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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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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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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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전차 VS 전차

DUMMY

한스와 다른 병사들도 전차의 엔진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속에서 손이 마비되고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전차 바닥이 어찌나 뜨거웠던지, 궁둥이에 화상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웅웅거리는 엔진 소리, 빌어먹을 포탄 소리, 따닥 따닥 거리는 총알 소리에 서로의 말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포탄이 땅에 박힐 때마다 지축의 흔들림이 탱크로 아주 잘 전달되었다.


무인지대 곳곳에 깊게 구덩이가 파여, 전차를 운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얕은 구덩이에 한 쪽 궤도만 빠져도 주행 속도가 상당히 느려졌다. 울퉁불퉁한 무인지대를 통과하면서, 전차는 계속 덜컹거렸다. 전차가 갑자기 덜컹거리자, 에밋이 중심을 잃고 실수로 왼쪽 손을 중앙에 있는 엔진에 갖다 대고 소리질렀다.


“앗 뜨거!!!!”


아주 짧은 순간 엔진에 닿았지만 손이 익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화상을 치료할 시간조차 없었다. 루이스가 외쳤다.


“적 전차 보입니다! 쏴도 됩니까!”


엔진 소리에 루이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한스가 고개를 미친듯이 끄덕이며 외쳤다.


“빨리 쏴! 쏘라고! 뭘 물어봐!!! 쏴!!!!”


루이스가 재빨리 포를 장전했다.


덜컹!


그리고 루이스는 앞에 있는 마크 전차의 측면을 향해 포를 발사했다. 500m의 공기를 가로지르며 질주하던 철갑탄은, 마크 전차의 측면 강철 장갑을 꿰뚫었다.


쉬이이익 투앙!


육중한 강철 장갑이 마치 깡통처럼 파괴되었고 금속 파편과 불꽃이 사방으로 튀겼다. 자욱한 포연과 불꽃이 사라지자, 한스 일행은 자신이 적 전차를 파괴했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루이스가 소리를 질렀다.


“명중!해냈어!!”


철갑탄은 전차 중앙에 있는 엔진을 박살냈다. 육중한 전차에 불이 타오르며 연기가 자욱하게 치솟았다. 한스가 외쳤다.


“적 전차 기동 불가!!!”


불타오르는 마크 전차의 뚜껑이 열렸다. 이미 온 몸에 불이 붙은 영국 병사가 해치 밖으로 나오더니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았다.


타앙!


마크 전차 내부에서는 주기적으로 기름을 채워 넣어야 했기 때문에 아무리 조심해도 병사들의 옷이 기름 범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불이 나기 시작하면 멀쩡하게 탈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불현듯 한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저렇게 쉽게 불이 붙다니···.’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이미 영국 놈들의 다른 전차들은 저 앞으로 가고 있었다. 좀 있으면 독일군 참호가 쑥대밭이 될 것 이다. 더군다나 독일군의 포격도 한스를 불안하게 했다.


쿠와왕!!!


전차 안에 금속 파편이 한스의 얼굴을 스쳤다.


“젠장!!!! 내 쪽에 쏘지 말라고!!!”


수 많은 유산탄 파편이 한스의 전차 장갑에 때렸고, 그 중 일부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장갑 표면에서 녹아 내렸다. 뜨거운 금속이 전차 안으로 뚝뚝 스며 들었다.


그 때, 한스는 작은 틈으로 현재 기동 가능한 영국 전차가 10대 정도 줄지어 앞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육중한 전차 부대의 중압감은 엄청났다.


“이런 젠장”


영국 전차들은 한스의 전차보다 조금 더 독일군 참호 쪽으로 진격해 있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의 측면이, 한스의 전차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스는 심장이 쿵쾅거리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2시 방향! 2시 방향!!! 700m!! 포 발사!!”


한스가 스패너로 전차 안을 뚜들기며 루이스에게 포를 발사하라고 명령했다. 루이스가 손을 부들거리며 포를 재빨리 장전했다.


“장전!”


“발사!!!”


철갑탄이 2시 방향 영국 전차를 향해 날라갔다. 하지만 전차를 맞추지 못하고 땅에 포가 꼴아 박았다. 포를 맞은 곳에 흙먼지가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루이스는 한스에게 묻지도 않고 다시 장전했다.


“장전!”


루이스는 주포 방아쇠가 달린 막대를, 마비되지 않은 한 쪽 팔에 체중을 실어 조금 내렸다. 그렇게 조준눈금보다 주포를 조금 더 높이 조준했다.


“발사!”


그러나 이번에 포는 영국 전차의 뒷부분을 향해 꼴아 박았다. 포를 발사할 때마다 뜨거운 연기가 전차 안을 매캐하게 가득 채웠다.


