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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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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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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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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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악마(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289화.







밀려오는 파도.


마물과 악마의 파도는 끊임없었다.


몇백 아니 몇천, 몇만까지 이르는 적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이 방대했다.


“아니. 저기?”


“인류의 등불이 가진 힘을 보여주세요.”


생각이 중구난방이었던 탓일까?


태초의 악마와 연관된 생각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악마와 마물들이 마기에 노출되면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벨페고르의 몸에서 아직도 방출되고 있는 탁한 마기가 바알의 영역 일각을 지배한다.


지배한다기보다는 행패 부리는 것 같기도 했다.


‘태초의 악마가 가진 권능은 좀 다른 건가?’


마기로 인해 모이는 현상.


태초의 악마들이 마기를 완벽히 조율할 수 있는 이유와 연관되는 기괴한 현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던 탓에 조금이나마 다르게 생각했다.


‘이건 아무래도 너무하잖아.’


그렇지만 생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벨페고르의 말이 정상 참작되었다는 소리다.


“젠장!”


부러질듯한 위태로운 주작의 검을 들고 이기어검 4자루를 띄운다.


어느 쪽에 시선을 가져가 봐도 악마와 마물들이 가득 채우고 남았다.


사실상 무한 웨이브.


동료들이 작금의 현상을 발견하지 못할 시 나는 아마 이곳에서 뼈를 묻게 될 수도 있다.


인류의 등불이 가진 힘을 보여달라는 그의 말이 참으로 악독하게만 느껴졌다.


“주작의 날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건 전설과 신화의 격을 갖춘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다.


한 합에 수백 명이 썰려 나가는 현상은 격이 높은 존재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었다.


준호는 현재 전설의 격에 도전 중인 사람이다.


검성의 후예로서 사실상 권능은 신화의 격에 도달한 존재와 비등비등했으며 육체 능력은 이미 전설의 격에 발을 들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강력했다.


실제로 준호는 전쟁에서 보여줬던 위용이 있다.


한 번의 검술로 다량의 적을 물리치며 숫자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버렸던 전적이 있는 그가.


뚝. 뚝.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긴장하고 있다.


전설의 격에 도전하는 중이지 전설의 격을 갖춘 건 아니었고 진화자(進化者)의 최고 상태를 달성했을 뿐이었다.


이 사실이 시스템 메시지로 전달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자각도 없긴 하였지만, 아무튼 준호는 아직 전설의 격을 갖추지 못했다.


전쟁에서 기사들을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했던 이유는 단순히 가진 힘이 그들과 큰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마물들의 평균 레벨인 500, 악마들은 650?’


준호는 다행히 무한 웨이브와 비슷한 현상을 겪어보기는 했다.


동대륙의 열도 첫 번째 섬.


평균 레벨 600에 육박하는 오크 군단을 맞서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그 고난을 이겨냈던 전적이 있다.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성장을 이룬 상태.


다시 한번 동대륙의 열도 첫 번째 섬에 갔다고 가정하면 가뿐하게 클리어할 거다.


근데 그때와 지금은 아예 다른 상황이라 간주해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악마들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권능을 가졌고 마물들은 각기 다른 형태의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타르타로스를 지녔던 애완견 같은 케르베로스들마저도 개체별로 다른 힘을 가졌었다.


그런 애완견보다 더 강한 마물들이 수두룩하게 몰려오는데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악마들이 가진 권능에 따라 버틸 수 있을지 없을지가 결정된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악마들이 가진 힘이었다.


파이몬을 지켰던 기사들도 악마들이었는데 그들이 가진 힘은 측정할 수 없었다.


그냥 강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기운과 마기를 품었던 그들은 악마가 가진 위용을 똑똑히 보여줬었다.


웅. 웅.


4자루의 검기로 만들어진 검들이 주인의 근심을 느꼈는지 검막을 펼치며 적에 대응했다.


“하하. 괜찮다.”


가끔 이기어검의 행동이 귀여울 때가 있다.


