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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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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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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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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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샤몽

DUMMY

“전차에 있으면 안전할 줄 알았는데 저렇게 쉽게 불타다니···”


독일 포병의 포격이 무인지대에 쏟아졌다.


쉬이익 콰과광!!!


슈욱 콰과광!!!


또 다시 전차 한 대가 불타올랐다. 무인 지대 여기저기에 시꺼먼 연기를 내뿜으며 활활 타오르는 전차들이 보였다. 프랑스 전차병들이 전차를 버리고 뒤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슈욱 쿠광!!!!


멈춰 있는 전차, 기껏해야 시속 6km 로 움직이는 느릿느릿한 전차를 포격으로 맞추는 것은 너무 쉬운 일 이었다. 독일 포병들은 신이 나서 계속 포를 발사했다.


“하하. 저 녀석들 움직이는 화장터 안에 숨어 있군.”


전차 안에서 벤이 말했다.


“지금 나였다면 전차 세 대는 박살내고 있는 건데!”


벤 말고도 전차병으로 끌려온 다른 포병들도 쌍안경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았다.


“뭐 안 싸우니까 좋네요.”


말할 것도 없이 독일군의 대승리였다. 요나스가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도 될 것 같은데.”


무인지대에는 8대의 프랑스 전차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3대의 독일 전차는 포 한 번쏴보지도 않고 천천히 돌아갔다. 한스는 생각에 잠겼다.


‘혹시 내가 전차의 위력을 과대평가했던 건가? 내가 했던 것들이 모두 쓸모 없는 것들이라면?’


어쩌면, 병사의 숙련되게 포를 쏘고, 용기 있게 적진에 뛰어들어 수류탄을 던지는 것이 최선의 방법 아니었을까? 전차란 것 자체가 기술자들의 말도 안되는 헛된 망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옆에서 슐츠 중위가 롬멜 소위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것 보게나. 저런 깡통 같은 장난감 따위, 우리 독일군에게 상대가 되지 못한다네.”


롬멜이 말했다.


“첩보에 의하면 프랑스는 여러 가지 전차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오늘 저 전차는 앞에 철조망을 자르는 와이어 커터가 달린 것으로 보아, 슈네데르 CA라고 추측됩니다.”


“다른 전차도 대전차호를 지나오긴 힘들걸세. 프랑스 놈들이 만들어봤자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놈들은 오늘 전투가 첫 전차 데뷔전이었습니다. 기술적인 개선을 하고 더 막강한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네가 알아서 잘 대비해보게.”


슐츠 중위가 자리를 비우자, 한스가 롬멜 소위에게 물었다.


“프랑스가 오늘 보았던 전차 말고 다른 전차도 개발중입니까?”


롬멜이 말했다.


“첩보에 의하면 놈들은 전문적으로 전차병을 육성하고 있다. 오늘 전투는 프랑스에게 있어 일종의 테스트였다네.”


“그렇다면, 독일도 전차를 계속 개발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장군들은 그렇지 않는 것 같네.”


며칠 뒤, 다른 전선에서 재미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프랑스가 전차 16대로 독일군을 공격했으나, 이 중에서 한 대를 제외한 15대가 모두 참호에 구덩이에 빠졌고, 포병들의 포격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고 불타올랐다는 소식이었다.


한스가 롬멜에게 물었다.


“그 전차는 무엇입니까?”


“생 샤몽이라고 하더군.”


슐츠 중위가 말했다.


“프랑스 놈들의 기술력은 별 볼일 없구만.”


다음 날, 한스가 티거에 기름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판터 안에서 요나스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화가 난 한스가 말했다.


“이봐! 전차 안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여기가 따뜻한 걸.”


“불 타 죽기 싫으면 빨리 나와! 이건 명령이다.”


한스의 명령에 요나스가 전차 밖으로 기어나왔다. 한스가 계속 기름칠을 하는데, 슐츠 중위가 와서 이야기했다.


“이 전차들은 모두 분해해서 야포를 만드는데 쓰기로 했네. 다들 원래 임무로 돌아가도록.”


슐츠 중위의 말에 한스는 하얗게 질렸다.


“그···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 세 전차 모두 잘 작동합니다. 영국, 프랑스 모두 신 기술의 전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필요합니다!”


“이보게. 우리는 야포가 더 필요해. 프랑스 놈들의 M1897 75mm보다 더 강력한 포를 만들어야 한다고 장군들이 결정했다네.”


이번 일은 슐츠 중위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군 상부의 명령이었다. 절망한 한스에게 슐츠 중위가 말했다.


“이보게. 지금 군인들만 전쟁에서 희생하는 것이 아닐세. 모든 돈과 자원이 군무기 개발에 쓰이느라 독일인들이 굶주리고 있다네. 전차 한 대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는 아는가? 아무튼 보병으로 다시 전공을 세우면 일등병이나 상등병으로 바로 진급시켜 주겠네.”


“저는 상등병 한스 파이퍼입니다.”


