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능력으로 역대급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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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랑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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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7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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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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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48화 카미노 시토 타이푸(3)

DUMMY

48화 카미노 시토 타이푸(3)


[일본인은 왜 카미노 시토 이수호에게 열광하는가?]


일본인의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아 가장 지배적인 힘을 가진 것은 바로 공포다. 자연 재해에 대한 뿌리 깊은 공포는 일본이라는 섬나라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가장 근원적인 공포다. 일본이 세계적으로 시민의식이 높으며 사회적 룰 잘 지키는 것 또한 이러한 공포에 기인한다.


수천 년간 일본인을 지배해 온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는 우리로 하여금 끝없이 도전하게 만들었다. 자연재해가 없는 땅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일본인의 가장 큰 욕망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역사적 도전들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우리는 자연재해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크고 작은 지진들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일어날 시기가 지나 버린 도카이 대지진의 공포가 일본인의 무의식을 공포로 물들이고 있다.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그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두려울 만큼 말이다.


일본인이 유독 죽음에 대해 달관한 것은 이처럼 죽음과 너무나 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이 저주한 것만 같은 이 지독한 섬나라에 처음으로 신의 축복이 찾아들었다.


카미노 시토 이수호


그는 한국인이나 한국인이라는 국가적, 인종적 굴레를 덮어씌우기엔 너무나 위대한 신의 아들이자 신의 사도였다.


일본인은 처음으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하지 못하는 재앙이 눈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을 목도 했다. 마치 진도 8.0의 대지진이 일시에 진동을 멈춘 것과 같았고 거대한 절벽과 같은 해일이 눈송이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과 같은 기적의 향연.


신의 사도가 일으키는 이적에서 일본인은 생전 처음으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재해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했다. 거대 전함 야마토로도 이루지 못했고 천황과 버블경제조차 이루지 못한 것을 이수호 사도가 해낸 것이다.


공포에 대한 해방감을 맛본 일본인은 이수호 사도에게 열광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평안함을 선물한 신이 보낸 빛의 아들을 섬기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바로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인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진이 나도 그의 옆에 있다면 안전하지 않을까? 후지산이 폭발해도 그의 옆에 있다면 나를 지켜 주지 않을까?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해일이 몰아닥쳐도 성경 속 모세처럼 바다를 가르지 않을까?


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못한 그들에게 처음으로 의지할 만한 그 무언가가 생긴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그에게서 위안을 얻고 평안을 얻는다. 잠시라도 그의 옆에서 재해의 공포에서 벗어난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 위안과 평안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재해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앞다투어 그의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대로 몇 년이 더 지난다면 아마 일본의 진정한 주인은 신의 사도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원하는 사람은 이수호 사도보다 도리어 일본인들이 될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군”


시가를 입에 문 한 남자가 요미우리 신문의 칼럼을 보고 몹시 기분이 상한 듯 콰직 구겨 버렸다. 신문을 구긴 인물은 아소가와 함께 일본 정계의 양대 산맥이자 과거 전국시대 때부터 내려온 명문가인 요시다 가문의 수장, 요시다 쇼인이었다.


부리부리한 눈매, 남성적이고 각진 턱선, 짙은 턱수염, 그는 전형적인 죠몬인의 외모를 가진 사람이었다.


“하찮은 조센진 따위가 설쳐 대는 꼴이라니”


그는 이수호로 인해 촉발된 작금의 상황이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온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건너온 신의 사도라는 놈에게 열광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를 천황으로 모실 것 같은 분위기였다.


듣기로는 이름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서는 아소가 마저 그의 뒤에 붙었다고 한다.


“아소가도 한물이 간 모양이군. 고작 저런 애송이 같은 놈에게 붙어 먹다니. 일본인도 아닌 놈을, 허허허. 어이가 없네.”


그는 비서를 서재로 불렀다. 어린 애송이 놈이 잔뜩 겁을 집어 먹게 만드는 일 따위는 손바닥 뒤집는 것 보다 쉬웠다.


서재로 들어온 비서는 깊게 허리를 굽혔다. 쇼인은 비서에게 신문을 던지며 말했다.


“이놈 조금 겁만 줘서 쫓아보네.”

