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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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어진
작품등록일 :
2020.05.11 11:29
최근연재일 :
2020.06.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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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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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카센터 3

이 글은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DUMMY

“번호가 없다는데요?”

“그럴 리가.”


마나가 일어나 자신의 핸드폰을 찾는 동안 그는 눈을 감았다. 몸을 올라타 지나갈 때에는 최대한 몸을 압축시키려 노력했다. 마나는 핸드폰을 들고 다시 그를 넘어가 자신의 자리에 누웠다. 한 팔과 다리는 역시 그의 위에 올린 후였다.


“어... 없는 번호네요?”


마나는 놀라며 일어났다.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오빠. 나 마나에요. 인나 전화번호....바꿨어요? 왜? 말 안했으니 전화했지! 아, 쏘리. 오빠에게 화난 거 아니에요. 인나 번호 알려줘요. 왓! 내가 당장 미국 날아가야겠어요? 알려주지 않으면 쫓아가요. 네... 전화해서 물어볼 때, 꼭 제 말 전하세요. 지금 전화안하면 네 남자 내가 빼앗을 거라고.”


“허으...”


그가 아무행동도 하지 못하고 누워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영상 통해 해. 다른 말 하지 말고.”


전화를 끊고 마나가 걸었다. 그는 슬쩍 일어나려다 마나에게 잡혔다. 작은 화면에 얼어있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마나의 나신이 보였을 때, 그는 눈을 감았다.


-뭐야?! 뭔데! 왜!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악몽이.


“너 뭐하는 거야?”

-내가 할 말이야! 손 떼! 날씨, 왜 거기에 있어요! 떨어져!

“소리치지 마. 아직 아무 일도 없으니까. 아니면? 일어나길 원해?”

-마나 너 미쳤어?

“너야말로. 네가 뭔데 멋대로 전화번호 바꿔? 나랑 날씨에게 말도 안하고?”

-그거야... 지금은 내가 화내야 하는 거잖아!

“또... 소리치지 말라고 했어. 안 그럼 날씨 손 내 가슴 잡게 한다?”


그건 무슨 기막힌 협박인가. 그는 눈을 뜨지도 못해 한숨만 내쉬었다.


-날씨. 왜 나 안 봐요. 보기 싫어졌어요?

“어... 그게... 마나씨 가슴 보여서.”

-마나, 옷 입어. 어서!

“싫어. 나 잘 때는 벗고 자잖아.”

-왜 그러는 거야. 나 화나게 하려는 거야?

“응. 너도 날 화나게 했으니까.”

-매번... 매번 넌 왜 양보 안하는 거야.

“양보? 할 일이 따로 있어. 넌 언제나 멋대로 굴고, 난 그러면 안 돼? 넌 왜 그러는데? 내가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해야지. 왜 말 안하고 계속 착한 척 굴어?”

-왓! 내가 착한 척 군다고? 너 나쁜...

“욕하려고? 해봐. 네 본 모습을 날씨에게 다 보여줘.”


이미 다 봤는데 뭐 더 볼 것이 있을까. 그는 어서 이 자리에서 벗어나길 희망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두 사람은 다투는데 몰두했다. 그는 마나가 인나에게 집중하는 동안 슬쩍 물러나려 했다.


-어디가요, 날씨! 나 보지도 않고! 이제 꼴고 보기 싫어요? 네?!

“아니...어...”


그는 인나를 보고 다시 눈을 감았다.


‘왜 벗고 있는데...’


얇은 나이트가운을 걸친 인나의 가슴골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기에 그는 고개를 돌렸다.


-날 봐요. 내가 싫어졌어요?

“강요하지 마. 넌 기회도 주지 않고 떠났잖아.”

-연수 때문이잖아.

“그럼 전화번호는 왜 바꿨는데? 그건 다 잊겠다는 뜻 아니야?”

-아냐...

“아니라고? 아니라면 당당하게 말해봐.”


인나는 답하지 못했다.


“...됐어. 네 뜻 잘 알겠어. 넌 그만 사라져. 난 날씨하고 행복하게 살 거야.”

-뭐라고? 네가 뭔데!

“왜? 날씨가 네 소유물이라도 돼? 네가 갔다 왔다. 떠나도 그냥 기다려주는 사람? 그건 아니야.”

-....너 지금 어디야. 날씨, 지금 어디에요.

