔. 여기서부터는 네가 이야기 해야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소문이 진짜인거 같으니까.”


“소문이라니?”


“마법억제제라는 재료가 바르나프 가에서 발견됬다는거와 그 주인이 벨로나 세라트너라는 점.”


에스트의 대답에 질문했던 카니엘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숨길 것도 없지. 관련 거래처 상인들을 죄다 조사를 했으니. 하지만 마법억제제 재료가 공식적으로 벨로나의 것인지는 알려진 바 없어.”


“이 마당에서 공식이고 비공식이고 뭐가 중요하겠어. 일단 사제들이 벨로나 단장님을 잡아간 명분은 마법 억제제 때문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정말로 그것 때문이냐는 거지.”


에스트의 의문을 풀어줄 단서는 카니엘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제들 중 반란을 꿈꾸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봐야 좋을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 그였다. 특히 벨로나가 폭풍 후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사제가 말했던 것을 분명히 들었기에, 카니엘은 사제들끼리 어떤 짓을 하든 현 상황만 유지되면 그녀의 신변은 무사할거라 믿고 있었다.


“월영군 사령부 분위기는 어때?”


결국 사제들 간의 분쟁에서 문제가 될 것은 벨로나가 없는 월영군일 것이었다.


“분위기? 분위기 장난 아니지. 음.. 적절한 비유가 안 떠오르긴 한데, 적극적인 태만 중이라 표현하면 어떨까 싶은데?”


“적극적인 태만?”


“물론 벨로나 단장님이 검뿐만 아니라, 펜 또한 잘썼다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 사람의 공백으로 조직이 안돌아가면 말이 안되지. 어떻게든 조직을 굴릴 순 있는 상황이긴 한데, 굳이 열심히 조직을 정비 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사제들에 대한 일종의 반항인 거야?”


“그런 의도도 있고, 벨로나 단장이 없는데 조직이 잘 돌아간다는 인상을 보여주기 싫은 것도 있지. 여기서 빛나봐야 사제들한테 알랑방귀를 뀌는 배신자란 낙인이 찍힐 테니까.”


페니탈은 그렇게 말하며 오랫동안 손대지 않은 테이블 음식 중 육포 조각을 집고서는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


“문제는 흑표군단이지. 사실 사령부야 펜을 놀리던 사람이 주류니 반발도 그 정도 수준인데, 검을 쥐고 생사를 수시로 넘나드는 이들만 모인 흑표 군단의 반발은 무서울 정도야.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사령부의 주요 업무가 흑표 군단 달래기였다니까.”


“··· 만약 흑표 군단의 그런 불만이 물리적인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수 있을까?”


카니엘의 말에 에스트와 미엔은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월 연방국에서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고,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지만 분위기상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이긴 했고, 따라서 에스트는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 도발적인 질문 마음에 드는데? 음... 하지만 흑표군단이 실리적으로 얻을게 하나도 없지 않아? 만약 감정적으로 폭발해서 그 어떤 행동을 한다해도 마법 앞에서 너무 쉽게 와해되겠지. 지금 흑표 군단 정도의 병력이라면 막말로 고위 사제 몇 명의 마법만으로 제압 가능할 테니까.”


“마법이란게 그 정도야?”


실제로 마법전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엔으로서는 너무나도 확연한 전력차에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마법사를 제압하려면 마법을 상쇄 할 아군 마법사와 상대 마법사를 처리할 보병이 있어야 가능해. 교전 규칙의 기본중 기본인데.. 그 외 상황, 예를 들어 마법사대 보병, 또 실력이 비슷한 마법사끼리의 전투는 잘 성립이 안되지. 특히 보병과 마법사간 전투의 비극이 가장 잘 드러낸 예가...도시 연합과의 무슨 전투였더라?”


“렌소 협곡 전투. 월 연방국 고위 사제 10명이 일으킨 산사태로 2만명의 도시연합 병사들이 매몰 당했지.”


에스트의 물음에 카니엘은 기계적으로 답하면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의 말대로 마법사를 제압하기 위해서 보병이 필요하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보병이 싸울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즉, 흑표 군단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사제간의 싸움을 위해서 움직일 것 같진 않았다.


“아무튼 마법 전투에 누구보다 익숙한 흑표 군단이니, 자신들의 한계를 분명히 알거고, 실익이 없는 돌발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거 같은데. 게다가 아직 벨로나 단장님의 신변에 무슨일이 생긴 것은 아니잖아? 아!..어... 무슨일이 생긴 것은 아니지?”


에스트의 마지막말에 카니엘은 인상을 찌푸렸다.


“벨로나 단장님의 소식을 몰라?”


“생각해보니 사령부 건물에도 없고, 그렇다고 진월대로 들어갔다는 보고는 못들었는데.. 어디 계신거지?”


“월영시 남쪽에 위치한 특별 구금소에 있는걸로 알고 있어.”

미엔의 말에 에스트와 카니엘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허허.. 군 사령부가 모르는걸 어떻게?”


미엔 엘리느는 그 이상으로 말을 꺼내는 것이 살짝 주저스러웠지만, 에스트와 카니엘의 믿음과 신용을 이어가고 싶었다.


“뭐.. 사안이 사안이다보니 예의 주시하고 있었던 것도 있지만, 바르나프 스승님이 특별히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아. 옛 제자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몰라도. 아무튼 그 구금소에 사제들의 마차가 왔다갔다 한다는 정보가 있었어.”


“.. 그런데 옛 제자라니?”


“음? 카니엘 너는 몰랐나보군. 단장님이 검을 잡기 전에 의학사가 되려고 바르나프 학원에 다녔다는 건 꽤 유명한 사실인데.”


