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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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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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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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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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유논(11)

DUMMY

‘···내가 잘못 알고 있었어.’


시드는 유논의 과거사, 그가 지었다는 ‘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녀의 눈은 유논의 말을 듣는 내내 황금빛 광채를 발하고 있었고, 시드는 과거 그의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처럼 생생하게 머리에 담을 수 있었다.


고향을 찾아 시공간과 차원 너머를 헤매던 그의 모습이, 대전쟁을 막으려고 고군분투하던 그의 모습이, 핵이 떨어진 세상 위에서 괴로워하며 방랑하던 그의 모습이 보였다.


코끝이 찡했다. 필사적으로 숨을 참고 고개를 젖혔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아서, 눈물이 흘러나올 것만 같아서.

아저씨의 인생이 너무 불쌍해서, 그 편린을 엿보았을 뿐인데도 너무나도 슬퍼져서.


시드는 울지 않으려고 일부러 단호하게 말했다.


“아저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정말로 그랬다.


그녀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까망이들이 항상 유논의 곁에 있으면서도, 정작 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유논이 까망이들을 싫어해서 밀어내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니 유논과 까망이들이 화해하면 다시 모든 게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었다.


‘아저씨는 까망이들을 미워하고 또 증오하는 게 아니야. 아저씨는···.’


답답했다.

아저씨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다.

아저씨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저씨가 그 말을 받아들였으면 싶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다는 말 한 마디로 유논의 뼛속 깊은 자책과 죄책의 심정이, 죄와 벌에 지배받아온 그의 인생이 변할 리 없었다.

말은 마음에 비하면 너무나도 가벼웠다.


유논이 담담히 말했다.


“나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마법으로, 칼로, 군대로, 폭발물로, 명령으로.

수천만의 사람들이 그의 행동과 말 아래에 죽어나갔다. 그들의 생명, 죽음의 무게가 그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실패한 나머지, 결과적으로는 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만들었지.”


유논은 아직까지 핵이 떨어지던 순간을 담고 있는 것 같은 빛바랜 눈으로 말했다.


“나는 죄인이다.”


시드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말한다.


“아저씨는···그냥 불쌍한 사람이야. 그저 그뿐이야.”


황당하다는 듯 쳐다보는 유논을 향해 다시 말했다.


“아저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그럴 리가···.”


반박하려 입을 여는 유논의 말을 끊고, 시드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콱 막혀 있던 말들을 내뱉었다.


“아저씨가 그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

“게이트가 고장이 나서 차원의 틈새에 구멍을 낼 줄, 그래서 지구와 우리 세계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차원에 여러 균열이 생길 줄 아저씨가 어떻게 알았겠냐고.”


유논이 다른 말을 내뱉을 새도 없게끔, 속사포로 말을 내뱉는다.


“게이트를 통해 나온 지구인들과 이곳 사람들이 그렇게 서로 치고 박고 싸울 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또 그게 엄청난 전쟁으로 변할 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

“자칭 문명인이라던 지구 사람들이 전쟁에서 조금 밀리자마자, 수틀리니까 핵을 쏴 버릴 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한 마디라도 더 말했다가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 버릴 것 같았지만, 일그러진 얼굴로 시큰거리는 감각을 참고 쏘아붙이듯 말했다.


그녀는 여기서 울 수 없었다.

여기서 울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렇게 떨어지는 핵탄두 대부분을 혼자서 막아냈는데, 미처 막지 못한 몇 개 때문에 이렇게 될 줄을 어떻게 알았겠냐고. 방사능이 마력과 마나를 오염시켜서 세상 전체로 일파만파 퍼져나갈 줄 아저씨가 어떻게 알았겠어!”


유논은 차갑게 말했다.


“나는 알았어야 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았어야 했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공소를 제기하는 검사. 냉혹하게 말하는 그 목소리.


이것은 일종의 법정이었고, 피고인도, 검사도, 판사도 전부 유논이었다.