“어. 여기 집인데요.”

-집? 왜 마나가 그 집에... 그 가구... 마나가 집에 들어왔어요?

“네? 네...”


꿈에서 본 것처럼 마나는 인나가 허락했다는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는 마나를 보지 않아도 그녀가 여전히 당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금도 움츠리지 않고 자신을 더 끌어안았기에.


-떨어져!

“싫어.”

-...네가 그런다고 난 흔들리지 않아.

“그러던가. 넌 언제나 네 멋대로 했잖아. 계속 그렇게 해. 난 알려주고 싶었어. 날씨가 네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날씨를 매력적으로 보는 사람은 많다는 것을. 심지어 나조차.”

-넌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빠지는 경향이 있어.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이렇게 편한 사람은 전엔 없었어. 너조차도 내겐 편하지 않았어. 최근 그걸 깨달았어. 내 욕심이라는 것을.... 난 네 겉모습에 빠져 있었어. 너와 성격이 맞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맞춰갈 것이라 생각했어. 하지만 넌 조금도 내게 맞춰주지 않았어. 너 기분 좋을 때만 내게 잘해줬지.... 난 네 장난감이 아니야.”


마나가 울먹거렸지만 그는 위로해주지 못했다. 인나가 눈을 크게 뜨고 보고 있었기에. 인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는 그녀를 가만히 보다 말했다.


“잘 지내요?”

-왜...친절하게 말해요. 왜...

“보고 싶어요. 싶었어요.... 꿈에도 나왔어요. 어제 처음. 지금처럼 둘이 싸우는 꿈이었지만... 언제와요?”

-일주일 후에...

“돌아오면 보면 좋겠어요. 그때, 이야기 해줘요. 왜 그랬는지. 왜 혼자 생각하려 들었는지.”

-지금 말할래요. 그때가선 말 못할 것 같아요.

“들을게요.”


마나가 그에게 핸드폰을 넘겨주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마나에게서 떨어지려 했으나, 마나가 허리를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를 봤는지 인나의 표정이 변했지만, 한숨과 함께 그에게 다시 집중했다.


-내가 날씨를 동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음... 그랬군요. 나도 그 점을 걱정했는데.”


-그런 감정 분명 있었어요. 명확하게 하고 싶어서 떨어져 있으려 했어요. 자꾸 전화를 걸고 싶어져서 전화번호 지웠어요. 그런데... 머리에 기억하고 있어요. 버티려면... 제가 견디자고 생각했어요. 명확해진 후에 당당하게 다시 만나려고요. 저 바보 같죠... 전화 오면 흔들릴까봐.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될까봐. 그래서 전화번호 바꿨어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응... 모르겠어요. 하나는 알아요. 이렇게 이야기만 해도 가슴이 뛰어요.


“그건 저랑 같네요.”


-흐그.... 나 울리지 마요. 나 흔들지 말고...


“알았어요. 기다린다고 했잖아요. 헤어지게 되더라도 만나야 하니까. 그럼 적어도 우리 한번은 만나게 되잖아요? 그렇죠?”


-네... 나 약해요. 마음이 약해서 싫어도 싫다고 말 잘 못해요. 그래서 주변에 상처를 줘요.


“싫었어요?”


-...집. 너무 허름해요.


그는 상처를 받았다.


-너무 달라요. 화장실 불편해요. 얼룩 많아요. 이불 허리 아파요. 침대 없어서. 마루 추워요. 그런 작은 것들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삼켰어요. 날씨 없으면 확 나타났다가, 날씨 곁에 있으면 사라져요.


“아...”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는 차이를 그는 알아주지 못했다. 그는 불편함을 몰랐다. 누구나 밥을 먹고 똥을 싸고, 코를 풀고, 잠을 잔다. 어딜 가도 장소나 환경에 불편함을 느껴본 적 없기에 그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의 눈이 마나에게 향했다. 마나도 인나처럼 불편함을 참고 있을까 생각했다.


-날 봐요.

“아. 네.”

-왜 웃어요. 마나 가슴 보니 좋아요?

“하하... 싫지는 않아요.”

-너무해. 마나가 좋아요...?

“싫지 않아요. 아니, 좋아해요.”

-러브인가요.

