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삼국 신라의 진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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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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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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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공행상(2)

DUMMY

“이럇!”


채 정오가 되기도 전인 시각. 박문원과 박경휘 부자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전령의 말에 급히 집을 나섰다. 다행히 주작대로 부근에 위치한 박문원의 집은 월성과 지척인 거리. 일각도 되지 않아서 부자는 월성의 정문을 지날 수 있었다.


‘과연 천년의 수도답구나. 밤에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화려하다못해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전각과 장식들이 박경휘의 눈을 스쳤다. 전국의 물산이 모이는 금성, 금성의 물산이 모이는 월성다운 자태였다.


“네가 예에 밝아 걱정은 안된다만, 궁에서는 언행에 더 주의하거라.”


“예, 아버지.”


시종들의 안내에 따라 길을 걷길 한창인 와중, 박문원 귓속말을 건넸다.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바라보자 다소 가파른 계단이 보였다. 궐내각사를 지나 진정한 월성에 다다른 것이다.


‘좁은 부지에 작은 건물들이 저렇게 붙어있다니.’


평지인 아래와 달리 언덕 위는 예상과는 약간 다른 모습이었다. 조원전마저도 일국의 정전이라기엔 작은 규모. 거기에 비대칭으로 이리저리 난립한 건물들이 궁궐보단 요새의 느낌을 더했다.


“여기부터는 정전이오니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으소서.”


시종의 말에 부자가 서로의 옷을 바라봤다. 꾹 다문 입을 한 박문원이 아들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찬 박문원 공과 그 아들 박경휘 공이옵니다!”


시종의 구령에 맞춰 부자가 걸음을 내디딘 곳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 빽빽했다. 조원전 계단 위 거대한 옥좌를 중심으로 좌우, 그리고 그 마당을 가득 채운 대신들과 깃발, 햇빛가리개와 궁녀, 시종, 호위무사들의 존재가 작은 공간을 더욱 붐비게 하고 있었다.


정신없기 그지 없는 와중, 박경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백여명의 시선을 느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정면에 위치한 곳, 높은 데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한 남자를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부친의 말대로 이는 이례적인 부름이다.’


예에 맞춰 소매에 손을 숨긴 채 고개를 약간 숙이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 관복을 입은 박문원은 아들과 보조를 맞추어 약간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왕이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 날 부른 이유라면....’


마침내 다다른 계단 앞. 생각을 정리한 박경휘는 부친과 함께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왕은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고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부자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이찬 박공과 영웅 경휘는 고개를 들라.”


다소 낯간지러운 호칭이지만 박경휘는 고개를 들었다. 왕은 무척 온화한 얼굴이었다. 단순히 기분이 좋다기보단, 주변 신하들에게 자신의 의도와 권위를 떨치려는 목적일 터였다.


“짐이 부른 것은, 이찬공의 장남이 큰 공을 세웠기 때문이오. 내 친히 만관 앞에서 치하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부득이하게 부른 것이니 갑작스럽다고 책망하지 마시오.”


“황송하옵니다, 폐하. 폐하의 하해와 같은 배려에 소신은 몸 둘 바가 없나이다.”


박문원은 잔뜩 자신을 낮추며 왕의 칭찬을 받았다. 박경휘는 그런 부친의 행보에 적당히 맞춰가며 왕과 주변의 신하들에 시선을 던졌다.


“박공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달려와 짐의 생명을 구한 것은 너무나도 극적이었다. 이는 곧 하늘의 뜻이라고 봐도 무관할 터. 짐이 본 박공에겐 가히 신장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는 용맹이 있었다.”


신장이란 말에 신하들의 시선이 일제히 박경휘와 왕에게 쏟아졌다. 다분히 의도가 담긴 용어인 까닭이었다.


‘신장이라니... 폐하께서 그런 말을 직접 입에 담으신 적 있던가?!’


신하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품었다.


어무산신 사건 이후 신장이란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려하면 이는 노골적인 표현이라 봐도 무방했다.


“내 생에 그토록 용맹한 무장은 단 한번도 본 일이 없다. 이는 짐의 과장이나 허풍이 아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칭찬들. 이례적인 행사임에도 대신들은 가까스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적당히 왕의 심기에 맞추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왕은 그런 반응이 마음이 들지 않았던지 한번 장내를 쓱 돌아보고는 다시 한번 목청을 높였다.


“짐이 말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는가? 그럴 수 있겠지. 그렇기에 짐은 신장이란 말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 이 자리에서 만관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다소 뜬금없는 소리. 의문 가득한 시선들에 왕은 시종을 바라보며 자신있게 손가락질을 했다. 덕분에 일순간 관료들의 눈이 시종을 향했다. 잠시 왕의 명을 받은 시종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동안 대중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그리고 그 의문은 행랑의 너머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수 명의 일꾼들에 의해 해소됐다.


