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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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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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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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35화

DUMMY

◐ 지연의 일기 ◑




봉구 선배에게 문자가 오질 않는다.

이 시간까지 내가 연락을 하지 않으면..

어김없이 연락을 해와야 정상인 건데..

나의 핸드폰은 잠잠할 뿐이다.


내가 민수 선배의 여자친구가 되어서..

더 이상 연락할 일이 없다는 걸까?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섭섭할 뿐이다.




띵동~♬

헛.. 봉구 선배인가?

핸드폰을 확인한다.


* 좋은 아침이다. 잘 잤니? *


민수 선배의 문자..

............

남자 친구가 된 사람의 문자가 왔는데..

왜 내 마음은 이렇게 허전한 걸까..




"안녕하세요.."


같이 아침을 먹자며..

새벽부터 나의 집 앞으로 달려와..

기다리고 있던 민수 선배였다.


"어.. 배고프지?"

"아.. 네.."


잠을 설쳤는지..

피곤해 보이는 얼굴..


"어디로 갈까? 공주 식당 갈래? 거기 싸고 괜찮은데.."


.............


"공주 식당이요?"

"어.. 가봤어? 거기 좋아. 나 맨날 거기서 먹거든.. 하하.. 아줌마도 좋고.."

"저도.. 자주 가긴 해요."

"아.. 그래? 그럼 잘됐네. 거기로 갈까?"

"네.. 그래요."


선배를 따라 식당으로 향한다.




봉구 선배 있으면 어쩌지?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 돼?

선배님.. 어제 왜 그냥 갔어요? 이렇게 물어볼까?

선배님.. 이제 심심하시겠네요.. 홍홍..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해볼까..

...............

아.. 진짜..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거야..

사귀다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한 선후배 사이 였던건데..

봉구 선배가 이상하게 나오니까..

괜히 나까지 이상해지잖아..

아.. 몰라..

만나면 뭐 알아서 되겠지.

..............




"이모.. 저 왔어요."

"어.. 민수 왔구나. 어? 뭐야.. 지연이도 왔어?"

"어라? 이모도 지연이 알아요?"

"당연히 알지. 근데 둘이 아는 사이야?"

"하하.. 이모.. 우리 어제부터 사귀기로 했어요."

"뭐? 정말? 지연아 진짜니?"

"............"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여준다.


"어머.. 어쩜 또 이렇게 엮이니.."

"하하.. 그러게요. 밥이나 좀 주세요.."

"어.. 그래.."


...............




사실.. 사귀자는 선택을 하긴 했지만..

아직은 민수 선배가 불편하다.

선배의 다정한 말투.. 부드러운 미소..

모든 것이 나에겐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는 중이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지려나..




민수 선배와 커피를 들고..

도서관 앞 벤치에 앉았다.


"아.. 좋네. 이렇게 여자친구랑 주말에 데이트도 하고.."

"네.."

"아.. 우리 영화나 보러 갈래?"

"영화요? 네.. 그래요."

"어떤 영화 좋아해?"

"음.. 전 그냥 다 좋아해요."


야한 것만 빼구요..

...........

갑자기 에로 영화를 보던 봉구 선배가 떠오르고 만다.

아.. 안돼!

지금 내 남자 친구는 민수 선배야.

정신 차려 이지연!


"아.. 그래? 그럼 나 잠깐 교수님 좀 뵙고 와야 되니까 1시간 후에 여기서 다시 보자."

"그래요.."


인사를 하고 강의실 쪽으로 달려가는 선배였다.

...........

언젠간 좋아지겠지?

그래.. 아직은 어색해서 그런 걸 거야..

편해지고..

조금 더 알아가게 된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더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 거야.




"어머 기집애. 너 민수 선배랑 사귀기로 했다며?"


............

매점에서 나를 보자마자 태희가 묻는다.


"아.. 어.."

"뭐야.. 뜬금없게 갑자기 웬 민수 선배야?"

"몰라. 그냥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치.. 암튼..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 간다니까.."

"............"

"그나저나 어때? 고령대 조인성 이라고 불리는 민수 선배의 여친이 된 기분이.."

"고령대 조인성?"

"어.. 너 몰랐어? 그 선배 예전부터 별명이 고령대 조인성 이었잖아.."


..............

뭐.. 잘생기긴 했지.

부담스러울 정도로..


