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삼국 신라의 진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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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업백작
작품등록일 :
2023.02.19 16:48
최근연재일 :
2023.03.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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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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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한 도련님(2)

DUMMY

“공부에는 정진하고 있느냐.”


“예, 아버지.”


“어제는 말을 타고 왔다 들었는데. 최근엔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


“경서들을 복습하고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시경을 읽고 있습니다.”


“비록 경전들을 모두 떼었다고는 하나 학문에는 끝이 없는 법이다. 고귀한 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고매한 학문이니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애쓰면 좋겠구나.”


“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


박문원의 눈이 고분고분한 태도인 박경휘를 훑었다. 무어라 지적할 것이 없음에도 틈만나면 경계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은게 그의 심정이었다.


“난세이니만큼 학문을 닦으면 빛을 발할 날이 올게다. 항상 몸과 마음가짐을 조심하거라. 알겠느냐.”


“예, 아버지.”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박문원 스스로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세상 그 어떤 일족이 이이상 학문에 정진한단 말인가. 이미 그가 보기에도 장남의 학문을 순위 매기자면 부족 전체를 통틀어 한 손에 꼽을 판이었다. 굳이 비긴다면 당나라로 유학한 6두품 수재들을 모두 불러들여야 해볼만 할까.


“그리고....”


박문원이 재차 식은 차를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기껏 차나 마시자고 불러들인 것이 공연한 훈계의 시간이 된 지 오래. 그로서도 괴로운 마음을 애써 감춰야 했다.


‘불쌍한 것. 학문적 성취를 보자면 이미 열살 때는 관직을 받아야 했는데....’


당대의 관점에선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어린 아이를 관리명부에 올려두고 기한이 차면 곧바로 중급관료로 승진하는 편법이 성행했으니까. 심지어 학사들과 비길 정도인 실력이라면 더더욱 명분이 있는 셈이었다.


물론 굳이 원한다면 지금도 가능은 했지만, 눈에 띄는 행보를 극도로 삼가는 박문원에게는 불가한 일이었다.


“안타깝지만 화랑을 하겠다는 청은 들어줄 수가 없겠구나.”


박문원이 다소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러자 잠자코 있던 박경휘가 고개를 들었다. 분명 변함없는 얼굴이건만 박문원은 순간 아들에게서 섭섭한 감정을 느낀 것 같았다.


“반려이옵니까? 아니면....”


아들이 끝말을 흐렸지만 박문원은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만큼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독단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다.”


“반려로군요.”


“애당초 화랑은 박씨와는 거리가 먼 일이었다. 풍류회를 관장하는 대사와 관리에게 부탁해봤지만 허사였다. 네 숙부도 그건 어려울 것이라 하더구나.”


여기서 숙부라 함은 몇 다리 건너 혈연관계가 있는 박예겸을 일컫는 말이었다. 비록 지금은 아찬으로 강등당해 근신 중이라지만 아직도 시중 시절의 인맥이 건재해 박문원과는 자주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였다.


‘박예겸도 난색을 표할 정도라면 정말 어렵다는 거로군.’


여러차례 예겸의 힘을 보아온 박경휘로선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몇 주 전부터 조심스레 부탁한 일이건만, 한편으론 익히 예상한 일이기도 했다.


‘하긴 화랑 같은 엘리트 코스를 모두에게 개방해놓을 리가 없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시기의 화랑은 입직과 동시에 독식에 가까운 혜택을 누리는 존재들. 고위관료와 장군, 심지어는 임금까지도 화랑 출신들이 많았던 걸 감안하면 사실상의 귀족카르텔이라봐도 무방했다. 현재로선 진골 중의 진골이라 할만하다.


과거에는 씨족에 상관없이 용모와 명성이 뛰어난 이들이 화랑을 했다고 하나, 인재가 귀한 과거라면 몰라도 진골이 썩어넘치는 지금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굳이 화랑을 해야할 이유가 있느냐. 네 무예가 뛰어나다고는 하나 무관의 길은 멀고 험한 법이다. 가뜩이나 이런 난세에는 말이다.”


“그러니 더더욱 제가 하고 싶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서는 것이 진정한 충신이잖습니까.”


박문원이 장남의 말에 잠깐 흔들렸다. 비단 충신이란 용어 때문은 아니었다. 그조차도 아들의 본심을 알기 어려운 지경인 상황이니, 놀라움보단 의문이 더 컸다.


‘이 애비는 네가 진심으로 그런 소리를 입에 담는지 궁금하구나.’


박문원은 마음의 소리를 억누르며 재차 타이르듯 말을 건넸다.


“이미 너도 알고 있겠지만. 위홍을 비롯한 김씨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그나마 몇 년 전에 비하면 나아졌다만 아직 방심할 시기가 아니구나.”


“상대등 탓이옵니까?”


