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264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3.21 07:50
조회
115
추천
4
글자
13쪽

48. 목자 구출

DUMMY

베르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들 베르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아니... 왜 여기 계세요?”


“저는 목자로서 사탄에 맞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


그 목자는 베르의 생각보다 각성계에 깊게 들어올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긴 그때도 아무리 둘이 있었다지만 각성계를 그 자리에서 열 수 있을 정도였으니.


“보아하니 현우 군도 목자로서 활동 중이신 가보군요. 옆에 계신 분들은 다른 목자님들인가요?”


“어... 그런 셈이죠?”


베르는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디선가 사탄의 울부짖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주’의 뜻을 받아 ‘사탄’을 물리치는 위대한 여정을 같이 하고 있으시다니 축복받을 일입니다.”


난감한 것은 베르만이 아니라 나머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베르 만을 쳐다보며 무언의 압박을 넣고 있었다.


“... 그... 목사님. 일단 만나서 반가웠고... 나중에 현실계에서 다시 뵙죠.”


“조심하십시오. 이 땅에서는 악마의 기운이 진하게 감돌고 있습니다. 주의 땅을 방문하려던 제가 어찌 이런 시험의 길에 든 것인지...”


아마도 ‘주’의 각성영역을 가려다 잘못 든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가만... 그럼 이 사람을 여기다 두고 가면 죽는 거 아닐까?


베르의 고민과 상관없이 나머지 동료들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고 판단하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베르는 아무리 그래도 현실계에서 아는 사람을 여기서 내버려 두고 가는 것이 맞는 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목사님. 혹시 지금 여기서 바로 돌아가실 수 있으신가요?”


목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의 땅에는 권능이 있어 출입을 자유롭게 하는 곳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혹시 현우 군이 출구를 알고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길을 잃은 것이었군. 이걸 어쩐다.


“... 저희와 함께 가시죠.”


“뭐?”


베르가 출발을 안 해서 데리러 왔던 소라가 깜짝 놀랐다.


“이대로 여기 계시면 아마 악마의 손에 떨어지지 않으실까 싶으니까 어쩔 수 없어...”


“하지만...”


소라는 목사의 눈치를 봤다.


“우리의 각성계 전투를 보여줘도 되겠어?”


소라가 귓가에 와서 귓속말로 속삭이듯이 얘기했다. 소라의 숨결이 귓가를 간지럽힌다.


아니 이런 중요한 순간에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정신 차려!


“... 뭐 목사님도 크게 봐서는 악마와 싸우고 계신 분이니까...”


나도 확신은 없다. 하지만 악마도 아닌 사람이 각성계에서 죽는다면 찜찜하지 않을까?


“저분이 악마는 아닌 게 확실해?”


“... 아마도?”


[악마는 아니다.]


“페이가 악마는 아니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아니 내 말보다 페이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 같은 느낌이 좀 있는데...?


“가시죠.”


“감사합니다.”


우리 일행은 일단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의 땅은... 어떤 곳이죠?”


문득 궁금해진 베르가 물었다.


“편안한 어둠으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 뭔가 멀쩡한 상상이 되질 않는데...


“어둠이 없었다면 저희는 주의 목소리를 듣기도 전에 눈이 멀었을 테니까요.”


아하. 아마도 그 어둠은 ‘주’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견디게 하는 무엇이 아닐까 싶었다.


“온다!”


소라가 말했다.


티그는 정확히 말하면 감지계는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소라가 감지하는 범위가 조금 더 넓었다.


“저번처럼 쪽수로만 안 덤비면 되는 거지 뭐.”


“또 그놈의 플래그 세우기 시작하는 거야?”


아니 얘는 내가 뭔 말만 하면 플래그를 세운다고 난리야?


그리고 그 이야기는 곧 현실이 되었다.


나는 소라의 죽일듯한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흠흠. 페스는 혹시 범위 공격 같은 건 없어?”


“그런 편리한 게 있으면 나도 좋겠다만...”


오늘도 고생 예정이로군.


그때였다. 목사아저씨가 갑자기 달려 나갔다.


“어...?”


“악마의 종자들에게 신의 철퇴를!”


이번에 나타난 악마는 예전에 베르 일행도 만났던 그 조그만 놈들이었다.


자신 있게 달려가던 목사아저씨의 모습에 다들 순간적으로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퍽!


그리고 달려 나가신 목사님은 앞에 있던 악마와 격돌하는 순간 한방에 쓰러지셨다.


“... 이런 젠장! 방어!”


다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하니 넋 놓고 있던 베르가 티그에게 방어를 부탁했다.