검성의 감정과 내 감정이 연관되어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이렇게 대놓고 감정을 표출하는 검은 귀여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젠 하다 하다 검기로 만든 검에 감정이입하고 있네.’


처량한 신세라 생각할 수는 있지만, 검에 감정 이입하는 건 익숙하다.


자연일검과 태양의 검을 보낼 때도 그랬으니까.


“가자.”


검의 걱정 때문일까?


후련해진 마음이 생각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버틸 수 없다고 단정 지었던 사고가 이제는 버텨보자 혹은 동료들은 빨리 온다는 사고로 바뀌었다.


“주작의 날개.”


검성의 검기와 연동하며 신성한 불꽃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날개가 등 뒤에서 돋아났다.


“오.”


올림포스의 12지신과 같은 힘을 자랑하는 사신수의 힘이 출연하자 태초의 악마 벨페고르도 놀라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레벨 한번 올려보자고.”


주눅 들었던 준호는 일절 없어졌고 투쟁심이 가득한 사내로 변해있었다.


순간순간 달라지는 준호의 감정 상태는 오늘도 좋게 작용하고 있었다.



***



왼쪽에서 독을 가득 담은 불의 구가 날아온다.


동시에 땅에서는 나무의 뿌리같이 뻗어 속박하려는 힘이 다가오고 있었고 창공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기의 기세가 위험하게 쇄도해오고 있었다.


독을 가득 담은 불의 구는 검막을 펼쳐 가뿐히 대응한 후 다량의 검기를 몸에 둘러 전기의 힘을 소멸시켰다.


그 후 높게 뛰어올라 대지에서 솟구쳐 오르는 뿌리 공격을 회피한 후 시야에 적을 담아 검술을 발동했다.


“참백.”


100명의 적을 가르는 검술이 이번에도 대량의 마물들을 처치했다.


주인의 곁을 지키는 이기어검은 검술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난발하고 있었다.


“이기어검까지 완벽하게 제어해야 하는데.”


가지각색으로 공격하는 마물들과 악마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나 자신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기어검에 단순 명령밖에 내리지 못하는 내 실력이 한탄스럽다.


“그래도 충분히 발전했어.”


주작의 날개로 치유 효과를 극대화해 스테미나 부족 현상을 막아 오랜 전투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큰 검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스테미나 안배에 신경 썼으며 동시에 미지의 권능에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또한 검술에 의존했던 전투 방식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뛰어오르는 건 좋은 판단이 아니었어. 자칫 잘못하면 마법에 노출돼 큰 손해를 입을 뻔했다.’


전투를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피드백하고 실력을 증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마법에 안전하다는 편견이 움직임을 단순하게 만들고 있다.’


강한 힘에서 나오는 나쁜 습관들을 고쳐가며 전투를 지속한 지 벌써 8시간.


8시간 동안 계속해서 몰려오는 마물과 악마를 도륙하며 피지컬적인 성장과 동시에 시스템적인 성장도 덩달아 하고 있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또 한 번 울리는 경쾌한 시스템 알림.


초당 몇 마리씩 잡는 현상이 8시간 지속되니 아무리 필요 경험치가 많다 할지라도 금방금방 채워졌다.


준호의 현재 레벨은 453.


8시간 만에 레벨 4 상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지만, 기쁜 마음도 잠시.


‘아무래도 전직 퀘스트에 이상이 생겼다.’


50레벨 주기로 항상 발생했던 450레벨 전직 퀘스트가 이번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퀘스트 내용을 알려주지 않거나 나중을 기약했던 적은 있어도 언질도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400레벨 이후도 이상했었는데.’


전직 퀘스트는 플레이어가 보였던 상대적인 단점을 보완시켜 주거나 직업의 특성을 살려주는 힘을 주었다.


그런데 나는 전자나 후자 전부 관련되어 있지 않았다.


