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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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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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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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룡의 대지(2)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313화.








“여기도 아니고.”


염룡의 대지를 맞닥뜨린 순간부터 열흘이 흘렀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염룡의 열기를 견디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간 겪었던 경험에서 얻었던 정보를 취합해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판단으로 움직였다.


“이것도 아니고.”


시스템적으로 형상화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하며.


드래곤의 성격, 염룡의 특성, 검성의 행적 등 특수한 정보도 종합하며.


이 거지같이 불꽃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동서남북으로 뛰어다녔다.


“젠장! 되는 게 없네!!”


염룡의 대지를 감싸고 있는 끔찍한 자연.


숲에는 태풍이 쉴 새 없이 몰아쳤고 해변에는 토네이도가 느닷없이 덮치며 바위 지대는 갑작스럽게 몬스터 출연율이 급가속했으며 산지에는 산사태가, 설원에는 폭풍우가 퍼부어졌다.


염룡의 지대가 만드는 열기가 각종 기상 현상을 혼잡하게 만들었고.


탐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장치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큭!!”


몸 곳곳에 상처들이 번잡하게 생겨 있었으며 크고 작은 상흔에 불의 열이 비집고 들어와 기어코 기관들을 불태웠다.


그때마다 스테미나가 과격하게 내리 앉았고 상시 체력 저하 페널티를 겪었다.


“그만······그만 좀 하자······”


언제나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이 내 자랑 중 하나라 자부할 수 있었다.


평정 스텟의 도움을 받아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승산 없는 전투 속에서도 가능성을 찾기 위해 사고가 항상 원활하게 굴러갔다.


비이상적일 정도로 냉정함을 유지했던 과거의 순간들.


그런 모습을 봐왔던 사람이라면 지금의 내 모습은 허접스럽게 그지없다.


“······하······하.”


털썩.


숨을 고르며 미리 표시해두었던 안전지대에 돌아와 주저앉았다.


열흘간의 노력.


재밌었던 6주를 떠올리며 열흘의 시간을 보냈다.


근데 이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


“미친. 저건 누가 공략하라고 만들어 둔 거야?”


열흘간 별의별 짓을 다 하며 염룡의 대지에 대한 정보를 모으려고 했다.


부질없었다.


정보는커녕 단서 한 개조차 나오지 않았고 험난한 자연만이 기다리고 있던 나날들.


희망을 품은 채 움직였던 나는 더는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암울한 상황이다.


“제기랄!”


쾅!!


애꿎은 땅만 내리치며 화를 분출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현자는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거야?”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암룡의 대지는 본래 염룡의 대지처럼 말도 안 되는 자연을 형성하고 있었어야 했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자연 현상.


그런 자연이 형성되는 것 정도는 당연하다 주장하는 드래곤을.


오직 현자 혼자서 억압하고 억눌렀으며 급기야 잠재웠다.


평범한 플레이어가 왕복하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처음에는 현자 같은 위대한 인물이 고작 드래곤 한 마리 가지고 끙끙 앓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었다.


지금은 오히려 현자가 무척 대단해 보이기만 한다.


“현자한테 가면 단서라도 얻을 수 있으려나.”


드래곤은 본래 공략할 수 없는 존재다.


역사에서 인간을 대표할만한 인물들은 모두 드래곤을 목표로 움직였을 때가 존재했다.


검성은 자신의 강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기 위해 드래곤에게 도전했고.


현자는 드래곤의 부조리함을 해석하기 위해 연구했다.


신화의 존재 2명이 막말로 바짓가랑이 잡는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빨리 알았어야 했을까?”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공략법을 찾을 수 없는 염룡의 대지.


조금이라도 빨리 현실을 자각하고 현자에게 찾아갔다면 이 스트레스는 없지 않았을까?


“아니다······이건 아무리 봐도 아니야.”


현자의 탑까지 가는 데에만 아무리 빨라도 한 달은 걸린다.


왕복 2달이라는 거다.


2달을 오직 이동하는 데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


다시 말하면 2달 동안 정체된다는 소리다.


2달의 정체는 그냥 큰 정도가 아니라 플레이어 생태계를 완전히 뒤바꿀 정도다.


그만큼 현재 플레이어들의 성장 속도가 가속되고 있으며 인류의 등불들은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정신 차려. 박준호.”


잠시 지나친 피로에 생각이 불순해졌다.


힘든 순간에는 그 누구라도 기대고 싶어 하는 건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다.


