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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최근연재일 :
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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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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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올림픽 4 -그라운드에 서다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브라질 월드컵 당시 주 경기장이기도 했던 마라카냥 메인스타디움을 꽉 채운 8 만에 달하는 관중들이 지르는 함성은 엄청났다.

세린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많은 관중을 바라보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끼고 있었다.

‘이게 나라를 대표해 참가한 국가대표라는 것인가? 정말 엄청 나구나! 이 장면이 전 세계로 중계가 되고....할머니도 보고 계시겠지....엄마, 아빠도 보고 계실까?’

세린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엄마, 아빠 지켜봐 주세요. 제가 얼마나 잘 달리는지...’

마치 모든 관중이 자신을 환영하며 내지르는듯한 함성에 세린은 또다시 감동이 울컥 치밀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린이 감격에 젖어있을 때 그 모습을 TV를 통해 보고 있던 한 사람이 담배를 꺼내물었다.

그가 있는 건물도 전면 금연에 해당하는 건물이었지만 그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 그걸 말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저 친구가 문제야...재가 아니면 지금 상황을 반전시킬 도리가 없다는 건가?”

“죄송합니다, 회장님. 오동철 회장이 여론을 등에 업고 원체 완강해서 설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쯧쯧...올림픽 개막도 하기 전에 분위기 망쳐놓았다는 비난이 빗발치는데 자넨 그런 소리가 나오나?”

“죄송합니다, 회장님.”

개막식 전날 펼쳐진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일격을 당해 패배한 한국축구는 남은 경기인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누구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꼴찌로 탈락할 게 분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막식을 편하게 시청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지금도 현 축구협회 회장단이 전임회장에게 불려 와 혼이 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째 잘 관리하라고 물려 주었더니 이따위로 만든단 말인가? 월드컵 4강에 올랐던 우리나라가 이젠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질 정도로 허약해진 건가?”

“....죄송합니다, 저희가 방심했던 거 같습니다.”

“방심? 그게 할 소리야? 올림픽 본선에 오른 나라를 무시할 정도로 우리 대표팀이 강하다는 소린가? 방심은 무슨 방심이야!”

“죄송합니다...”

축구협회 회장이 거듭 고개 숙이고 사과만 하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지고 회장님이라 불린 사람은 거듭 호통을 치며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어떡해서든 오동철 회장을 설득해서 조세린을 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부회장! 당신 그 말에 책임질 수 있나?”

“....어떻게 해서든...아니 꼭 해 보이겠습니다.”

땀을 흘리며 대답하는 부회장을 노려보던 그를 향해 옆에 서서 바라보던 사람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무리해서 조 선수를 출전시켰다가 부상이라도 당해 육상경기에 차질을 빚게 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겁니다. 모든 책임에 대해 독박을 쓸 수도 있습니다.”

“흠...김 실장 말이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조별 예선도 넘지 못하고 탈락하면 그건 그것대로 큰 문제 아닌가? 자네 혹시 다른 방법은 없겠는가?”

“ 회장님, 육상연맹의 오동철 회장을 설득할 게 아니라 조세린 선수를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자기가 벌어들인 돈을 털어서 해체 직전의 구단까지 인수한 걸 보면 조세린 선수가 축구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게 확실합니다.”

“그래서?”

“조세린 선수가 스스로 참가하겠다고 나서게 만들어야 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래야 만에 하나 부상을 당하는 일이 생겨도 협회가 타격을 덜 받게 될 겁니다.”

“그건 자네 말이 맞아, 하지만 그게 어려운 거 아닌가? 그러니 고민을 하는 거고...”

“그에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가하면 어떻겠습니까?. 회장님께서 그에게 적당한 보상을 제시하시면 나머지는 협회에서 그의 약점을 찾아서 협상하는 겁니다.”

“약점이라....이젠 어린애를 상대로 별짓을 다 하는구먼. 강 회장, 자네 할 수 있겠나?”