“크흠... 금성에는 부족마다의 선과 법도가 있단다. 가뜩이나 병권에 민감한 김씨가 화랑직을 함부로 내줄리가 없어. 네 재주가 뛰어나다곤 하나...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안될 일이지.”


“....”


“네가 마음만 먹는다면 따르겠다할 낭도가 천을 헤아릴 것이다. 하지만 그 탓에 더더욱 막으려할 거야. 이 아비가 네 총명을 만방으로 막고, 네 신물과 재주 역시 몰래 감춘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잠시의 침묵동안 박문원은 차를 마시며 목을 축였다. 섭섭할 법한데도 박경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얼굴로 마주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자는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섭섭하게 생각치 않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이후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 역시 어느정도 예견한 일. 박경휘는 자리에서 일어날 즈음에 가서는 남겨둔 다른 방안을 떠올렸다.


‘현재 절차로 힘들다면 어쩔 수 없지.’


해가 지는 중인 시각. 박경휘는 내려가던 중 누각에 서서 서라벌 일대를 눈에 담았다. 멀리 우뚝선 황룡사 목탑이 서서히 어둠에 가려 사라지고 있었다. 왕도 이즈음 목탑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할 터였다.


‘내 힘으로 얻어내는 수밖에.’


***


“어우 냄시... 이걸 또 한번 끓이라굽쇼?”


“그래. 마지막에 가루만 남을 때까지 계속 끓여라.”


“에구구... 목재가 아까운데... 저번하곤 다르게 영 품이 많이 들어가는군요.”


금성 근교 서쪽에 위치한 들판에서 하인이 연신 불을 피우며 땀을 흘렸다.


팔팔끓는 커다란 솥단지 안에 들어있는 건 다름아닌 초석밭에서 뽑아온 원액들. 1년간 묵혀온 똥과 오줌이 섞인 액체니만큼 악취가 심하게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끄응... 이만하면 다된 걸까요, 도련님?”


잠시후 땀범벅이 된 노비의 말에 박경휘가 잠시 솥내부를 흘깃거렸다. 과연 말마따나 솥 내부엔 펄펄 끓는 물이 거진 사라지고 뭉글한 덩어리들만 여기저기에 널려있었다.


“마저 끓여 물을 없애고 덩어리들을 꺼내거라.”


“알겠습니다요.”


마침내 떨어진 종료명령에 노비의 얼굴이 화색이 돋았다. 총명한 걸로 유명한 박경휘지만 그로선 도저히 지금 하는 일의 의미를 알기 어려운 탓이다.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군... 하지만 이미 거를 만큼 걸러서 나올 물도 없어보여.’


초석밭을 이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에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퇴비와 달리 초석밭은 목적이 불분명해 허락을 받기 어려웠던 점이 큰 이유였다.


‘그나마 작년이라도 초석밭을 만들어놓은게 다행이야.’


더 좋은 퇴비를 위한 것이라 속이고 만든 밭이었다. 그나마 자신의 재주를 믿고 일부 농지를 물려준 부친 덕에 이런 수고를 들이고도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있었다.


“요 허연 덩어리들이 필요한 거였습니까요?”


“그래, 금성 창고로 돌아가자.”


“도련님, 저는....”


“넌 농지에 남아있거라. 나와 시종만 돌아갈 것이다.”


“옙.”


하인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는듯한 표정으로 기름종이에 싼 초석덩어리들을 말 안장 옆 주머니에 넣었다. 박경휘는 옆에선 시종에게 눈짓을 하곤 이내 말에 올랐다. 이제 외곽에서의 볼일은 다 본 셈이었다.


“저번처럼 창고에 들리십니까?”


예견이 박경휘를 따라 자신의 말에 오르며 장비를 챙겼다.


“그래.”


금성엔 박문원의 본가뿐 아니라 부속건물과 부지들이 여러군데 있었다. 수십만이 거주하는 대도시이나 여전히 찾아보면 빈부지들이 많았기에 크게 사치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그중 금성 창고는 금성 서쪽에 있는 박문원 가문의 창고로, 주로 식읍에서 실어오는 곡식들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지금은 금성 창고 옆에 붙은 소건물이 주로 박경휘의 아지트로 쓰이고 있었다.


“여기 도련님께서 준비하라하신 유황과 숯입니다요.”


작은 목재건물 속 항아리들. 박경휘는 하인이 가져다준 가루들을 건네받곤 이내 문을 닫았다. 문 앞엔 익숙한듯 예견이 서서 경계를 하고 있었다.


“밭에서 얻은 초석은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군.”


박경휘는 곱게 빻은 초석을 저울에 달면서 눈대중으로 비율을 가늠했다. 이미 수년에 걸쳐 화약을 만들어온 참이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동안의 초석이 주로 마루 밑이나 돌담 밑에서 구한 자연물이었다는 게 유일한 차이점인 정도. 순도와 결정 크기에 따라 어떤 비율이 최적일진 지금부터 찾아야하는 부분이었다.


