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연재수 :
463 회
조회수 :
189,753
추천수 :
2,802
글자수 :
2,648,899

작성
21.11.14 23:48
조회
138
추천
2
글자
12쪽

무기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307화.







고행의 길.


직역해보면 힘든 길을 나아가라는 뜻이 된다.


힘든 길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해서가 가장 중요한데.


예상되는 몇 가지 경우는 있긴 했다.


그중에서 레비아탄의 말을 해석해 추론해보면.


‘서대륙 탐방.’


미발견 지대를 탐색하고 강한 상대를 쓰러트린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강자들이 서대륙에 있을 가능성을 논하는 레비아탄의 말.


충분히 그럴 가능성은 있긴 했다.


강해지는 방법 자체도 강자와의 지속적인 전투였으니까.


‘그래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든데.’


시대를 풍미할 강자는 지금 우리 눈앞에도 있지 않은가.


이들보다 강한 존재가 그리 쉽게 등장해줄까?


찾고 결투를 신청하는 시간만 해도 얼마나 걸릴지 상상이 잘 안 될 정도다.


“납득하지 못한 표정이구나.”


“맞습니다.”


퀘스트 내용을 직접 훑어보지는 않았으나 레비아탄의 반응으로 보아 예상은 맞는 모양이다.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수호자와의 전투는 강해지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전성이 무척 떨어지지.”


“실전성이라 하심은?”


“죽음을 느끼지 못한 훈련은 실없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아. 그렇구나.


다른 강자와의 전투를 권하는 이유는 단순히 실전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강해지는 분기점마다 나는 목숨의 위험을 계속해서 느꼈다.


항상 부족한 상황에서 최고의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다.


죽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고 본능과 이성을 극한으로 활성화해 가진 모든 힘을 최대한 활용했다.


레비아탄이 말하는 실전성은 이를 뜻하는 것 같다.


“알겠습니다.”


바로 이해했기에 순순히 수긍했다.


“하지만 바로 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출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내 말에 다른 인류의 등불들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왜지?”


레비아탄도 내 선택에 의문을 품었다.


“무기가 없습니다.”


“아······”


손에 덩그러니 쥐어져 있는 주작의 검.


그 검에는 날이 없었다.


손잡이만 덩그러니 남겨진 상태로 고유의 신성력을 잃은 처량한 모습.


그저 볼품없는 단순한 손잡이로 전락해버린 주작의 검은 조금씩 불꽃을 내고는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꺼져가기 직전의 불씨였다.


“이번 전투에서 부서져 버렸습니다.”


씁쓸했다.


내가 강한 이유 중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무기.


태초의 악마가 방출하는 마기와 사흉수의 지독한 탁한 권능을 부정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반격을 보여줬던 권능이 이젠 없어져 버렸으니 감정이 녹록지 않았다.


“그런가.”


레비아탄도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개를 푹 숙이며 미안함을 드러낸다.


“레비아탄이 미안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 약함과 불찰로 일어난 참상이니까요.”


주작의 깃털.


신의 일부로 만들어진 무기긴 했어도 주인이 망나니면 제대로 된 힘을 보여주지 못한다.


불꽃에 검성의 검기를 부여한다거나 검술에 불꽃을 추가하는 식으로 사용하긴 했어도 활용하는 방법 자체는 다양하지 못했고 오히려 부족했다.


불꽃 자체에 담긴 고유의 힘은 활용하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하며 주작의 날개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주며 공격할 때마다 방출되는 신성한 불꽃과 주작의 불은 아예 사용하지도 못했다.


자동으로 터져 나오는 불들을 충분히 절제하며 자연일검을 사용했을 때처럼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아직 제가 사용해서는 안 될 무기였던 것 같습니다.”


의존하는 버릇까지 생길 지경의 무기긴 했다.


너무 고차원적인 효과를 다량 가진 압도적인 신화의 편린.


그런 무기를 아직 초월의 격밖에 도달하지 못한 내가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다른 애들이랑 다른 이유는 주작의 검이 주는 차이가 가장 컸었네.’


내 힘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힘에 기대 지내왔다는 사실을 이번 계기로 충분히 자각했다.


앞으로는 스스로가 가진 힘을 단련하고 무기도 의존하지 않을 정도의 강함을 가진 것으로 하자.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네?”


라고 방침을 정했을 때 오베론이 왼팔의 상처 부위를 부여잡고 말했다.


내 생각을 전부 읽어 반론한다.


“좋은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실력이다. 그리고 무기에 의존하는 버릇은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무기의 강함에 취해 자신에게 소홀히 해진다면 그것만큼 최악이 없지 않습니까?”


“그대가 자신을 소홀히 대했는가?”