이미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직전까지 와버린 그 현장에서, 시드는 단지 변호인이라는 작은 직책만을 맡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직책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법정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면, 그리해야만 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는 알아. 알아야 하는 것을 모르는 것은 죄다─그런 얘기를 하려는 거지? 하지만 이건 그것과는 다른 문제야.”


시드는 변호를 시작했다.


울먹거리는 목소리였지만, 잘도 머릿속에 꼬여 있었던 이야기들이 쑥쑥 튀어나왔다.


“알 수 있는데 알지 않은 것과, 알 수 없어서 모를 수밖에 없던 것은 명백히 차이가 있어. 아저씨의 경우는 후자야.”

“······.”

“아저씨가 무슨 신이야? 차원 장벽에 구멍이 뚫릴 걸 예상하고, 거기서 나온 사람들과 전쟁이 일어날 걸 알아차리고, 또 그 사람들이 쏜 핵에서 나온 방사능이 마력과 합쳐서 세상을 멸망시킬 걸 미리 알고 있게?”


시드는 한때, 유논이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누구보다도 완벽한, 신과 같은 존재라고, 완전무결한 보호자이자 스승님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 또한 결국 인간에 불과했다. 상처입고, 고통 받고, 슬퍼하고, 좌절하는 그저 인간.


그리고 인간이기에, 그가 좋았다. 도리어 기계이거나 신이었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그의 불완전함이 좋았다. 그의 부족한 부분들을 사랑했다.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렇기에 스스로의 부족함과 불완전함에 고통 받는 그의 모습이 슬펐다. 가슴이 미어졌다.


“아저씨는 신이 아니야.”

“···그래, 아니지.”

“아저씨는 어디까지나 인간이야. 그리고 인간이라면, 사람이라면 결국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야. 완벽한 사람은 세상에 없어.”


유논은,

재판장의 검사 유논은 눈앞의 소녀가, 그의 제자이자 그의 변호인이 하는 말에 미간을 좁혔다.


고작 열다섯 살 여자아이가 하는 말에 불과한데, 이리도 가슴을 아프게 찌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쩐지 저 말을 거부해야만 할 것 같은, 계속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심중 깊은 곳에서부터의 짜증이 솟구쳤다.


“설사 몰랐다 해도, 어떻게든 막아내야만 했다. 나는 막을 수 있었다. 내가 막아야만 했어.”


그렇기에 일부러 무뚝뚝하게 말했다.


다만 시드의 대답이 예상 밖이었다.


“좆이나 까라 해!”

“······!”


엄청나게 화났다는 듯이, 당신이 하질 않으니 내가 대신 화내주겠다는 듯 숨을 씩씩 몰아쉬며 시드가 소리쳤다.


“왜 걔네들이 푸짐하게 싼 똥을 아저씨가 치워야 하는데? 그건 아저씨 책임이 아니야!”


유논은 말문이 막혔다.

지난 수십 년간 누구도 ‘네 책임이 아니다.’ 라고 말해준 적 없었던 재판장에 등장한 첫 번째 변호인의 독설은 너무나도 강렬했다.

심장과 뇌를 직격하는 듯한 그 언어의 폭력이 심리의 방벽을 두들겼다.


“책임이라는 소리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애초에 가장 큰 책임을 가진 건 그 핵을 개발하고 또 쏜 지구인들 아니야? 애초에 그런 말도 안 되는 대량살상무기를 왜 만들고 사용하는 거야, 정신병자들도 아니고!”


여러 가지 변명이 있을 터였다.


핵이 개발되던 당시의 끔찍한 전쟁과 여러 정치적 상황 그리고 낙후되어 있던 과학에 대한 인식···.

현대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핵무기와 별 연관이 없으며, 몇몇 권력자들이 그것을 사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 설명해 줄 수도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권력자가 어찌 되었건, 정치적 상황이 어찌 되었건, 지구인들은 환상세계에 핵무기를 발사했다. 용서받을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 결과 환상세계는 멸망했다. 시드 또한 피해자였다. 그녀는 지구인들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평범하고 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터였다.