"뭐.. 아직은 잘 모르겠어. 좀 더 만나봐야 알지.."

"기집애 배부른 소리 한다. 지금 너 때문에 민수 선배 쫓아다니던 애들 뒷목 잡고 쓰러진 거 몰라?"


.............


"그래? 하하하아아..."


웃으면서도 한숨이 나온다..

그렇게 꿈꾸던 캠퍼스 커플이 되어있는데..

나 정말 태희 말대로 배부른 입장인 게 맞나 보다.

민수 선배처럼 좋은 사람이 남자친구가 되었는데..

한숨만 나오는 걸 보면..


"그나저나 봉구 선배는 이제 심심해서 어쩐다니.."


.............


"뭐.. 봉구 선배야 원래 혼자 노는 걸 더 좋아하잖아.."

"치.. 그건 니 생각이지. 혼자 노는 게 더 좋은 사람이 어딨니? 어쩔 수 없으니까 혼자 노는 거지.."


............


"아냐.. 봉구 선배는 원래 혼자 노는 걸 더 좋아해. 아마 지금도 신나게 오락실에서 오락하고 있을 거야."


내가 알던 선배는 그랬어.

그래서 가끔은..

옆에 있는 것조차도 미안했던 적이 많았거든..


지금 선배는..

그동안의 나의 구속에서 벗어나

무한한 자유로움을 누리고 있을지도 몰라..


"글쎄.. 난 왠지 집에서 폐인처럼 누워 있을 거 같은데.."


아냐.. 태희야..

그럴 일 없을거야.

걱정마.





민수 선배와 극장에 왔다.


"어.. 잠깐 기다려. 표 사 가지고 올께.."

"네? 아.. 그럼 제가 팝콘 사 놓고 있을게요."

"팝콘? 아.. 아냐 됐어. 내가 살 테니까 넌 여기 편하게 앉아있어."


................

뭐야..

미안스럽게..

난 그냥 봉구 선배처럼.. 더치 페이 하는 게 편한데..


"자.. 여기 표 챙기구.. 자.. 팝콘하고 콜라.."

"고마워요"


..............




선배와 영화를 보고.. 밥까지 먹은 후..

택시를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선배님 저 이제 들어가 볼게요. 데려다 주셔서 고마워요."

"어.. 그래. 오늘 즐거웠어."

"네.. 그럼 조심히 가세요.."

"응.. 아.. 지연아.."

"네.."

"이제 우리 사귀기로 했는데.. 오빠라고 불러주면 안될까? 선배님 보단 왠지 오빠 소리가 더 좋을 거 같은데.. 하하"


............


"그건.. 나중에 할게요. 저.. 오빠 소리 잘 못해요."

"아.. 그.. 그럴래? 알았어. 그럼 언능 들어가."


죄송해요 선배님..




방에 들어오자마자..

이불을 뒤집어 쓴다..

..............

아.. 나 어떡하지?

이렇게 불편하고 부담스러우면 어쩌란 거야..

아무리 시작 단계고 첫 데이트라도 그렇지..

이건 무슨 가시 방석에 앉아있는 느낌이잖아..

아.. 어제 그냥 눈 딱 감고 거절했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고민해 버리면.. 흑..




바람을 쐬려고 길거리로 나온다.

뭔가..

민수 선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임에는 틀림 없는데..

그런 남자랑 연애 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닌데..

어딘지 모를 허전함이 나를 자꾸 괴롭힌다.

하루 종일 이런 기분에 시달려야 했고..

지금 역시 그렇다.

이 알 수 없는 미묘함의 해답을 찾지 않으면..

난 결국.. 껍데기 만을 가지고 연애를 해나가야 한다.




헛..

봉구 선배?


선배가 먼 발치에 있는 편의점에서

뭔가를 사 들고 나온다.

불러볼까?

.............

하지만 왠지 부를 수가 없었다.


담배를 하나 입에 물더니..

어딘가로 향해 가는 선배.

근데 어디 가는 거야..

집은 반대쪽인데..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는 선배를..

난 조용히 뒤에서 쫓아가고 있었다.

선배가 뒤라도 돌아 볼까..

멀찌감치 떨어진 채로..




초등학교?

뭐야.. 이 오밤중에 여긴 뭐하러 와?


교문 뒤편에 서서 선배의 모습을 지켜 보기로 했다.

