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하수구
결국 슐레프 중대의 연료와 탄약, 식량은 거의 다 바닥나고 말았다. 포위당한 악몽의 날 밤 8시, 소련군은 독일군 점령 지역에 계속해서 포탄을 쏟아부었다.
쉬이잇! 쿠과광!!!
슈웃! 콰광!!
계속된 소련군의 포격에 독일군은 남은 탄약과 식량, 물품을 모두 지하실로 옮기고 있었다. 오토와 전차병들 또한 빠른 속도로 남은 탄약과 식량, 연료를 지하실로 옮기고 있었다.
"빨리!! 빨리 옮겨!!"
그렇게 명령을 내린 이후 오토는 전차병들과 함께 서둘러 땅을 팠다. 오토 소대의 기동불가된 전차들을 엄폐하기 위하여 전차를 위한 호를 파두어야했다.
'이런 시발!!!'
계속해서 중포탄이 쏟아져내렸다.
쉬잇!! 쿠과광!!! 콰과광!!!
에밀이 땅을 파며 울부짖었다.
"그래도 좋은 점도 있지 않습니까!! 포위당한 덕분에 골치아픈 헌병 조사는 피해갔...악!!!"
알프레트가 에밀의 허리를 쿡 찔렀다. 그렇게 땅을 파서 전차를 모두 엄폐시킨 이후 오토는 전차병들과 함께 도서관 건물 지붕 위로 올라갔다. 지붕 위에는 이미 오토의 동료들이 있었다. 볼프강이 말했다.
"27구역 탄약고 하나 날아갔대!"
소련군의 포격에 보병들이 쓰던 탄약고가 날아간 것 이었다. 오토는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종교를 믿는 녀석들은 신을 향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헬무트가 말했다.
"오토 자네도 기도 좀 하라고!"
오토가 빈정댔다.
"나는 신 따위 믿지 않네. 전쟁터에서 믿어야할건 전술과 운, 전우들 뿐이지."
그 때 통신병이 외쳤다.
"조만간 항공 보급 온다고 합니다!!"
"하...항공 보급?"
항공 보급이 오면 식량도 탄약도 보급받을 수 있을 것 이었다. 그렇게 오토와 동료들은 루프트바페 참새 새끼들이 독일군 점령 지역에 제대로 보급품을 떨어트려주길 바랬다. 그리고 이 시각, 늑대굴의 한스 또한 괴링의 호언장담을 믿고 있었다.
괴링은 포위된 아군에게 항공 보급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
"하수구로 보급을 받는 것 보다는 이게 훨씬 나을 것 이오!!!"
천만 다행히도 오늘 모스크바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서 항공 보급이 가능하겠지만 아직 장마 기간이라 비 올때는 힘들텐데...그래도 공군 관련해서는 나보다 잘 알겠지!!! 믿는다!!! 괴링!!!'
그렇게 오토와 동료들은 5층 건물 위에 올라서 루프트바페 참새들의 보급을 기다렸다. 한편, 소련군 점령 지역 쪽에서는 하늘을 향해 대공 기관총을 긁어댔다.
펑! 펑! 펑! 펑! 펑!
드륵 드르륵 드르르륵 드르륵
여기저기서 4줄기의 빛이 하늘로 쏘아올려졌다. 대공포 사수는 하늘에서 예광탄, 조명탄이 번쩍거릴 때마다 보이는 시커먼 독일군의 항공기들이 보였다. 독일군 항공기들은 대공포를 맞지 않기 위해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고 있었다.
"계속 쏴!!!"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예광탄과 대공포가 하늘에 쏘아올려지며 하늘에 뒤엉킨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그리고 오토와 동료들을 포함하여 독일군은 제발 루프트바페 녀석들이 제대로 보급을 떨어트려주길 바랬다.
"여기야!! 이 쪽이야!!"
오토는 생전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
"신이시여 거기 있다면 제발 저 기열 참새 새끼들이 이 쪽으로 식량 보급을 해줄 수 있도록..."
하지만 기열 루프트바페 참새 새끼들은 식량이 들어있는 캡슐을 모조리 소련군이 있는 진영에 투하했다. 오토가 머리를 쥐어뜯고 울부짖었다.
"이 기열 참새 좆같은 &%$@ 시발 새끼들아!!!"
어떤 녀석들은 지붕에 주저앉았다.
"우린 망했다!!!"
"여기서 다 쫄쫄 굶어 죽을거야!!"
스테판, 헬무트, 게오르크, 볼프강, 블라덱은 자리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배가 고팠고 어지럽고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식수도 구하기 어려울까봐 건물 지붕 위에는 여기저기 양철 통을 갖다놓고 빗물을 받을 준비를 해둔 상황이었다.
