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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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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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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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의 도시(7)

DUMMY

‘무슨 일이지?’


시드는 흠칫 놀라 마력으로 바깥을 내다보았다.


유논과 대화 나누던 그 짧은 새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더 이상 황야에 있지 않았다.


‘여긴···.’


유논과 시드가 담겨 있는 금속 상자, 그리고 그 상자 옆에 서 있는 지저인 노아까지.

그들은 전부 겉면에 격자무늬가 이어져있는, 녹슨 철로 된 직육면체 속에 들어와 있었다.


아래로 쏠리는 감각이 느껴진다.


‘우리가 올라타 있는 이 금속 물체···떨어지고 있어.’


그러나 중력에 모든 것을 맡기고 무작정 추락하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통제된 채 일정한 속도로 하강하는 금속 물체.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 것인지 궁금해 마력을 조금 더 뻗어 살펴보았다.


‘줄···무게 쏠린 중간의 바퀴에 줄을 걸치고, 한쪽에서 당겨서 다른 한쪽을 끌어내린다. 도르래네. 도르래야.’


유논이 시드에게 가르친 것은 마법뿐이 아니었다.

그가 암기시키며 주입한 ‘상식’의 범위란 실로 어마어마해서, 단순히 역사나 문화에 관한 지식들뿐만 아니라 과학이나 기술에 대한 정보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흑색세계에서 유논에게 들었던 지구에 관한 이야기까지 종합해 보면···.


‘이걸 운용할 동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또 어떻게 만들어서 지상과 지저를 연결했는지는 모르겠지만···이게 엘리베이터라는 거겠구나.’


드워프들이 대전쟁 시절에 지구의 기술을 많이 흡수하고 그걸로 마도공학을 발전시켰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였을 줄이야.


지저인 노아가 입고 있던 금속 외골격도 그렇고, 하나같이 기술에 대한 정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할 결과물들이었다.


정화교 쉘터도 나름 정화교의 대도시 중 하나로 발전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지만, 그조차도 정화와 관련된 면을 제외하면 지저도시의 발끝에조차 못 미칠 것 같았다.


문득 과거에 유논에게서 들었던 세상의 세력 구도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두더지들. 지저의 도시에서만 생활하는 이들이다. 일곱 가지 세력 중에서도 기술의 발전도나 영토, 군사력과 경제적 수치만 놓고 보면 네 가지 거대 세력에도 들어갈 법 한 집단이지.’

‘하기야, 기술은 지구숭배자들 다음으로 최고고, 영토도 지저로 뻗은 도시를 세웠으니 엄청나게 넓고, 여러 지하의 종족이 섞여 있는 탓에 병사들도 많고 자체 통화가 있을 정도로 경제도 활발하다면서요. 그런데 왜 거대 세력으로는 안 쳐주지?’


유논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야. 지상에서 만든 세력의 구도이니까.’

‘아···.’

‘지저의 세상이나 그들의 세력 따위, 인정이야 해 주겠지만 거대 세력의 반열에 올리기에는 지상인의 삶에 그들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 없다는 것이지.’


그때, 시드는 문득 유치한 질문이 생각났더랬다.


지난번에 유논에게 ‘아저씨, 아저씨랑 죽지 않은 자들의 왕이랑 싸우면 누가 이겨?’ 따위의 철없는 질문을 던졌다가 호되게 혼났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것도 퇴짜를 맞을 확률이 높아 보이긴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자제할 수가 없었다.


‘아저씨, 그러면 지저도시의 두더지들이랑 지상의 거대 세력 중 하나가 전쟁이 붙는다면, 어느 쪽이 이길까?’


언제나처럼 질문을 할 거면 깊이 있게 생각한 후에 물어보라며 잔소리가 튀어나올 줄 알았으나, 의외로 유논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색이었다.


‘어느 쪽을 적대 대상으로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래. 거대 세력 중 가장 약한 축이라 일컬어지는 방사능의 아이들과 전쟁이 일어난다고 생각해본다면, 아마 두더지들이 크게 우세할 거다.’

‘그 정도야?’