운동장 한 가운데로 걸어가는 선배..

그러더니 털썩 주저 앉아버린다.


...............

뭐 하는 거야 대체..

잘 보이지가 않아서 조금 더 앞으로 다가갔다.


선배는 편의점에서 산 봉지에서

뭔가를 꺼내는가 싶더니..

..............

저건.. 소주병?

뭐야..

지금 처량하게 혼자 술 마시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아.. 선배님..




선배님..

왜 이러고 계신 거에요..

이러고 계시니까 왠지 저 때문에 그러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늘 옆에 있어주던 제가 떠나서

쓸쓸해지신 거에요?

그런 거 아니죠?

그냥.. 술 생각 좀 나는데 마실 사람 없어서 이러는 거죠?

그런 거 맞죠?


.............

선배의 등 뒤 멀리 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리곤 나 역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해답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선배님..

늘 궁금해 왔던 게 하나 있는데요..

선배님은 도대체 절 어떻게 생각하는 거에요?

어쩔땐.. 저를 정말 좋아하는 거 같은데

어쩔 때 보면.. 저를 전혀 여자로 안 보시는 거 같거든요..

저를 정말 아끼는 후배처럼 생각해 주는 거 같다가도..

어떤 때 보면.. 윤아보다도 못한 후배로 대하는 거 같구요.


선배님..

제가 선배님에게 특별한 존재이긴 한 건가요?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친하고 가장 아끼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는 거냐구요..

전 그랬으면 좋겠는데..

왠지.. 선배님 쓸쓸한 뒷모습 보니까..

그럴 거 같은 예감도 드는데..

저만의 착각은 아닌 거겠죠?




멀리 보이는 선배는..

소주 한 병을 비우고..

다른 한 병을 따고 있는 중이었다.

.............




선배님..

계속 선배님의 쓸쓸해 보이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제 고민의 답은 찾은 거 같아요.

그리고..

민수 선배와의 관계..

결정 내릴 수 없어서 계속 심린 했는데..

그것 역시도..

해결한 거 같구요.



그래서 이젠..

선배님의 마음을 알아보고 싶어요.

선배님이 저를 어찌 생각하고 계신지..

제가 계속 선배님 옆에 있어도 되는지..

확신해 오지 못했던..

선배님에 대답..

들어보고 싶어요.


확인해 봐도 되겠죠?





아예 운동장에 드러누워 버린 선배를 남겨둔 채..

발걸음을 돌려..

봉구 선배의 집으로 향했다.







◐ 봉구의 일기 ◑




눈을 뜨고 싶지 않다.

왠지 눈을 뜨면..

엄청난 고독감에..

또 한번 좌절 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감정들을 주체 할 수 없어.. 술을 꺼내들테고..

취할 때까지 정신없이 마셔 댈 것이다.

그리곤..

어제 밤처럼 필름이 끊긴 채 잠이 들어버릴 것이다.



이럴 순 없다.

다신 이렇게 살지 말자고 몇 년을 결심하고 살아왔지 않은가..

이제 와서 무너질 순 없다.


그래..

난 다시는 3년 전처럼..

폐인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샤워를 하고.. 향긋한 스킨을 얼굴에 툭툭 바른다.

유난히 강렬한 내음..

제법 괜찮다.

옷장을 열고..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을 해본다.


지연이가 사준 옷들을 입을까 하다가..

그냥 옷장에 집어넣어 버리고.

늘.. 입어 왔던 대로..

면바지에 검정 티셔츠를 꺼내 입었다.


그래.. 뭐..

나 원래 이렇게 살아왔잖아..

잠시 한 여자가 내 삶 속에 들어와

휘저어 놓고 간 거고..

난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온 거 뿐이야.

뭐 별거야?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되는 거지.




밥을 먹으러..

공주 식당으로 향한다.




"봉구 학생 왔네."

"네.."


이젠 자주 올거에요..

아니.. 매일 매 식사 때마다 올 거 같아요.


"아까 지연이는 먹고 갔는데.."


...............


"아.. 그래요?"

"어떡해.. 봉구 학생.."

"뭐가요.."

"지연이 뺏겨서.."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밥이나 줘요."

"아이구.. 어깨가 축 쳐졌네."

"우씨.. 진짜.. 짜증나게 왜 자꾸 그래요.."

"어머.. 왜 화를 내.. 그냥 봉구 학생이 안쓰러우니까 그런 거지."