오토와 동료들은 터덜터덜 지하로 내려갔다. 이 도서관 건물 지하에는 임시 치료소를 만들어둔 상황이었다. 침대를 놔둘 공간도 없어서 이리저리 부상자들이 뒤엉켜있는 상태였다. 부상병들의 비명 소리가 계속 들렸다.
"으아악!! 아아악!!"
오토는 혼자서 자리를 빠져나간 다음 주위에 아무도 없는지 확인하고는 주머니에 쳐박아두었던 다 부서진 비스킷을 꺼내어 먹었다.
'난 반드시 살아남는다!!!'
그렇게 오토는 다시 지하로 내려온 다음 벽에 기대어 눈을 붙였다. 그 때, 슐레프 중대장이 와서 외쳤다.
"중대 전체 장교 회의실로 집합!!"
오토와 친구들은 임시 회의실로 집합했다. 슐레프 중대장은 미로처럼 그려진 하수구 지도와 함께 하수구를 통한 보급 계획을 설명했다.
"조만간 보급부대가 하수구를 통하여 탄약, 식량, 연료를 보급해줄 것 이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티거의 연료를 하수구로 보급해준다고? 제정신인가?'
티거는 참고로 엄청난 연료를 먹는다. 하수구를 통하여 연료를 보급받아도 기껏해야 3호 전차와 4호 전차, 판터를 1시간 정도 기동 가능할 것 이었다. 다들 이 작전에 회의적이었다.
'로스케도 병신이 아닌데 하수구로 보급을 하게 내버려둘까?'
슐레프 중대장이 외쳤다.
"이번 보급 작전의 성공을 위하여, 세계대전때부터 활약했던 베테랑 전사들을 같이 보낼 것 이다!"
그렇게 오토는 지크프리트 4인조와 요하네스와 함께 하수구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올라프가 얼굴을 찡그렸다.
"냄새가 고약하네!!"
크리스티안은 더러운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우웨웩!!!"
라스푸티차로 인하여 하수구에 물은 상당히 차있었고 유속이 거셌다. 오토가 말했다.
"똥물을 지나가야겠군..."
하수구에는 10센치 정도 깊이로 물이 차있었고, 오토 일행이 계단을 통해 내려간다면 결국 군화의 10센치 정도가 똥물에 잠길것이 분명했다. 내려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식량과 탄약, 연료를 생각하며 오토 일행은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윽!!!"
걸을 때마다 첨벙첨벙 소리가 났고 똥오줌물이 바지에 튀겼다.
'이런 시발!!!'
오토와 요하네스, 지크프리트 4인조는 손전등을 들고 하수구 곳곳을 살피며 천천히 걸어갔다. 하수구에는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곳과 물이 거세게 흘러가는 곳이 있다. 잘못 발을 디뎠다가 물에 빠지면 똥물에 빠져서 죽기 때문에 조심해야했다.
오토는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포탄을 맞아 죽거나 총알을 맞거나 전차가 피격당해 죽는것은 상상했지만 똥물에 빠져죽는건 상상한 적이 없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의 로베르트가 말했다.
"여기서 전사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귀하의 아들은 영웅적으로 전선에서 싸우다가 똥물에 빠져 똥독에 감염되어 죽었습니다 라고 우편이 가겠지."
오토가 말했다.
"쉿! 조용해 주십시오!!"
하수구 곳곳에 꺾이는 부분이 많았다. 어느덧 앞에 사거리가 보였다. 지도에 따르면 여기서 좌회전해야 했다. 지크프리트 4인조의 크리스티안이 손짓했다.
'저희가 먼저 가겠습니다!!'
올라프와 로베르트 모서리를 돌기 전에 자리를 잡았다. 올라프가 앞에서 자세를 숙이고, 로베르트는 서있는 상태로 서로 다리를 맞댔다. 그리고 3번 같이 다리를 움직이며 박자를 맞췄다.
'하나, 둘, 셋!'
그와 동시에 올라프는 자세를 낮춘 상태로, 로베르트는 서있는 상태로 잽싸게 좌측으로 돌아서 총으로 겨누었다.
다행히 적군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올라프와 로베르트가 손짓했고 크리스티안과 호르스트, 오토와 요하네스도 따라 들어갔다.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오토 일행은 손전등으로 하수구를 구석구석 비추며 천천히 전진했다.
철퍽 철퍽
반대편에 로스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소리를 내지 말아야했다. 그런데, 요하네스는 뭔가 물컹거리는 것을 밟았다.
'??'
"우아악!!!!"
요하네스의 외마디 고함 소리가 하수구 내부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뭐야!!!'
"윽!!!"
땅바닥에는 배가 크게 부풀어오른 시체가 있었다. 그리고 쥐들이 그 시체의 눈알을 뜯어먹고 있었다.
'!!!'