“예”


비서가 나가는 것을 보며 그는 와인잔에 담긴 차가운 생수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도 물 만큼은 마음에 드는군.”


그가 마시는 것은 코미타투스 신의 성수였다. 요시다 쇼인은 일본의 블랙카드 소유자 중 한 명이었다.


요시다 쇼인은 이수호 사도를 신의 사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생수를 파는 장사꾼일 뿐.


이수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우연히 맛본 물맛에 반해 도저히 다른 물은 마실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입맛이 무척이나 까다로운 그는 블랙카드를 소유한 고객 중에서도 우량 VIP 고객이었다.


“너는 딱 그 정도면 돼. 물장사 정도는 내가 허락해 주지. 그 이상은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


&


홋카이도. 일본의 최북단, 심지어 러시아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겨울의 섬에 도착했다. 다행히 지금은 겨울이 아니기에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 바람만큼은 다소의 서늘함을 품고 있었다.


홋카이도 도청의 요청으로 삿포로시에서 집회를 열게 되었다.


“이제 여기가 마지막인가요?”


아소 리나가 내 착각을 수정해 주었다.


“도쿄가 남아 있습니다.”

“후~ 그렇군요.”


무려 2개월간 일본 전역을 돌며 집회를 열다가 기어코 일본 최북단인 홋카이도까지 와버린 것이다. 워낙 힘든 강행군이었기에 CCM팀은 한 달 먼저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래도 아소 리나와 아소가의 도움으로 2개월 동안 큰 사고나 문제없이 집회를 잘 치를 수 있었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예, 차질 없이 준비하겠습니다.”


삿포로에서의 집회도 순조로웠다. 많은 이들이 우상을 거부하기로 약속했고 많은 이들이 병마에서 자유를 얻었다.


그렇게 집회를 끝내고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차를 타고 도쿄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길, 성령의 나침반이 별안간 회색빛으로 변했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성령의 나침반이 빛을 잃어버렸다. 무언가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의미.


나는 차 안에서 아소 리나에게 말했다.


“잠시 이동을 멈출 수 있을까요?”

“예, 사도님”


그녀의 지시에 운전 기사가 근처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웠다. 아소 리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혹시 몸이 안 좋으십니까?”

“아니요. 그건 아닌데. 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아서요.”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성령의 나침반이 변한 이유에 대해 골몰했다.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하나씩 정리해 보았지만 별 다를 게 없었다.


‘유일한 한 가지는 홋카이도를 떠나려 한 것 뿐인데’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한 가지 뿐이었다.


‘아직 홋카이도에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하지만 도쿄에서의 집회가 당장 이틀 후이다. 지금 떠나도 준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바로 그 때 아소 리나의 전화가 울리고 전화를 받은 그녀의 목소리가 상당히 차가워졌다. 뭔가 문제가 생긴 듯 했다.


“혹시 도쿄 집회에 문제가 생겼나요?”

“예, 아무래도 도쿄 집회를 연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회 무대 설치 중 약간의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다친 사람은 없구요.”

“다친 사람은 없지만, 집회가 일주일 이상 연기될 것 같습니다.”


홋카이도를 떠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진다. 아직 이 곳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거다.


“잘됐네요. 같이 홋카이도 여행이나 다녀 볼까요?”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

“삿포로까지 왔으니 당연히 맥주를 마셔야죠.”


여행 첫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삿포로의 맥주 박물관. 아소 리나에 따르면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맥주가 양조된 곳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삿포로까지 와서 삿포로의 명물인 맥주는 무조건 마셔 줘야죠.”


다만 내가 맥주를 즐기는 모습에 그녀는 조금 당황했다.


“기독교인들은 술을 금하지 않나요?”


일본인들에게 기독교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천주교의 신부들과 청교도인이다. 금욕적인 생활을 중시하는 두 집단의 생활 모습은 기독교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리나 예수님이 가장 처음 행한 이적이 뭔지 알아요?”

“물을 포도주로 만든 일이었네요?”


생각해 보니 이상한 일이었다. 예수님이 술을 만들다니


“그러고 보니 조금 이상하네요.”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신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대식가에다가 애주가라는 사실이죠.”


