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 Gra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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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1.04.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9.04 05:18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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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9,545

작성
22.08.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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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5장

안녕하세요, 두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알파는 라인의 가게를 나와서 다시 숙소로 향하는 중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곧장 왕의 거처가 있는 왕궁으로 향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무트는 데리고 가야 할 것 같았다. 며칠 안 되기는 했지만 서로 함께 지냈던 사이이다. 알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게 작게나마 동료 의식을 품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한 그녀는 곧장 무트를 깨우러 올라갔다.

“야! 일어나!”

그를 깨우느라 자신의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한 알파에게 나긋한 목소리로 무트의 잠을 깨워 줄 마음 따위는 없었다. 그녀의 앙칼진 목소리에 무트가 화들짝 놀라 침대에서 굴러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알파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그러나 들려온 말은 그녀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뭐야, 아침부터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다가 이제 들어와?”

“흥, 별로 내가 뭘 하든 네가 뭔 상관이니? 나한테 관심이라도 있는 거야?”

아무래도 그는 이미 일어나 있던 모양이다.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자 토라진 알파는 그에게 퉁명스럽게 대답해버렸다. 사실 저 뒤의 ‘나한테 관심이라도 있는 거야?’라는 말도 토라진 그녀의 기분 때문이지, 절대 그녀의 본심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구차하게 변명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말은 오해를 가득 싣고 무트에게 전달되었다.

“뭐야, 갑자기? 관심 있는 건 너 아니냐?”

“무,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니 너는? 허, 참 어이가 없어서.”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이 있단다.”

둘의 말싸움에 무슨 일인가 싶어 올라와 보았던 마법사도 그들의 대화에 합세했다. 이렇게 해서 무트와 마법사 대 알파라는 상당히 불리한 구도가 펼쳐졌다.

“에잇, 참. 됐어. 말이 헛나온 거야.”

“퍽이나.”

“이게, 정말······”

“어허, 싸움은 좋지 않아.”

어째서인지 무트의 편에 붙어버린 마법사 때문에 수적으로 열세가 된 알파는 하는 수 없이 싸움을 관둘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알파는 빠르게 왕궁으로 가려고 했다.

“야, 난 돌 찾으러 갈 테니까 너도 올려면 빨리 와.”

애초에 무트를 데려가기 위해 이곳에 온 알파였지만, 그녀는 그런 자신의 의도는 숨긴 채 무트에게 말했다. 그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 약점을 잡히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복잡한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트는 대답도 안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알파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혼자 가지 않고 그를 기다렸다. 이렇게 겉으로는 센 척하지만 결국 직접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게 알파의 흠이라면 흠이었다. 어쩌면 무트가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간 건 이런 그녀의 성격을 이미 파악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트가 방에서 나왔다. 애초에 짐이라고 부를만한 것도 없었다. 준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리가 없었다.

“가자고.”

무트가 방에서 나와 그렇게 말하는 것까지 확인하고, 알파는 숙소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아, 잠깐만 기다려봐.”

그런데 마법사가 문을 열려는 알파를 저지했다. 그는 한 손에 정확히 그 손바닥만한 크기의 두루마리를 들고 있었다. 그는 알파에게 다가와서 그 두루마리를 건네며 말했다.

“가지 말라고 해도 안 들을 거라는 건 알지만, 아무래도 영 찜찜하니까 가더라도 이거 하나 정도는 가지고 가. 사용자의 마력에 비례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 물건이다. 일회성 매직 아이템이니까, 정말 위급한 순간에만 사용하도록 해. 네 마력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마력량이라면 충분히 큰 위력을 발휘할 거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정도가 한계다. 아쉽게도 지금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저기 저 못 미더운 남자애한테는 넘겨주지 말고.”

“누가 못 미덥다는 거야!” 아직 아래로 내려오지 않은 무트가 위에서 마법사의 말을 듣고 발끈해서 외쳤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빨리 내려와.”

알파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밖으로 나갔다. 물론 마법사에게 받은 두루마리는 소중하게 품 안에 넣어두었다. 그의 충고도 있고 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그녀는 왕궁으로 향했다.


“드디어 도착했군.”

