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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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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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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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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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16화

DUMMY

◐ 지연의 일기 ◑




잠이 안온다.

기분도 찹찹하다.

봉구선배 마저도 즐겁게 여자랑 술마시러 가는데..

난 혼자 방구석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이러고 있다.

딴건 다 참겠는데..

봉구선배가 재밌게 놀고 있는거 생각하니 배가 아파 못 참겠다.


흥!!

아주 그냥 입이 귀에 걸렸더만..

나랑 있을땐 생전 무표정이면서..

어쩜.. 주연씨 앞에선 그렇게 대놓고 헤벌레해?

난 뭐 여자로도 안 보인다는 거야 뭐야?

이뻐도 내가 훨씬 이쁜데..

아..짜증나..

..............




그래..

나도 놀아야돼...

이렇게 잘순 없어.

후다닥 윤아에게 전화를 건다.


* 어 지연아.. *

* 너희들 나이트 들어갔어? *

* 아니 아직.. 지금 막 들어가려는 길이야. *

* 그래? *


.............


* 어.. 왜? 너도 오려고? *

* 아.. 아니 난 그냥 너희들 아직 출발 안했으면 같이 갈까 했는데.. 벌써 도착 했으면 뭐.. *

* 아 그래? 너도 그럼 나와. 우린 커피숍에서 잠깐 기다리고 있을께. *

* 정말? 나 금방 챙길수 있는데.. *


에궁.. 내 신세야..


* 그래.. 오랫만에 우리 신나게 놀아보자.*

* 알았어.. 금방 갈께. 아.. 근데 어디야? *

* 아.. 여기 홍대쪽 제니스.. 혹시 알어? *

* 응.. 알아. 도착하면 전화할께..*

* 그래.. 언능와. *


오케이..

가서 신나게 노는거야..

오늘밤은 밤새..

춤과 술로 신나게 보내는거야..

모처럼 화장대에 앉아 꽃단장을 시작한다.




"여기야~"


그녀들이 기다리는 커피숖에 도착했다..


"어.. 늦어서 미안해."

"아냐.. 생각보다 빨리왔네. 어머.. 그나저나 지연이 너 왜 이렇게 이쁘게하고 온거야?"

"이쁘긴.. 아냐.."

"치.. 기집애.. 네가 이렇게 이쁘게 하고 오면 우리들이 딴 남자들을 못잡잖아. 나뻤어.."


기분좋은 농담들을 건내주는 친구들..

아.. 오랫만에 이렇게 여자애들과 수다 떠니까..

너무 좋다.




나이트에 도착했다.

신분증 생기고 친구들과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었었는데..

입학하고 바뻐서.. 그리고 딱히 함께 갈 친구들도 없고 해서..

최근엔 거의 못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아.. 그리웠어..

이 열기.. 이 소음.. 이 번쩍임..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와.. 남자들 엄청 많아.."

"어머 저기봐.. 엄청 잘생긴거 같지 않아?"

"우리 합석하자고 한번 해볼까?"


테이블에 앉기도 전부터..

주변 테이블들의 남자들을 스캔하고 있는 친구들..

이런..

난 딱히 남자 만나고 싶은 생각 없는데..

그냥 우리끼리 춤추고 술마시고 그러면 안될까?





일단 맥주로 간단하게 목을 축이고..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러 나갔다.



부르스 타임이 오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 술잔을 채운다.

이 시간대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킹의 시간대다.

웨이터 손에 붙들려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게 너무 싫다.

왜..

왜 맨날 여자가 끌려 다니는 거냐구..

남자를 우리 앞으로 데려 오란 말이야!!

.............



역시나 앉은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웨이터가 우리를 데려가려 한다.


"전 안가요!"


웨이터의 손을 뿌리쳤다.


"지연이 안갈꺼야? 우린 갈껀데.. 같이가자 얘. 룸이래.."


...............


"아.. 니들 가면 난 혼자 뭐하라구.."

"그러니까 같이 가자니까.."

"나.. 남자랑 노는거 싫은데.."

"어머? 그래? 그럼 우리 바로 올께. 너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그리곤 뒤도 안돌아 보고 웨이터를 따라 가는 그녀들이었다..

............

남자 꼬시러 온거였군..

으이그..



그나저나 혼자 남아버렸다.

뭐 어차피 조금 있다가 또 신나게 춤추러 나가면 되지만..

