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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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짓는목수
작품등록일 :
2022.05.12 08:11
최근연재일 :
2022.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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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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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화. 욕망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시즌2-48)

DUMMY

"뭐! Henny사가 지분을 판다고?"


"예... 메일 내용에 베이징자동차에 지분의 반을 팔기로 했다는데요, 곧 지분 매각 관련해서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라는데요"


"아놔! 큰일 났네"



주차장은 구과장의 보고를 받고 똥 씹은 표정으로 변한다.

구과장도 아침부터 인상을 구기며 표정이 좋지 않다.

뭔가 좋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모양이다.


중국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중국의 로컬 완성차 기업과 합자를 통해서만 중국 사업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방(中方)측의 경영 전반의 적지 않은 간섭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한국 자동차 또한 중국 베이징 자동차와 50:50의 합자 기업이다.

중국 로컬 완성차는 실질적으로 자동차의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반적인 기술이 뒤처져 있기 때문에 경영 전반을 한국 측에 일임하고 있다.

그래서 최고 경영자는 한국 측이 맡고 그 밑에 부사장급으로 중국 측의 인사를 배치해 놓았다.

주요 요직에 곳곳에 중국 관리자들을 배치에 외국계 회사의 경영과 기술 등의 노하우들을 조금씩 축적해 간다.

한국-중국-한국-중국으로 이어지는 핑퐁 결재라인은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방지하는 동시에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 때문에 의사결정이 더뎌지는 단점이 있다.


중국은 외자 도입을 통한 경제 발전을 도모해왔다.

과거 서구의 침략과 약탈을 아픈 역사를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다.

외국 자본의 먹튀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치밀한 전략이다.

중국 땅에 들어와서 돈을 벌려면 기술도 노하우도 다 내어놓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기에 글로벌 기업의 독자적인 투자 및 사업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베이징 DG오토모티브 또한 합자회사이다.

다행히 완성차의 협력사는 중국 측과의 합자가 아닌 다른 외국계 회사와의 합자를 통한 진출이 가능했기에 DG오토모티브는 독일계 램프 회사인 헨리(Henny)사와 50:50의 합자로 중국 사업을 진출했다.

헨리(Herry)사는 최초 자사의 관리인원을 중국 현지에 파견해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역적,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경영관리에 효과도 미비할뿐더러 불필요한 비용만 발생했다. 결국 경영전반을DG오토모티브에게 일임했다.

일원화된 경영은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었다.

DG오토모티브의 한국 자동차와의 오랜 우호적 관계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회사운영이 경영성과로 이어졌다.

해마다 두 자릿수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다.


문제는 DG오토모티브가 독자적인 경영을 하게 되면서 합자사인 헨리사에게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데서 발생했다.

가시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초기엔 양적 성장이 중요하기에 헨리사도 그 부분은 감수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이익에 대한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DG오토모티브 본사는 중국 자회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한 국내로의 이익 환수를 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국 DG오토모티브의 표면상(재무상태표)의 이익이 나아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해마다 최대 투자자인 헨리사에게 돌아가야 할 배당금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헨리사는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DG오토모티브의 의도를 파악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증거 확보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베이징 자동차의 물밑 접촉이 있었다.

중국DG오토모티브의 50%지분을 매력적인 가격으로 인수하겠다는 것이었다.

헨리사는 지분 매각에 관한 베이징 자동차와의 물밑 협상을 지속하고 있었다.

거래는 성사되었다.

결국 사업 파트너에게 뒤통수를 맞게 된 것이다.

물론 먼저 뒤통수를 친 건 DG오토모티브이지만...



"아놔! 이제 좆됐다"


"예?! 그렇게 심각한 건가요?"


"어~이 전대리! 니 또 그런 말 할 줄 알았다, 니 일부로 이러는 거제? 내 복장 터뜨려 죽일라고!"


"아... 아닙니다"


"우짜노! 베이징 자동차가 치고 들어오면 이제 다 뒤집어지게 생겼는데"



결국 내 한 마디가 또 구과장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땐 입은 열지 않는 것이 직장인의 바른 자세이다.

베이징 자동차는 한국 자동차의 사업 파트너이자 경쟁사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한국 자동차의 내부 사정을 드려다 보고 싶어 하고 있었다.

한국 자동차는 거의 모든 부품 협력사와 중국에 동반 진출해서 현지에 한국 자동차 부품 공급 체인을 구축해 놓고 있었다.

베이징 자동차 입장에선 자신들의 로컬(중국계) 협력사들을 그 체인에 끼워 넣고 싶어 안달이었다. 한국계 부품사와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격 인하 및 품질향상을 꾀하려 했다.

무엇보다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그 동안 한국 자동차의 품질 및 브랜드 경영이라는 명분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영업 본부장인 이웅재 부사장의 호출이 있었다.

나를 비롯해 주차장부터 구과장까지 부사장실로 불려 갔다.