나는 스마트폰으로 일본어 성경앱을 열어 관련 구절이 있는 누가복음 7장을 보여 주었다.


세례 요한이 와서 떡도 먹지 아니하며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매 너희 말이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인자(예수님)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어지간해서는 표정 변화가 잘 없는 그녀에게서 황당함이 느껴졌다. 그녀가 알고 있는 예수가 대식가에다가 애주가라니 그만큼 기존에 그녀가 알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와는 괴리가 컸던 탓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도를 닦으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어요.”

“그럼 구약의 수많은 율법들은 뭔가요?”

“성경에는 엄청나게 많은 율법들이 있죠. 그리고 그 율법들 중 하나만 어겨도 전부 어긴 것이 됩니다.”

“하나만 어겨도 전부 어긴 것으로 간주한다구요?”

“예, 전부요.”


마치 교통 법규 하나를 어기면 모든 형법을 다 어긴 것과 동일시 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였다. 황당할 정도의 헬난이도였다.


“리나씨가 보시기에는 인간이 그 율법들을 전부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뜩이나 작은 성경의 활자로 몇십 장에 걸쳐 빼곡히 적혀진 수많은 규칙을 평생 단 하나도 어기지 않고 지킨다는 것은 대충 봐도 절대 불가능이었다.


“아니요. 불가능하죠.”

“맞아요. 불가능해요. 그런데 왜 하나님은 그걸 요구했을까요? 인간을 벌레라고 말하면서”


아소 리나는 그 질문에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지킬 수 없을 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규칙을 지키라고 요구하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잘 모르겠네요.”

“율법이 등장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율법들이 나오기 전 상황을 봐야 해요. 모세는 지금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합니다. 이후 시내산에 도착한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에 강림한 창조주의 위엄에 두려워합니다. 거대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내산 전체가 진동했을 정도니까요. 두려움에 떨던 백성들은 모세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신께서 시키시는 대로 할 테니 모세 네가 가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 듣고 와라. 즉, 신과 인간 사이에 대언자를 둔 겁니다. 신과 직접 소통하기를 거부해 버린 거죠. 이것이 최악의 패착이었습니다.”


아소 리나는 내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알지 못하는 이 진리의 비밀을 알게 되는 몇 안 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우주의 창조주는 이집트의 압제에서 자신의 백성들을 놀라운 기적으로 구원했습니다. 당연히 자식들이 우리 아빠 짱짱맨 하고 신나서 만나러 올 줄 알았더니 이 노무 자식들이 자신들을 구원한 아버지를 거부하고 다른 사람을 내세우는 겁니다. 내 자식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은데 자식들이 이걸 거부한 겁니다. 그러더니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당돌하게 말합니다. 창조주는 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구약의 수많은 율법이군요.”

“예, 애초에 그 율법들을 정말 지키라고 내세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불순종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아페이데이아’ 라는 단어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율법들은 지키라고 준 것이 아닌 ‘야! 너네 진짜 이거 지킬 수 있겠어? 못 하겠지? 그래? 그럼 나와 직접 만나서 대화하자’ 라는 게 하나님의 본심입니다. 그런데 이 노무 자식들이 말이 안 통합니다. 진짜 지키겠다고 해 버립니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 너무 어렵거든요. 그래서 결국 지키지 않고 저주를 받죠. 그리고 더 황당한 건 저주를 받다 보니 나중에는 신이 주신 율법에 자신들의 생각을 더해 더 지독한 율법을 만들어 스스로를 얽매어 버립니다.”

“정말 말이 안 통하는 거군요.”

“예, 말이 정말 안 통하는 거죠. 우리가 무얼 해야 하고 무얼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각 개인별로 직접 들어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야만 하는 거죠.”

“이제 이해가 되네요. 예를 들어 술을 마셔야 할지 마시지 말아야 할지 개인마다 다르다는 거죠?”


역시 똑똑한 여자다.