“그건 모르겠네요. 제 첫 여자는 인나씨니까. 기준이 인나씨라서요. 그리고 인나씨에 대한 마음은 진행중이라 판단할 수 없어요.”

-구체적으로 말해요. 마나가 어떻게 좋은지.

“편해요.... 낯설지만, 그게 신선하고 보기 좋아요. 무엇보다 예쁘잖아요.”

-나보다?

“그건... 둘은 비교하기 힘들어요. 다른 사람이니까.”

-잘도 피해가네. 그럴 때는 인나가 더 예뻐. 그렇게 말해야 해요.

“네, 그렇게 말할게요.”

-마나가 왜 거기 있는지 전 알아요. 이해해요. 그래도 너무 잘해주지 말아요.

“얼마만큼 잘해줄까요?”

-나보다 무조건 조금. 적게.

“알았어요. 그럼 우리의 동거를 허락하시는 건가요?”

-내가 엄마에요? 허락... 전에 했었네요. 생각해보니.

“네, 그래서 그런 줄 알았어요.”

-마나는 내게 좋은 친구에요. 성격이 안 맞지만, 오래 같이 하고 싶은 친구. 그게 미련처럼 붙어서 다른 형태로 나타났나 봐요. 마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제가 볼 때 마나도 마찬가지에요. 외로움을 잘 타서 누구라도 곁에 있어주길 바래요. 용기가 없어서 가까운 사람에게 빠지고. 그래서 걱정도 되고... 날씨가 빠질까 무섭기도 하고...

“음... 가끔 드는 생각인데, 마나씨는 제게 여동생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여동생이 다 벗고 껴안고 그래요?

“푸후. 그건 아니겠죠. 뭐랄까... 친구? 네... 가끔 우린 그런 대화를 해요. 어떤 여자 연예인. 예쁜가 안 예쁜가. 어디가 매력인가... 그런 대화하는 친구...동성의 친구? 라는 느낌이 들곤 해요. TV를 같이 보다가도 어느 순간 우리가 같은 여자연예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요. 그럴 때 뭔가 뿌듯하달까?”

-왜 뿌듯해요. 푸하하하! 날씨 너무 웃겨!


한참 웃다 인나는 돌연 제 입술을 카메라 가까이로 가져갔다.


-입술 대요.

“이거 마나씨 폰인데요.”


급히 떼었다가 인나는 손 키스를 날렸다.


-가면 제대로 해줄게요.

“마음의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요?”

-바보 같아요. 그게 뭐 중요해요. 그냥 다 필요 없어요. 지금 이 순간, 전 날씨가 필요해요.

“감정에 휘둘린 건 아닐까요? 냉정해져야지요.”

-....내가 싫다는 말 돌려 하는 거 아니죠?

“네. 아니죠.”

-알겠어요. 일주일 동안 냉정하게 생각할게요. 다른 남자도 만나보고. 두근거림이 있는지 살펴볼게요.

“좋은 방법이네요. 저도 마나씨를 끌어안고 인나씨와 비교해 보죠.”

-....누가 끌어안고 섹스 한다고 했어요? 그냥 만나만 본다고요.

“저도 마찬가지의 발언이었습니다.”

-....질투해요?

“모르겠네요. 울컥하긴 했어요.”

-흐... 뭔가 좋다. 날씨랑 대화하면 제대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진실이니까요.”

-아우, 선수... 느끼해.


통화가 끝날 기미가 없자, 마나가 강제로 폰을 빼앗았다.


-뭐야, 너. 분위기 좋았는데.

“몰라. 질투 나. 나 오늘 날씨 덮칠래.”

-건드리기만 해봐. 완전 후회 한다, 너.

“후후, 하나도 겁 안 난다.”

-그래? 너 남자랑 사귈 때 이야기들 날씨 모르지?

“뭐? 그걸 왜 말해!”

-까불지 마. 내 남자에게 손대면 너 혼난다. 알았어?

“웃기....칫. 네가 걱정할 필요 없어. 날씨는 내게 마음은 안 뺏겼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자니까.”

-아아... 우리 날씨가?

“우리 날씨 좋아하네. 내 날씨야, 지금은.”

-그러다 너 바뀌겠어? 이미 바뀐 거 아냐?

“이미 충분히... 아니다. 잘 지내다 와. 내가 다른 여자 접근 못하게 막아줄 테니.


‘그럴 시간도 없는데....어?’