상대적인 단점은 플레이어에게서 찾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가장 강한 플레이어다 보니 보이지 않았고 직업의 특성을 살려주는 힘은 이미 많은 히든 전직 퀘스트와 네임드 NPC들이 주었던 힘이 채워주고 있었다.


시스템이 판단하기에 직업 퀘스트의 힘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준호가 만약 지금 전직 퀘스트를 받는다면 아마 이런 내용을 담고 있을 확률이 높다.


-검성의 힘을 증명해야 합니다. 역사에 이름을 새긴 네임드 보스 몬스터를 토벌하십시오.


이런 식이다.


400레벨 전직 퀘스트는 자신보다 레벨 높은 네임드 보스 몬스터에게서 승리하라는 내용을 담았었다.


레벨이 올랐으며 격이 상승했고 강해진 준호는 그보다 더 어려운 전직 퀘스트의 내용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 이렇게 생각하면 좋다.’


말의 형태인 마물을 또 베어 넘긴 후 검막을 펼쳐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기어검을 소집해 검막을 몸에 두른 후 자리에 앉았다.


아무리 강한 악마라 할지라도 검성의 검기로 만들어진 검막은 부수지 못했다.


‘이걸 아무렇지 않게 부순 현자가 이상한 거지.’


수호자들도 이 검막을 부수지는 못했었다.


다른 방법으로 파훼하기는 했어도 검막 자체를 부수는 행위는 절대 하지 못했었다.


수호자들이 갖춘 격은 전설의 최상위.


전설 중에서는 가장 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들도 신화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신화에 도달한 사람은 역사 속에서 검성과 현자밖에 없다.


신화의 권능으로 만들어진 검막을 전설의 격으로 부술 수 있을 리는 절대 없다.


안전한 구역을 만들어 지친 몸을 조금이나마 휴식할 수 있게 해줬다.


검막을 펼쳐놓을 수 있는 시간은 길어도 20분이다.


검막 자체에 유지 시간이 있는 게 아니라 마물과 악마가 지나치게 모이게 된다면 다시 전투를 시작했을 때 너무 위험해진다.


마물과 악마들은 모이면 모일수록 보여주는 힘이 강했다.


겹치는 권능이 중첩되는 광경은 지금 봐도 아찔했다.


지금도 수많은 권능과 마법, 마기로 만들어진 힘, 마물들이 가진 힘으로 검막을 내리 때리고 있다.


“흠. 이건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군.”


8시간째 마기를 방출하는 벨페고르가 처음으로 곤란을 표했다.


안전한 구역을 이렇게 만든 준호의 모습이 자신이 그렸던 그림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고 방관을 택했던 마음을 접고 처음으로 행동에 나섰다.


“내게 힘을 보여줘라.”


“네?”


딱.


벨페고르의 손바닥과 검막이 만나는 순간 거짓말처럼 검막이 소멸했다.


“응?”


신화의 격을 갖춘 권능으로 만들어진 힘이라고 방금까지 자부하며 칭찬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힘없이 추락하는 검막의 검기가 보이자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힘을 보여줘라.”


[태초의 악마, 벨페고르의 힘이 당신에 개입합니다. 검막 스킬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런 미친?


휴식하겠다고 했던 게 악으로 작용했다.


펑! 펑! 펑!


악마들의 권능이 좋다 싶어 폭발하며 공격해왔다.


화참과 기참을 사용해 권능들을 베어버린 후 우주의 검기를 발동해 영역을 만들어 상황을 일단락시켰다.


우주의 검기를 이제껏 발동시키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히 스테미나 안배 때문이었다.


한데 지금은 그걸 신경 쓸 겨를도 없다.


그런데.


[태초의 악마 벨페고르가 이미 마기의 영역을 사용 중입니다. 우주의 검기의 발동이 취소됩니다.]


“썩을.”


힘을 보여달라며?


이래도 되는 건가.


또다시 폭발하는 공격을 이번에는 막지 못했다.


수만의 악마들이 발동한 권능이다.


검막과 우주의 검기 도움 없이 이를 막을 수 없었다.


뚝. 뚝.


