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연재수 :
1,017 회
조회수 :
743,906
추천수 :
21,451
글자수 :
5,647,234

작성
20.12.08 00:03
조회
2,982
추천
80
글자
11쪽

뜻 밖의 소식

DUMMY

한스는 혹시나 해서 상체를 모두 밖으로 꺼내어 왼쪽을 살펴 보았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보니···


“으헉···..”


한스는 순간 온 몸이 굳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스의 오른쪽에 있는 포탄 구덩이에, 생샤몽이 빠져 있었다. 생샤몽이 아래쪽에 가라 앉아 있었기에, 마크 전차 우측 측면에 있는 포로도 생샤몽을 맞출 수 없었다. 생샤몽의 앞 쪽에 달린 포도 한스의 전차를 맞출 수 없을 터였다.


한스는 자신의 위화감의 실체를 알았다. 마크 전차의 엔진 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생샤몽에서 나오는 엔진과 금속 소리가 조금씩 들렸기 때문에 위화감을 느낀 것 이었다.


생샤몽 전차 옆에는 프랑스의 4중대를 뜻하는 클로버가 그려져 있었다. 프랑스의 생샤몽 전차는 각 중대를 뜻하는 마크로 하트, 다이아몬드, 스페이드, 클로버를 썼다.


한스는 오른쪽 대전차호에서 빠져나오려 애쓰는 생샤몽을 보았다. 한스의 마크 전차와 생샤몽은 제각기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한스의 마크 전차의 측면 장갑과 생샤몽의 측면 장갑의 거리는 고작 3~4m 정도였다!


그 대전차호에 빠진 생샤몽의 전차장도 몸을 해치 위로 꺼내고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는 철모도 쓰지 않고,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스는 자신의 심장이 요동치고 얼굴에서 피가 싸그리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한스는 자신의 품 안에서 권총을 꺼내어 그 자를 겨냥했다. 순간, 생샤몽의 프랑스인 전차장이 고개를 돌렸다.


타앙!!!


한스의 총알이 빗나갔다. 프랑스 전차장이 한스를 보고 입을 커다랗게 벌렸다. 그리고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타앙!! 타앙!! 타앙!


프랑스 전차장이 총알을 맞고 해치 안으로 쓰러졌다. 한스가 재빨리 전차 안으로 들어가서 수류탄을 꺼냈다. 그리고 격발끈을 잡아당기고 생샤몽 천장에 있는 해치 안으로 던져 넣었다. 막대형 수류탄은 쏙, 해치 안으로 들어갔다. 한스는 재빨리 자신의 해치를 닫았다.


쿠과광!!! 콰광!!!!


생샤몽이 폭발하면서 온갖 파편이 사방에 튀었다. 거너가 비명을 질렀다.


“으악!!!! 뭐야!!!”


한스가 스패너로 마크 전차를 때리며 수신호를 보냈다.


“전진!!전진해!!!”


한스는 아직도 손과 머리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다. 생샤몽이 마크 전차보다 크기는 작았지만 속도는 더 빨랐다. 그리고 놈들의 기다란 75mm포는 마크 전차보다 목표를 더 정확하고 강력하게 파괴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놈들의 포는 주퇴복좌기를 쓰기 때문에 장전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괜히 장거리에서 선제 공격했다가 위치를 들키게 되면 한스 입장에서 지극히 불리해진다.


한스는 긴장이 되어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해치를 열고 다시 몸을 밖으로 내밀고 쌍안경으로전방을 관찰하였다. 한스는 생샤몽 두 대를 발견했다.


“1시 방향! 적 전차 두 대!”


정작 적 전차를 보게 되니, 평정을 되찾고 긴장이 가라앉았다. 차분하고 명료하게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스의 1호 전차와 바그너 상병의 3호 전차가 정지했다. 한스가 외쳤다.


“발사!”


벤이 포를 장전하고 발사했다.


슈우욱 쿠광!!!!


바그너 상병의 3호 전차의 포수도 포를 발사했다. 한스가 외쳤다.


“다시 발사! 계속 발사해!!!”


생샤몽이 이 쪽의 위치를 알게 되면, 놈들이 더 강력하고 빠른 포로 이 쪽을 공격할 것 이다. 적 전차가 파괴되었는지 확인하느라 어물쩡댈 시간이 없다.


쉬익 쿠과광!!!


슈욱 콰광!!!


한스의 전차와 바그너 상병의 전차가 다시 포를 발사했다. 그 순간!!!


콰과광!!!!


쉬이익


한스의 전차와 바그너 상병의 전차 가운데 포가 떨어졌다!!! 지축의 진동이 전차를 타고 두개골까지 올라왔다.


“젠장!!! 놈들의 포가 우리 대가리 위를 지나갔어!!!”


한스가 스패너로 전차를 캉캉 때리고 소리지르며 수신호를 보냈다.


“후진!후진!!!구멍 안으로!!!!”