그런 소녀 앞에서 지구를 옹호할 수는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유논이 침묵하자 시드는 승기를 잡았다는 듯 그런 그를 몰아붙였다.


“전쟁을 막으려고 누구보다도 많이 노력한 것도 아저씨고, 전쟁을 빨리 끝내려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도 아저씨야. 핵이 떨어질 때, 가장 많은 미사일들을 막아낸 것도 아저씨였고.”


모두가 서로를 증오하고 두려워하고 경멸하게 되는 전쟁의 늪 속에서 허우적댈 때, 오직 그만이 그 속에서 고통 받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다른 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소모하기 위해 사람들을 사용했을 때, 유논만은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의 감정과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잠도, 음식도, 시간도 삶도, 인간으로서의 정체성마저도 버린 것이 그였다.


그것이 설령 순전히 죄의식에서 비롯된 행동에 불과하다고는 해도, 유논 말고는 아무도 그만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헌신이 증명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죄책감이라는 동기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살신성인이었다.


“그런데, 왜 그런 아저씨가 슬퍼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거냐고. 정작 핵을 쏜 진짜 나쁜 놈들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데, 왜 아저씨만 고통 받느냐고!”


유논은 시드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분명 나이를 먹고 성숙한 어른은 그였고, 어린아이는 시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드의 말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 같은 근본적인 충격 속에서 간신히 더듬으며 내뱉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이 더 크다고 해서, 내 잘못이 줄어드는 건 아니야. 너도 정말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못할 거다. 이 세상이 이렇게 변한 데에는 내 책임이 분명히 있어.”


그러나 시드는 유논의 말을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곧바로 승냥이처럼 물어뜯어 공격에 나선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누구보다 든든하면서 또 무서운 변호사였다.


“그래, 아저씨 잘못과 책임이 없진 않겠지.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 정도 실수는 누구나 저지르는 거야. 그 실수가 커지고 부풀어서, 저런 참사가 된 건 아저씨 잘못이 아니야.”

“나는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실수 하나하나조차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


시드는 유논의 말을 끊고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아저씨가 저지른 실수는 딱 하나뿐이었어. 아저씨가 만든 게이트가 고장 나서, 세상에 차원의 구멍이 너무 많아진 거. 그건 실수가 맞아. 다른 것들은 아니야. 다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들을 했을 뿐인데, 결과가 안 좋았을 뿐이야. 아저씨 잘못이 아니지.”


유논이 ‘거봐라, 실수가 있지 않냐─.’ 라고 말하려던 때였다.


“그런데 애초에! 그게 실수라고 쳐도, 아저씨는 아저씨가 저지른 그 실수 탓에 벌어질 뻔한 세계멸망의 위기를 이미 막아냈잖아! 그것도 엄청난 시간 동안 한 곳에 갇혀서, 대단한 희생을 치루면서 말이야. 그 정도면 실수한 거 다 수습한 거지. 아저씨는 할 만큼 한 거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의 실수 때문에 지구의 차원 에너지가 환상세계로 공급되는 현상이 일어나 양쪽 세상이 멸망할 뻔했으나.

그는 차원 균열을 타고 들어온 다차원 에너지를 다시금 차원 균열로, 지구로 되돌려 보내는 공간의 길을 설계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했으니.


“하지만, 내가 그렇게 실수를 수습했다고는 해도, 그건 절반의 성과에 불과할 뿐이다. 내 실수로 인해 생겨난 차원 균열들과 게이트들은 그대로였어.”


그리고 그걸 해결하지 못한 이상, 결국은 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핵이 떨어지는 것도 막지 못한 것이니 나는 실수를 온전히 수습하지 못했다.

그리 말하려던 유논의 사고를 시드가 멋대로 잡아챘다.


“설마 그렇게 생긴 게이트들에서 나온 지구인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또 핵을 떨어뜨렸으니까, 그것들 전부가 아저씨 탓이라는 개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뜨끔.

시드는 순간 움찔하는 유논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빼액 소리 질렀다.