소라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아니 무슨 배짱으로 뛰어 나가신 거야?”


“... 나한테 묻지 마.”


현우는 앞으로 뛰어나가면서 페이에게 말했다.


“저번에 그 철퇴모드 되냐?”


[... 간섭력이 모자라다. 음악을 틀어.]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음악을 듣고 나서 철퇴를 썼었지?


베르가 음악을 가동하고 있는 그 짧은 사이에도 목사의 목숨은 경각에 달해 있었다. 그가 목숨을 아직 잃지 않은 것은 순전히 페스의 덕분이었다.


“단언!”


페스의 손에서는 빛무리로 이루어진 단도가 쥐어졌다. 그리고 놀라운 명중률로 목사에게 접근하는 악마들에게 날아가서 부딪혔다.


깡!


“뭐야?”


페스는 드물게 당황했다.


“아... 저 녀석들 금속성이야.”


‘그래서 철퇴를 꺼내는 거지’라고 중얼거리며 베르가 페이를 철퇴형으로 변환시켰다.


그 사이 소라가 접근해서 몽둥이로 적들을 밀어내고 있었다.


“티그! 이 분 좀...”


티그는 눈치껏 철벽으로 방어하고는 일행의 뒤쪽으로 목사를 끌고 왔다.


다행히도 우리 파티는 방어는 충분한 편이었는데, 페스의 단검? 단언? 아무튼 그게 안 먹히는 상대라는 것이 옥에 티였다.


그보다 더 다행이라면 한 번이라도 상대해 본 적 있는 경험이 있는 거랄까?


“엘리트는?”


“아직 안 보여.”


누가 보면 마치 베테랑들인 것처럼 우리는 자리를 잡고 전투를 시작했다.


악마를 상대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 파티(?)의 문제점을 깨닫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이분 생명이 위험하겠는데... 우리는 힐러가 없어.”


“그러네.”


부상자를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거였다.


“그럼 이제 어쩌지?”


우리 정말 강해졌구나. 입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의논하면서도 손은 놀지 않고 적을 상대하고 있었다.


“저번처럼 뚫고 가서 빨리 출구를 찾는 게 낫지 않을까?”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맞는 이야기인데 왠지 망설여진다. 하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인 것 같은데.


“맞서 싸우는 것보다 좀 더 공격적으로 진형을 짜고 속도에 중심을 두자는 거지.”


베르는 티그를 흘낏 보았다.


그때는 부상을 입었던 것이 티그였지만 이번에는 아예 비전투원이라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리고 사람이 한 명 더 많기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길을 어디로 뚫느냐인데... 출구가 어디인지 찾아내는 방법이 없잖아?”


페르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집중해서 전멸시키고 가는 게 낫지 않을까?”


“... 저번처럼 수천 마리가 나오면 문제니까 그렇지.”


“수천이라고?”


페스는 그때 없었으니 모르는 게 당연했다.


“거기다 각성계에서 드문 엘리트가 따로 있는 타입의 무리형 악마라서...”


페스는 입을 다물더니 생각에 잠겼다.


베르는 이럴 때는 티그의 판단을 존중하는 편이었기에 티그를 쳐다봤다.


“... 뚫자.”


“어디로요?”


“방향을 내가 잡을게. 페스가 뒤에서 저 아저씨 좀...”


페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베르가 나와 전방에서 뚫고 소라가 페스와 저 아저씨를 보호하면서 뚫고 가자. 방향을 알 것 같으니까.”


티그의 말에 베르는 좀 떨떠름해졌다.


안 그래도 먼치킨인데 각성 능력까지 이렇게 빨리 강해진다고?


베르가 쳐다보는 것과 상관없이 티그는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티그는 스트루프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능력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오고 있었다.


‘타겟팅의 목표를...’


-----------------------------------


사무실에 있던 설단은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벌떡 일어섰다.


“... 습격인가?”


이건 누군가가 각성계에서 자신을 노릴 때나 들던 느낌이었다.


“하필이면 지금?”


지금은 대부분 각성계로 가 있는 상태였다. 일부러 상대가 노린 걸까?


“... 제길.”


하지만 아주 우연하게도, 노린 것은 아니지만 보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머콘, 좀 부탁할 일이 생겼는데...”


어찌 되었든 설단은 소속사 대표였고 머콘은 설단의 전화를 받고 대표실로 왔다.


“헤에?”


머콘은 설단을 보자마자 픽 웃었다.


머콘이 뭔가 느꼈다고 생각한 설단이 물었다.


“적이 습격하려는 걸까?”