본능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좋은 건 절대 아니다.


현실을 피하고 단순히 어떻게 되든 편해지고 싶어 하는 것뿐이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편해진다는 건 언젠가는 후회할 것임을 암시한다.


이 상황을 피함으로써 부정적인 현상이 어떻게 발생할지는 미지였고 그 미지는 언제나 내게 악독하게 작용한다.


“뒤처질 수 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다른 인류의 등불들과는 달리 혼자만의 힘으로 나아가고는 있지만.


그게 성장이 느리다는 핑계는 절대 될 수는 없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감정과 경험, 생각을 초기화시켰다.


열흘간의 노력이 쓸데없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겠지만, 미련을 가지지 않았다.


염룡의 대지를 분석하기에는 필요 없는 정보들이기도 했으니까.


“모든 경우의 수가 통하지 않았다. 즉 색다른 방법이 존재한다는 거야.”


플레이어 할 수 있는 행동, 염룡이 취하는 태도, 세계관의 설정.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기존에 생각할 수 없었던 발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지나치게 괴상한 방법,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만 같은 별종의 발상.


그것이 이번 염룡의 대지를 공략할 수 있는 최고의 키워드다.


“열을 죽이기 위해선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우선 단편적으로 접근했다.


첫 단추를 잘 메우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에어컨이지.”


맞다.


더우면 에어컨을 틀면 되는 거였다.


“18도가 국룰이고.”


18도는 너무 춥지 않나?


보통의 가정집에서는 22~26도를 설정해두고 사용하는 걸로 아는데.


전기세가 많이 나가기도 하고.


“너무 춥게 하면 오히려 안 좋다는 거네.”


감기도 걸릴 확률도 올라갈뿐더러 인간적으로 18도는 너무 춥다.


몸에 열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날씨가 너무 덥더라도 이건 아닌 거 같다.


“그럼 거세게 저항하면 페널티를 더 크게 받는다는 건가?!”


왜 그렇게 이어지는 거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에어컨을 강하게 틀면 지나치게 춥고 전기세는 많이 나가고 감기도 걸리고.


음음! 이거구만.


아인슈타인의 작용반작용 원리도 아마 이렇게 찾아냈을 거다.


“그때는 에어컨이 없었으려나?”


뭐.


이런 식으로 접근했겠지.


그도 인간인데 나랑 비슷했을 거다.


그렇고말고.


“······?”


그렇다.


괜히 더워서 죽는 게 아니며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


더위에 사람이 미친다는 건 딱 이런 걸 말하는 거다.



***



“이게 뭡니까?”


“비약이다.”


“용도가 무엇입니까?”


“자연 적응 능력을 올려준다.”


“이걸 제게 주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대에게 필요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자연 적응 능력이 올라가면 이점이 무엇입니까?”


“너무 꼬치꼬치 캐묻는 것 아니냐?”


“죄송합니다.”


허름한 오두막에 앉아 서로 만담(?)을 나누는 두 사람.


살성의 후예 반과 검성의 네 번째 스승이었다.


“그건 자연경의 발전을 돋구는 도구다.”


자연경.


현재 검성의 네 번째 스승이 가르치고 있는 기술이었다.


거인족이 사용하던 자연에 담긴 힘을 가져와 자신의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현자가 자연경을 해석해 새롭게 만든 마법이 공기의 마력을 몸에 채화하는 마법이다.


일종의 권능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사기성을 가진 자연경.


만약 자연경을 완벽히 터득하면 육체의 한계를 뚫어버릴 수 있다.


그렇기에 스승은 자연경을 추천했다.


“그대에게 어울리는 기술은 자연경이 유일할 거다.”


살성이 신화가 아닌 전설의 격이기에 제자도 마찬가지로 한계점이 명확해질 수밖에 없었다.


한데 그 한계점을 부숴버리는 기술이 자연경이었다.


“자연을 느낌으로써 힘의 운용을 깨우치라는 겁니까?”


자연경은 반에게 어울리는 기술이다.


하지만 반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막대한 힘을 주는 기술이라 획득난이도가 너무나도 높은 기술이었다.


몇 주 동안 훈련을 거쳐오면서 느끼는 점 한 가지.


못 얻을 것만 같다.


불안한 느낌이 반을 옥죄어왔고 다급해지는 심정이었다.


그런 마음에 주인도 이런 귀한 도구를 내미는 것이겠지.