아.. 진짜 이모님까지 왜 이럽니까..

안 그래도 답답해 죽겠는데.

겨우 맘 잡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 보려는데..

왜 불을 지피시냐구요 자꾸..


"됐어요. 제발 신경 쓰지 마시고 밥이나 줘요.."

"알았어. 미안해. 근데 봉구 학생~"

"왜요.."

"내가 볼 땐 말야... 지연이는 왠지.. 봉구 학생이랑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어."


..................


"됐어요. 농담 그만 하시구 밥이나 줘요."

"농담 아냐.. 그냥 느낌이 그래."


..............

위로 고마워요 이모..

하지만 이미 끝났답니다.

어울리고 뭐고를 떠나서..

이제 민수의 여자가 되버렸다구요.

저 보고 뭘 어쩌란 겁니까..




겨우 마음 잡고 나왔는데..

식당 이모의 몇 마디에 다시 우울해져 버린다.


띵동~♬

헛.. 문자가 온다.

지연인가?

성급히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낸다.


* 소액 대출. 최대 3천만 원까지. *


..................

개자식들..

내 전화 번호는 어찌 안 거야..

위치라도 추적해서

사무실을 불 질러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든다.




오락실이나 갈까?

.............

언젠가부터 오락실도 흥미를 잃었다.

그렇게 빠져 살던 철권 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터벅터벅 다시 집으로 향한다.

괜히 나왔잖아.. 젠장..




결국..

어정쩡하게 아침 겸 점심만 먹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버렸다.

...............

텅 빈 방을 들어서자..

또다시 외로움이 밀려 들어온다.


아..

나 왜 이럴까..

이러지 않았었는데..

그냥 혼자 사는 게 당연한 거였는데..

왜 지금 난..

이 텅 빈 방이..

끔찍한 지옥처럼 느껴지고 있는 것일까..

...............


결국 냉장고를 열어 어제 사 놓은 소주병을 꺼내 든다.




소주 한잔에..

지연이와의 추억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불과 2달인데..

그 사이에 왜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던 걸까..

벌써 두 번째 소주병도 다 떨어져 가는 중이다.

아직도 한 병은 더 마셔야..

추억들이 다 끝날 거 같은데..

...............


하지만.. 취기가 올라오면서..

이내 잠이 들어 버린다.




* 뭐해요? *


헛.. 그녀의 전화..


* 어.. 그냥 집에서 잔다. *

* 으이그.. 폐인처럼 왜 그래요. 빨리 씻고 나와요. 밥 먹게.. *

* 어? 밥? 나랑? *

* 그럼 누구랑 먹어요.. *

* 민수랑 사귀면 민수랑 먹어야 되는 거 아냐? *

* 민수? 민수가 누구에요? *

* 어? 뭔소리야? *

* 어라? 누구세요? *


응?


* 지연이 아냐? *

* 저요? 저.. 누구로 보여요? *


그러더니 내 눈 앞으로 스르륵 얼굴을 드러내는 여자..

으아악...




헉..

꿈이다.

뭐야.. 이 끔찍한 꿈은..

식은땀까지 흘러 내린다.


밖을 내다보니..

이미.. 한밤중이다.

나.. 몇 시간을 잔 거야 대체..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는 핸드폰을 들여다 본다.

하지만..

아무 전화나 문자도 없는 핸드폰.


또 한번 쓸쓸해지고..

결국.. 남은 소주병을 마무리 짓고자..

방바닥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나마 남아있던 소주마저도 마셔 버리니..

갑자기 노래가 불러지고 싶어진다.

마이크를 잡고 미친 듯 절규하고 싶었다.

그러면 뭔가..

이 꽉 막힌 가슴이..

뚫릴지도 모를 거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모자를 눌러 쓰고..

노래방으로 향한다.




발걸음 - 에메랄드 캐슬 -


해 질 무렵 날 끌고간 발걸음 눈을 떠보니 잊은 줄 알았던 곳에

아직도 너에 대한 미움이 남아 있는지 이젠 자유롭고 싶어

시간은 해결해 주리라 난 믿었지.. 그것조차 어리석었을까

이젠 흘러가는 데로 날 맡길래.. 너완 상관없잖니

처음부터 너란 존재는 내겐 없었어.. 니가 내게 했듯이

기억해 내가 아파했던 만큼 언젠가 너도.. 나 아닌 누구에게 이런 아픔 겪을테니

미안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잖니.. 정말 이럴 수 밖에

너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너를 사랑할 수 없고 너를 미워해야 하는 날 위해



이건 분명 지금 나랑은 상관없는 노래인데..