“아닌 것 같은데...”


머콘이 설단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댔다. 사실상 여성에 대한 면역력이 적은 설단은 자신도 모르게 상체를 뒤로 젖히면서 물러섰다.


“걱정 마요. 나도 아저씨는 관심 없으니까.”


“...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이전의 수줍음을 많이 타던 머콘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투덜거리는 설단이었다.


“혹시 이번에 들어왔던 각성자 중에 ‘색적’ 계열이 있어요?”


“있지.”


티그가 들어온 것은 딱 머콘이 사라지고 난 뒤였기 때문에 머콘은 티그의 스킬을 알 수가 없었다.


“티그의 타겟팅 스킬이 적을... 아니 잠깐. 그러면 이거 티그 스킬이라고?”


“맞는 것 같은데요?”


“왜 날?”


설단은 어이없었다.


소속사 대표이자 각성자 선배로 부끄럼 없이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얘들한테 뭘 잘못했나?


“그게 아니라 조금 머리를 쓴 거 같은데. 그걸 떠나서도... 능력 범위가 엄청 넓은 가보네?”


그러고 보니 지금 각성계에 있을 텐데 왜 자신에게 타겟팅이 걸린단 말인가?


“탈출로를 찾으려고 외부에 타겟팅을 걸었나 보네요. 그럼 전 이만~.”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머콘의 뒷모습에 설단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 각성계에서 현실계에다가 스킬을 건다고?”


그게 가능하다는 건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였다.


각성계와 통로가 없어도 상대에게 스킬이 영향을 준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티그가 돌아오면 확인해 봐야 알 문제였다.


“... 바넘한테 물어보는 수밖에.”


얼마 전 바넘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바넘에게 의지하는 것을 줄이고 싶은 설단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넘일 수밖에 없었다.


-----------------------------------


베르는 티그에게 새삼스럽게 놀랐다.


조용히 뒤에서 묵묵히 역할을 하고 있을 때와는 달랐다.


보조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설단을 보는 것처럼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흑염철퇴(?)를 휘두르는 베르가 오히려 느리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저렇게 빠르게 강해진다고?”


얼빠진 베르의 물음에 오늘따라 별 말이 없던 페이가 대답했다.


[... 꽤나 섞여있는데?]


“무슨 소리야?”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소리다.]


“아니 그러니까 뭐가 진행됐냐고.”


[뭐겠냐?]


“... 스트루프?”


베르의 혼잣말(?)에 티그가 미세하게 움찔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 68. 액션 서바이버 23.04.10 107 3 14쪽
68 67. 트리플 A 23.04.09 106 3 15쪽
67 66. 핫라인 발동 23.04.08 107 3 14쪽
66 65. 왕의 자격 23.04.07 97 3 13쪽
65 64. 압도적인 23.04.06 104 3 13쪽
64 63. 혼돈의 회의 23.04.05 107 3 14쪽
63 62. 팀 머콘 23.04.04 114 3 14쪽
62 61. 첫 번째 선택 23.04.03 104 3 13쪽
61 60. 시작 +1 23.04.02 111 5 14쪽
60 59. 드러나는 정체 23.04.01 115 3 14쪽
59 58. 전운 23.03.31 113 4 15쪽
58 57. 그래비티 데뷔 23.03.30 116 4 13쪽
57 56. 보호 23.03.29 108 4 13쪽
56 55. 결코 다시 +1 23.03.28 113 4 14쪽
55 54. Phase 2 23.03.27 118 4 13쪽
54 53. 경계의 붕괴 +1 23.03.26 121 4 12쪽
53 52. 요동치는 각성계 +1 23.03.25 120 4 13쪽
52 51. 갈등 또는 갈증 +1 23.03.24 110 4 13쪽
51 50. 그래비티 23.03.23 124 4 13쪽
50 49. 결심 +2 23.03.22 118 4 13쪽
» 48. 목자 구출 23.03.21 116 4 13쪽
48 47. 세대 교체 23.03.20 115 5 13쪽
47 46. 변화 23.03.19 109 4 13쪽
46 45. 충격적인 복귀 23.03.19 114 4 12쪽
45 44. 고백도 안 했는데요 +1 23.03.19 120 5 14쪽
44 43. 뜻밖의 고백 +1 23.03.18 122 4 14쪽
43 42. 두 가지 인터뷰 23.03.17 126 4 14쪽
42 41. 서로 다른 이유로 23.03.16 138 4 15쪽
41 40. 악성민원인 23.03.15 124 4 14쪽
40 39. 돌파 23.03.14 129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