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달을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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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07.07.21 10:46
최근연재일 :
2007.07.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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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68

작성
07.07.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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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月)을 베다 11 회

DUMMY

▣ 제 11 회 기회를 노리다 2


대나무지팡이를 단단히 손에 쥐고 무사들을 향해 쓰윽 나서는 명(明)의 앞을 갑자기 설아가 월도(月刀)를 빼어들고 뛰어들었다.


“충 오라버니는 부인을 모시고 먼저 피하세요. 제가 공자님과 함께 이들을 막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 휙, 휘익!

- 스르릉, 스르르릉!


순식간에 칼바람 소리가 난무하며 설아의 주위로 십여 명의 무사들이 포위를 했다. 살벌하기 짝이 없는 순간이다. 그 싸움의 와중으로 명(明)이 뛰어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긴지로가 명의 앞을 가로막으며 먼저 나섰다.


“어딜! 네놈의 상대는 나다.”


서슬 퍼렇게 막아서는 긴지로의 손에서 스스슷 칼바람이 일며, 한줄기 검광이 번쩍 명(明)의 머리 위로 흘렀다. 동시에 도하나의 칼날이 명(明)의 목을 노리고 번개처럼 날아들었다.


“허허. 제법이로고.”


휘청,

명(明)이 자산의 몸을 바닥에 닿을 듯 허리를 칼바람을 휘어 머리 위로 흘려보내고 일순 대나무지팡이의 끝을 긴지로의 가슴팍을 향해 쑤욱 내밀었다.


“컥, 이놈이!”


회심의 발도술(拔刀術)을 펼쳐 상대를 일격에 눕히려던 긴지로는 대도(大刀)와 소도(小刀)를 동시에 사용한 양도일격을 힘 하나 들이지 않고 피한 후 지팡이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오자 혼비백산 뒤로 한발 물러났다. 바로 그 순간,


“크하하하... 크하하하하, 대단한 솜씨. 멈춰라 긴지로! 저 청년이 지팡이에 인정을 남겨두었다는 점을 모르겠느냐? 한 치만 힘을 더 가했더라도 너의 목숨은 남아있지 않았다. 어서 뒤로 물러나라!”


이 긴박한 상황에 뜬금없는 웃음소리다. 갑자기 귓속을 파고드는 그 호탕한 웃음소리가 장중의 모두를 놀라 게 만들었다.


“어엇 영위대장, 대장께서 어찌 이곳에?”


그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명(明)의 앞에 다가선 대장이라 불린 그 무사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공자, 짧은 순간이었으나 그대 뛰어난 기예(技藝)를 보았소이다. 해서, 이놈 긴지로는 당연히 그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여겨지외다. 대신 내가 그대와 겨루어 볼까 하오.”


말없이 그의 눈을 주시하는 명(明)을 향해 대장이라는 무사는 허리에 꽂힌 대도(大刀를 빼어들며 제법 예의를 갖추고 대적의 자세를 취했다.


“신검일도류(新劒一刀類)의 문하 곤로꾸(權六), 귀하께 대적을 청하오!”


허리를 지나 비스듬한 칼날, 반쯤 감은 듯한 눈빛. 온통 허점투성이처럼 보였다. 그저 검 집에서 빠져나온 장도를 두 손으로 쥐고 왼쪽 아래로 축 늘어뜨렸다. 허나 그것은 잠시의 착각일 뿐, 미동도 않고 우뚝 선 곤로꾸의 칼날에서는 검광이 번득이는 듯 하며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혼란스럽던 후원의 마당은 어느새 싸움을 멈춘 십여 명의 무사들과 설아, 그리고 먼저 자리를 피하라 당부를 했던 하루(春)와 충(忠)까지도 긴장한 얼굴로 두 사람의 대치를 주시했다.


“으음, 조그만 빈틈이 없구나. 제법 수련이 깊은 자세다.”