왜 이렇게 애절하게 느껴지는 거야.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불렀었는데..

지금 보니..

아주 처참한 내용이었구만..

...............




She's gone- steelheart -


She's gone - out of my life

I was wrong, I'm to blame

I was so untrue

I can't live without her love

In my life there's just an empty space

All my dreams are lost, I,m wasting away

Oh forgive me girl.

Lady won't you save me my heart belongs to you

Lady can you forgive me for all I've done to you

Lady Oh Lady

She's gone, out of my life

Oh she's gone

I find it so hard to go on

I really miss taht girl my love

Come back into my arms

I'm so alone, I'm begging you

I'm down on my knees

Oh forgive me girl

Lady won't you save me my heart belongs to you

Lady can you forgive me for all I've done to you

Lady Oh Lady



이건 가사가 뭘까..

그냥.. 그녀가 떠났다는 제목인 건 알겠는데..

왠지 슬픈 노래겠지?

올라가지도 않는 고음의 노래였지만..

오랜만에 미친 듯 악을 써서 부르는 중이다.




한 시간을 정신없이 부르다 보니..

이젠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친절한 주인 아줌마가..

30분을 추가해 준다..

................

이거.. 적립 되려나?

오늘은 그만 부르고 싶은데..



......................

그나저나 노래방에서 잠시 기분이 좋아진 거 같더니..

막상 길거리로 나오니

또다시 허탈해진다.


아무래도 오늘 밤 역시..

쉽게 잠을 이루진 못하겠구만..


편의점에 들어가 소주를 산다.

돈이 좀 모자라 2병만 샀다.

이거 먹고 필름이 끊기려나?




오늘 따라 밤바람이 너무 선선하고 좋은 거 같다.

그냥 어디 한적한 데가서..

바람이나 쐬면서 먹어야겠단 생각으로..

정처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곤..

어느 눈에 띄는 초등학교로 들어가 버린다.





지연아..

선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없으니까..

니 빈자리가 너무 크구나.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딱히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질 않아.

이러면 안된다고 계속 다짐을 해보는데도..

한 시간도 넘기지 못하고 또 외로움에 치를 떨게 돼.


나..

그냥 너의 얼굴만 떠올리며 하루를 보냈어.

너와 함께했던 시간들만 떠올리면서..

힘들어 했다고..

넌 지금쯤 민수의 품 안에서 행복해 할 텐데..

왜 난.. 이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이러고 있을까..


아.. 오늘 내 모습..

왜 이리 비참한 거니..




젠장..

오늘 따라 술은 왜 이렇게 안 취하는 거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한다.




"어? 지..지연아.."


지연이가..

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딜 그렇게 밤늦게 쏘다니시는 거에요?"

"어? 어 그냥.. 좀 놀다가.."

"술 마셨어요?"

"어? 어 그게.. 아.. 친구 놈이 한잔 하자고 해서.."

"..............."

"근데 냄새 심하게 나나? 어떻게 알았냐?"

"눈 풀린 거 보니까 딱 알겠는데요 뭘.."

"근데 여긴 어쩐 일이야?"

"어쩐 일은 무슨.. 맨날 오는 집인데.."

"아.. 그렇지 참.. 방으로 들어갈래?"

"아니요. 그냥 어디 시원한데 가서 얘기나 좀 해요."

"아.. 그럴까?"


아..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질 줄이야..

............

하지만 이것도 잠시일 뿐..

결국 내일이면 또 아파해야 하잖아.

기쁨과 절망이 섞여버린 복잡한 심정으로..

그녀를 데리고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기분은 어떠냐?"

"무슨 기분요?"

"커플 된 기분 말야.."

"어떨 거 같아요?"

"글쎄다. 뭐 설레고 그렇지 않냐?"

"뭐.. 아직은 잘 몰라요. 이제 겨우 첫날인데요 뭐.."

"하긴.."

"근데 하루 종일 뭐했어요?"

"어? 하하 알잖냐. 나 바쁜 거. 친구들도 보고 조교 형님들도 보고.."