그는 유독 쉬는 날에 더 힘든 이유를 떠올렸다. 마나의 집 청소, 짐정리. 집수리. 그 중 대부분이 마나와 관련된 일이다. 마나라면 직접 하지 않고 업체를 불러 이사하고, 집 청소를 하고 집을 내놓을 것이다. 굳이 잘 하지도 못하면서 청소한다고 내놓은 집에 오갈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는 또 마나가 자신이 쉬는 날에는 약속을 잡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랬구나. 나 관리되고 있었구나.’


그런 구속감 그에겐 너무나 낯선 것이다. 그는 구속이 조금도 싫지 않았다.


“공항에 마중 갈까? 아, 그래. 가족이 먼저겠지. 알았어. 끊어.”


전화를 끊은 마나의 얼굴을 보았다. 옅은 미소를 짓는 것을 본 그는 마나가 인나에 대한 감정을 어느 정도 털어냈구나 여겼다.


“이로써. 합법적으로 허락을 받았으니.”

“네?”

“우리 해봐요.”


마나가 그의 몸 위로 올라탔다.


“뭐...뭘요.”

“성인 남녀가 침대에서 할 만한 거.”

“....고스톱.”

“풋!”


웃으며 마나가 그의 얼굴 위로 얼굴을 가져왔다.


“두근거리네요. 벌써.... 저 남자와 경험은 적지만, 없지는 않아요. 늘 싫었어요. 키스조차. 키스 해봐요.”

“저기... 인나씨를 저는.”

“괜찮아요. 키스는 인사잖아요.”

“아닌데요. 저에겐.”

“...제 방이니 제 식대로 따르세요. 여기선 합법.”

“후...”


그는 힘주어 마나를 밀어내고 그녀위에 올라탔다.


“터프해.”

“겁나죠?”

“전혀... 아니. 조금. 심장이 더 뛰어요.”

“음... 이게 아닌데.”


마나가 목을 끌어안자 그는 기겁해 턱에 힘을 주었다.


“푸하! 그 표정 너무 웃겨요. 이리와요.”

“크...마나씨... 무슨...운동 하셨습니까.”

“푸하하하! 하하하! 아...힘 빠져. 옆에 누워요.”

“네.”


옆으로 눕자 마나가 그의 뺨을 감쌌다.


“인나가 싫어지면 제게 와요.”


진심인가 놀라던 그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그때쯤이면 마나씨는 다른 연인을 만나서 환갑여행을 다니고 있지 않을까요.”

“환...으이. 못됐어. 그렇게 오래 사랑할 수 있다고요?”

“보통 그렇지 않아요?”

“열정은 오래 안가요. 남은 것은 정. 한국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정이라는 것에 얽매어서 살아요. 의리라고도 볼 수 있고. 알아요? 전 가장 이상적인 남성의 연인이라는 것을.”

“음... 이해했어요. 저도 가끔 느껴요. 친구 같은...”

“그렇죠? 어떤 여자가 다른 여자 평가하며 같이 흥분해줄까요?”

“저...흥분은 안했는데.”

“거짓말. 가끔 볼록해지는 거 봤어요.”

“생리현상이겠죠. 지금 인나씨 떠난 후로 한번도....”

“해줄게요.”

“크어!”


불쑥 들어온 손에 그는 놀랐다. 이성과 성욕이 급히 충돌하며 그는 입으로 하지 말라는 말도 내지 못했다.


“이거... 나도 흥분해버렸네.”


마나의 끈적이는 목소리가 그를 감싼다. 안된다고 거듭 외쳐보지만 속에서 터져 나오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이리도 나약한지 몰랐다. 어쩌면 이런 행위를 꼭 필요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자기기만을 시작하던 순간 그의 머리에 한 남자가 떠올랐다.


‘만세형.’


가정이 있는 남자. 행복해 보이는 사인 가족의 가장. 집으로 가야할 그는 엉뚱한 곳에 떨어졌고, 가족은 그를 기다리며 우는 장면이 보였다.


“어... 왜...”


마나는 무안해하며 손을 뺐다. 그는 마나를 보다 볼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동점이죠?”


그의 배려를 마나는 모르지 않았다. 당황한 눈동자가 안정을 찾으며 그녀는 편하게 미소 지었다.


“전혀... 더 깊이 입술에 해요.”