“성공만 하면 그럭저럭 안정적인 양을 확보할 수 있겠군.”


이런 식으로 완성된 화약은 지금껏 다 합쳐 작은 항아리 분량이었다. 안전한 보관을 위한 코닝이나 적당한 폭발력을 위한 배합 등등... 신경쓸 게 여전히 많았지만 일단은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박경휘는 빻은 초석 가루를 유황과 숯과 함께 부은 뒤 혼합했다. 비율은 7.5대 1.5대 1. 가장 대중적인 혼합비였다.


“일단은 이렇게 맞춰놓고 실험으로 비율을 조정해야겠지.”


어느 실험이든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건 박경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재료의 수급 자체가 표준화와는 백만광년 정도 거리가 있기에 재료의 수급처별 분류를 통해 경험적으로 그때그때 비율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또 그때 그 검은 가루를 만드신 겁니까?”


“그래.”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정말 신이합니다.”


문 밖을 나오자 시종 예견이 은근한 시선으로 물어왔다. 박경휘는 대답없이 기름주머니를 예견에게 건넸다.


“저번처럼 소창고에 보관해야겠군요?”


“그래야지.”


어느정도는 부친에게도 정보가 흘러갔으리라 생각하는 박경휘였다. 하지만 상세한 비밀까지는 예견 역시 함구하고 있었기에 박경휘도 적당히 넘어갔다.


‘애초에 이게 폭발한다는 걸 알았으면 부친이 가만있었을리 없지.’


사소한 일로도 따로 호출해 주의를 주기 일상인 박문원이었다.


***


“호오옴... 이게...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오....”


덥수룩한 허연 수염을 한 쭈그렁 노인이 단추구멍 같은 눈으로 연신 종이를 바라봤다. 영 처음본다는 듯한 표정에 박경휘는 친히 손가락을 짚어가며 설명을 이었다.


“그러니까... 갑옷과 칼에 쓸 만큼 강한 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지요?”


“그렇소.”


“흐음...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습니다만은... 흐으으음....”


노인이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박경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보여준 건 소형 총신이 그려진 설계도. 난생 처음보는 기물일 테니 장인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했다.


“뭐어... 도련님의 부탁이니 만들어는 드리겠습니다만... 시간이 좀 걸릴 겝니다... 중간중간 오셔서 설명도 해주셔야 헐테고....”


“상관없소.”


“주물을 만드는데만도 꽤나 품이 들어가겠군요....”


“비용은 상관없으니 튼튼하게만 만들어주시오.”


“끄응... 알겠습니다. 이번 것도 어른께는 비밀이지요?”


“....”


박경휘가 말없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노인은 그럼 그렇지, 하고 말하듯 울상인지 미소인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이미 수차례 박경휘의 부탁으로 물건들을 만들어준 노인이었다. 그런 관계가 되기까지 수많은 품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덕분에 지금은 나름의 유대관계까지 생긴 상황. 게다가 지금것 만든 기물이 허투루 쓰인 적이 없으니 노인으로서도 섣불리 거절하기 힘든 실정이었다.


“이찬 어른께서 걱정이 많으십니다, 도련님.”


그걸 증명하듯 노인은 떠나는 박경휘를 마당까지 따라나와 말을 걸고 있었다. 시종이 말을 꺼내와 정리를 하는 동안 노인은 걱정 많은 눈으로 박경휘를 바라봤다.


“아버지께는 내 안부 전해주겠소.”


“복식을 보니 집에 가실 건 아닌듯 한데... 또 어딜가시려구요?”


“친우들과 약속이 있어 가보겠소. 이랴!”


박경휘는 이내 박차를 가하며 대장간을 벗어났다. 작게 흙먼지가 일며 노인은 눈을 좁혔다. 멀어지는 박경휘를 바라보는 노인의 눈에선 걱정과 함께 애정이 묻어나왔다.


“아이고. 참말로 저런 분이 화랑이 되셔야 할텐데... 저렇게 총명하신 분이... 원 세상이 흉흉해서 날개를 펴지 못하시고... 쯧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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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Personacon 양마루
    작성일
    23.03.08 12:06
    No. 1
  • 작성자
    Lv.69 어떨까나
    작성일
    23.03.10 16:00
    No. 2

    신라때 당나라 유학갔다 돌아온 최치원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라고만 흔히들 알겁니다.
    그냥 그 나라에서 공부만 한게 아니고 과거도 치렀고 벼슬살이도 했습니다. 어디까지 올라갔냐고요? 지금으로 따지면 국무총리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다 때려치우고 고향인 신라로 왔을때 신라는 그를 어떻게 대우해줘야할지 상당기간 고민만하다...거의 포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3.12 21:52
    No. 3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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