“아. 그렇군. 아무튼 수고하게.”


슐츠 중위가 돌아갔다. 한스는 아쉬운 눈으로 티거를 바라보다가 다시 교전 참호로 들어갔다. 요나스가 말했다.


“이제야 운전이 손에 익었는데 좀 아쉽네.”


니클라스가 말했다.


“내 생각엔 전차가 꽤 유용한 무기가 될 것 같은데 말이야.”


한스가 말했다.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니클라스가 말했다.


“내 생각에 전차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군의 알력 다툼과 상관 있다고 보네. 안 그래도 기관총 때문에 기병들이 모조리 쓸모 없게 되었거든. 그런데 전차로 진격한다니, 그 쪽 입장에서는 단단히 열받는 것이 당연하지.”


요나스가 말했다.


“기관총이 있는데 말로 참호를 진격하는 건 너무 잔인하지 않나?”


니클라스가 말했다.


“그렇다고 상부에서도 기병을 와해시킬 수는 없는 모양이야. 유명무실한 집단이 되었지.”


한스는 주머니 안에서 자신의 전차 설계도를 꺼내 보았다. 요나스가 한스의 설계도를 빼앗아서 관찰하였다. 찬찬히 살펴보던 요나스가 말했다.


“가운데 이건 뭐야?”


한스가 말했다.


“포탑이라네. 이걸 360도 회전하면서, 어느 곳에나 포를 쏠 수 있도록 설계했지. 목표물을 맞추기 위해 전차를 돌리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나? 이렇게 포탑만 돌려서 어느 방향이던 목표물을 맞출 수 있지.”


“이 뒤에 달린 꼬리는 뭔가?”


“차체가 길어야 참호에 파인 넓은 구덩이를 건널 수 있네. 하지만 차체를 무조건 크게 만드는 것은 중량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뒷부분에 꼬리를 달았네.”


요나스와 니클라스는 흥미롭다는 듯이 한스의 설계도를 바라보았다. 요나스가 말했다.


“멋진데? 이렇게 장난감 만들면 잘 팔리겠어.”


니클라스가 말했다.


“프랑스 놈들의 M1897 75mm 야포는 정말 강력해. 지금은 전차를 개발하는 것 보다, 강력한 포를 만드는게 더 급한거 아닐까?”


그 때, 루이스가 말했다.


“혹시 전차에 M1897 75mm 야포를 달 수도 있을까요?”


헤이든이 말했다.


“그건 우리 독일 기술력으로도 무리일거야.”


그 날 밤, 한스는 보초를 서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괜한 장난질에 군의 자원을 낭비한 것이었나···’


한스가 관리하던 세 전차는 시동만 걸어두어도 엄청나게 기름을 잡아 먹었다. 안톤이 정신병에 걸린 것도, 전차 노획 작전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프랑스 민간인들의 죽음도.


‘날씨가 꽤나 쌀쌀하네.’


어제까지만해도 전차의 시동을 걸어놓고 안에 들어가 뜨끈하게 보냈는데, 전차가 없으니 야간 보초를 서는 것은 꽤나 힘들었다. 그 때, 한 통신병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왔다.


“슐츠 중위한테 전할 말이 있네!!!”


한스가 그 통신병을 슐츠 중위가 머무는 곳으로 데려가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


통신병이 외쳤다.


“프랑스 전차에 의해 우리 쪽 전선이 붕괴하고 있네!”


그 통신병이 가져 온 소식은 너무나도 참혹했다. 엄청난 포격, 염소 가스, 겨자 가스의 공격, 그리고 슈네데르 CA전차와 생샤몽의 합동 공격! 많은 전차가 도중에 참호에 빠졌지만 28대의 전차는 독일군 참호에 도달하였고, 2년 동안 굳건히 방어하던 독일군의 말메종에 프랑스 군이 진격한 것 이었다! 교전 참호, 지원 참호, 예비 참호, 3 겹으로 되어 있던 강력하던 독일군의 방어선이 붕괴되고, 프랑스군은 고작 4일만의 2년간 찾기 못하던 땅을 되찾았다.


롬멜 소위가 물었다.


“우리 측 사망자는 어느 정도인가?”


“독일 군 사망자는 4만에서 5만 정도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군 사망자는 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롬멜이 물었다.


“놈들의 전차에 대해 말해보게. 어떤 포를 쓰는가?”


“놈들의 생샤몽은 M1897 75mm를 주포로 쓰고 있습니다!”


슐츠 중위, 롬멜 소위 모두 하얗게 얼굴이 질렸다. 프랑스의 자랑인 M1897 75mm 야포. 그것은 독일이 노획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최상품의 무기였다. 그런데 그 공포의 무기가 느릿하게 움직이는 무한 궤도를 타고 무인지대를 건너 참호로 진격해 온다는 것 이었다!


한스는 전차의 힘을 과소평가했던 독일 장군들에게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고!!! 도대체 이걸 어떻게 예상을 못한단 말인가!!!멍청한 독일 장군들 쓸모 없는 멍청이들!!!’