오토 일행은 코를 막고는 그 시체를 지나갔다. 이따가 또 저 시체와 마주쳐야할 것 이었다. 하수구에서 코너를 돌 때마다 올라프와 로베르트가 다시 아까처럼 휙 돌았다. 그 때, 반대편에서 소리가 났다.
첨벙 첨벙
수레를 끄는 듯한 소리와 발소리가 섞여 들렸다. 아군일 수도 있지만 로스케일 가능성도 높았다. 오토는 식은 땀이 줄줄 나기 시작했다. 올라프, 로베르트는 다시 자세를 잡았고 크리스티안은 수류탄을 준비했다.
'하나, 둘, 셋!'
올라프와 로베르트는 아군을 보고 안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오토는 수레에 실려오던 짐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많은 연료와 탄약이 실려 있었다. 보급수송부대원이 속삭였다.
"일단 연료와 탄약입니다! 식량은 한 시간 뒤에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그렇게 오토 일행은 빠른 속도로 수레를 끌고 갔다. 수레는 엄청나게 무거웠다.
'젠장!! 빌어먹을!!!"
돌아오다보니 길이 헷갈려서 오토는 지도를 봐야했다.
'어디까지 온거지?'
오토는 손전등으로 이곳저곳을 비치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좌측으로 꺾어보니 물길이 거세게 흐르는 곳이 있었다.
'여기 잘못 들었다간 보급품도 잃고 똥독에 빠져죽겠군...'
오토 일행은 연료, 탄약을 갖고 무사히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하수구 밖으로 나오며 지크프리트 4인조의 크리스티안이 구역질을 했다.
"우웩!!!"
그리고 식량을 받으러 다시 오토는 지크프리트 4인조와 함께 하수구 속을 걸었다. 아까 전에 분필로 살짝 표시해뒀기 때문에 길을 찾기는 쉬웠다. 엄청난 식량을 받고는 오토는 몇개를 슬쩍 자기 주머니 속에 쑤셔넣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와 요하네스가 이 광경을 쳐다보자 오토가 속삭였다.
"자네들도 집어넣게!!"
결국 지크프리트 4인조와 오토는 주머니 속에 식량을 쑤셔넣고는 수레를 이용하여 식량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빨리 가자!!"
이 좆같은 냄새가 나는 하수구를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다.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틀어서 계속 가는데, 다른쪽 방향에서 손전등 빛이 보였다.
'!!!'
철퍽 철퍽 철퍽
그 쪽 방향은 소련군이 점령한 구역이었다. 오토가 수레를 뒤에서 세게 밀었다.
'빨리 가!!!'
지크프리트 4인조와 오토, 요하네스는 식량이 가득 담긴 수레를 들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냄새나는 하수구 속을 지나갔다. 오토가 뒤를 돌아보니 손전등 불빛이 어슴프레하게 보였다.
'멈춰!!'
올라프와 로베르트는 MP40를 들고는 우측 코너에서 자세를 잡았다. 뿐만 아니라 오토도 요하네스와 함께 MP40을 들고는 좌측 코너에서 자리를 잡았다. 올라프, 로베르트가 우측으로 돌면 오토, 요하네스도 동시에 돌 것 이었다. 오토는 셋을 세며 요하네스의 다리를 세번 눌렀다.
'하나, 둘, 셋'
오토, 요하네스, 올라프, 로베르트가 한번에 우측 코너로 돌았다. 그리고 손전등을 비추고 있던 것은 황토색 군복을 입은 소련군이었다.
탕! 탕! 탕! 탕! 탕! 탕!
어둠 속에서 네 개의 MP40가 한번에 불을 뿜었다. 소련군은 총알을 맞고는 쓰러졌다. 오토 일행은 재빨리 다시 코너로 숨었다. 소련군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크리스티안과 호르스트는 수류탄을 준비한 다음 다섯을 센 다음 소련군이 있는 곳으로 던졌다.
쿠과광!! 쿠궁!!!
그 틈을 타 오토는 동료들과 함께 수레를 밀고 아까 전에 봐두었던 곳으로 들어갔다.
'이 쪽으로 와!!!'
아까전에 확인해두었던 그 곳은 물살이 거세어 자칫하다간 똥통에 빠질 수도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가장자리 쪽에 공간이 있었기에 오토와 일행은 수레를 그 쪽으로 끌어당기고 숨었다.
타다당!! 타당!! 타다다당!!!
소련군의 총성과 발소리로 미루어볼때 최소 7~8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오토, 요하네스, 지크프리트 4인조가 숨어있는 곳은 공간이 워낙 좁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식량이 가득 들어있는 수레가 똥물로 빠질 것이 분명했다. 똥물이 거세게 흘러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요하네스는 온힘을 다하여 수레를 잡고 있었다.
'으아아!!!'
