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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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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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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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패배

DUMMY

'장전 중인가?'


한스가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그 순간!


드드드득 드드드득


"으악!"


마크 전차는 다시 한스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다. 기관총 탄환이 남아있었음에도 다 떨어진척 사격을 멈추었던 것 이다. 한스의 철모에 총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지금은 후퇴를 할 수도 없었다. 이 참호에서 빠져나와 후방으로 달려간다면, 적군의 기관총과 포탄을 등에 정통으로 맞을 것이 분명했다. 요나스가 절규했다.


"으아아악!!!!"


독일군의 대전차무기는 영국의 기갑부대를 물리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대로...죽는다고?'


이전 전투들은 언제나 싸워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력하게 주저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쿠우웅!!!


퍼엉!!!!


드드드득 드드드득


마크 전차들은 계속해서 포탄과 기관총을 발사하고 있었다. 순간 한스는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포탄이 발사되고 나서 다음 포탄을 발사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마크 전차가 아까 대전차호에 빠진 것을 보면, 시야가 넓지 않고 전차 바로 옆에 사각지대가 있다.


한스는 기발트 라둥을 하나 챙겼다. 그리고 마크 전차에 의해 이미 포탄을 맞아, 병사들이 죽어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슈타이너가 물었다.


"한스! 돌아와!"


하지만 한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포탄 파편이나 기관총을 여기저기 맞아 천천히 죽어가는 것 보단, 수류탄으로 한 번에 죽는 것이 나을 것 이다.


'이 작전은 실패해도 손해볼 건 없다.'


한스는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마크 전차의 끼이익거리는 소리, 포탄 소리, 기관총 소리는 한스에게 많은 적의 정보를 전달했다. 한스가 있는 곳은 이미 포탄을 맞았던 곳이기에 마크 전차들이 이 쪽을 주목하지 않을 것 이다.


드드드득 드드드득


이제 좀 있으면 암놈 마크 전차의 기관총 탄환을 장전할 것 이다. 한스는 재빨리 참호 속에서 빠져 나와서 마크 전차를 향해 달렸다.


"한스!!!!!"


슈타이너 상병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스는 마크 전차 5m 근처까지 달려갔다. 마크 전차에서 나오는 열기는 엄청났다. 아마 이 안에 있는 병사들은 지옥을 맛보고 있을 것 이다. 전차에는 진동 또한 어마어마했다. 위에 기발트 라둥을 던져봤자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올 것 이다. 한스는 마크 전차 전면부와 땅 사이에 있는 틈으로 기발트 라둥을 던졌다. 그리고 재빨리 참호로 달려갔다.


쿠와왕!!!!!


기발트 라둥이 터지면서 전차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아아악!!!"


한스가 등에 파편을 맞고 참호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윽...."


한스의 모습을 본 다른 신병이 기발트 라둥을 들고 참호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러자 한 암컷 마크 전차가 기관총을 그 신병 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슈타이너 상병이 소리쳤다.


"위험해!!!!"


신병은 재빨리 기발트 라둥을 던지고는 참호로 돌아오려는 순간,


드드드득 드드드득


쿠와왕!!!!!!!


신병은 등에 기관총을 맞고 무인지대에 쓰러졌고, 마크 전차 한 대가 기발트 라둥에 의해 폭발했다. 슈타이너 상병이 소리쳤다.


"으아아악!!!!!!!!!!!!!!!!"


슈타이너 상병이 다시 자기의 기관총, TuF1918을 적 탱크를 향해 쏘기 시작했다.


드드드드 드드드득


안타깝게도, 마크 전차 한 대의 몸체는 슈타이너가 있는 곳에서 45도 기울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TuF191이 뿜어내는 13mm 철갑탄에도 총알자국은 났으나, 관통하지 않았다. 전차의 장갑을 공격할 때는 수직으로 쏘아야 관통이 쉽다. 하지만 장갑에 비스듬히 쏘면, 어지간한 관통력으로는 뚫을 수 없다는 것을 슈타이너 상병은 몰랐던 것 이다. 마크 전차의 장갑은 10~20mm였고, TuF191을 수직으로 쏜다면 충분히 관통했을 것 이다.


"빌어먹을 놈들!!!!"


순간, 슈타이너의 기관총 TuF1918이 고장났다. 그리고 슈타이너가 기관총을 갈겨대던 숫놈 마크전차가, 자신의 주포를 서서히 슈타이너 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슈타이너가 넋이 나간 얼굴로 그 거대한 철갑 괴물의 회전을 바라보았다.