방사능의 아이들의 무서움은 시드도 일찍이 겪어본 적 있던 바. 지저도시의 저력이 방사능의 아이들까지 앞지를 정도라는 말에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대전쟁 시절 지구군이 환상세계를 크게 앞지르고 시작했던 것도, 현재의 지구숭배자들이 환상세계 제일의 세력이라 불리는 것도 전부 기술 덕분이지 않더냐.

전투라면 몰라도, 넓은 범위의 전쟁에 있어 기술의 격차는 절대적이다. 방사능의 아이들의 변이 능력은 전장에 널리 보급될 수 없지만, 지저 도시의 기술은 전장에 널리 보급될 수 있기 때문이지.’


게다가 방사능의 아이들은 지하세계에 관심이 없어 지저 도시의 기술력이나 군사력, 주요 인물들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 데 비해.

지상에 대한 정보 수집을 게을리 하지 않은 두더지들은 방사능의 아이들의 주요 거점이나 전략, 변이 능력 등 여러 정보들을 전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선 정보의 측면에서부터 뒤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저와 지상을 연결하는 기술은 오직 두더지들만이 가지고 있다.

때문에 방사능의 아이들은 지저도시를 공격할 수 없지만, 지저인들은 땅 밑에서 언제든지 방사능의 아이들 거점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유논은 그리 말하며 고개를 주억였다.


‘선공권이나 정보전에서의 우위, 보급과 기술의 장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와 경제도 두더지들이 우위에 있다. 체급만 놓고 봐도 지저도시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지. 하지만···.’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단기전으로 끝날 때를 상정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지저도시가 오히려 불리해질 거다.’

‘엥?’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전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게 기술이나 보급, 정보와 경제 같은 요소들 아니던가.

이해하지 못해 고개 갸웃하는 시드에게 유논이 설명했던 것.


‘애초에 지저인들의 주적主敵은 지상인들이 아니라, 지하에 있는 수많은 괴수들이니까. 방사능의 아이들을 상대하느라 총력을 소모한다면, 자연스레 지하의 다른 적들에게 야금야금 갉아 먹힐 수밖에 없는 것이지.’

‘아···.’


지하의 괴수들이 그렇게 강한가 싶어 입을 헤 벌리던 시드에게 유논이 해준 말.


‘지저에는 안전한 구역 따위는 없다. 모든 땅굴이 곧 괴수들이 나타날 수 있는 위험지역이지. 너도 지저의 괴수들을 한 번 만나본다면 내 말을 이해할 거다.

지저의 변종 고블린 같은 괴수들···지상의 괴수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하지는 않지만, 그 대신 놈들은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또 지저의 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했다. 지상에서 마주친다면 별것도 아닐 것들이, 지저에서는 대형종 괴수들보다도 더 무시무시하고 방심할 수 없는 적들로 변하지.’


과연 유논의 말처럼, 지저의 세상은 지상과는 많은 점들이 다른 것 같았다.

단순히 교통수단의 차이에서부터 그게 보였다.


시드가 호기심에 마력을 조금 더 뻗어 엘리베이터 주변의 환경을 살펴보려던 때였다.


덜컹─


상자와 지저인을 싣고 움직이던 금속 물체가 또다시 거세게 흔들렸다.

이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시드는 비스듬히 누운 상자의 한쪽에 등을 붙인 채 유논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이게 무슨 일일까요? 사고라도 난 거 아닌가. 지하괴수라도 나타나서 엘리베이터 고장 난 거 아니야?]


유논의 대답은 싱거웠다.


[별 일 없을 거다. 정 궁금하면 다시 내다보던지.]


쳇 하고 혀를 차며 바깥을 바라보니, 역시나 딱히 대단한 일은 아니었던 듯, 지저인 노아 또한 평온한 기색이었다.


엘리베이터 주위까지 마력 감각을 확장하니, 어느새 금속 물체는 도르래가 아닌 일종의 전류 흐르는 천장과 연결된 채, 궤도軌道와 그 위 레일을 따라 대각선 아래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 속도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점차 빨라져, 시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하를 주파하는 금속 상자 속에서 걱정과 기쁨 반반 섞인 비명을 질렀다.