명(明)이 마음속으로 생각을 다잡으며 들고 있던 지팡이를 오른발 한자 앞의 땅바닥에 내려 꽂듯 힘주어 세워 놓았다. 그리고는 무심한 눈으로 곤로꾸의 정안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일각, 이각!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상대의 눈을 주시하는 숨 막히는 긴장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찰라의 빈틈이라도 발견하면 단 칼에 끝을 보려는 정중동(靜中動)의 자세였다.


희미하게 비추는 별빛을 따라 곤로꾸의 칼끝이 조금씩 움직였다. 왼쪽 허리 아래로 늘어뜨렸던 곤로꾸의 칼이 그 별빛을 따라 점점 가슴 쪽으로 옮겨갔다. 순간, 곤로꾸를 무심히 바라보던 명(明)이 두 눈을 감았다.


“헉, 저놈이! 상대를 앞에 두고 눈을 감는다? 도대체 무슨 심산인가?”


그 속에 날카로운 검이 숨겨져 있는 대나무 지팡이는 명(明)의 몸 한자 앞 땅바닥에 꽂혀있다. 그리고 상대가 들고 있는 칼의 움직임을 살피지도 않고 눈을 감아버렸다. 곤로꾸의 시선에는, 명(明)이 눈을 감는 그 순간 그의 온몸은 모두 빈틈이었고 허점투성이였다.


“으음, 허허실실(虛虛實實)이로다. 당할 자신이 없음을 숨기려 허세를 부리고 있구나. 그래 지금이다. 핫, 간닷!”


기합소리와 함께 곤로꾸의 칼날이 명(明)의 허리에서 얼굴을 향해 비스듬히 베어 올리며 번쩍 검광(劒光)을 뿌렸다. 허나 그 허술한 틈이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명(明)은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고 스르르 몸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동시에 오른손을 앞으로 뻗어 지팡이에 숨겨진 검(劒)을 번개같이 뽑아들어 곤로꾸의 머리 위를 섬광(閃光)처럼 긋고 지나갔다.


- 쓱, 싸아악!

- 툭, 털썩!


전광석화 같은 일검으로 곤로꾸의 머리에 달려있는 상투를 베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전신 어디를 보아도 빈틈만 보여 허점투성이인 자세! 심안(心眼)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살핀 팔방허무의 검(劍), 명(明)은 드디어 자신의 비기(秘技)인 월영검(月影劒)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다.


“으윽, 유인술이었구나! 온몸에 빈틈을 보여 그 틈을 내가 파고드는 순간, 나의 대도는 허공의 허상을 가를 뿐이었다. 과연 뛰어난 기량! 공자, 내가졌소.”

“하하하, 곤로꾸님! 소생이 조금 빨랐을 뿐이외다. 좋은 검법을 경험했습니다.”

“허허, 무슨 겸양의 말씀을. 보아하니 그대는 조선인, 그럼에도 이 곤로꾸 목숨을 보존시켜준 보답을 하리다. 이제 성 밖을 벗어나도 좋소이다. 그러나 성의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본관도 어찌할 수가 없으니 그때부터는 그대의 운(運), 그럼 안녕히! 여봐라, 모두 철수한다. 따르라!”


무예를 소중히 여기는 이의 존경심인가, 두말없이 패배를 인정하고 일행들을 모두 불러 철수를 명령하는 곤로꾸의 눈빛은 상대를 공경하는 빛으로 기득한 것만 같았다. 명의 일행을 큰소리로 배웅을 하며 돌아서는 곤로꾸의 행동에 피아 모두가 어리둥절 하는 사이 이미 곤로꾸는 부하들을 인솔해 후원의 마당을 벗어났다.


그러나 그의 입가에 스쳐 지나가는 묘한 웃음, 명(明)의 날카로운 눈초리는 그 웃음을 놓칠 리 없었다. 하지만 그 웃음의 의미를 쉬 짐작할 수도 없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궁리를 해 보았으나 그보다 우선은 자리를 벗어나는 일이 급선무, 명(明)은 잠시 생각을 접어두고 모두를 재촉했다


“우리도 어서 성을 벗어납시다. 소생이 앞장 설 테니 뒤를 따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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