잠시 뒤, 소련군이 이 쪽으로 오는 소리가 들렸다.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어둠 속에서 오토와 동료들의 눈알이 굴러갔다. 오토가 수류탄을 들고 있는 크리스티안을 건드려 신호를 주었다.
'셋 세면 던져!!!'
'하나...둘...셋!!!'
크리스티안이 소련군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쿠과광!!!
그 틈을 타서 오토가 뛰쳐나가서 소련군을 향해 MP40을 긁었다.
탕! 탕! 탕!! 탕! 탕!
오토가 잽싸게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숨은 다음 탄창을 갈았다. 맞은 편에서 불꽃이 번쩍거리며 소련군의 모신나강 총성이 하수구 전체를 울렸다.
탕! 탕!!
그 틈을 타 크리스티안이 반대편으로 다시 수류탄을 던졌다.
쿠과광!!!
'다 죽었나?'
그 때, 소련군이 있던 방향에서 수류탄 하나가 날아왔고, 오토 일행이 숨어있는 곳까지 그 충격이 전달되었다.
쿠과광!!!
수레를 잡고 있던 요하네스가 움찔하였고, 120명을 먹일 수 있을 식량이 들어있던 수레가 똥통으로 빠져버렸다. 오토가 이 광경을 보고 울부짖었다.
"나인!!!!!!!!!!!!!!!!!!"
오토는 분노에 차서 MP40를 들고는 달려나가서 소련군을 향해 MP40를 긁어댔다.
탕! 탕! 탕! 탕!
'으아아아아아악!!!!'
그렇게 오토는 살아있던 소련군을 사살하고는 다시 돌아와보았다. 이미 식량이 들어있는 수레는 똥물에 빠져서 저 멀리 휩쓸려간 상황이었다. 오토 일행은 소련군의 무기를 챙기고는 터덜터덜 돌아갔다. 요하네스가 풀이 죽어서 말했다.
"죄...죄송합니다...다 제 탓입니다..."
전쟁 도중에 상당히 사소한 실수로 아군이 죽어버리는 일도 흔했다. 그럴 때는 부하를 책망하기 보다는 격려해줘야 다음에 이런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게 된다. 오토는 요하네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 탓이 아니니 자책할 필요 없네."
하지만 사실 오토는 요하네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네 놈 때문에 120명 분 식량이 날아갔어!!! 어떻게 그 수레를 똥통에 빠트리냐!! 전부 상부에 보고 할 거야!!! 식량 구해와!!!!"
그렇게 오토 일행은 하수구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다. 다들 오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블라덱이 외쳤다.
"식량은!! 식량은!!"
"슈납스 있어?"
하지만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돌아온 오토를 보고 다들 표정이 굳었다. 오토는 슐레프에게 아까 상황을 보고했다.
"9명의 소련군과 교전했고 전원 사살했습니다. 식량 수레는...똥물에 빠졌습니다."
슐레프 중대장이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함을 질렀고, 슐레프 중대원들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볼프강이 오토에게 분노에 차서 말했다.
"나라면 식량 수레를 지켰을걸세!!"
오토가 외쳤다.
"그럼 시발 니가 가져오던지!!!"
소련군은 하수구를 통해서 독일군이 보급을 얻는 것을 알아냈고, 주요 하수구 통로를 폭파시켰다.
쿠과광!!!
오토는 구석에 숨어서 아까 전에 식량 수레에서 몰래 긴빠이친 에너지바를 먹었다.
'챙겨두길 잘했군...고기 먹고 싶다...'
기갑 척탄병 녀석들은 쥐를 사냥해서 고기를 구워 먹고는 했다. 오토는 죽어도 쥐고기는 먹을 생각이 없었지만 고기를 못먹은지 오래되어서 쥐고기라도 먹고 싶어졌다.
'쥐고기는 맛이 어떨까?'
요새 시체가 하도 많았기에 쥐들은 아주 살판나서 잔치를 벌이고 있었고 다들 엄청나게 살이 찐 상태였다. 하도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한 탓에 오토는 쥐고기를 생각하면 군침이 돌았다.
'소고기랑 비슷하려나?'
그 때, 동료들이 와서 오토는 남은 에너지바를 숨겼다. 다들 표정이 좋지 않았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혹시 나 혼자 먹는거 눈치챈건 아니겠지?'
"다들 표정이 왜 그래? 탄약고라도 폭발했나?"
스테판이 말했다.
"오토 너도 그 소식 들었냐?"
"뭔데?"
"요새 엉덩이와 허벅지가 도려내진 시체가 발견되고 있네. 주로 어린 아이나 여자의 시체라는군..."
오토는 구역질이 났다.
"우크라이나 놈들 짓인가?"
"그런게 아닐세! 이보게. 보복을 한다고 쳐도 왜 엉덩이와 허벅지살만 도려내겠냐 그 말일세!"
오토는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호...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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