이대로 우리가 탄 금속 물체가 쭉쭉 떨어지다가 어디 부딪히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과 그따위는 집어치우고 그냥 재밌다! 즐겁다! 스릴 넘친다! 라 외치는 환호의 공존.


그렇게 얼마간을 마음속으로, 또 마력으로 소리 지르고 있었을까.

유논이 슬슬 껄끄럽다는 듯 시드의 비명소리를 계속해서 들어주고 있는 마력 신경계를 차단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였다.


속도가 줄어들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감속하며, 안정적으로 궤도를 따라 똑바르게 정지하는 금속 엘리베이터.


시드는 안도와 일말의 아쉬움이 섞인 한숨을 쉬었다.


“······.”


지저인 노아는 멈춰선 금속 물체에서 상자를 다시금 짊어지고 내린 뒤, 몇 걸음 움직인 자리에서 상자를 열어젖혔다.


상자에 처음 들어갈 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유논과, 어딘가 어색하고 수상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트집 잡을 구석은 없어 보이는 시드의 구속을 풀어준다.


이내 안대 풀고 지저의 세계에 처음 발 딛은 시드가 본 것은···.


“와아아아.”


거대한 지저의 협곡이었다.


양옆으로 갈라진 절벽 그 아득하게 깎아지른 듯한 경사 바로 아래 놓인 좁은 길.


이곳이 바깥세상이 아닌 지하세계임을 주장하듯 푸석한 공기와 광원의 역할을 하는 벽면의 엷은 전구 불빛.


시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잠겨 있어, 가늠할 수조차 없는 협곡의 끝자락을 노려보았다.


멍하니 실감되는 사실, 그들이 정말로 지상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별세계에 오게 되었다는 것.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여겼던 푸른 하늘과 흰 구름, 태양이 사라지고 오직 암흑만이 상공에 남았다. 아마 밤이 되더라도 별이나 달이 보이지 않을 터.

드워프들의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공으로 태양이나 별을 만들 수준은 되지 못할 것이다.


당연한 것들이기에 소중함을 여기지 않았던 그것들의 부재가 꽤나 충격적이었다.


옆쪽을 힐끗 보니, 유논은 아무렇지도 않아보였고, 지저인 노아는 오히려 지저의 환경이 마음에 쏙 든다는 듯 이전보다 더 몸이 가볍고 표정도 밝아 보였다.


‘하기야, 지저에서 평생을 살아온 지저인이니 오히려 지상의 환경이 어색했겠지···.’


이른바 홈그라운드라는 것이다.

지상의 하늘, 별, 태양, 공기가 너무 당연해 그곳의 황야를 제 자신의 홈그라운드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던 시드로서는 세계관의 확장을 겪는 느낌이었다.


‘근데 뭐···꼭 나쁘지만은 않네. 새로운 세상을 구경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퀴퀴한 냄새 나는 건 조금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지상보다 따뜻하다는 건 되게 좋아.’


의외로 추위를 상당히 많이 타는 체질이기에, 두꺼운 옷을 입고 겨울을 나던 시드였다.

그런데 깊숙한 지저에서는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인지, 오히려 털옷이 거추장스럽고 후끈후끈 덥게 느껴졌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대충 던져 넣은 뒤, 시드는 물었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에요? 지저도시는 아닌 것 같은데. 도시로 가는 길인가?”


아무리 보아도 도시라 보기는 어려운 풍경.

시드의 질문에 지상의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노아를 대신해 유논이 대답했다.


“아마 도시로 입성하는 지저의 가도 중 하나일 거다. 이대로 가다 보면 검문소에 도착해서 신원 확인을 하게 되겠지.”

“신원 확인?”


이번에는 노아가 대답한다.


“그렇다. 도시에서 초대한 인물 아닌 다른 이가 지저의 문지기를 속인다. 문지기를 죽이고 지상에서부터 내려온다. 그것 막아야 한다.”


그런 사기꾼들은 결코 산 채로 도시에 들어갈 수 없다.