끼이이익


“영차~ 영차~”


행랑의 대문이 열리며 일꾼 여럿이 구령을 맞춰가며 무언가를 옮겼다. 짚과 천으로 싸인 무언가가 보였다. 마침내 그것이 계단의 앞, 관료들의 정면에 놓이게 되었을때, 일꾼들은 기다렸다는듯 의기양양하게 천을 걷어냈다.


“아, 아니...?”


“저것은... 대체 무슨 괴물이란 말인가!”


“호, 호, 호, 호랑이...? 설마 저게 어제 범궐한 산군이란 말인가!”


“무슨 범이 황소보다 크단 말인가! 내가 지금 보고 있는게 과연 꿈이 아니라니!”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일꾼들이 끌고 온 건 어제 박경휘가 잡은 호랑이였다. 과연 덩치가 소에 필적할 정도로 거대한 범의 시체가 처참한 몰골로 누워있었다. 등죽지에 난 거대한 구멍, 잘린 앞발, 반쯤 무너진 안면까지. 모두 박경휘가 만들어낸 상처들이었다.


웅성웅성


“왜 폐하께서 신장이라 하셨는지 이해가 가는군.”


“저런 범을 혼자 잡았다고? 서, 설마... 그게 사실이라면 실로 신장이라 할만하도다.”


“집채만한 호랑이를 잡았다기에 허풍 가득한 소리로 알았건만... 그것이 진짜였다니.”


평소라면 침묵을 유지할 관내가 일순간 경악으로 들어차버렸다. 이 역시 예에 어긋나는 일. 하지만 왕은 마음껏 놀라보라고 의도하는듯 아무 말없이 지켜만 보고 있었다.


“증거를 직접 보고서야 믿는 눈치로구나. 이런 산군을 대치하고 난감했을 짐의 심정을 헤아려보라. 그런 위기에 처한 여에게 하늘이 직접 장수를 내려주었으니 어찌 이를 신장이라 부르지 않을쏘냐!”


마침내 전환된 분위기. 왕은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듯 제법 호탕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여태 이런 장수를 몰라보고 있었다니. 이 모든게 여의 부덕 탓이다.”


마치 시험을 하는듯한 발언. 왕은 그걸 증명하듯 말을 한 뒤 곧바로 신료들을 내리훑었다. 한사람 한사람 반응을 살피려는듯한 모습. 그런 모습은 고스란히 신하들의 눈에도 들어왔다.


“폐하! 하늘이 적기에 신장을 보냈사오니, 어찌 폐하의 부덕이겠사옵니까!”


그리고 왕의 심기를 읽은 신하 하나가 나서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전환됐다. 티키타카와도 같은 절묘한 타이밍. 마침 입을 연 건 관료들 구석에 있던 젊은 신하였다.


“소신 역시 같은 생각이옵니다. 덕이 넘치는 폐하께서 신장을 얻으셨으니 크게 기뻐해야할 줄로 믿나이다!”


“맞사옵니다! 폐하, 부디 신장을 거두시어 국가의 기둥으로 삼으소서!”


“지당한 진언이옵니다!”


한명이 물꼬를 틀자 비슷한 발언들이 줄줄이 이어서 튀어나왔다. 하나같이 박씨 진영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반대로 김씨족에 해당하는 관료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필뿐 자신있게 나서는 자가 없었다. 이는 곧 왕의 오른편에 앉은 김위홍 때문이었다.


점입가경인 상황. 하지만 박경휘는 이렇다할 반응없이 고개를 숙여보일 뿐이었다. 관망하는 자세였다. 그러자 왕은 기껏 형성한 기류에 쐐기를 박겠다는듯 불쑥 일어서더니 계단을 내려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광경에 순간 시종들이 당황하며 왕의 뒤를 쫓아나왔다.


“경휘! 짐이 그대를 만남은 참으로 홍복이다.”


왕은 웃는 낯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왔다. 상당히 노골적인 퍼포먼스였다. 박경휘는 별말없이 왕이 건네는 손을 맞잡았다. 평소엔 무심하기 그지 없는 박경휘지만 이번만큼은 왕의 심기에 맞추려는듯 진중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왕은... 적어도 지금만큼은 진심인가 보군.’


그가 보기에 왕이 당장 느끼는 감정은 진짜같았다. 가까이서 본 왕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했다.


그러나 반대로 뒤에 앉은 김위홍은 얼굴은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예상과 일치하는 반응들. 박경휘는 이제 단순한 예상을 넘어 확신에 다다를 수 있었다.