그시간까지 혼자 뻘쭘히 앉아서 뭐해야 되나..

에공..

그냥.. 애들하고 같이 갈걸 그랬나?




"저.. 저쪽에 계신 분이.. 술한잔 하자고 하시는데.."


...............

웨이터가 다가와서.. 말을 전한다.

웨이터가 가르키는 방향을 보니..

한 남자가 나를 향해 술잔을 들고 웃고 있다.


"마시고 싶으면 직접 오라고 전해주세요."

"네? 아.. 네"


흥.. 어디서 오라마라야..

뭐 기분 나쁘면 안오겠지..


"저기.."


하긴.. 안 올리는 없지.

술 잔을 들고 다가와 나를 부르는 남자.

흠.. 뺀질뺀질한게 여자 많이도 밝히게 생겼네..


"왜요?"


오랫만에 도도해져 본다.


"아..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친구들이랑 왔어요."

"근데 친구분들은 어디가시고?"

"딴데 불려갔어요.."

"그럼 그쪽은요?"


아.. 재미없다..


"전 딱히 안 땡겨서.. 그냥 맥주나 마시려구요."

"하하.. 저랑 똑같네요. 저도 나이트만 오면 여자 만나는 거 보다 술이나 마시는게 좋더라구요"


..............

얘 바보 아냐?

자기가 술 마시자고 꼬신거 잊었나?


"아.. 그래요?"

"네.. 하하.."


에휴.. 그냥 좀 가지..


"저기.. 우리 여기 시끄러운데.. 밖으로 나갈래요?"

"어딜요?"

"그냥.. 어디 호프집 같은데 가서 술 마시는게 더 낫지 않겠어요? 여긴 시끄럽고 별로잖아요.."


.............

시끄러운게 좋아서 온건데..그걸 포기 하라고?


"아뇨.. 전 여기가 좋아요. 좀 있다가 춤도 춰야 되고.."

"아.. 그래요? 그럼.. 여기서 마셔야겠네요. 하하.."


아.. 가라고 눈치 준 거잖아.. 가라고 좀!!

답답한 마음에 맥주를 들고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곤 그냥 냉정하게 얘기를 해버렸다.


"저기요.. 저 그냥 혼자있고 싶으니까.. 가주세요."

"네? 아.... 하하.."


멋적은 듯.. 맥주병을 들고 일어나는 남자..

흠.. 너무 냉정했나?

그래도 어떡해..

싫은건 싫은거지..

난 나이트에서 남자 만나는 거 너무 싫단 말야..


"죄송해요.."


그래도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줘야겠단 생각에..

미안함을 전한다.


"죄송은 무슨.. 야.. 너 존나 재수없다."


역시나...


"도도한 척 할려면 집에나 쳐박혀 있지.. 이런데는 왜 와서 지랄이야.."


왠지 이렇게 나올거 같았어..


"에휴.. 별 재수가 없을려니까.. 꺼져 이 XX년아.."


.............

그래..

너 같은 놈들..

하도 많이 봐서 이제 별 느낌도 없다.

그래도 넌 그나마 괜찮은거야..

어떤놈은 술병도 집어 던지더라.

자.. 언능 가서..

니 수준에 맞는 여자나 꼬셔..

난 너같은 놈들이 작업 걸고 그럴만한 수준이 아냐.

어디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들이대?

짜증나게..



춤출 기분도 사라졌다.

테이블에 있던 맥주병만 꿀꺽꿀꺽 삼키고 만다.

에휴.. 내가 여길 왜왔을까..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잘걸..

괜히 와서 혼자 처량하게 이게 뭐야..

...............

그나저나 룸으로 들어간 애들은 왜 아직도 안오는거야..

혹시 나 놔두고 지들끼리 간거 아냐?

연락이라도 해보려.. 전화를 꺼낸다.



잉?

봉구선배한테 전화가 와 있었다.

..............

뭐야.. 신나게 놀고 있을줄 알았더니..

전화는 뭐하러 했데?

흥!!

오늘은 선배 얼굴 보기 싫으니까..

연락하지 마세욧!!




* 안와? *


윤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 어.. 우리 아무래도 여기서 좀 오래 걸릴거 같은데.. 어쩌지? *


.............

뭐야..

이럴거면.. 처음부터 나오라고나 하지 말던가..

왜 지들끼리만 놀고..

날 혼자 이렇게 방치해 두냐구.. 흑..


