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는 질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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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청수사
작품등록일 :
2023.01.09 22:31
최근연재일 :
2023.12.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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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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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 02 - 55 ] Proofreading Mechanism 교정 메카니즘 - 04

DUMMY

S01_Chapter 02. [ Elongation of Transcription ] 전사의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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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 55 ] Proofreading Mechanism 교정 메카니즘 - 04




천유리가 한혁을 부축해서 별장 밖으로 나왔을 때,


전투의 양상은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오 회장이 선보인 월등한 전력이 전략실 요원들의 분투를 이끌어 냈기에,


숫자가 훨씬 많았음에도, 선우윤과 종족들은 고전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따금 비명이 들리는 곳에서는 하나씩 우리 측 종족이 쓰러졌는데,


주변 누구도 이유를 알 수 없던 것이 아무래도 최성록이 벌인 짓으로 보였다.


몸 상태가 아무리 정상이 아니라도 투명화 후드를 쓴 최성록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선우윤 역시 분전하고 있었지만,


불쑥 사라졌다가, 난데없이 나타나는 오 회장에게


계속해서 유효타를 허용하고 있었다.


아마도 오 회장의 액티브 스킬이 저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 순간 천유리의 등장은 우리 편으로서는 가뭄의 단비와 다름없었다.


그녀가 자신을 막아서는 전략실 요원들을 한 명씩 일 검에 베어내면서,


전장의 한복판에 들어섰을 때,


오 회장을 제외하고 더는 그녀를 막아서는 이가 없었다.


입가에 흐르는 피가 끊이지 않았던 선우윤도 한숨을 돌렸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소강상태로 가는 것 같았다.




그때 다리를 절뚝이며 천유리에게 접근하는 투명의 최성록을 보았다.


쌍검을 들고 위풍당당하게 서서 오 회장을 노려보던 천유리였지만,


뒤에서 몰래 접근하는 최성록의 존재를 알아채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혹시 전해지지 않을까 노파심에 반복적으로 천유리에게 보내는 텔레파시.


최성록이 뒤에서 접근하고 있다.


분명히 알아들었을 것으로 여겨지건만,


천유리는 모습은 변함없이 오 회장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최성록의 접근이 그녀에게서 다섯 보정도 남았을 무렵,


오 회장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천영성을 언급하면서, 그녀의 아버지도 자신과 함께 하는데,


딸인 천유리도 함께 하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겠냐며.


그녀를 구슬리는 것 같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녀에 대한 최성록의 기습을 성공시키기 위한


연막작전인 것 같았다. 3


그녀는 오 회장의 말에 대답은커녕, 표정이나 자세도 변하지 않은 채


그저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그녀는 번개같이 몸을 돌면서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허공이 가로로 갈라지면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가슴이 쩍 벌어진 채, 최성록이 시뻘건 피를 뒤집어 쓴 채,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고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오 회장은 그녀가 뒤를 보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속셈이었는지,


빠르게 그녀에게 접근하여 그녀의 등판에


바디 스트레이트(straight body punch)를 꽂아 넣었다.


내가 텔레파시를 전할 여유도 없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천유리의 움직임이 더 놀라웠다.


몸을 휘돌리며 최성록을 벤 후에도 남아 있던 원심력을 이용해 회전하면서,


우측으로 반보 움직임으로서, 오 회장의 주먹을 피해냈다.


그리고 예전에 나와 대련할 때 보여줬던 그 움직임.


마치 발레리나의 몸 바깥으로 도는 턴(Turn),


앙디올(En Dehors) 피루엣처럼 몸을 돌리면서


오 회장에게 순식간에 팔 검(八 劍)을 날렸다.




더 놀라운 일은 그 순간 일어났다.


선우윤과의 대결에서도 봤던 오 회장의 불가사의한 모습.


천유리의 팔 검이 오 회장을 베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오 회장의 신형은 허깨비처럼 사라졌다.


나도 그렇게 놀랐는데, 당사자인 천유리는 오죽했을까?


하지만 천유리는 백전(百戰)의 달인(達人),


놀라움은 놀라움 대로 표현했지만, 사주경계(四柱警戒)를 놓치지 않았다.


그때 천유리의 뒤편에서 다시 나타난 오 회장은


천유리를 향해 바디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오 회장의 기척을 알아챈 천유리는 침착하게 좌측으로 횡이동 하여


오 회장의 일격을 회피했다.


하지만 오 회장을 그것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는지,


콤비네이션을 펼치기 시작했다.


잽-스트레이트 이후, 잽-잽-스트레이트,


날렵하게 회피한 후 날아오는 천유리의 찌르기에 재빠른 슬립(Slip).


천유리는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악착같이 연환기를 펼쳤는데,


오 회장은 천유리의 손목 베기를 다시 슬립으로 회피하고,


사선으로 올려 베는 검을 피벗(Pivot)으로 가볍게 흘려냈다.


몸을 돌리는 원심력을 활용한 천유리의 허리 베기를


2보 후진 스텝으로 흘리고, 천유리의 찌르기를 위빙과 풀백으로 회피했다.


일련의 장면이 마치 영화 촬영을 위해 합을 맞춘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안면홍조를 보인 천유리는 약이 올랐다는 듯,


눈에서 불을 뿜으며, 연환팔검(連環八劍)을 펼쳤다.


그때 다시 사라지는 오 회장.


천유리의 눈은 반짝이면서 사방을 훑어갔다.




그 사이 전략실 요원 둘이 바닥에 쓰러진 최성록을 옮겨가려고 했는데,


선우윤이 가만히 두고 볼 리 만무했다.