“······”


이제서야 각인진 문제를 바르나프에게 상의해라고 한 벨로나의 말을 이해한 카니엘이었고, 또 한편으로 바르나프 정도가 되는 사람이 벨로나 문제에 대해 신경쓰고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어쨌든 설마 무슨일이 생기기야 하겠어? 야. 벨로나 세라트너라고. 인형과의 15번의 대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대륙의 공적을 붙잡은 사람인데. 고작 마법억제제 재료를 소지했다고 뭔 짓을 하겠냐는 말이지.”


“.. 제정론과 사제들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잖아. 혹시 다른 꿍꿍이가 있나 싶기도..”


“······”


에스트의 긍정적인 기운은 사제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불확실에 사라져 버렸다. 사제들에 대하여 그 어떤 확실한 정보도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눴던 대화를 무색하게 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에잇. 어짜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결과를 기다리는 것 밖에 없겠지. 고위 사제회의 결과가 내일 나온다니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 없다는게 다행이네 뭐. 그러니, 이제 슬슬 일어나볼까 하는데. 카니엘 너도 피곤할텐데 들어가봐야지? 듣자하니 수색대도 난리가 아니라던데 내일 복귀해서 아마 고생좀 할거다.”


아무래도 오늘보다 더 극적인 일들이 내일 벌어질 것이 분명해 보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때문에 마지막 남은 육포 조각을 쓸어먹는 에스트를 뒤로 한 채, 미엔과 카니엘은 자리를 정리 후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한 두사람은 있었던 1층 홀은 텅 비어있었고, 에스트는 2층에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카니엘은 일종의 기회라 생각하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미엔, 실례가 아니라면 뭐 하나 물어볼게. 역시 바르나프 쪽 사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거지?”


“아. 미안해. 너한테 제대로 설명을 못한거 같은데... 바르나프 가 사람이라고 해서 괜히 경계할 필요는 없어. 단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


미엔은 괜히 미안하여 고개를 숙이며 황급히 말을 늘어 놓았고, 카니엘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말을 이어갔다.


“아... 난 그런거에 크게 신경 안쓰니 걱정마.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더라도 미엔은 미엔이니까.. 그것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막상 말을 꺼내기 전 카니엘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시간이 지나기 전에 바르나프를 통해 확정을 지어야 할 것은 지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차라리 잘됐다고 할까.. 혹시.. 바르나프와 연락을 취할 수 있을까 해서. 벨로나 단장님과 관련된 일이긴 한데..”


자라온 환경도 환경이고, 지금있는 자리도 그렇다보니 미엔은 굉장히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그래서 카니엘이 바르나프를 만나고자하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지금 당장 말해주지 않을 것을 이해했다.


“아, 물론.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도와줄게.”


“그래.. 고마워. 사태가 조금 진정되면 다시 연락 줄게.”


때마침 에스트가 1층으로 내려왔고,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 자연스레 끝났다.


“가자! 한치 앞도 모를 어둠을 헤쳐 나가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우리들이 모든 것이 될 순간이 오지 않겠어?”


남아있던 술까지 모조히 마시고 온듯한 에스트의 의미불명한 말을 들으며, 세 사람은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대로 밖으로 나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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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6 쏠튼
    작성일
    20.06.05 16:46
    No. 1

    ^^ 잘보고갑니다. 제 서제를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보다가 선작 추천 누르고 갑니다.
    혹 시간 되시면 제 글도 종종 읽으러 놀러와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철의대화
    작성일
    20.06.05 16:52
    No. 2

    감사합니다! 선작 당연히 하고 정주행 시작 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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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장 - 효시(嚆矢)_5화_전조_(1) 20.06.03 65 3 12쪽
32 3장 - 효시(嚆矢)_4화_구금소 (2) 20.06.02 60 3 7쪽
31 3장 - 효시(嚆矢)_4화_구금소 (1) 20.06.02 64 3 9쪽
30 3장 - 효시(嚆矢)_3화_만인의 적이 지나가는 길(3.끝) +2 20.06.01 62 3 9쪽
29 3장 - 효시(嚆矢)_3화_만인의 적이 지나가는 길(2) 20.06.01 63 3 11쪽
28 3장 - 효시(嚆矢)_3화_만인의 적이 지나가는 길(1) +2 20.05.31 67 4 8쪽
27 3장 - 효시(嚆矢)_2화_하늘층 회의(2) +1 20.05.29 73 4 12쪽
26 3장 - 효시(嚆矢)_2화_하늘층 회의(1) 20.05.29 74 4 7쪽
25 3장 - 효시(嚆矢)_1화_무언 마법사의 조우 20.05.28 79 4 10쪽
24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끝) 20.05.28 83 3 11쪽
23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4) +1 20.05.25 89 5 10쪽
22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3) 20.05.25 88 4 9쪽
21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2) +2 20.05.22 91 6 7쪽
20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1) 20.05.22 99 5 8쪽
19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7화_ 별빛과 망루(2) 20.05.21 111 5 10쪽
18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7화_ 별빛과 망루(1) +1 20.05.21 106 7 7쪽
17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6화_ 거점 투입 20.05.19 116 5 11쪽
16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5화_담소 (談笑) +1 20.05.18 133 6 10쪽
15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4화_월몰 기도식 20.05.18 123 6 9쪽
14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3화_스승과 제자(2) 20.05.16 133 5 10쪽
13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3화_스승과 제자 20.05.15 178 8 9쪽
12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2화_흠결 20.05.15 178 6 7쪽
11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1화_만인의 죄인 20.05.14 283 7 12쪽
10 1장 - 악몽(9) 20.05.14 24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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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장 - 악몽(7) 20.05.13 291 7 8쪽
7 1장 - 악몽(6) 20.05.12 301 7 7쪽
6 1장 - 악몽(5) +2 20.05.12 403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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