“선 넘어버리면 돌아가지 못해요. 전 지금이 좋은데.”

“아... 냉정해. 왜.... 제가 매력적이지 않아서?”

“매력 넘치죠. 제 성욕을 입으로 표현하면 아마 마나씨는 절 변태로 신고할 겁니다.”

“풀장에 떠서 자위하는 것보다 심한가요?”

“어... 그것보다는... 아니겠군요.”

“큭!”


웃으며 마나는 속삭였다.


“아, 이 남자 참 괜찮네.”


마나가 끌어안았지만 그는 전처럼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에겐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은 성욕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를 내리 누르고 있었다.


“날씨의 매력은 뭘까요.”


힐끗 본 마나의 눈은 감겨 있었다. 그는 천장을 보다 눈을 감으며 말했다.


“사람은 본래 말하는 생물이 아니었어요.”

“생물학적 견해인가요.”

“말은 몸의 언어보다 더 늦게 발달된 언어라고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으음...”

“말은 구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있지만, 사실 그 반대라 생각해요. 말로 의사소통을 하며 자신을 철저히 감출 수 있게 되었죠. 본심을 숨기고, 이성과 지성으로 포장하죠. 그렇게 서로 대화하지만 서로의 속내는 모른 채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요.... 마나씨가 그랬죠? 한국남자들, 남편들이 부인과의 성생활에 제대로 대화하지 않고 한다고.”

“...네. 안타까워요. 그렇다고 여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도 거북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꼭 남자 쪽은 아니에요. 자신의...하암... 자신의 본심을 알게 된 사람들도 그런 도덕관에 휩싸여서... 제 파트너들 이야기인데...”

“그래서 전 되도록 말을 많이 하려고 해요. 제가 그러고 싶은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런 사람이... 많았나 봐요.”

“오늘까지 딱 두 명 있었네요.”

“두명...아...”


마나가 팔에 힘을 주며 다가왔다. 그는 몸을 더 압축시키는 상상을 할 뿐 피하지 않았다.


“그런 저도 두 사람에게 많은 것을 숨기고 있네요.”


고른 숨이 들려올 때 그는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단체등은 사실과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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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퀵보드를 타고 온 단서 1 20.06.09 15 1 17쪽
61 착오 20.06.09 17 3 24쪽
60 용기내어 얻는 것 7 20.06.08 23 2 22쪽
59 용기내어 얻는 것 6 20.06.08 23 5 21쪽
58 용기내어 얻는 것 5 20.06.07 23 3 9쪽
57 용기내어 얻는 것 4 20.06.07 22 4 22쪽
56 용기내어 얻는 것 3 +2 20.06.06 22 3 23쪽
55 용기내어 얻는 것 2 20.06.06 18 3 25쪽
54 용기내어 얻는 것 1 +4 20.06.05 25 4 24쪽
53 진실과 거짓말 5 +4 20.06.05 21 4 30쪽
52 진실과 거짓말 4 +2 20.06.04 26 6 21쪽
51 진실과 거짓말 3 +2 20.06.04 21 6 20쪽
50 진실과 거짓말 2 +6 20.06.03 25 5 22쪽
49 진실과 거짓말 1 +2 20.06.03 19 5 20쪽
48 복덩이효과 2 +2 20.06.02 22 4 20쪽
47 복덩이효과 1 +2 20.06.02 20 4 18쪽
46 옆집의 마녀 3 +2 20.06.01 19 5 21쪽
45 옆집의 마녀 2 +2 20.05.31 27 8 21쪽
44 옆집의 마녀 1 +2 20.05.31 23 4 25쪽
43 집 잃은 고양이들 5 +2 20.05.30 25 5 23쪽
42 집 잃은 고양이들 4 20.05.30 19 3 13쪽
41 집 잃은 고양이들 3 20.05.29 19 3 13쪽
40 집 잃은 고양이들 2 20.05.29 23 5 14쪽
39 집 잃은 고양이들 1 +5 20.05.28 25 6 18쪽
38 동호회 4 20.05.28 23 6 18쪽
37 동호회 3 20.05.27 24 5 20쪽
36 동호회 2 20.05.27 22 4 23쪽
35 동호회 1 20.05.26 23 3 21쪽
» 카센터 3 +1 20.05.26 26 5 17쪽
33 카센터 2 +2 20.05.25 24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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