“계속 발사해! 발사해!”


그 영국 전차는 자신이 타겟이 되었다는 것을 명백히 알아차렸다. 무한궤도가 트드드드 금속 소리를 내며 계속 앞으로 전진하였고, 양 옆에 달린 포가 달팽이의 눈처럼, 이리 저리 움직이며 적군을 탐색했다. 그리고 그 포는, 한스의 전차를 향하더니 멈추었다.


“우릴 눈치 챘어!”


“빨리 쏴!!!”


루이스가 주포 방아쇠가 달린 막대를 자신의 감에 맞춰 움직였다. 마크 전차4 는 포신도 짧았고, 4배율 스코프와 이 막대를 이용해서 조준하는 거라 명중률이 형편 없었다.


“발사!”


영국 전차 주변에 매캐한 연기가 가득해서 맞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어떤 소리가 들렸다.


슈우욱 쿠광!!!


그 포탄은 한스 전차의 오른쪽 10m 정도에 떨어졌다! 그 영국 전차가 한스의 전차에도 포를 날린 것 이다. 헤이든이 외쳤다.


“우릴 눈치 챘어!”


루이스가 팅팅 부은 눈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며 다시 영국 전차를 조준하고 발사했다.


덜커덩 슈웅 콰광!


이번에는 영국 전차의 왼쪽 땅에 쳐 박혔다. 루이스가 다시 포를 장전하는데,


슈우욱 쿠과광!!!


이번에 한스 일행은 왼쪽에 지축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차 안 파편이 거너의 왼쪽 얼굴에 스쳤다. 얼굴에 뜨거운 것이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거너가 외쳤다.


“아악!! 엄청 아프네!!!!한스 당신 때문이야! 빌어먹을 놈! 네 놈 때문에 다들 불 타 죽게 생겼어!!!”


하지만 거너의 비명 소리는 기관총이 한스의 전차를 때리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이 때, 한스가 가로로 길쭉한 슬릿을 통해, 그 영국놈 수컷 마크 전차 뒤에 암놈 마크 전차를 확인하고 외쳤다.


“전방에 전차 두 대!!!!!두 대야!!!!!”


암놈 마크 전차는 숫놈 전차 왼쪽으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기관총을 한스의 전차를 향해 발사하기 시작했다.


드드드드 드드드드


암놈 마크 전차의 기관총이 한스의 전차의 관측창을 때리고 있었다. 한스가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아악! 젠장!”


한스가 스패너로 전차를 탕탕 때리고는 외쳤다.


“후퇴해! 포탄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서 엄폐해!”


당연히 말 소리가 들릴 리 없었기에 약속한 수신호를 보냈다. 덜커덩, 덜커덩 거리며 전차가 천천히 뒤에 있는 구덩이 안으로 가라앉았다.


슈욱


순간, 한스 일행의 머리 위로 무언가 스쳐가는 것이 느껴졌다.


쿠과광!!!


한스의 전차 바로 근처에 포가 꼴아 박았다. 조금만 늦게 후진했다면 전차 뚜껑이 날라갔을 것 이다. 한스가 스패너로 캉캉 소리를 내며 외쳤다.


“좌회전해서 놈들 뒤를 노린다!”


포탄 구덩이 안에서 육중한 몸을 천천히 돌렸다.


“빌어먹게도 느리군!”


쉬익 쿠광!!!!!


한스의 전차가 포탄 구덩이 안에서 방향을 틀려 애쓰는 와중에도 놈들은 포탄을 날리고 있었다! 한스의 전차가 겨우 방향을 90도 틀었다. 한스가 외쳤다.


“전진!!!!”


이 때, 영국 마크 전차 포수가 한스가 있던 쪽으로 포탄을 날렸다. 먼지와 연기 때문에 그들은 적중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때, 한스 전차가 우측으로 포탄 구덩이를 빠져나온 것을 영국 전차장이 발견했다.


“1시 방향! 발사!”


영국 포수가 그 쪽으로 포를 움직이고는, 장전하고 발사했다.


덜컹 쉬익 쿠광!!!


영국 전차의 포는 한스의 뒷 편으로 떨어졌다. 이제 한스 전차의 포가 그 영국 숫놈 전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영국 전차장은 포 장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스 전차의 포가 먼저 발사했다. 영국 전차장이 중얼거렸다.


“젠장.”


한스 전차의 포가 공기를 갈라 영국 마크 전차의 강철 장갑을 뚫고 중앙 엔진을 파괴했다. 건조한 날씨라 화염은 쉽게 옮겨 붙었고, 두 영국 전차를 모두 휘감았다.