뼈를 때리는 질문.


내가 자만했고 무기에 완전히 의존해 생활했는가에 관한 질문.


자신감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아니라고.


즉 오베론이 말하고 싶은 건 내가 약한 이유를 다른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거다.


무기가 파괴되었기에 약해졌다.


이건 사실이다.


주작의 검은 분명 최강의 무기였으니까.


그런데 파괴되었다고 다음 무기는 일부러 약한 것을 사용한다?


강한 무기에 의존한다는 핑계 때문에?


너무나 이상했다.


‘내가 약한 이유를 무기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해버린 거구나.’


이래서 합리화는 무척 위험한 거다.


나도 모르게 해버리니까.


자각할 수도 없게 해버리는 합리화는 언제나 쉬운 길을 찾으려고 애쓴다.


쉬운 길을 선택했을 때 약해지는 수순은 절대 피할 수 없는 거고.


“······이해했습니다.”


“그런 의미로 그대는 주작의 검을 다시 한번 사용해라.”


“네?”


“그대는 그대로 주작의 무기를 다시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이거든.”


이게 이렇게 연결될 줄은 몰랐다.


근데 주작의 무기를 권하는 이유는 뭘까?


주작의 무기가 엄청난 활용성을 자랑하는 건 여지없는 사실이다.


신화 급 무기는 신화의 권능을 연상시킬 만큼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내 전투 스타일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청룡의 무기가 조금 더 좋아 보였다.


주작은 공격력과 회복 능력.


즉 전투 지속력을 장점으로 삼아 상대방을 공격하는 습성을 지녔다.


전투 지속력이 주 장점이라고 해도 공격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청룡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차이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재생이 아닌 극강의 속도.


청룡은 공격과 속도를 높여주는 특성을 가졌을 확률이 지나치게 높다.


현재 피라젤이 청룡의 힘을 사용할 때마다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걸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번개를 이용한 감전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겠으며 주작의 불꽃처럼 일대를 장악하는 지대를 만들 수도 있다.


그 번개 속에서 이동 속도가 상승한다면 검성의 검기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것임은 분명하다.


오베론이 말했던 것을 인지하고 이해했을 때 다음 무기는 청룡의 보구를 사용한 무기를 얻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권하는 건 보구가 아니다.”


“네?”


“주작 신을 직접 만나봐라.”


“주작 신을 직접 뵈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사신수의 보구는 일종의 신수의 부산물에 가깝다.


주작 같은 경우는 자신의 깃털을 보구화하여 불의 권능과 신성력을 가득 담는 형태로 만들었다.


주작의 힘을 가장 잘 채화할 수 있는 물건은 오직 자신의 부산물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추정되는데.


다시 말하면 보구는 무기로 만들 때 약화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여럿 존재했다.


보구를 직접 무기로 만드는 것이 아닌 보구가 가진 습성과 비슷한 광물로 만든 무기에 주입하는 형태였으니까.


주작의 검도 화석, 염석, 백염석 등 여러 가지 불의 광석들로 만들어진 무기에 주작의 보구가 주입된 결과물에 불과하다.


주작의 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긴 한데 그래도 주작 신의 무기라고 보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겠지.


그래서 주작의 검을 신화의 편린이라 말한 거다.


신화는 아니었으니까.


시스템이 주작의 검을 신화 등급이라 책정한 이유는 단순히 신화의 힘을 지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약했던 건 절대 아니지만.’


세계관을 뒤흔들 만한 무기임은 확실했다.


평범한 플레이어가 하나도 얻기 힘든 광물이 대거 투자되었고 주작 신의 힘이 깃든 건 분명한 사실이었으니.


‘하지만 수호자들이 보기엔 부족했나.’


신수의 이름이 직접 깃든 무기라 보기에는 수호자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아쉬웠을 거다.


그러니 이번에는 주작에게 직접 가 무기를 제작하라는 거다.


그래도.


“실례이지 않을까요?”


“당황스럽군.”


오베론이 황당한 얼굴로 대답해줬다.


“······네?”


“첫 질문이 그런 질문일 줄은 몰랐거든.”


주작의 보구로 만들어진 주작의 검을 더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하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작의 힘이 직접적으로 필요하다.


쉽게 말하면 무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주작이 직접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뜻인데.


아무리 인류의 등불이라고 해도 그만한 수고를 해줄까?


심지어 개연성도 부족하고 움직일 이유 또한 부족하다고 느꼈다.


신화인 존재가 한낱 플레이어 한 명을 위해서 움직인다?


태초의 악마나 사흉수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즉 한 계층을 지배하거나 파괴하기 위해서 우리를 이용하려 했을 뿐이며.