“해보겠습니다, 회장님....”

“쯧쯧...저리 자신이 없어서야...어떻게 조직을 끌고 가는 건지..”

“우선 브라질 지사장에게 조선수 위치 파악과 함께 그의 신변을 조사하라고 시키겠습니다.”

“아니야, 김 실장 말 대로하면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조세린이 저 친구는 앞으로 우리나라 축구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중요한 자원일세.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그의 약점을 캐서 협박이나 하는 저열한 짓은 안돼. 그렇게 하다 자칫 잘못하면 한국 축구계를 영영 떠나버릴 수도 있단 말이야.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자네 말이 다 틀린 건 아닐세. 지금 오동철이가 저 친구를 감추고 있는 모양인데 우선 위치부터 파악하고 그다음에 그에게 보상을 약속하고 정중하게 경기 출전을 부탁하도록 하게.”

“보상은 어떤 게 좋겠습니까?”

“흠...내가 알기에는 저 친구가 구단 전용구장을 개보수한다고 들었는데...맞는가?”

“그렇습니다, 회장님.”

“그럼 이렇게 전하게, 4강까지만 올려주면 그 공사를 내가 해주겠다고 하게.”

“....알겠습니다, 회장님. 즉시 조처하도록 하겠습니다”.




마라카냥 메인스타디움 하늘 위로 올림픽 개막을 축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을 때 세린은 한국에서 몰려온 취재진들의 집중적인 인터뷰에 시달리고 있었다.

“드디어 올림픽이 개막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 선수단 맨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기수로 참가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제 소원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였습니다. 오늘은 그걸 넘어 영광스러운 기수까지 하게 돼서 너무 감격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까지 흘렸던 거 같습니다.”

아직도 개막식에 대한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약간의 흥분을 담은 세린의 대답에 플래시가 터지고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목표로 하는 금메달의 수가 몇 개입니까?”

“...그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순간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는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육상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국가대표로 뽑히셨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축구경기에도 참가하실 겁니까?”

“....저는 이번 올림픽에서 육상 선수로 참가했습니다. 축구에서 올림픽대표로 선발됐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다른 훌륭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정말 올림픽대표 축구선수 명단에 올라있는 걸 모르신단 말입니까? 그럼, 육상연맹에서 정보를 차단하고 있는 것입니까?”

“금시초문입니다.”

“그럼, 만약 축구대표팀에서 조 선수를 출전시키겠다면 경기에 나서실 생각은 있으십니까?”

“.....올림픽은 그 나라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치는 곳입니다. 그런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에서 한 가지 종목에만 집중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가 힘든 게 사실입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축구가 어제 세네갈에 패하면서 조별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같은 축구 대표선수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조선수 말대로라면 축구경기에 한 경기라도 출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걸로 기자회견을 종료합니다. 조 선수는 나라를 대표해 육상종목에 참가한 선수입니다.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오늘은 여러분들이 이 정도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들이 육상이 아닌 축구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오자 정 감독이 나서 기자들 질문을 막고 세린을 데리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회견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이밀고 막아서자 곽도현을 비롯한 숙소 일행들이 나서 기자들을 밀고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자들을 가까스로 밀쳐내고 나와 차에 오른 세린과 일행들이 차가 출발을 하고서야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거야 원...경기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리겠다.”

“그러게 말이에요, 기자들 정말 지독하네요. 그런데 감독님, 세린이를 축구대표로 선발했다는 게 정말이에요?”

세린이를 데리고 나오는데 기자들을 밀쳐내는 보디가드 역할에 지대한 공을 세운 고수종의 말에 정일현이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너희는 신경 쓸 거 없어, 그냥 훈련이나 열심히 해. 다 축협에 있는 놈들의 미친 짓이야. 올림픽이 무슨 장난이냐? 같은 육상 종목도 아니고 축구라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그렇긴 하지만, 대표명단에 넣었다는 건 정말인 모양이네요?”