롬멜 소위가 말했다.


“타격이 너무 큽니다. 조만간 우리쪽도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슐츠 중위가 말했다.


“우리 노획 전차가 몇 대였지?”


한스가 대답했다.


“현재 3대 있습니다.”


결국 슐츠 중위는 노획 전차를 군수 공장에 보내 분해해서 야포로 만들 것이라는 명령을 취소하였다. 한스와 동료 전차병들은 고작 3대의 전술로 어떻게 이 진지를 방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전술을 짜기 시작했다. 롬멜은 예전에 썼던 기만 전술을 다시 이용하라고 명령했다. 자동차 여기 저기에 널빤지를 붙여서, 전차인양 적에게 눈속임을 하는 것 이었다. 프랑스 전차들이 그 쪽으로 포를 쏘고 있을 때, 독일군의 전차로 후방에서 기습 공격을 하는 것 이었다.


에밋이 말했다.


“그런데···전술을 세워도 놈들의 숫자가 많으면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에밋의 말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 때, 포병 출신의 벤이 말했다.


“내가 전차 상대로 포를 쏴보고 느낀건데, 꼭 포를 많이 맞췄다고 전차가 박살나는 것이 아니었어.”


“그게 무슨 말이야?”


“전차의 약한 부분, 측면부와 후면부. 그리고 연료 탱크가 있는 곳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 내가 쏘는 각도와 전차의 표면이 이루는 각이 직각일수록 더 쉽게 파괴되지. 또 이렇게 비스듬하게 쏘면, 포가 튕겨져 나가기도 해.”


“그러면, 우리가 전차를 비스듬하게 하면 놈들의 포가 우리 전차 장갑에 튕겨져 나갈 수도 있는 거야?”


“그렇지.”


그 때, 거너가 말했다.


“그래도 포에 맞으면, 우리는 불타 죽지 않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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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62 na******..
    작성일
    20.12.05 13:07
    No. 1

    경험에 의한 티타임 전술이 실전에 사용되는군요.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잘 읽고 있어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3 betastar
    작성일
    20.12.05 13:50
    No. 2

    오후에도 올리셨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무리한 연참은 굳이 안하셔도 됩니다. 건강 먼저 챙기세요ㅎㅎ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3 ascetics
    작성일
    20.12.05 16:09
    No. 3

    독자 추천 글 보고 왔습니다 재미있네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22 국조수호
    작성일
    20.12.05 16:10
    No. 4

    중위는 자기가 진급시켰으면서 계속 까먹네요. 한스 개인이 전쟁에 영향을 줄수있는게 제한적일텐데 어떤식으로 대전쟁이 끝나고 전후도 엄청 기대댑니다. 작가님 건강하세요.

    찬성: 4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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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뜻 밖의 소식 +4 20.12.08 2,982 80 11쪽
40 마크 VS 생샤몽 +2 20.12.07 2,978 74 11쪽
39 단 한 대라도 +3 20.12.06 3,135 80 11쪽
» 생 샤몽 +4 20.12.05 3,085 83 11쪽
37 새로운 철갑 괴물 +4 20.12.05 3,191 83 11쪽
36 전차를 지켜라 +4 20.12.04 3,186 80 11쪽
35 암표범 +6 20.12.03 3,255 87 11쪽
34 씻을 수 없는 죄 +1 20.12.03 3,318 89 11쪽
33 두 번째 전차 노획 작전 +1 20.12.03 3,461 85 11쪽
32 철십자 훈장 +9 20.12.02 3,539 83 11쪽
31 대의명분 +5 20.12.02 3,463 85 11쪽
30 전차 VS 전차 20.12.02 3,521 89 11쪽
29 영국군의 전차 공격 +4 20.12.01 3,636 87 11쪽
28 티거 +8 20.12.01 3,631 99 11쪽
27 최초의 독일 전차장 +3 20.12.01 3,687 97 11쪽
26 전차 노획 작전 +3 20.11.30 3,672 92 11쪽
25 무인지대에 피어오르는 불꽃 +5 20.11.30 3,633 99 11쪽
24 아돌프의 조언 +6 20.11.30 3,755 94 11쪽
23 죽어가는 영국 병사 +8 20.11.29 3,735 92 11쪽
22 패배 +4 20.11.29 3,766 90 11쪽
21 마크 전차와 한 판 승부 +4 20.11.29 3,863 95 11쪽
20 탈영병 처형 +5 20.11.29 3,926 91 11쪽
19 스톰트루퍼 +2 20.11.28 4,062 94 11쪽
18 빗줄기 속에 참호전 +6 20.11.28 4,258 97 11쪽
17 죽음의 안개 +7 20.11.28 4,134 99 11쪽
16 비 속에 불꽃 +9 20.11.27 4,278 98 11쪽
15 빡빡이가 된 독일 병사들 +5 20.11.27 4,392 9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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