“이겼어! 해냈다!”


한스 일행은 이 지옥 같은 와중에도 승리의 기쁨을 맛 보았다. 하지만 적군의 마크 전차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다. 이미 독일군 참호 근처에서, 전차 두 대가 한 팀이 되어, 뒤에 거대한 닻으로 철조망을 우지직 뽑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에밋이 소리쳤다.


“젠장! 우리 포병과 보병은 뭘 하는 거야!”


영국놈들의 마크 4 전차는 이전 마크 전차보다 장갑이 두꺼워졌기에, 이전처럼 대전차 소총의 효과를 크게 보기는 힘들었다. 집속수류탄이 부족했던 독일군은, 이제는 식량을 넣던 자루에 수류탄을 여러 개 던져서 마크 전차를 향해 집어 던졌다.


쿠와왕!!!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군 참호로 마크 전차는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었다. 한 마크 전차는 측면 장갑판에 구멍이 났음에도 후퇴하지 않고 계속 독일군을 향해 진격하였다. 뮐러 병장이 외쳤다.


“저기 구멍! 구멍으로 쏴!”


슈타이너 상병이 기관총으로, 전차의 구멍에 집중 사격했다. 잠시 뒤, 그 구멍 난 마크 전차는 무인 지대 위에 정지했다. 한 마크 전차가 대전차지뢰를 밟았다.


딸깍


쿠과광!!!


이 때, 한스는 전차의 열기와 일산화탄소 중독 때문에 도저히 전투를 계속할 정신이 없었다. 한스가 스패너로 전차를 두들기며 말했다.


“후퇴! 후퇴! 왔던 길로!”


대전차 지뢰를 밟을 수도 있기에, 참호로 진격하는 다른 마크 전차를 잡으러 갈 수는 없었다. 그 때, 루이스가 미친듯이 수신호를 보내며 한스에게 무어라 외쳤다.


“무슨 소리야?”


루이스의 표정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알아! 영국놈들이 공격 중 인건 안다고! 저 쪽에 있잖아!”


루이스가 한스의 귀에 소리쳤다.


“바로 옆에 있다구요!!!”


전방 시찰 구멍을 보았지만 그 곳을 통해서는 궤도랑 하늘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스가 위에 해치를 열고 고개를 내민 순간, 전차 후면으로 영국 보병이 접근하는 것을 발견했다!!! 포를 쏠 수 없는 사각지대였다!


“깔아뭉개! 깔아뭉개!!!!후진!!!!!”


한스가 서둘러 전차 안으로 들어와서 스패너를 땅땅 뚜들기며 명령했다. 수류탄으로 얼마나 쉽게 전차가 박살 나는지는 한스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한스의 전차는 후진하였다. 오로지 엔진 소리와 궤도가 마찰하면서 내는 금속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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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생 샤몽 +4 20.12.05 3,086 83 11쪽
37 새로운 철갑 괴물 +4 20.12.05 3,193 83 11쪽
36 전차를 지켜라 +4 20.12.04 3,187 80 11쪽
35 암표범 +6 20.12.03 3,256 87 11쪽
34 씻을 수 없는 죄 +1 20.12.03 3,320 89 11쪽
33 두 번째 전차 노획 작전 +1 20.12.03 3,463 85 11쪽
32 철십자 훈장 +9 20.12.02 3,540 83 11쪽
31 대의명분 +5 20.12.02 3,464 85 11쪽
» 전차 VS 전차 20.12.02 3,524 89 11쪽
29 영국군의 전차 공격 +4 20.12.01 3,637 87 11쪽
28 티거 +8 20.12.01 3,631 99 11쪽
27 최초의 독일 전차장 +3 20.12.01 3,687 97 11쪽
26 전차 노획 작전 +3 20.11.30 3,673 92 11쪽
25 무인지대에 피어오르는 불꽃 +5 20.11.30 3,633 99 11쪽
24 아돌프의 조언 +6 20.11.30 3,755 94 11쪽
23 죽어가는 영국 병사 +8 20.11.29 3,736 92 11쪽
22 패배 +4 20.11.29 3,767 90 11쪽
21 마크 전차와 한 판 승부 +4 20.11.29 3,863 95 11쪽
20 탈영병 처형 +5 20.11.29 3,926 91 11쪽
19 스톰트루퍼 +2 20.11.28 4,063 94 11쪽
18 빗줄기 속에 참호전 +6 20.11.28 4,259 97 11쪽
17 죽음의 안개 +7 20.11.28 4,134 99 11쪽
16 비 속에 불꽃 +9 20.11.27 4,278 98 11쪽
15 빡빡이가 된 독일 병사들 +5 20.11.27 4,393 9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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