“시끄러워! 회장님이 들으시면 난리 날 소리들 그만해!”

정일현도 기자들의 질문에 신경이 곤두섰는지 훈련 때도 지르지 않던 고함까지 질러가며 말을 막았다.

정일현의 고함에 차 안이 순식간에 침묵에 빠져들었다. 자신 때문에 생긴 예기치 않은 상황에 일행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축구를 같이 할 수는 없는 걸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육상과 동시에 축구대표 명단에도 올라있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황당했는데 감독의 태도를 보면 그도 미리 알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축구 대표 명단에도 올랐다면 왜 내게 그 사실을 감춘 거지? 회장님이 말을 못하게 한 건가? 경기엔 안 나가도 알려줄 수는 있는 거잖아?’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니 그제야 지난번에 오동철이 축구관계자들을 절대 만나지 말라고 당부하던 게 생각이 났다.

‘그래....그래서 오 회장님이 우릴 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희정이네 집에서 계속 묵게 했었던 거야.’



경기장을 나서 숙소로 돌아가는 세린이 탄 차를 나석영 피디가 그들 몰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선수촌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는 거 같은데요.”

올림픽 기간 동안 통역 겸 운전기사로 고용한 교포의 말에 나 피디가 세린이 탄 차가 꺾어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저쪽은 어디로 가는 방향이죠?”

“이대로 가면 이파네마 해변 쪽입니다.”

“혹시 해변에 밥 먹으러 가는 거 아니에요?”

“김 감독, 지금 시각이 몇 신데 밥을 먹으러 가겠어? 쓸데없는데 신경 쓰지 말고 잘 찍기나 해.”

“그럼...숙소로 가는 걸까요?”

“그래, 내가 듣기에 오동철 회장이 모처에 숙소를 잡아놓고 비밀리에 훈련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괜히 우리가 훈련 분위기를 깨는 거 아니에요?”

“이봐, 김 감독. 그래서 어떻게 살아남겠어? 에이, 이럴 때 미수가 있었으면 걱정도 안 하는 건데. 다큐를 찍는다는 구상도 다 날아가고...”

미수의 말로는 잘만 얘기하면 다큐를 찍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그 말을 꺼내자마자 정 감독이 한마디로 잘라버리듯 거부하면서 성사가 되지 못했다.

미수라면 어떡하든 성사시켰을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자괴감까지 들었던 나 피디가 생각해낸 게 몰래카메라였다.

“....그래도 조 선수가 금메달 따는 게 우선이잖아요? 나중에 혹시라도 잘못돼서 우리가 방해해서 금메달을 놓쳤다고 하기라도 하면 어쩌냐고요?”

“야, 우리가 있다고 못 따고 없으면 따는 게 금메달이냐? 넌 그런 걱정하지 말고 찍기나 잘해!”

조수석에서 촬영하는 자신에게 면박을 주는 나 피디를 향해 운전하던 교포 청년이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저기...우리 말고 또 다른 차가 아까부터 따라오는데.”

“뭐?...이거 또 다른 방송국 놈들이 따라오는 거 아냐?”

“...글쎄요. 누굴까요?”

나 피디가 몸을 돌려 바라봤지만 어두운 밤에 달리는 차 안에 탄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젠장, 어느 놈들인지 끈질기구만.”

“기자들 본성 아니겠습니까?”

“제길, 어쩔 수 없지. 놓치지 말고 잘 따라가기나 해!”



세린을 태운 차가 숙소로 들어가자 잠시 뒤 그 앞에 나 피디의 차가 나타났다.

“이야~, 이건 뭐 영화에나 나올법한 집이네요? 전망도 죽여주고....이런 데서 묵는다니 특급호텔보다 낫겠는데요?”

“감탄은 그만하고 잠복 들어갈 준비나 해.”

“잠복이요? 무슨 사건수사를 하는 형사도 아니고...”

