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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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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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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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차 노획 작전

DUMMY

히틀러의 말에, 한스가 경탄했다.


“자네는 야망이 참 많군.”


“이런 조그만 철조각 따위, 병사들에게 죽음을 무릅 쓰라고 하나씩 던져주는 당근에 지나지 않아. 난 온 인류가 내 이름을 기억하게 할 걸세. 그리고 독일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게 만들겠어.”


예전 같으면 망상 어린 헛소리로 치부했을 테지만, 철십자 훈장을 달고 있는 히틀러의 쇳소리 섞인 목소리는 이제 제법 무게 있게 들렸다. 히틀러가 한스를 격려했다.


“자네도 사나이라면 뭐든지 도전해보게나!”


히틀러의 말에 한스는 결심했다.


‘그래! 나는 언젠가 전차를 만들고, 그 전차의 이름이 전쟁 역사에 남도록 할거야!’


한스는 자신이 노획한 마크 4형 전차인 티거를 바라보았다.


‘지반을 조사할 때 병사 한 명 위에 다른 병사가 올라가게 하고, 한 발로 서 보게 해서, 운전 가능한 지대를 알아보는 것은 너무 무식한 방법이야···’


한스는 길다란 막대기 하나를 주워 왔다.


‘이걸 땅에 꽂아보고, 얼마나 들어가는지 관찰하고 운전 가능한지, 궤도에 오일은 얼마나 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수도···’


이제 독일 병사들은 전차에 대해 점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평소에 탄피를 가공하여 나이프, 전투기 모형 등의 작품을 만드는 취미가 있던 요나스는, 탱크 모양의 작품을 만들었고, 이는 병사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병사들은 전차에 탑승해보았던 거너, 에밋, 루이스, 헤이든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보았다. 헤이든이 말했다.


“전차 안에선 시야가 많이 좁습니다. 이렇게 가느다란 슬릿 모양의 구멍으로 주변을 관찰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쪽으로 집중 사격하면 놈들의 얼굴에 총알을 박아 놓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때, 거너가 겁을 내며 말했다.


“그건 우리 전차도 약점인건 마찬가지잖아.”


한스가 말했다.


“전차 여기저기 가짜로 관측창을 그려 넣는 건 어떨까? 적군들이 그 쪽을 향해 집중 사격하겠지.”


한스의 말대로, 티거의 옆면에는, 적군이 좁고 길다란 관측창이라 착각할 만한 것들을 여기 저기 그려 넣었다. 그 때, 니클라스가 이야기했다.


“모리츠 상병이 쏘는 대전차 소총에도 전차는 꽤 약해 보였어. 뭔가 방법이 없을까?”


한스는 티거 옆 면에, 여기 저기 십자가 표시를 했다. 저격수들이 티거를 조준할 때, 어느 곳을 조준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한 대뿐인 전차를 어떻게 운용할지도 큰 문제였다. 무인지대에는 이미 대전차지뢰 뿐 아니라 그보다 훨씬 위험한 불발탄이 여기 저기 있었기에, 섣불리 무인지대를 지나가다가 엄청난 대형 사고가 터질 수도 있었다.


이 때, 슐츠 중위가 한스를 불렀다.


“상부에서 자네와 전차 운전 경험이 있는 병사들을 전차 노획단에 합류시키도록 결정했네.”


한스는 순간 깜짝 놀랐다.


“네?”


슐츠 중위가 말했다.


“장교들은 전차를 개발하는 것에 회의적이었다네. 야포를 운반할 트랙터나 대공포를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 했었지. 하지만 최근 전투의 승리로, 전차 개발이 승인되었다네.”


“그럼 우리 독일군의 전차가 만들어 지는 것 입니까?”


“독일군의 전차가 실전에 투입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걸세. 그래서 영국군이 고장 난 전차를 버리고 간 것을 수리해서 자네들이 노획해서 오는 걸세.”


슐츠 중위가 비행선이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영국 놈들의 마크 전차는 많은 수가 중간에 기동 불가가 되어서 그대로 버려진다네. 하지만 우리 독일의 기술은 세계 최고 아닌가. 가장 실력 좋은 기술자들을 붙여줄 테니, 그것들을 노획해서 오게나.”


이것은 괜찮은 기회였다. 지난 번처럼 잘 운영되고 있는 전차를 노획하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했다. 하지만 그대로 버려진 것을 수리해서 가지고 오는 것은 제법 할 만했다.


슐츠 중위가 콧수염을 문지르며 말했다.


“잘만 하면 자네를 상등병으로 진급시켜 주겠네. 어쩌면 하사로 진급도 가능할 걸세.”