섬뜩한 어조로 그리 말하던 안내인은 이내 빙긋 눈웃음을 지었다.


“물론 우리는 해당되지 않는다. 모두 분명히 초대받은 사람들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길을 안내하기 시작한다.


시드는 어딘가 찝찝한 마음으로 노아와 유논의 뒤를 따라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좁은 길이 점차 넓어지고, 곳곳에 붙어 있는 전구의 숫자가 줄어든다 싶었는데.

어느새 광활한 지하세계의 공동에 도달해 있었다. 동시에 세상이 확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왜 전구가 이전 길에 비해 적었는지 알 것 같았다.


전구를 대신할 다른 발광체가 있기 때문이었다.


시드는 넓은 벽면 전체를 뒤덮고 있는 동글동글한 버섯들, 붉게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그것들을 톡 건드려 보았다.

뽈록 하고 솟아나온 것이 탄성 있게 흔들리는 게 재미있었다.


신기하다고 유논에게 쪼르르 달려가 말하려던 찰나.


“······?”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논도, 노아도 둘 다 벽면의 버섯들이 무슨 일생일대의 숙적이라도 되는 듯 심각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 만지면 안 되는 버섯이었나 싶어, 황급히 옷으로 손을 닦아내며 놀란 토끼 눈으로 바라보던 도중.

유논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버섯. 청색종靑色種 아니었던가?”

“그렇다. 본래 색깔은 푸른색이다. 그런데 붉은빛으로 변했다.”


순식간에 결론이 도출된다.


“그렇다면, 괴수로군.”

“그렇다. 근처에 괴물이 있는 게 틀림없다.”


난데없이 지하괴수가 나타난다고? 여기에서? 아니 그것보다 버섯 색깔이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


시드는 둘의 대화를 도통 따라갈 수가 없어서, 눈만 끔뻑이며 서 있었다.


갑자기 지하의 공기가 한층 더 무겁게 느껴졌다.


작가의말

요즘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글을 쓰며 받고 있습니다. 시드와 유논을 모험시키니 되려 제가 여행을 가는 기분이군요. 어쩌면 이게 요즘 시국에 딱 맞는 여행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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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드워프(3) +13 21.01.21 737 40 14쪽
136 드워프(2) +8 21.01.20 728 43 13쪽
135 드워프(1) +12 21.01.19 758 45 14쪽
» 지저의 도시(7) +10 21.01.18 780 42 13쪽
133 지저의 도시(6) +15 21.01.17 783 48 16쪽
132 지저의 도시(5) +4 21.01.17 735 43 12쪽
131 지저의 도시(4) +12 21.01.16 755 45 15쪽
130 지저의 도시(3) +14 21.01.15 767 45 15쪽
129 지저의 도시(2) +19 21.01.14 801 43 17쪽
128 지저의 도시(1) +30 21.01.13 829 5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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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막간-윌리엄 스왈로우(William Swallow)(2) +6 21.01.12 735 36 14쪽
125 막간-윌리엄 스왈로우(William Swallow)(1) +12 21.01.11 801 47 16쪽
124 막간-피오네(Fionne)(4) +20 21.01.10 811 48 20쪽
123 막간-피오네(Fionne)(3) +17 21.01.09 862 48 17쪽
122 막간-피오네(Fionne)(2) +6 21.01.09 795 37 18쪽
121 막간-피오네(Fionne)(1) +14 21.01.08 839 49 13쪽
120 흑색의 마법사(3) +27 21.01.07 907 57 20쪽
119 흑색의 마법사(2) +18 21.01.06 884 48 17쪽
118 흑색의 마법사(1) +18 21.01.05 886 53 14쪽
117 유논(12) +17 21.01.04 828 52 13쪽
116 유논(11) +9 21.01.04 769 44 16쪽
115 유논(10) +10 21.01.03 796 45 16쪽
114 유논(9) +12 21.01.02 772 40 12쪽
113 유논(8) +7 21.01.01 779 45 14쪽
112 유논(7) +9 20.12.31 806 46 17쪽
111 유논(6) +7 20.12.30 831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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