“특종이 그렇게 쉬워? 알면서 왜 그래?”

“아니, 우리가 경기 중계를 하러 왔지 이런 거 하려고 온 건 아니잖아요?”

“이런 거라니? 네가 말하는 이런 거가 뭐가 될 줄 알고 그런 소리냐? 그리고 경기 중계야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화면 받아서 중계해주면 끝인데 그동안 뭐할 건데? 김 감독 요새 배가 불렀다~아.”

“아이 참…. 그래도 조 선수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훈련하는 거나 찍자고 잠복까지 해요? 그냥 쳐들어가서 인터뷰하자고 하죠?”

“야, 그냥 인터뷰하자고 하면 어떻게 나올지 뻔하잖아? 저쪽에서 응해도 뻔한 얘기만 할 텐데, 그래도 스토리가 좀 되려면 뭔가 그럴듯한 장면을 엮어야지. 자연스러운 그림이 나와줘야 안되겠냐?”

“그래 봐야 훈련하는 장면밖에 더 있겠어요? 놀러 온 친구도 아닌데?”

“그거야 지나보면 알겠지. 난 일 때문에 가봐야 하니까 김 감독이 잘 좀 해봐.”

“네? 나 혼자 잠복해서 몰래카메라나 찍으라는 거예요?”

“좋은 그림 나오면 다 네 공으로 해줄게, 그러면 되잖아?”


나 피디가 돌아가고 어쩔 수 없이 통역 겸 기사 노릇을 하는 교포 이성규와 함께 차 안에서 깜박 잠이 들었던 김 감독이 문득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응? 뭔가 지나가는 소리가 난 거 같은데...”

부스스 눈을 비비며 일어난 그의 눈에 세린으로 보이는 사람이 집에서 나와 해변 쪽으로 걷는 모습이 보였다. 시간을 보니 이제 오전 5시가 막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벌써 훈련을 시작하는...어? 저 여자는 또 뭐야? 저런 엄청난 미인이 같은 집에서 나와서....호오...둘이 같이 조깅이라도 하려는 건가?”

무언가 있다는 본능에 따라 카메라를 들어 촬영을 시작한 그의 눈에 웃으며 가볍게 키스를 하고 달리기 시작하는 세린과 희정의 모습이 잡혔다.

“이야~, 이거 대박인데? 저런 미인과 열애 중이란 말이지?”

차 안에서 쭈그리고 새우잠을 자며 투덜대던 김 감독의 얼굴이 희색이 만면했다.

해변 모래사장을 한참을 달리던 남녀가 어느 순간 옷을 벗어젖히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오~, 웬만한 모델은 명함도 못 내밀 몸매에...영화배우 뺨치는 미모까지...크크..완전히 영화를 찍는구나.”

눈치 안채게 차를 움직여 따라가며 촬영을 하던 그들이 도로 한 옆에 차를 세우고 본격적인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물속에서 수영을 하다 물장난을 치고, 종내에는 뜨거운 키스와 애무를 하는 남녀를 연신 감탄과 흥분을 소리로 표현해가며 화면에 담고 있던 김 감독이 옆에서 들려오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짜증을 담아 소릴 질렀다.

“누군지 모르지만 방해하지 말고 사라져라. 나 지금 엄청 바쁘다.”

“저, 저기....감독님...”

“아 뭐야? 니가 알아서 해!”

“그게 아니고....문을 열어야겠는데요...”

기사겸 통역으로 동행해서 같이 차 안에서 밤을 새웠던 교포 이성규가 겁먹은 목소리로 말하며 김 감독을 흔들었다.

“아니. 이 친구가 지금 특종을 찍고 있는데...대체 무슨 일이...저,저 사람들 뭐야?”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화를 내던 김 감독이 조수석 유리창에 보이는 권총의 총구를 보고 말을 잃었다.

브라질 현지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차 안의 그를 노려보며 총을 겨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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