슐츠 중위는 한스가 작전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한스가 말했다.


“저, 그렇다면 제가 전투 시에 전차를 운용할 때, 포수와 장전수를 더 뽑아도 괜찮습니까? 현재 인원 만으로는 전투 시에 양 쪽에 포를 모두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슐츠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상등병으로 진급만 하면, ‘자네’ 전차병들을 뽑을 권한을 주겠네.”


한스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매번 위험한 임무만 맡고, 보상도 없었지만, 이번 임무는 꽤나 할만했다.


“감사합니다!”


사실 한스는 진급이 부담스러웠다. 상등병으로 진급이 된다면, 그만큼 다른 신병들에 대한 자기 책임만 늘어나는 꼴이었다.


‘그래도 쥐꼬리만한 봉급이 늘어나면, 전쟁 이후 대학을 다닐 때는 편하겠지···’


돈을 모아두었으니, 혼자서 작은 방을 빌려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도 있을 것 이다. 전투에서 다리나 왼팔이 없어져도, 공학을 공부하고, 언젠가 전차를 설계할 수 있을 것 이다. 참호 속에서는 여전히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쥐들은 잔치를 벌였다. 온 몸에 이가 들끓었다. 하지만 한스는 희망을 품었다.


‘포탄 파편에 얼굴이 짓이겨져도 좋다. 목숨만 붙어 있으면 언젠가 내 전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른 동료들은 아내, 가족에게 버림받을 까봐 부상을 입는 것을 죽음보다 두려워했다. 하지만 한스는 언제나 혼자 였기에 그런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한스는 전쟁이 시작하기 전에는 가족, 학교, 독일, 온 세상을 증오했다. 그러나 전차에 대한 꿈은 이 증오를 잊게 만들었다. 한스는 언젠가 전차를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떻게 되던 상관 없었다.


한스, 에밋, 거너, 루이스, 헤이든을 데리고 이번 전차 노획 임무에 다시 참가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 롬멜 소위가 한스를 불렀다. 롬멜이 한스에게 말했다.


“대전차 지뢰를 챙겨 가게. 전차 궤도 자국으로 적이 왔던 길을 확인할 수 있지 않나? 그 곳에 대전차 지뢰를 깔아두고 예의 주시하게.”


한스는 롬멜의 말에 당황했다. 사실 지난번 전차 전에서 승리한 것도 전적으로 롬멜의 전술 덕이었고, 그의 예상은 거의 적중했기에, 이런 말은 한스를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다.


“수리하는 도중에 적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롬멜이 말했다.


“당연한 것이 아닌가. 어쩌면 자네들이 탱크를 수리하고 있는 도중에 적 전차가 그 길로 더 올 수도 있다네. 탱크를 호위할 보병을 더 데려가게.”


한스는 슐츠 중위를 마음 속으로 저주했다.


‘슐츠 이 빌어먹을 자식···.’


한스는 요나스, 안톤, 니클라스를 이번 작전에 같이 데리고 가기로 했다. 사실상 일등병 이등병으로만 구성된, 상부 입장에서는 다 죽어도 보고서에 한 두 줄로만 기록될 오합지졸 부대였다. 베를린에서 뛰어난 기술자로 유명하다는, 마이어씨, 호프만씨, 노이만씨와 함께, 차량을 타고, 그들은 비행선이 정찰했던 지역으로 이동했다. 한스가 말했다.


“주변에 매복이 없는지 예의 주시하도록.”


지난번 전차 노획 때, 기습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체감했기 때문에 모두 덜컹거리는 차량 위에서 주변을 잘 살폈다. 요나스가 말했다.


“고작 전차 한 대 때문에 이 많은 인원이 가는 거야? 그것도 고장 나서 작동할 지도 모르는 전차를?”


니클라스가 말했다.


“마이어씨, 고장 난 전차를 우리가 고칠 수 있나요?”


마이어씨가 말했다.


“단순 기능 고장이라면 고칠 수 있는데, 부품 고장이라면 고칠 수 없네. 영국제 탱크라 우리한테는 부품이 없지 않은가.”


호프만씨가 말했다.


“고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군수 공장에 설계도를 넘겨줄 수 있네.”


성공할지,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전투에 목숨을 거는 것은 이등병들 입장에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안톤이 말했다.


“한스, 적군이 있으면 그냥 후퇴해도 되는 거지?”


한스가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물론. 가능하면 전투는 피한다.”


한스의 동료들은 이번 작전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악의는 없었지만, 한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저···저기···전차다!”