“절반의 성과는 무슨 절반의 성과야! 백 퍼센트의 성과지!”

“아니, 그건···.”

“게이트에서 나온 지구인들, 그리고 환상세계의 기존 사람들. 그 사람들은 충분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어. 자기네들끼리 멋대로 싸우기 시작한 거잖아! 그게 무슨 아저씨 탓이야.”


숨이 차지도 않는지, 이제는 눈물보다는 분노가 어린 눈으로 따지고 들며 말한다.

답답해 죽겠다는 듯, 이걸 왜 모르는지 원망스럽다는 듯 가슴팍을 두드리며 호소했다.


“심지어 아저씨가 말리지 않은 것도 아니고, 아저씨는 그치들 싸움을, 전쟁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했잖아! 환상세계 군주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지구인 기지에 이상이 생기게 만들고! 그렇게 몇 년을 개고생하면서 막았는데, 그 못된 것들이! 못 참고 지들끼리 터뜨려 버린 거잖아!”


너무나도 억울하고, 너무나도 분통해서. 정작 그것 때문에 누구보다 힘들어하고 고통 받은 당사자는 자기 자신을 탓하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어서.

시드는 화가 났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


“아저씨는 심지어,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도 그 사람들을 구하려고, 사람들이 더 고통 받지 않게끔 전쟁을 빨리 끝내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잖아!”

“···하지만 결국 결과가 이렇게 되어 버렸지. 난 전쟁을 막지도, 제대로 끝내지도, 사람들을 구하지도 못했다.”

“결과가 안 좋았던 건, 그건 그냥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왜 이걸 이해를 못 하지?

나는 당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눈물이 나도록 슬픈데, 왜 당신은 자기가 처한 상황을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거야?


왜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거야.


왜 수십 년 동안이나, 온전히 자기 잘못도 아닌 것으로 자기를 괴롭히는 거야. 아프지도 않아?

왜 항상, 이런 데에서까지 자신을 희생하려고 드는 거냐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 마음속에 있는 저 모든 말들을 쏟아 붓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말이라는 수단이 너무나도 좁았다.

시드는 그저, 흐리게 안개 낀 시야를 비비며 가까스로 해야만 하는 말을 내뱉었다.


“그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는데도 결과가 안 좋다면, 그건 그냥···운이 지지리도 없었던 거야. 운이 엄청나게 나빴던 거라고.”

“······.”

“아저씨가 잘못한 게 아니라, 그냥 운이 나빴던 거라고. 그것까지 아저씨 탓으로 돌릴 셈이야? 그건 좀 이상하잖아. 그건···말이 안 되잖아.”


그건, 너무 가혹하잖아.

자기 자신한테 그렇게까지 하면, 너무 아프잖아. 너무 불행하잖아.


“애초에, 아저씨에게 세상 전부를 구해야 한다는 책임은 없어. 아저씨가 그 정도 했으면,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네들이 알아서 했어야지! 그 사람들 몫까지 아저씨 스스로를 탓할 셈이야? ‘내가 잘 이끌었어야 했는데.’ 하면서?”


아저씨는 욕심이 너무 많아.

그러니까 스스로를 미워하는 거야.


“전쟁을 막고, 핵을 막고, 멸망을 막고···도대체 얼마나 많은 걸 바라는 거야. 얼마나 더 해야 스스로에게 만족할 거야. 도대체 얼마나 더 자기 자신을 학대하고 괴롭힐 셈이야···.”


시드는 눈물을 삼키며 말을 이었다.


“내가 아까도 말했지만, 아저씨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야. 인간은 완벽할 수 없어. 부족할 수밖에 없어. 아저씨 혼자서 전부를 해낼 수는 없다고···.”


유논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에게 계속 해주고 싶었던 말 한 마디.

시드는 최후의 변론을 펼쳤다.


“그러니까 아저씨, 이제 스스로를 그만 미워해.”


제발, 아저씨.


작가의말

5분 후에 한 편 더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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