“바로 그거에요.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하나님과 말이 통하지 않고 있어요. 여전히 교회는 성경 해석에만 빠져 있고. 참, 바보들끼리 모여서 뭘 한다는 건지. 인강 교제도 모르는 게 있으면 교제를 쓴 강사한테 물어보는 게 당연한 상식인데 왜 성경은 자기네들끼리 물고 뜯고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고집이죠. 결국 그들은 과거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은 겁니다. 차라리 교회를 가지 않고 혼자 하나님을 만나려 하는 것이 더 유리할 텐데. 애초에 구약성경이 없었을 때에도 구약 성경 속 인물들은 하나님을 만났으니까요.”

“그럼 성경은 읽을 필요가 없는 건가요?”

“아니요. 그럼에도 성경은 읽어야 합니다.”

“왜죠?”

“리나씨가 만난 영적 존재가 정말 창조주인지를 알기 위해서죠”

“아!!”

“우리가 만난 영적인 존재가 정말 창조주인지 사탄인지 알기 위해서 꼭 성경을 읽어야 하는 거죠. 굳이 쉽게 비유하자면 성경은 회장님 전(前)비서들의 인수인계서 같은 겁니다. 우리 회장님은 이런 걸 좋아하시고 이런 걸 싫어하시고 뭐 이런 회장님의 취향과 성향을 설명해 놓은 인수인계서 같은 거랄까요.”

“무슨 말인지 이해돼요.”

“성경 속 이야기들은 우리보다 먼저 신을 만난 이들의 경험담입니다. 우리가 섬겨야 할 회장님의 업무 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살아있는 최고의 인수인계서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만약 내가 만난 회장님이 인수인계서랑 많이 다르다? 그럼 회장님이 아니라 다른 존재인거죠!”


아소 리나는 이수호 사도의 설명에 머리가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성경을 공부하기 위해 여러 책을 읽기도 했지만 뭔가 핵심을 놓친 듯 굉장히 답답했다. 어떤 신학자도 그 답답함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그냥 사도님께 물어보면 될 것을, 헛고생했네.’


신과 소통하는 자를 두고 헛발질만 한 셈이었다. 그녀는 이번 기회에 궁금한 것을 모두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예수님과 그가 우리를 위해 죽으신 것만 받아들이면 어떠한 경우에도 천국에 가는 건가요?”

“아니요!”


이수호의 말에 리나는 꽤 충격을 받았다. 예수의 영접이 곧 구원이라는 교리는 개신교, 천주교 할 것 없이 성경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종교의 핵심적인 진리이기 때문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만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잠깐만요. 분명히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함께 예수님의 오른쪽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강도가 예수님과 함께 낙원에 간다고 되어 있어요. 그건 어떻게 된 거죠?”

“낙원은 천국이 아닙니다.”

“예?”


많은 신학자들이 낙원을 천국이라 해석하지만, 이는 죽음 이후의 심판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나씨,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 잘 들으세요. 아주 중요하고 또 어려운 진리입니다.”

“예”

“인간은 죽음 이후에 두 번의 심판을 거칩니다. 일종의 2심제죠”

“왜 두 번의 심판이 필요한 거죠?”

“우리가 왜 3심제를 하나요?”


리나는 무언가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다.


“심판의 정당성을 위해서군요.”

“맞습니다. 1심에서 중요한 심판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였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 예수를 믿는 사람은 낙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낙원이 아닌 음부 혹은 하데스로 불리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큰 의미에서 보면 낙원 역시 음부 내에 속하는 지역입니다.”

“아! 그럼 우편의 강도는 예수님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낙원으로 가는 것이군요.”

“예, 하지만 낙원은 분명 천국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타락한 목사나 사악한 크리스천들도 모두 낙원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그런데 왜 예수 그리스도만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믿게 된 건가요?”

“사탄의 교묘한 함정이죠. 이 함정을 뿌리내리게 한 사람은 칼빈입니다. 현재 모든 종류의 기독교는 이 칼빈주의를 받아들였습니다. 칼빈의 5대 교리 중 성도의 견인이라는 교리가 핵심적인 함정입니다. 성도의 견인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자는 구원으로 견인된다 즉 구원으로 이끌려 반드시 구원에 이르게 된다는 교리입니다.”

“그 교리 때문에 다들 그렇게 믿게 된 거군요.”

“예, 물론 성도의 견인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핵심적인 조건을 말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조건이요?”