한스의 전차는 뒷 편에 있는 커다랗게 파인 포탄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쿠과광!!! 쉬이익


조금만 늦었다면 놈들의 포에 한스의 전차가 폭발했을 것 이다! 한스의 전차가 포탄 구멍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 바그너 상병도 자신의 3호 전차를 후진시켜 대전차호 안으로 들어갔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머리 위로 폭발하는 것이 느껴졌다. 포탄이 3호 전차를 지나 뒤로 떨어진 것 이었다.


“젠장!!!”


생샤몽의 포는 너무 강력했다. 그 때, 독일군의 포가 생샤몽을 향해 내리꽂았다. 생샤몽의 장갑은 깡통처럼 짜부라졌고, 활활 불타 올랐다.


그렇게 독일군은 가까스로 참호를 방어하는 것에 성공했다. 생샤몽은 마크 전차보다 확실히 강력한 전차였다. 하지만 독일군 포병은 이미 영국의 마크 전차와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전차를 노련하게 상대할 수 있게 된 것 이었다.


이등병들이 무인지대로 나가서 철조망을 보수하는 작업을 했다. 무인지대에 시체 썩는 냄새, 화약 냄새는, 생샤몽의 연료 탱크가 불타오르면서 나오는 냄새와 절묘하게 섞여서 이등병들의 코를 찔러댔다. 무인지대에서 불타고 있는 생샤몽이 일종의 이정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등병들이 철조망을 보수하다가 길을 잃고 적군의 참호로 가게 될 위험은 줄어들었다.


이번 생샤몽과의 전투에서 슐츠 중위는 딱히 도움 준 것이 없었지만, 신문에는 생샤몽 수십대를 물리친 독일군의 영웅으로 기사가 떴다. 요나스, 바그너 상병, 니클라스 등은 이 신문을 읽고 분노를 터트렸다. 요나스가 말했다.


“왜 우리 이야기는 없어? 우리는 고작 전차 3대로 놈들을 물리쳤다고.”


니클라스가 말했다.


“노획 전차로 세운 전공이라, 독일군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지. 영국의 기술력이 좋다고 비추어질 수도 있으니까.”


바그너 상병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슐츠 중위 그 인간의 멍청한 얼굴에 주먹을 날려주고 싶다네.”


슈타이너 상병이 말했다.


“슐츠 중위 정도면 최악의 장교는 아닐세. 내가 있던 전선의 중위는 소위에게 돌격 명령에 따르지 않는 병사는 사살하라고 명령을 내렸어.”


바그너 상병이 물었다.


“그런 놈이! 그 놈은 어떻게 되었나?”


슈타이너 상병이 말했다.


“전투 도중 한 아군 병사의 오인 사격에 의해 죽었다더군.”


슈타이너 상병의 말의 의미는 다들 알고 있었다. 아마 그 중위는 혼란한 전투 중에, 독일 병사에 의해 의도적으로 살해된 것이 분명했다.


힘든 전투는 끝났지만, 11월의 추위는 병사들의 발을 참호족과 동상으로 팅팅 부어오르게 했다. 병사들의 발은 피가 가득한 물집으로 뒤덮였다. 여러 명의 적군을 용감하게 사살한 병사들조차, 자신의 발에 있는 물집을 짜는 것을 두려워했다. 의무병들은 병사들보다 훨씬 용감했다. 그들은 병사들의 발을, 무슨 고깃덩어리나 버터 덩어리처럼 취급했다. 의무병이 매스로 병사의 발에 잡힌 커다란 물집을 터트리자, 그 안에서 피와 고름이 섞여서 툭 튀어 나왔다.


의무병이 형식적으로 말했다.


“발을 하루에 두 번 잘 씻고 양말도 잘 말리게.”


그 말을 들은 병사가 자신의 발을 부여잡고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뭐? 발을 씻으라고? 먹을 물도 없는데?”


병사들은 배고픔, 추위 뿐만 아니라 갈증에 시달렸다. 물론 참호에 포탄 구덩이마다 널린 것이 물이었다. 그리고 그런 물 주변에는 언제나 썩어가는 시체가 널려 있었다. 물을 끓여서 먹을 수도 없는 것이, 물을 끓이다 연기가 나게 되면 적군에게 현재 위치만 알려주는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 병사가 참지 못하고, 기관총에 넣어둔 물을 몰래 마시려고 했다. 그걸 본 슈타이너 상병이 소리쳤다.


“이봐! 그만둬!”


그 병사는 슈타이너 상병이 자신을 혼내려는 줄 알고 재빨리 입을 갖다대고 벌컥벌컥 마셨다. 그런데 왠지 모를 짠 맛이 났다.


“우웩!!!!우웩!”


슈타이너 상병이 안쓰럽다는 듯 말했다.


“안 그래도 물이 부족한데 누가 깨끗한 물을 거기 넣어두겠나. 내가 어제 싼 오줌일세.”