달려든 선우윤이 전략실 요원 둘과 칼을 나누는 것을 신호로


곳곳에서 다시 싸움이 시작되었고, 그렇게 남은 자들의 전면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병장기들이 부딪히는 소리, 내지르는 기합 소리, 비명 등등이 뒤엉켜서


거대한 기세가 별장 상공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천유리의 선전이 사기 향상에 크게 기여 했는지,


우리 측 종족들은 이전의 주춤함을 만회하려는 듯,


전략실 요원들을 전 방위에서 압박해 들어갔다.


그 최전방에는 환하고 따뜻한 보살의 미소를 품었지만,


손속에 전혀 사정이 없는 나찰과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우윤이


장도를 세차게 휘두르고 있었다.


선우윤을 선두로 하는 종족들의 움직임에는 활력이 넘쳐 보였는데,


천유리가 최성록을 베어 내어냈고, 오 회장에게 결정적인 우위를 보이지는 못하지만,


그를 물고 늘어지는 것만으로 다른 이들에게는 충분히 결정적인 것 같았다.




그때 직관, 아니 이상한 예감과도 같은 느낌이 마음속에서 슬금슬금 생겨났다.


신경을 아주 쬐금 자극하는 느낌.


저기, 모두 뒤엉켜서 싸우는 가운데, 어딘가에서 은밀하게,


하지만 노골적으로 뭔가를 노리는 느낌.


뭔가 벌어질 것 같은 기분 나쁜 예감.


어디냐?


누구냐?


직감은 오 회장이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오 회장을 보다가 오 회장이 풋워크를 밟을 때마다 뭔가 반짝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냥 액세서리겠지 생각했다가, 자꾸 보이니까 신경이 쓰였다.


잘 보니 언밸런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 총수면서 저런 옷차림이라니.


모두 명품인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자기가 무슨 스페인 투우사쯤 되는 줄 아는지,


시커멓고 헐렁한 셔츠나 그 위로 입은 낚시조끼같이 생긴 베스트,


바지도 펑퍼짐하니 기지바지처럼 생겼고, 그렇게 조합하여 한 세트를 만드니까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옥스퍼드 슈즈까지.


전투를 위한 복장으로 생각되지도 않았다.


또 반짝였다.


커프스겠지 싶었는데, 위치가 가슴팍이었다.


또.


이번에는 허리춤이다.


그리고 어깨.


거의 전신에 반짝이는 뭔가가 있었다.




오 회장이 참 거슬렸는데, 그때 마침내 한혁이 나타났다.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어쩌자고 저리로 또 가고 있는지.


신체를 무지막지하게 강화시키는 것이 한혁의 액티브 스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종족의 액티브 스킬이 고작 몇 분 썼다고 저 지경이 되나?


내 스킬들은 하루 종일....... 은 아니고, 몇 시간 정도는 괜찮던데.


하긴 체형을 변이시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도 안 되는데,


괴력까지 발휘하려면 힘들기는 하겠다.


혹시 나도 그런 액티브 스킬은 없을까나?


몸도 변이시키고, 누가 그러던데, 날개도 생기는 이능이 있다고, 그런 건 안 되나?




하등 쓸데 없는 잡생각들을 이어가던 중,


천유리는 기어코 오 회장에게 한칼 먹여 버렸다.


오 회장이 입은 조끼의 등판이 사선으로 쫙 벌어졌다.


맨살에서 피가 나는 것으로 보아 셔츠 안쪽 맨살도 베었나 보다.


오 회장의 일그러진 표정에서 통증보다는 분노가 보였다.


그때였다.


오 회장이 벨트를 만지는데, 버클 부근에 손이 가는 것을 보았다.


다급해진 나는 천유리에게 위험하다고,


오 회장에게서 멀어지라고 강한 텔레파시를 보냈다.


천유리는 의아한 표정이 되었지만, 조금씩, 티 나지 않게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오 회장은 뭔가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모양인지,


연신 벨트 버클을 만지작거렸는데,


그 틈에 전략실 요원들과 대치하지 않고 있던 종족들이 오 회장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접근을 눈치 챈 전략실 요원들도 빠르게 오 회장을 에워싸며 호위했다.


전황의 변화는 원래 민감한 법.


오 회장을 호위한 채 점점 별장 정문 쪽으로 위치를 옮기는 전략실 요원들을


주변에 있던 종족들이 계속해서 도발했으나,


그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지켜가면서 천천히 정문 쪽으로 움직일 뿐이었다.




오 회장 무리가 별장 정문 근처에서


종족들의 강한 저항 때문에 더 전진하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오 회장을 중심으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잠깐이었다.


고작 잠깐의 번쩍임.


하지만 너무나 처참한 모습.


곧 별장 주변에는 오 회장 혼자 서 있었고,


그나마 누군가 있었던 흔적이 재가 되어 있다가,


그마저도 바람에 모두 날아가 버렸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선우윤과 그 주변의 종족들,


그리고 천유리와 한혁은 무사한 모양이었다.


서늘한 눈빛의 오 회장은 잔뜩 일그러져서 흉악해진 표정을 하고,


쏜살같이 별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난 내 몸에서 눈을 떴다.

.

.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3 하윌라
    작성일
    23.12.09 21:17
    No. 1

    천유리는 영화 킬빌을 떠올리게 됩니다.
    화려한 검술이군요.
    빠르기도 하구요. 침착하구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정소장의 능력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놀라운 능력이군요. 그런데 이것도 최대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섭군요... 잠재력이 말이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청수사
    작성일
    23.12.09 21:54
    No. 2

    윌라님,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최대치는 절대 아니고
    이제 시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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