운전병이 말하는 곳에는 영국군에 의해 버려진 마크 전차가 한 대 있었다. 포신이 짧은 것으로 보아서는 마크 4 전차였다. 한스는 말했다.


“매복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


병사들은 모두 차량에서 내리고 총을 겨눈 채로 주위를 수색했다. 하지만 이 근방에는 새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전차는 주변에 이슬이 맺혀 있었고, 궤도가 약간 가라앉아 있었다. 버려지고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았다. 마이어씨가 말했다.


“이거 시간이 좀 지나서 궤도가 가라앉았는데요. 일단 수리해보겠습니다.”


마이어씨, 호프만씨, 노이어씨가 수리를 하고, 병사들은 바닥에 있는 전차 무한궤도의 흔적을 관찰했다. 적의 전차는 최소 7대는 되는 것 같았고, 이 전차만을 버려둔 채로 그들은 모두 이 곳을 지나갔다. 헤이든이 말했다.


“영국놈들은 계속 전차 공장을 돌리고 있군.”


영국에서는 계속 기술을 발전시키며 신형 전차를 만드는데, 이렇게 노획이나 하다니, 한스는 갑자기 독일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한스가 말했다.


“양 쪽에 대전차 지뢰 설치하고 매복한다.”


영국군이 왔던 방향에 병사들은 대전차 지뢰를 매설했다. 그리고 나뭇잎 밑에 매복을 하고, 쌍안경으로 적군이 오지는 않는지 주시하였다. 한스는 문득 생각했다.


‘전차의 시동을 끄고 이런 숲 속에 매복한다면, 두 대의 전차 만으로도 훨씬 많은 적군의 전차를 기동 불가로 만들 수 있겠어!’


그렇게 기습한다면, 적군은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포에 맞아서 순식간에 전멸할 것 이다. 전차가 두 대만 된다면, 그런 전술을 써먹을 수 있다. 한스가 기술자들에게 물었다.


“수리는 가능할 것 같습니까?”


마이어씨가 말했다.


“내부는 멀쩡하지만 궤도를 좀 손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스는 전차의 수리를 기술자들에게 맡기기로 하고, 매복해서 동향을 살피는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에밋, 거너, 헤이든, 루이스는 풀숲에 숨어서, 적이 올지도 모르는 방향을 향해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요나스는 기관총을 잡고 있었다. 한스가 말했다.


“자네는 좀 쉬게.”


요나스는 기관총을 손에서 놓고 잠시 눈을 감았다. 한스는 적군이 오지 않는지 예의 주시했다. 한스는 얼마 전까지 가장 강한 무기인 줄로 알았던 기관총을 잡고 대기했다.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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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전차병 훈련 +2 20.12.09 2,891 74 11쪽
42 A7V 시험 주행 +8 20.12.09 2,950 8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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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생 샤몽 +4 20.12.05 3,086 83 11쪽
37 새로운 철갑 괴물 +4 20.12.05 3,193 83 11쪽
36 전차를 지켜라 +4 20.12.04 3,187 80 11쪽
35 암표범 +6 20.12.03 3,256 87 11쪽
34 씻을 수 없는 죄 +1 20.12.03 3,320 89 11쪽
» 두 번째 전차 노획 작전 +1 20.12.03 3,463 85 11쪽
32 철십자 훈장 +9 20.12.02 3,540 83 11쪽
31 대의명분 +5 20.12.02 3,464 85 11쪽
30 전차 VS 전차 20.12.02 3,523 89 11쪽
29 영국군의 전차 공격 +4 20.12.01 3,637 87 11쪽
28 티거 +8 20.12.01 3,631 99 11쪽
27 최초의 독일 전차장 +3 20.12.01 3,687 97 11쪽
26 전차 노획 작전 +3 20.11.30 3,673 92 11쪽
25 무인지대에 피어오르는 불꽃 +5 20.11.30 3,633 99 11쪽
24 아돌프의 조언 +6 20.11.30 3,755 94 11쪽
23 죽어가는 영국 병사 +8 20.11.29 3,735 92 11쪽
22 패배 +4 20.11.29 3,767 90 11쪽
21 마크 전차와 한 판 승부 +4 20.11.29 3,863 95 11쪽
20 탈영병 처형 +5 20.11.29 3,926 91 11쪽
19 스톰트루퍼 +2 20.11.28 4,063 94 11쪽
18 빗줄기 속에 참호전 +6 20.11.28 4,259 97 11쪽
17 죽음의 안개 +7 20.11.28 4,134 99 11쪽
16 비 속에 불꽃 +9 20.11.27 4,278 98 11쪽
15 빡빡이가 된 독일 병사들 +5 20.11.27 4,393 9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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