"그래요? 다행이네요. 난 또 어디 아무도 안 보이는 데서 혼자 술이나 마시고 있을 줄 알았더니.."

"하하하.. 설마.."

"선배님.."

"어.."

"저 그냥 민수 선배랑 헤어질까요?"

"뭐?"

"사겨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계속 고민 돼요."

"왜?"

"그냥요. 제 이상형도 아닌 거 같고.. 뭔가 너무 잘 생겨서 부담 돼요."

"하하.. 잘 생겨서 부담 된다는 애는 또 첨 보네."

"저 원래 유난스럽게 잘 생긴 거 별로 안 좋아했어요."

"아 그러냐? 그럼 나도 별로 안 좋아하겠군.."

"우리.. 오늘 밤은 농담하지 마요."

"..............."

"어쩔까요?"

"어? 뭘?"

"선배님이 결정 좀 해줘 봐요."

"결정? 민수랑 사귈지 말지?"

"네. 선배님 뜻 따를게요."

"하하.. 야 그..그런 걸 내가 어떻게 결정해.."

"전 도저히 판단이 안 서서 그래요."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해줘요 그냥. 머리 아프니까 자꾸 따지지 말구.."

"..................."

"사겨요?"

".................."

"헤어져요?"

".................."

"이씨.. 말 좀 해봐요 빨리.."

"................"

"................"

"야.."

"네.."

"헤어져라 그냥.."

"네?"

"헤어지라고."

"진짜요?"

"어.."

"왜요?"

"너 없으니까 밥 먹을 사람 없어서 안되겠어."

"밥? 그게 다에요?"

"어.. 그게 다야.."

"뭐에요.. 겨우 선배님 밥 먹을 사람 없어서 저 보고 연애 하지 말란 거에요?"

"니가 결정해 달라며?"

"이씨.. 딴 이유 없어요 진짜?"

"없는데.."

"그럼.. 그냥 사귈래요. 이유가 너무 말이 안돼요."

"뭐야.. 결정해 달라고 할 땐 언제고.."

"됐어요. 민수 선배님한테 전화해서 심야 데이트라도 하자고 해야지 에휴.."

"그러든가.."

"이씨.. 저 갈래요."

"야.."

"왜요?"

"가지마."

"뭐에요?"

"가지 말라고.."

"왜요?"

"외로워.."

"네?"

"외롭다구.."

"그.. 그게 뭐에요?"

"뭐긴.. 나 이렇게 외로워진 거.. 다 너 때문이야. 니가 나 이렇게 만들어 논거라고.. 그러니까 당분간은 내 허락 없이 어디 가지마."

"뭐..뭐에요?"

"가자.. 잠 온다."

"자.. 잠깐만요.."

"왜?"

"지금 그거.. 혹시.. 고백이에요?"

"뭐?"

"저한테 고백 한거냐구요.."

"뭔 소리야... 심심하니까 너라도 좀 나랑 놀아 달란 거지."

"이씨.. 그게 그거죠.."

"그게 그거는 무슨.. 야.. 암튼 빨리 와. 졸려.."

"뭐에요.. 확실하게 말 안 해요?"

"뭘?"

"고.. 고백.."

"뭐래 얘가.."

"이씨.. 그럼 왜 방금 선배가 한 말이 저한텐 고백처럼 들린 거에요? "

"그건 니 귀가 이상한 거지. 근데 너 나한테 고백이라도 받고 싶냐?"

"무.. 무슨.."

"고백 한 번 해줘?"

".............."

"천 원 어때?"

"천 원?"

"천 원만 주면.. 고백 한 번 해 줄께."

"..............."

"싫음 말구.."

".............."

"그나저나.. 헤어지긴 할 거냐?"

"생각 좀 해 보구요."





* 일어났어요? *


다시 지연이에게서 아침 문자가 온다.


* 어. *

* 빨리 챙겨요. 배고파 죽겠어요. *

* 오케이. 20분 후에 내려와. *

* 이씨.. 10분 만에 챙겨요. 지금 나갈 거니까. *

* 아.. 알았다.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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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캠퍼스 러브 스토리 번외 5편 23.03.29 65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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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캠퍼스 러브 스토리 번외 4편 23.03.29 62 4 4쪽
66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49화 23.03.29 66 4 29쪽
65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48화 23.03.28 68 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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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45화 23.03.28 75 5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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