“요한복음 10장 28절 29절을 찾아서 읽어 보시겠어요?”


리나는 스마트폰 어플을 열어 해당 구절을 찾아 읽었다.


“내가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노니 그들이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요. 또 아무도 내 손에서 그들을 빼앗지 못하리라. 그들을 내게 주신 내 아버지는 모든 것보다 크시매 아무도 내 아버지 손에서 그들을 빼앗지 못하느니라”

“방금 읽으신 구절이 성도의 견인을 설명하는 구절입니다. 그럼 바로 윗 구절 그러니까 27절을 읽어 보시겠어요.”


27절을 빠르게 눈으로 읽은 아소 리나는 순간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너무나 중요한 조건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내 양들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창조주가 나를 알고 내가 창조주를 알아야 하며, 그의 음성을 듣고 따라 살 때에야 비로소 성도의 견인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였다.


“대개 성도의 견인을 이야기할 때 그 부분은 쏙 빼버리고 이야기합니다.”

“왜죠?”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보이지 않는 신과 그의 음성을 듣는 것이 이해가 되지도 경험해 보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기잖아요.”

“예, 사기죠. 너무나 교묘한 사기.”

“그러면 낙원에 간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아까 제가 2심제라고 했죠”

“예”

“앞으로 말세에 있을 일들을 설명해 줄게요. 말세의 마지막 때에 아마겟돈이라는 큰 전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전쟁의 끝에 예수께서 재림함으로써 전쟁이 끝나게 됩니다. 이때 천국에 가기에 합당한 사람 즉, 창조주의 음성을 듣고 그의 음성대로 인생을 살아낸 사람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형체로 다시 부활하게 됩니다. 아마도 낙원에 있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의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 중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럼 낙원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요”

“자신이 구원받았다고 철석같이 믿고 착각 속에서 빠져 있겠죠. 최후의 심판 때까지 말입니다.”


무서운 일이었다. 낙원이 천국인 줄 알고 구원인 줄 알았는데 구원이 아니다? 이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


“예수께서 재림하시면 그 때부터 천년 왕국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천년 왕국의 끝에서 두 번째 부활이 일어납니다. 아직 부활하지 못한 모든 영혼들이 부활하게 됩니다. 바로 이때 무저갱에 갇혀 있던 가장 강력한 사탄들이 지상으로 올라와 영혼들을 미혹시킵니다. 구원을 획득한 이들은 창조주께서 보호하시겠지만 두 번째에 부활한 이들은 창조주들이 보호해 주지 않기 때문에 사탄의 시험에 맨몸으로 노출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탄의 편에 선자와 창조주의 편에 선 자들의 최후의 전쟁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곡과 마곡의 전쟁입니다. 이 곡과 마곡의 전쟁은 창조의 편에 선 자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게 될 것입니다.”

“왜 그런가요?”

“이것은 복수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주의 음성을 듣는 자들은 자신의 힘으로 복수해서는 안 됩니다. 어린 양처럼 맞으면 맞고, 죽이려 하면 죽임당해야 하는 처지죠. 아마겟돈 전쟁의 끝에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수히 많은 성도들의 피가 흘러야만 재림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곡과 마곡의 전쟁에서 구원받은 자들은 왕으로서 인정을 받은 자들입니다. 즉 심판자의 위치를 획득한 자들입니다.”

“그래서 복수가 가능한 거군요”

“예, 곡과 마곡의 전쟁은 그동안 당하기만 한 자녀들에게 피의 복수를 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곡과 마곡의 전쟁이 끝나면 두 번째 심판인 백보좌 심판을 끝으로 누군가는 천국으로 누군가는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아소 리나는 마치 한 편의 대하 드라마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 광대한 스케일의 이야기였다.


“그럼 휴거라는 건 뭔가요?”


망할 놈의 휴거. 이놈의 휴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사이비 종교에 속았는가?


“휴거는 없습니다”

“예에? 아니 제가 공부하기로는 마지막 대환란이 있기 전에 성도들을 휴거시켜 환란에서 지킨다고 들었는데”

“그런 식으로 성도들이 전부 사라져버리면 적그리스도는 누구를 핍박 한다는거죠?”