"이런 젠장"


한스가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슈타이너를 참호 바닥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참호 바닥 쪽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서 슈타이너를 당겼다. 상반신만 대충 들어갔고, 다리는 참호 밖으로 삐져나왔다. 포탄을 피하기 위한 구멍으로 만들어진 이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프랑스군이 이 참호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독일군과 영국군은 비가 오거나, 포탄을 맞으면 참호가 무너져내릴 수 있기에, 이러한 구멍을 파는 것을 금지했었기 때문이다.


쿠와왕!!!!!!!


마크 전차의 포탄이 참호를 박살냈다. 한스는 자신의 다리 위로 참호의 흙이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 한스는 귀를 기울였다. 마크 전차는 지금 이 곳이 박살났다고 생각하고 더는 이 쪽을 노리지 않는다. 한스와 슈타이너 상병은 구멍에서 빠져나왔다. 누군가 소리쳤다.


"후퇴! 후퇴한다!!!!"


참호는 적과 교전하는 최전방의 교전참호, 즉 전방참호가 맨 앞에 있고, 그 뒤에는 지원 참호, 그 뒤에는 예비참호가 있다. 당연히 교전참호에서 지원참호를 거쳐 예비참호로 가려면 참호 밖으로 나와서 달려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참호 밖으로 나갔다가는 마크 전차에게 좋은 연습 타겟이 되어주는 꼴이다.


하지만 참호 안에는 전방참호에서 지원참호, 예비참호로 건너갈 수 있는 교통로가 있다. 그 교통로가 있는 곳까지 도착해서 안전하게 예비참호로 가야한다.


드드드득 드드드득


쿠와왕!!!!


전방참호 밖에서 뛰쳐나와 지원참호로 달려가는 독일군들이 마크 전차의 기관총과 포탄에 의해 맥없이 쓰러졌다. 슈타이너 상병이 머리를 감싸안고 중얼거렸다.


"제...젠장....어떻게 후퇴하라고..."


저 마크 전차들은 조만간 전방참호를 그대로 짓밟으러 올 것 이다. 그대로 있으면 전차에 압사당해서 죽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것 이다. 역시 한 마크 전차가 포격을 멈추고, 서서히 한스와 슈타이너 상사가 숨어 있는 이 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순간, 뭔가 딸깍거렸다.


"쿠와와와!!!!퍼엉!!!!"


천만 다행히도 그 마크 전차가 대전차 지뢰를 밟고 폭발한 것 이었다. 하지만 다른 마크 전차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한스가 슈타이너 상병에게 말했다.


"교통로로 가야 합니다."


그렇게 한스와 슈타이너 상병은 고개를 숙인 채로 교통로로 달려갔다. 그들이 전방 참호를 달릴 때마다 발에 아군의 시체가 걸리적거렸다. 어느덧 교통로의 입구가 보였다. 그들은 재빨리 교통로로 들어갔다.


"쿠와왕! 퍼엉!"


끼기기긱 끼기기긱


마크 전차의 포탄 소리, 기관총 소리와 무한 궤도 소리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기에, 한스와 슈타이너 상병은 교통로를 최대한 빨리 달려갔다. 어느 덧 지원 참호가 보였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다들 후퇴하기에 바쁘다. 한스와 슈타이너 상병도 그들을 따라 예비참호로 달렸다. 살아남은 독일군들은 이미 모두 예비참호에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불과 얼마전 승리를 거두고 차지한 이 참호에서, 수많은 부상병들과 함께 죽음을 목격하고 있었다. 후퇴를 해야 하는데, 후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신병들이 비명을 지르며 예비참호 밖으로 뛰쳐나갔다.


"으아아악!!!!"


쿠와왕 퍼엉!!!!


멍청하게도 신병들이 한꺼번에 무리지어 예비참호를 빠져나오다가 마크 전차의 포탄에 한꺼번에 몰살당했다. 한스가 외쳤다.


"모두 흩어져!!!!! 한꺼번에 나가지 마!! 뭉치지 마!!!! 따로따로 나가!!!!!"


슈타이너도 외쳤다.


"모두 따로 따로 나간다!!!!! 몰려 다니지 마!!!!"