한스의 발도 동상과 참호족으로 팅팅 부어있었다. 군화를 벗거나 신을 때조차 너무 아파서 외마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걸을 때마다 물집이 엄청나게 아팠지만, 벗어서 확인하는 것 조차 두려웠다. 슈타이너 상병이 한스에게 조언했다.


“이보게. 칼로 이렇게 군화 이 부분에 적당히 칼집을 내게. 너무 자르면 곤란하고.”


슈타이너 상병의 군화는 여기 저기 칼집이 나 있었다. 그렇게 칼집을 내서, 군화를 원래 사이즈보다 좀 헐겁게 만든 것 이었다.


한스도 조심스럽게 군화를 벗어 칼집을 낸 이후에 다시 신어 보았다. 아까보다는 조금 발이 편하게 느껴졌다. 슈타이너 상병이 담배갑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한스를 보며 말했다.


“이보게 자네도 하나 피울텐가?”


“괜찮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그 때 한스는 슈타이너 상병의 담배갑에 적혀 있는 글귀를 읽었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어서 당신을 보고 싶어요.’


전쟁터에 있는 남편과 남자친구, 아들을 위해 담배갑을 보내주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슈타이너 상병의 아내가 담배갑에 남편을 빨리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아 보낸 것 이었다. 슈타이너 상병이 말했다.


“자네는 여자친구는 없나?”


“없습니다.”


“부모님은 살아 계신가?”


“두 분 다 살아 계십니다.”


슈타이너 상병이 담배를 한 입 물고는 말했다.


“이보게.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고 싶지 않은 것은 이해가지만, 한 번쯤은 편지를 쓰게.”


한스는 단 한 번도 집에 있는 부모와 편지를 주고 받은 적이 없었다. 편지는 커녕, 다른 병사들은 모두 받는 소포 한 번 받아본 적 없었다. 그래서 다른 병사들이 자신이 받은 담배, 비스킷 등을 주고 받을 때, 한스만 아무 것도 교환하지 못 했다. 한스는 자신의 부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대충 얼버무리고 자리를 피했다.


‘전차 시동이나 걸어줘야지.’


날이 점점 추워져서 더 자주 전차에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어야 했다. 한스가 전차의 시동을 걸고 옆에 앉아 있는데, 롬멜 소위가 다가왔다.


“이보게. 우리 군이 지난 번 수복한 지역에 마크 전차 300대 가량이 남아 있는 것을 비행선이 발견했다네.”


“네? 300대 말입니까?”


“그렇다네. 지금 그 노획 전차들을 수리하기 위한 재생공장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최고의 교관 +7 20.12.10 2,972 93 11쪽
43 전차병 훈련 +2 20.12.09 2,889 74 11쪽
42 A7V 시험 주행 +8 20.12.09 2,949 81 11쪽
» 뜻 밖의 소식 +4 20.12.08 2,983 80 11쪽
40 마크 VS 생샤몽 +2 20.12.07 2,979 74 11쪽
39 단 한 대라도 +3 20.12.06 3,135 80 11쪽
38 생 샤몽 +4 20.12.05 3,085 83 11쪽
37 새로운 철갑 괴물 +4 20.12.05 3,191 83 11쪽
36 전차를 지켜라 +4 20.12.04 3,186 80 11쪽
35 암표범 +6 20.12.03 3,255 87 11쪽
34 씻을 수 없는 죄 +1 20.12.03 3,318 89 11쪽
33 두 번째 전차 노획 작전 +1 20.12.03 3,461 85 11쪽
32 철십자 훈장 +9 20.12.02 3,539 83 11쪽
31 대의명분 +5 20.12.02 3,463 85 11쪽
30 전차 VS 전차 20.12.02 3,521 89 11쪽
29 영국군의 전차 공격 +4 20.12.01 3,637 87 11쪽
28 티거 +8 20.12.01 3,631 99 11쪽
27 최초의 독일 전차장 +3 20.12.01 3,687 97 11쪽
26 전차 노획 작전 +3 20.11.30 3,672 92 11쪽
25 무인지대에 피어오르는 불꽃 +5 20.11.30 3,633 99 11쪽
24 아돌프의 조언 +6 20.11.30 3,755 94 11쪽
23 죽어가는 영국 병사 +8 20.11.29 3,735 92 11쪽
22 패배 +4 20.11.29 3,766 90 11쪽
21 마크 전차와 한 판 승부 +4 20.11.29 3,863 95 11쪽
20 탈영병 처형 +5 20.11.29 3,926 91 11쪽
19 스톰트루퍼 +2 20.11.28 4,062 94 11쪽
18 빗줄기 속에 참호전 +6 20.11.28 4,258 97 11쪽
17 죽음의 안개 +7 20.11.28 4,134 99 11쪽
16 비 속에 불꽃 +9 20.11.27 4,278 98 11쪽
15 빡빡이가 된 독일 병사들 +5 20.11.27 4,392 9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