그래서 더더욱 불안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주인도 내 불가능을 논하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었으니까.


“그대를 바라보면 옛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불안한 마음이 표정에 드러나서였을까?


갑자기 옛날얘기를 꺼내는 검성의 스승.


“그놈과 그대가 가끔 겹쳐 보이기도 한다.”


그놈은 누구를 뜻하는 걸까?


자신을 스승이라 칭했던 검성을 뜻하는 걸까?


확실하지는 않다.


“검을 무척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놈이었지.”


검성을 말하는 것은 맞는 거 같다.


근데 왜 ‘놈’이라 지칭하는 걸까?


“내 산을 망가뜨리면서 행패를 부릴 땐 분노의 감정마저 느낄 지경이었어.”


아마도 검성이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여 주지 않아서 생떼를 부린 듯하다.


검성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예상이 가긴 하다.


준호의 성격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놈을 몰아내려고 산에서 내려가기까지 해서 싸운 적이 있지.”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자연경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이런 혹독한 산에서 생활해서였을까? 수많은 이동 기술과 회피 기술을 사용하는 오두막의 주인.


‘아슬아슬’이라는 단어는 그에게 무척 어울리지 않는 수식언이었다.


역시 신화의 격을 달성한 검성은 떡잎부터 달랐던 모양이다.


“아직 발전하는 도중이었는데도 죽음으로 나를 몰아세웠었다.”


“그렇게 강했습니까?”


“사람 보는 눈이 없지만, 그놈은 확실히 달랐어.”


말하는 걸 보면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감정이 거의 없는 스승의 표정이 아주 조금씩 일그러지고 있었으니까.


“그대는 지금 자연경을 익히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있겠지?”


“······맞습니다.”


옛날 얘기하다가 갑자기 훅 들어온다.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내가 그자를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네.”


“이 비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


자연을 잘 느끼게 해준다는 짤막한 설명밖에 없는 이 아이템이 검성을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키워드가 된 것이었다니.


자연경을 강화해주는 효과도 가진 모양이다.


“그대는 재능이 무척 뛰어나. 나보다 더 강해질 수 있을 거라네. 내 첫 번째 제자이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제자를 잘 키워보겠다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보답해야겠지.


“정진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이 비약을 기점으로 반은 새로운 자연경 도입에 성공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자연경을 획득하는데.


어둠을 다스리고 어둠의 힘을 흡수하는 자연경.


오직 반만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게 된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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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세상의 끝(1) +1 21.11.22 133 1 11쪽
» 염룡의 대지(2) +1 21.11.20 130 1 12쪽
312 염룡의 대지(1) +1 21.11.19 127 1 12쪽
311 고대유적 +1 21.11.17 133 1 12쪽
310 미개척지대(2) +1 21.11.16 151 1 13쪽
309 미개척지대(1) +1 21.11.15 144 1 14쪽
308 주작의 섬 +1 21.11.15 136 1 14쪽
307 무기 +1 21.11.14 138 2 12쪽
306 선택(4) +1 21.11.13 137 2 12쪽
305 선택(3) +1 21.11.13 135 2 13쪽
304 선택(2) +1 21.11.12 132 2 11쪽
303 선택(1) +1 21.11.11 137 2 12쪽
302 혼돈(3) +1 21.11.10 136 2 12쪽
301 혼돈(2) +1 21.11.09 136 1 12쪽
300 혼돈(1) +1 21.11.08 143 2 13쪽
299 히드라(3) +1 21.11.07 146 2 12쪽
298 히드라(2) +1 21.11.06 146 2 12쪽
297 히드라(1) +1 21.11.05 140 2 12쪽
296 사흉수(3) +1 21.11.04 144 2 11쪽
295 사흉수(2) +1 21.11.03 148 2 12쪽
294 사흉수(1) +1 21.11.02 163 2 12쪽
293 육체의 격 훈련 +1 21.11.01 167 2 12쪽
292 방향 +1 21.10.31 156 2 11쪽
291 벨페고르의 감동(2) +1 21.10.29 152 2 12쪽
290 벨페고르의 감동(1) +1 21.10.29 164 2 13쪽
289 태초의 악마(2) +1 21.10.28 164 3 13쪽
288 태초의 악마(1) +1 21.10.27 171 4 12쪽
287 벨페고르(2) +1 21.10.26 162 2 11쪽
286 벨페고르(1) +1 21.10.25 163 2 11쪽
285 파이몬 +1 21.10.24 17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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