이제 이 지긋지긋한 일도 끝이라는 생각이 들자 무트는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저 한없이 넓은 궁성을 보고 있으면 감개무량했다. 물론 무트가 감개무량한 이유는 퀘스트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퀘스트 따위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돈이 자기한테 들어오는 것도 아니니까. 그가 감개무량한 이유는 드디어 알파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약대로라면 저 왕궁을 나갔다 오는 순간, 무트는 자유가 된다. 퀘스트를 클리어, 즉 마석을 되찾는 순간 무트가 해방된다는 계약이었으니까, 저 문이 두 번 열리는 순간이 무트가 자유를 되찾는 순간이 된다. 그가 알파와 함께 왕궁 바로 앞까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지금 얼마나 기쁜 마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왕궁 수비대조차 잊어버리고 이곳에 서 있을 정도로 매우 들뜬 상태였다.

“웬일이냐, 오늘은 오기 싫다고 징징거리지 않고.”

“흥, 그런 건 됐고 얼른 가기나 하자고.”

매우 들뜬 상태의 무트는 알파의 비꼬는 말 정도로는 막을 수 없었다. 먼저 들어갈 기세인 무트를 보고 알파는 속으로 그를 비웃으면서 문을 열었다.

‘흥, 나랑 헤어지는 게 그리도 좋냐. 그래, 나도 너랑 있는 건 지긋지긋했다······’

그러나 알파는 무트처럼 깔끔하게 그를 떨쳐내지는 못했다. 사실 무트도 속으로는 그녀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 함께 지낼 때는 티격태격 싸우더라도, 막상 헤어질 때가 되니 아쉬운 기분이 든다. 알파는 평소 정이 많았기에 잠깐 알고 지낸 사이일 뿐인 무트에게도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무트는 정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녀와는 다른 이유로 그런 마음이 들었다. 무트는 그녀와 헤어지고 나면 다시 혼자가 되는 것이다. 알파와 만나기 전까지는 혼자 생활하는 것도 문제없었다. 오히려 혼자인 편이 더 익숙했던 그에게는 그러는 게 더 편했다. 하지만 같은 고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알파를 만나고 난 무트는, 이제 더는 옛날과 같지 않았다. 요 며칠 사이 함께하는 생활에 익숙해진 자신이 과연 옛날처럼 혼자 사는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무트는 겉으로는 전혀 개의치 않은 듯 행동했지만, 속으로는 옛날과 지금의 자신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뭐해, 얼른 안 가고.”

그런 내면의 약한 모습을 애써 무시하기라도 하듯 그는 겉으로 더욱 그렇지 않은 척, 마음과는 반대로 행동해 버린다. 그에게는 차라리 더는 고민하지 않게 빨리 이 상황이 끝나버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일단 그녀와 헤어진다면, 자신도 자연스럽게 다시 옛날의 삶에 익숙해질 것이다. 그러나 더 오래 이곳에 머물면, 더 오래 이곳에서 고민하고 있으면 정말로 더는 옛날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알파가 성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향하는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들은 왕의 거처를 향해 걸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왕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못 만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격하게 알파 일행을 반겨 주었다.

“어서 오너라. 아아, 매우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이 드는구나. 바로 하루 전 일인데도 말이다. 기다리고 있었다, 알파.”

왕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알파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봐도 변함없이 큼직한 방이었다. 그녀의 뒤를 따라서 무트가 들어온다. 이미 한번 왕을 만나본 알파는 별 내색 없이 안으로 들어왔지만, 이곳에 오는 게 처음인 무트는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었다. 마치 적의 기지에 침투하는 것처럼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며 경계하고 있다는 것은 알파가 봐도 알 정도였다. 왕이 보면 불쾌해할지도 모르는 일인데,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참 배짱이 강한 녀석이라고 알파는 생각했다.

“아아, 자네가 알파의 동료라던 친구인가 보구나. 그래, 둘 다 환영한다.”

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딱히 거스를 이유도 없어서 그들은 권해진 대로 자리에 앉았다.

“좋아, 잠시 그대로 앉아 있거라.”

왕은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의아하게 생각한 알파는 밖에 뭐가 있는 건가 보려고 했지만, 고개가 돌아가지 않았다.

“······?”

그녀는 당황해서 이리저리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몸이 경직된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이런, 젠장!”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차린 무트는 입으로 욕설을 내뱉었지만, 그저 그뿐으로 그 역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들어오도록 해라.”

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밖에서 수십 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순식간에 근처로 모여들었다. 아연한 알파와 뭔가 찔리는 게 많은 무트는 당황해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 때문에 탈출하지 못했다.