사신수나 인계의 수호자는 인계를 보호하기 위해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서 우리를 성장시켜 준 것일 뿐이고.


올림포스의 신들이 플레이어를 기사단장이라는 직책을 하사하여 권능을 부여하는 건 자신들의 전쟁을 위한 도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즉 신들이 움직일 때는 그만한 굉장한 조건이 꼬리처럼 붙어 다녔는데.


나 하나 때문에 주작이 움직인다고?


‘너무 현실성 없어 보이는데.’


“일단 질문에 답해주자면 그건 그대가 걱정해야 할 부분이 아니다.”


“주작 신이 친히 행동해주셔도 괜찮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대들을 위해서라면 신이라 할지라도 발 벗고 나서시겠지.”


“그렇습니까?”


아무래도 인류의 등불이라는 자리가 그만큼 중요한 자리인 거 같다.


“고행의 길을 나서기 직전 일단 주작 신에게 찾아가 새로운 무기를 만들 거라. 그대들은 이미 충분한 실력의 대장장이를 알고 있지 않은가.”


충분한 실력의 대장장이는 볼칸을 뜻하는 거다.


카산 협곡 근처로 이주해서 레비아탄에게 수소문이 들어가 수호자들에게 퍼진 볼칸이라는 특수 존재.


신의 대행자인데도 천계에서의 기억이 없고 그저 인계에서 살아가는 대장장이로 전락한 존재.


이레귤러인 그는 우리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호감을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 자세히 알아봐야겠지.’


“그대들도 마찬가지다.”


“저희도 입니까?”


“맞다.”


오베론의 말이 끝나자 레비아탄이 거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각자 힘을 받은 사신수를 찾아가 무기를 제작해라.


내가 청룡의 무기에 집착하지 않고 오베론의 말에 수긍한 이유는 단순히 주작의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작의 힘을 받아 주작의 무기와 연동되는 무언가가 있을 법했으니까.


몸에 들어와 있는 스킬 ‘주작의 불길’이 어느 새로운 효과를 재탄생시킬 수도 있다.


주작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겠지.


청룡의 특성과 비교된다고는 하지만 주작의 특성이 나와 완전히 상반되는 궁합은 아니었으니까.


“알겠습니다.”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다른 인류의 등불들이 대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대화를 끝낸 우리는 각자 받았던 힘을 생각하며 정해진 사신수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했다.


한 명만 빼고.


“그대는 나와 함께 가지.”


“좋습니다.”


무의 길을 걷는 수호자.


그가 피라젤을 인도하기 시작하며.


그 길의 끝은 4번째 레전드리 직업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의 전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4 세상의 끝(1) +1 21.11.22 134 1 11쪽
313 염룡의 대지(2) +1 21.11.20 130 1 12쪽
312 염룡의 대지(1) +1 21.11.19 127 1 12쪽
311 고대유적 +1 21.11.17 133 1 12쪽
310 미개척지대(2) +1 21.11.16 151 1 13쪽
309 미개척지대(1) +1 21.11.15 145 1 14쪽
308 주작의 섬 +1 21.11.15 136 1 14쪽
» 무기 +1 21.11.14 139 2 12쪽
306 선택(4) +1 21.11.13 138 2 12쪽
305 선택(3) +1 21.11.13 135 2 13쪽
304 선택(2) +1 21.11.12 133 2 11쪽
303 선택(1) +1 21.11.11 137 2 12쪽
302 혼돈(3) +1 21.11.10 136 2 12쪽
301 혼돈(2) +1 21.11.09 136 1 12쪽
300 혼돈(1) +1 21.11.08 144 2 13쪽
299 히드라(3) +1 21.11.07 147 2 12쪽
298 히드라(2) +1 21.11.06 147 2 12쪽
297 히드라(1) +1 21.11.05 140 2 12쪽
296 사흉수(3) +1 21.11.04 144 2 11쪽
295 사흉수(2) +1 21.11.03 149 2 12쪽
294 사흉수(1) +1 21.11.02 164 2 12쪽
293 육체의 격 훈련 +1 21.11.01 168 2 12쪽
292 방향 +1 21.10.31 156 2 11쪽
291 벨페고르의 감동(2) +1 21.10.29 152 2 12쪽
290 벨페고르의 감동(1) +1 21.10.29 165 2 13쪽
289 태초의 악마(2) +1 21.10.28 164 3 13쪽
288 태초의 악마(1) +1 21.10.27 172 4 12쪽
287 벨페고르(2) +1 21.10.26 163 2 11쪽
286 벨페고르(1) +1 21.10.25 163 2 11쪽
285 파이몬 +1 21.10.24 175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