"만약 북경 자동차가 지분을 가지고 내부상황을 파고들기 시작하면 정말 골치 아프게 생겼군, 경영진에게 국내 이익 환수 규모를 줄이고 중국 CR분(원가절감)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서 배당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을 했건만... 본사에서 적당히 했어야 했어, 헨리 사가 언제 온다고 했지?"


"다음 주에 독일 측 이사진을 데리고 올 예정입니다."


"이사회 준비 철저히 하고 어떻게든 지분 매각을 막아야 해! 북경공장 총경리는 이 사실 알고 있지?


"예 알고 있습니다. 내일 모레 본사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그래, 주팀장, 구과장 그리고 전대리! 방법을 좀 강구해봐!"


"예...알겠습니다."



한국 자동차는 중국에 진출한 협력사들에게도 국내와 같은 원가절감(Cost Reduction) 요구했다.

그 비용절감 분을 협력사의 국내 모회사에 전가해서 회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 환수는 불가피한 조치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자동차도 협력사의 그런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중국으로 공급하는 CKD부품이나 설비가격을 부풀린 방식으로 비용을 회수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묵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선 이전 가격(移轉價格, Transfer price) 문제를 결코 방관해서는 안 되는 문제였고 한국 협력사들의 중국 내 중간재나 설비 수입에 대한 엄격한 검열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부사장실을 나온 주차장과 구과장의 표정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어떡하냐? 구과장? 북경자동차에 지분이 넘어가면 어떻게 되는 거냐?


“북경자동차가 북경DG오토모티브의 지분을 가져가면 분명 경영전반에 개입하겠죠, 그럼 제품 원가부터 한국자동차와의 거래내용까지 모두 북경자동차에 흘러 들어가는건 시간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 쪽 램프 설계 기술이나 금형 및 설비 관련 기술들도 넘어가겠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앞으론 중국공장에서 지금과 같은 이익율은 꿈도 꿀 수 없을겁니다. 국내로의 이익 환수도 불가능할 꺼구요”


“아놔~ 그정도로 심각해? 미치겠네, 구과장 대책 좀 세워봐라!"


"그럼 이제 중국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거 들키는 건 시간문제인 건가요?"


"어~이 전대리! 어이가 없네, 남일 처럼 얘기하네, 니가 그딴 소리 할때냐? 어떻게든 막아야지! 놀고 먹지만 말고!"


"..."



결국 또 입을 열어 화를 재촉했다.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산업 자본주의 시장에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기업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인다.

만약 나의 이익을 건드리는 자가 있다면 친구든 가족이든 가차 없이 칼을 뽑아 들기 마련이다.

항상 잘 나갈 때 뒤를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부와 명성이 쌓이면 반드시 시기하는 세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적당히 그것들을 나눠주며 불만을 잠재우고 큰 화를 막아야 한다.

성공은 자신 덕이고 실패는 남 탓하는 것이 인간이다.

사실 눈부신 성장의 성과는 혼자서 이뤄낸 것이 아니다.

분배 없이 이룬 성장은 어느 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인간의 역사는 어찌 보면 더 가지려는 자들과 그걸 뺏으려는 자들의 투쟁과도 같다.

안타깝지만 인간의 욕망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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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130화. 창과 방패 (시즌2-49) 22.08.10 60 2 14쪽
» 129화. 욕망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시즌2-48) 22.08.09 70 3 9쪽
128 128화. 감독과 작가처럼 (시즌2-47) 22.08.08 64 5 10쪽
127 127화. 세상에 나를 맞추다 (시즌2-46) 22.08.07 69 4 14쪽
126 126화. 타인을 위한 기도 (시즌2-45) 22.08.06 65 1 10쪽
125 125화. 품 안에 자식처럼 (시즌2-44) 22.08.05 67 3 12쪽
124 124화. 기회는 변화다 (시즌2-43) 22.08.04 67 1 13쪽
123 123화. 맛없다고 버릴 순 없다 (시즌2-42) 22.08.03 72 1 8쪽
122 122화. 프로 직장러가 되는 길 (시즌2-41) 22.08.02 71 2 9쪽
121 121화. 신과 같은 존재 (시즌2-40) 22.08.01 69 1 9쪽
120 120화. 리더와 보스 (시즌2-39) 22.07.31 81 2 9쪽
119 119화. 가족을 지키는 일 (시즌2-38) 22.07.30 75 3 9쪽
118 118화. 말없는 고양이 (시즌2-37) 22.07.29 78 4 11쪽
117 117화. 평범하게 산다는 것 (시즌2-36) +1 22.07.28 74 4 13쪽
116 116화. 돈 가는 곳에 마음도 간다 (시즌2-35) 22.07.27 77 5 11쪽
115 115화. 상처를 드러낼 용기 (시즌2-34) 22.07.26 76 4 15쪽
114 114화. 도광양회(韜光養晦) (시즌2-33) 22.07.25 76 3 13쪽
113 113화. 마음은 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 (시즌2-32) 22.07.24 89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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