‘역시 왕은 김위홍과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 지금의 퍼포먼스는 그에게 책임을 미뤄 자신의 영역을 관철하려는 의도일테고.’


박경휘의 계산이 이어지는 동안 왕은 여전히 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짐이 영웅에게 마땅한 상을 두고 여러 차례 고민했으나 결국 정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짐은 이렇게 직접 불러 물어보는게 맞다고 생각했느니. 갑작스럽지만 짐은 이 자리에서 묻겠노라. 박공, 그대는 무엇을 받고 싶은가? 신장에게 걸맞은 상급을 말해보라.”


이젠 공이 자신에게 넘어온 상황. 박경휘는 슬쩍 눈을 굴려 부친을 바라봤다. 박문원은 걱정 반 기대 반인 얼굴이었다. 그만큼 지금의 상황은 예상밖의 결과.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향방이 결정될 터였다.


물론 박경휘에겐 그리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다. 이미 원하는 바는 정해져 있으니까.


“짐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주겠다. 박공! 어서 짐에게 소원을 말해보라!”


폭탄발언에 가까운 선언. 정전을 가득 메운 신료들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원하는 바라... 이 기회에 관직을 달라해도 가능하겠지. 박씨족을 밀어줄 생각이라면 그편도 나쁜 방법은 아닐테니.’


마치 조선시대 붕당정치처럼 왕은 반대씨족에 힘을 실어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 하고 있었다. 박씨족의 정통성을 물려받을 자신을 공식적으로 후원해 끌어들인다면 곧 친위세력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 왕에겐 이득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물론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 당장 관직에 나서는 건 정치적인 파장과 관례를 고려하면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김위홍의 존재. 아직 그의 명줄은 제법 남아있었다. 대놓고 대립각을 세우다간 자신의 관직이 올라가기 전에 먼저 숙청을 당할 우려도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필요한 건 그저 이름뿐인 관등이나 재산이 아닌 실질적인 군사력. 여러모로 수지타산에 맞지 않았다.


생각을 정리한 박경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왕은 여전히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마치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얼굴. 그러나 박경휘는 그의 의도에 따라줄 생각이 없었다.


“폐하.”


“생각이 끝났는가?”


“예, 소인 박경휘 폐하께 말씀 올리겠나이다.”


“말해보라.”


왕이 한껏 부푼 얼굴로 바라봤다. 박경휘는 찬찬히 말을 이었다.


“소인이 비록 폐하 앞에서 공을 세우긴 했으나... 아직 배울 것이 많은 나이이옵니다. 배움의 길이란 끝이 없어서 배우면 배울수록 부족함을 느끼는 바. 소인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나이다.”


“?”


왕이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기대한 대답이 아닌 탓이었다.


“허나 소인은 한편으론 역시 폐하의 칼이자 충신이 되어 이름을 남기고 싶은 소원 역시 있나이다.”


“그렇다면 관직을 원하는 것인가?”


왕이 대답을 유도하듯 말을 건넸다. 하지만 박경휘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옵니다. 물론 훗날 폐하의 신하가 되고 싶은 마음은 바다와도 같나이다. 하오나 그에 앞서 소인의 학문과 무예를 닦고 공을 세울 기회를 얻고 싶나이다.”


“기회라?”


“소인은 이제껏 품고 있는 뜻이 있었으나 가문의 한계와 저의 부덕으로 미처 할 수 없던 일이 있나이다. 소인 박경휘, 폐하께서 친히 의사를 물어주셨으니 비로소 품어왔던 소원을 말씀드리고 싶나이다.”


“말하라.”


왕은 약간 실망한 눈치이면서도 묘한 호기심이 깃든 표정이었다. 뜻 밖의 대답인 탓이었다.


그런 와중 묘하게 박문원의 말이 뇌리를 스쳐지나가기도 했다. 신장이란 언급이 이어지던 장면이었다. 그 덕에 왕은 새로운 기대감이 솟고 있었다.


“소인은 화랑이 되어 수신하고 낭도들을 이끌며 공을 세우고 싶나이다. 허나 작금의 화랑은 박씨족이 할 수 없는 바. 오로지 폐하께오서만이 소인에게 그런 은혜를 베푸실 수 있사옵니다.”


“화... 랑?”


“그렇사옵니다. 소인은 화랑이 되고 싶사옵니다. 부디 소인의 간절한 부탁을 어여삐여겨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이쪽도 여러모로 폭탄발언이긴 마찬가지. 비단 왕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을 가득 메운 신료들부터, 가까이는 김위홍까지. 모두가 눈을 부릅뜬채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저놈이...!’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김위홍. 그는 인상이 찌푸려지다못해 거의 분노에 찬 얼굴이었다. 한껏 예리해진 그의 눈에선 어느새 살기마저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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