“뭐, 뭐야?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아무래도 그 입까지 막아둘 걸 그랬나 보군. 뭐 됐다. 어서들 끌고 가도록 해.”

방 안에 모여 있던 병사들이 이번에는 알파와 무트를 끌고 가려고 했다. 병사들에게 들어 올려진 무트는 유일하게 자유로운 입으로 끝까지 왕에게 저항했다.

“이봐, 어디로 끌고 가라는 거야?” “네가 알 건 없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지만, 너는 아직 쓸모가 있어서 말이야. 운이 좋았구나.”

“흥, 이런 상황에 운이 좋다니 농담도 잘 하시는 구만.”

“그래, 운이 좋다는 건 내 말실수였을지도 모르겠구나. 거기 너, 조용히 만들어서 데려가라.”

왕은 무트를 들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명령했다. 그들은 왕의 명령에 거절하는 일 없이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크억!”

목뒤를 힘껏 내리쳐진 무트는 짧은 비명을 끝으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다행히 아직 상황 파악이 잘 안 되어서 아무 말 못 하고 있던 알파는 기절 당하지 않았다. 덕분에 알파는 끌려가기 바로 직전에 마법사에게서 받은 두루마리를 생각해 낼 수 있었다.

‘그 두루마리, 위기인 순간에 사용하라고 했었지? 하지만 지금이 정말 위기의 순간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제약 때문에 알파는 쉽사리 두루마리를 사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단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기절한 채로 끌려가는 무트를 보고 난 알파는 어쩌면 지금 아니면 영영 사용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결심을 세웠다. 무트를 이송하는 병사들이 밖으로 나가서 병사가 가장 적어졌을 때 두루마리를 사용하면 탈출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질 것 같아서 그리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두루마리 사용법을 몰랐다.

‘아니, 그 마법사는 왜 가장 중요한 걸 안 가르쳐준 거야?’

이제 와서 힐책해도 의미는 없다. 알파는 이제 다 틀렸다고 생각했다.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했던 방법을 어이없는 실수로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절망감이 알파의 마음속을 잠식해 알파는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다. 그녀는 모든 것을 체념했다. 자신이 무리해서 퀘스트의 돈을 받으려고 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 무트는 자신의 실수 때문에 죽음의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런 거, 싫어······’

살면서 처음으로 생긴 모험 동료였다. 살면서 처음으로 불쌍하다고 동정했던 사람이었다. 마지막은 웃으며 보내주고 싶었다. 이런 결말은 그녀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부탁이야······. 뭔가, 뭔가 다른 방법이······’

알파는 필사적으로 방법을 모색했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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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 공지 22.09.04 16 0 -
37 제6-2장. 에필로그 22.09.04 16 0 33쪽
36 제6-1장 22.09.03 10 0 12쪽
35 제6장. 닫는 이야기 22.09.02 15 0 14쪽
34 제5-5장 22.08.31 14 0 15쪽
33 제5-4장 22.08.29 13 0 13쪽
32 제5-3장 22.08.28 11 0 12쪽
31 제5-2장 22.08.27 13 0 12쪽
30 제5-1장 22.08.26 13 0 14쪽
29 제5장. 끝맺는 이야기 22.08.24 9 0 15쪽
28 제4-8장 22.08.22 12 0 12쪽
27 제4-7장 22.08.21 11 0 12쪽
26 제4-6장 22.08.20 13 0 15쪽
25 제4-5장 22.08.19 12 0 13쪽
24 제4-4장 22.08.17 11 0 15쪽
23 제4-3장 22.08.15 21 0 14쪽
22 제4-2장 22.08.14 13 0 11쪽
21 제4-1장 22.08.13 16 0 11쪽
20 제4장. 그의 이야기 22.08.12 14 0 12쪽
» 제3-5장 22.08.10 21 0 12쪽
18 제3-4장 22.08.08 26 0 13쪽
17 제3-3장 22.08.07 18 0 12쪽
16 제3-2장 22.08.06 19 0 13쪽
15 제3-1장 22.08.05 21 0 12쪽
14 제3장. 마법사 이야기 22.08.03 19 0 12쪽
13 제2-5장 22.08.01 23 0 12쪽
12 Monologue 22.07.31 26 0 13쪽
11 제2-4장 22.07.30 22 0 16쪽
10 제2-3장 22.07.29 24 0 13쪽
9 제2-2장 22.07.27 2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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