“아!”

“환란 중 휴거는 없습니다. 우리는 환란을 직면해야 합니다.”


빌어먹을 나는 이 환란을 전부 경험하게 되겠지.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아! 또 궁금한 게 있는 데 선악과는 도대체 뭔가요?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만든 건가요?”

“선악과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일깨우기 위한 장치입니다. 자유의지는 인격의 핵심입니다. 모든 것이 허락되거나 모든 것이 금지된다면 인간은 인격의 본체인 자유의지의 존재를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은 창조주처럼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인데 이것을 일깨우기 위해 선악과를 만든 것입니다.”

“그럼 선악과를 먹고 선악을 알게 된다는 것은 뭐죠?”

“조금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자면 ‘선악을 알게 된다’ 라는 표현보다는 ‘선악을 스스로 판단한다’ 라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입니다. 리나씨 굶어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은 선인가요? 악인가요?”

“당연히 선이죠!”

“아마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굶어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아서 나중에 연쇄 살인마가 되어 수없이 많은 이들을 죽이게 된다면 어떤가요?”

“글쎄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네요”

“예, 판단하기 어렵죠. 분명 선이었는데 갑자기 선이 모호하게 되어 버렸죠. 바로 이것이 선악과의 저주입니다. 인간은 미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선한 열매를 맺게 되고, 어떤 행동이 악한 열매를 맺게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선악을 스스로 판단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 선악과입니다. 선악을 아시는 분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 한 분뿐이죠. 그래서 그분의 음성을 들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선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말이죠.”


아소 리나는 그동안의 궁금증이 모두 풀려 속이 후련해졌다. 성경을 공부하면서 생겼던 모든 난제들이 순식간에 해결되어 버렸다.


“언젠가 저도 사도님처럼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수호 사도의 말대로라면 결국 핵심은 신을 만나는 것에 있었다.


“물론입니다. 리나씨가 포기하지 않고 간절히 하나님을 찾는다면 언젠가는 만나 주실 것입니다.”


그런데 내 문제는 언제 해결하지?


벌써 엿새째 홋카이도를 여행했다. 삿포로 시가지, 오오도오리 공원, 삿포로 텔레비전 타워, 삿포로 시계탑, 히츠지가오카 전망대, 시로이고히비토 공원, 모에레누마 공원, 모이와야마산 전망대,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 크루즈, 오라루 수족관, 덴구야마 전망대, 노보리베츠 온천, 다치요리 온천 등등 여러 공원과 전망대, 온천까지 즐기고 수많은 스시와 디저트를 먹었지만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정말 오래간만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기에 위안이 되었다. 사실 오래간만이 아니라 이런 식의 힐링 관광은 생전 처음이다.


“아~~ 모르겠네.”

“고민이 있으신가요?”

“그게 뭔가 홋카이도에서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은 데 뭔지를 모르겠어요. 감을 못 찾겠네요.”

“그럼 홋카이도의 다른 지역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홋카이도에서 도시 다운 도시라고는 삿포로가 거의 유일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인구가 삿포로에 밀집되어있다.


“역으로 한 번 움직여 보죠. 홋카이도에서 가장 인구가 작은 곳이 어디인가요?”

“‘오토이넷푸’ 라는 시골 마을입니다. 인구는 700명 가량 됩니다.”

“그럼 오토이넷푸로 가죠.”

“예”


삿포로에서 오토이넷푸까지는 무려 네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전혀 지겹지 않았다. 워낙 풍경이 좋아 이 드라이브가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토이넷푸에 도착하자 회색빛이었던 성령의 나침반이 어느 때보다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평소처럼 퀘스트로 알려 주시면 더 빨리 왔을 텐데”


그러자 내 안의 깊은 곳에서 내 것이 아닌 음성이 들려왔다. 나는 낯선 듯 포근한 그 음성에 움찔하고 놀랐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관광이나 하면서 쉬라고 그랬다.]


누구의 음성인지 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정말 잘 쉬었습니다.’


그 동안 즐겁게 놀았으니 이제 다시 열심히 일할 시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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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 코미타투스 빈(2) 21.06.08 512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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