한스와 슈타이너의 말대로, 독일군은 예비참호에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이것은 죽을 확률을 덜어주는 좋은 전략이었다. 마크 전차들이 한 번에 모든 방향을 공격할 수는 없었다. 동료가 맞아 죽는 동안에는, 적어도 내가 살 수 있는 확률은 있었던 것 이다. 한스도 예비참호를 빠져나와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다른 병사들이 표적이 되는 지금이 살아남을 기회였다.


쿠와왕!!!!


드드드득 드드드득


뒤에서는 계속해서 마크 전차의 포탄과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 계속해서 지축이 흔들렸다. 제발 자신에게만은 포탄과 탄환이 날라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모든 병사들은 달렸다.


쿠와왕 퍼엉!!!!


사방에서 포탄이 떨어질 때마다 땅이 움푹 파이고, 흙이 위로 치솟아올랐다. 이 때, 독일군 포병들이 대공포를 마크 전차에 발사했다.


쿠우웅 콰과광!!!!


대공포는 놀랄만큼 훌륭한 대전차무기였다. 탄속이 빠르고 낮게 직선으로 날라가더니, 그 강력해보이는 마크 전차를 깡통처럼 짜부라뜨리고 터트렸다. 벤이 외쳤다.


"해냈어!!!"


"빨리!!! 빨리!!!!"


다른 마크 전차 한 대는, 자신의 동료가 죽은 것을 보고는, 독일군 포병을 향해 천천히 포신을 돌렸다.


"우릴 겨냥하고 있어!!!!"


벤의 손이 후들거렸다. 하지만 애써 침착하게 포를 장전했다.


"발사!"


쿠와왕!!! 퍼엉!!!!


숫놈 마크 전차 한 대가 박살이 났고 활활 타올랐다. 용감한 포병들 덕분에, 독일군들은 전차의 포탄을 맞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미 후퇴한 보병이 벤에게 소리쳤다.


"너희도 빨리 와!!!!"


어느덧 마크 전차 네 대와 수많은 영국군이 이 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벤과 동료 포병은 포도 버리고 재빨리 달아나기 시작했다.


“쿠우웅 퍼엉!!!!”


마크 전차의 포가 독일군의 대공포를 박살냈다. 벤이 조금만 늦었다면 포탄 파편을 맞아 즉사했을 것 이다. 담가병들이 들것을 들고 부상병들을 날랐다. 독일군 포병은 더 이상 영국군이 진격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포를 쏘아댔다. 그렇게 독일군은 자신들이 빼앗았던 적의 참호를 다시 뺏기고, 전선 대치 상황은 일주일 전으로 되돌아갔다.


의무병이 마취도 하지 않고 한스 등에 박힌 포탄 파편을 빼내었다.


“으아악!!!!”


의무병이 소독을 하며 말했다.


“미안. 마취제가 다 떨어졌거든.”


그도 그럴 것이, 한스보다 훨씬 심각하게 부상을 당한 병사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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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씻을 수 없는 죄 +1 20.12.03 3,320 89 11쪽
33 두 번째 전차 노획 작전 +1 20.12.03 3,462 8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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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대의명분 +5 20.12.02 3,464 85 11쪽
30 전차 VS 전차 20.12.02 3,522 89 11쪽
29 영국군의 전차 공격 +4 20.12.01 3,637 87 11쪽
28 티거 +8 20.12.01 3,631 99 11쪽
27 최초의 독일 전차장 +3 20.12.01 3,687 97 11쪽
26 전차 노획 작전 +3 20.11.30 3,672 92 11쪽
25 무인지대에 피어오르는 불꽃 +5 20.11.30 3,633 99 11쪽
24 아돌프의 조언 +6 20.11.30 3,755 94 11쪽
23 죽어가는 영국 병사 +8 20.11.29 3,735 92 11쪽
» 패배 +4 20.11.29 3,767 90 11쪽
21 마크 전차와 한 판 승부 +4 20.11.29 3,863 95 11쪽
20 탈영병 처형 +5 20.11.29 3,926 91 11쪽
19 스톰트루퍼 +2 20.11.28 4,063 94 11쪽
18 빗줄기 속에 참호전 +6 20.11.28 4,258 97 11쪽
17 죽음의 안개 +7 20.11.28 4,134 99 11쪽
16 비 속에 불꽃 +9 20.11.27 4,278 98 11쪽
15 빡빡이가 된 독일 병사들 +5 20.11.27 4,392 9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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