새빨간 피가 바닥을 적신다.


그리고 또 새로운 권능과 마물들의 공격이 날아온다.


펑! 펑!


“큭!”


[마족 서열 1위, 태초의 악마 바알이 상황을 재밌게 쳐다봅니다.]


악마가 악하다는 생각에 의문을 표했던 과거의 내가 밉다.


‘역시 악마는 악하구나!!’


버려질 뻔했던 편견이 다시금 사고에 자리 잡았다.


물론 바알이나 벨페고르나 준호를 악한 목적으로 대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단지 준호는 그렇게 느꼈을 뿐이었다.


뚝. 뚝.


흐르는 피가 멈추지 않았다.


무너진 땅에 스며들자마자 피의 꽃이 피어오르며 또 새로운 공격이 나타났다.


그 피의 꽃은 개화함과 동시에 흩날리며 공격해왔고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증식하고 있었다.


또 새로운 악마가 가진 권능인 거였다.


“그냥 저 마기를 없앨까?”


이렇게 가다간 승산이 없다.


어두운 마기를 방출하는 벨페고르에게 시선이 갔다.


악마와 마물들을 진정시키고 돌려보낼 수 있는 수단.


이들을 미치게 만들고 있는 건 벨페고르가 방출하는 마기 때문이다.


‘저걸 확 그냥?’


주작의 검을 쥐는 손에 힘이 꾹 들어간다.


그리고 바로 풀었다.


‘태초의 악마를 상대한다는 발상을 할 정도로 몰렸구나.’


마족 서열 9위 파이몬보다 강한 상대를 두고 이런 생각을 했다니.


정신이 잠시 나갔던 것 같다.


“하하.”


잠시 갔었던 시선을 다시 악마들에게 돌리자 벨페고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재밌군요.”


“응?”


이건. 설마?


“인류의 등불이 가진 마음도 참 재밌어요.”


[태초의 악마 벨페고르가 당신에게 지나친 흥미를 보입니다.]


[히든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하하.


나도 재밌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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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염룡의 대지(2) +1 21.11.20 129 1 12쪽
312 염룡의 대지(1) +1 21.11.19 127 1 12쪽
311 고대유적 +1 21.11.17 133 1 12쪽
310 미개척지대(2) +1 21.11.16 151 1 13쪽
309 미개척지대(1) +1 21.11.15 144 1 14쪽
308 주작의 섬 +1 21.11.15 136 1 14쪽
307 무기 +1 21.11.14 138 2 12쪽
306 선택(4) +1 21.11.13 137 2 12쪽
305 선택(3) +1 21.11.13 135 2 13쪽
304 선택(2) +1 21.11.12 132 2 11쪽
303 선택(1) +1 21.11.11 137 2 12쪽
302 혼돈(3) +1 21.11.10 136 2 12쪽
301 혼돈(2) +1 21.11.09 136 1 12쪽
300 혼돈(1) +1 21.11.08 143 2 13쪽
299 히드라(3) +1 21.11.07 146 2 12쪽
298 히드라(2) +1 21.11.06 146 2 12쪽
297 히드라(1) +1 21.11.05 140 2 12쪽
296 사흉수(3) +1 21.11.04 144 2 11쪽
295 사흉수(2) +1 21.11.03 148 2 12쪽
294 사흉수(1) +1 21.11.02 163 2 12쪽
293 육체의 격 훈련 +1 21.11.01 167 2 12쪽
292 방향 +1 21.10.31 156 2 11쪽
291 벨페고르의 감동(2) +1 21.10.29 152 2 12쪽
290 벨페고르의 감동(1) +1 21.10.29 164 2 13쪽
» 태초의 악마(2) +1 21.10.28 164 3 13쪽
288 태초의 악마(1) +1 21.10.27 171 4 12쪽
287 벨페고르(2) +1 21.10.26 162 2 11쪽
286 벨페고르(1) +1 21.10.25 163 2 11쪽
285 파이몬 +1 21.10.24 17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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