* 그래? 그럼.. 난 먼저 나가볼께. 너무 춤을 췄더니.. 피곤해졌어.. *

* 어머.. 미안해 지연아. 같이 못 놀아줘서.. *

* 아냐 괜찮아 *


친구보다.. 남자가 중요할때 잖니..

니들 마음 이해해 줄께..


쓸쓸히 나이트를 나와..

정처없이 홍대길을 거닌다.




눈 앞으로 여러 술집 간판들이 들어오지만..

유난스레 내 눈들속에 비쳐지는 몇개가 있었으니..

바로 .. 빠(Bar) 였다.

저기나 한번 가볼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여자들도 혼자 가서 양주 마시고 그러던데..

뭔가 좀 분위기 있어 보이긴 했었다.

진짜 한번 가봐?

뭐..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뭐..


살짝 긴장한 채로..

그나마 가장 건전해 보이는 빠로 들어갔다.




...........

썰렁하다.

왜 이렇게 아무도 없지?

뭐.. 눈치 안 보이고 좋긴한데..

이거 영업 하는거 맞긴 한거야?


"어서오세요.. 혼자 오셨어요?"


사장인지 빠텐더인지 한 여자가 나를 보더니 묻는다.

좀 젊어 보이는걸 보면 빠텐더 같긴한데..


"아.. 네.."

"여기 앉으세요.."

"네.. "


긴장되긴 하지만..

아무도 없어서 그런가..

편안한 느낌도 들긴 했다.

앞에 서있는 빠텐더도.. 인상이 좋아 보였고..


"어려보이시는데.. 설마 미성년자는 아니죠?"


바텐더가 나를 보더니 유심히 쳐다보더니 묻는다.


"아.. 네.. 대학생이에요."

"아.. 이런데는 와 보셨어요?"

"아니요.. 처음이에요.."

"그러시구나. 그럼.. 우선 오늘은 제가 추천하는 칵테일로 한잔 해보세요.."

"네.. 그래 주시면 고맙구요.."




"아 근데 지연이는 남자들한테 인기 엄청 많겠네.."


들어온지 10분만에.. 언니 동생이 되버렸다.

이 빠텐더 언니.. 너무 좋다.

뭔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랄까?

나도 모르게..

경계심들이 풀려 버렸다.


"네.. 그럼요. 저 좋다는 남자 줄세우면 100미터는 될걸요?"

"그래? 호홍.. 근데 왜 이렇게 혼자 다니는거야?"


............

윽.. 아픈데를 찌르시네..


"에휴.. 그러게나 말이에요. 사실.. 외로워요 언니.. 잉.."


나도 모르게 앙탈까지 부린다.


"어머 그래? 언니가 좋은 남자 한명 소개해 줘야겠네."

"진짜루요? 진짜? 언제요?"

"뭐.. 오늘이라도 괜찮으면 소개시켜 줄께."


헐.. 정말?

난 그냥 반쯤은 농담 한건데..


"진짜요? 언니 아는 남자 많은가 봐요?"

"그럼.. 내가 하는 일이 맨날 남자들 상대해 주는건데 뭐.. 특히 외로운 남자들.."

"에이.. 외로운 남자들이면 별 볼 일 없단 거잖아요.."

"아냐.. 니가 몰라서 그래. 너처럼 착하고 이쁜애가 홀로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처럼.. 남자들도 멋있고 괜찮은데 혼자인 사람들 많아.."

"그래요?"

"관심 있으면 말해. 소개해 줄께. 전화만 하면 바로 올거 같은데.."

"에? 진짜요?"


어쩌지?

나 그냥 술이나 마시고 싶어서 온건데..

이렇게 갑자기 일이 진행되면..

아...

고민되네..


불현듯.. 주연씨와 헤헤거리며 술마시고 있을

봉구선배의 얼굴이 떠올라 버렸다.


"네.. 소개해 줘요 언니.. 지금 당장.."


...............





"안녕하세요.. 윤철수 입니다."

"네.. 전 이지연이에요."


술이나 마시러 온 자리가.. 졸지에 소개팅 장소가 되버렸다.


"아.. 네.. 이렇게 갑자기 뵙게되어 좀 떨리네요.."


살짝 긴장한듯.. 머리를 긁적이는 남자..

첫인상이 선해보인다.

반듯한 얼굴에 적절히 큰키..

하지만.. 내가 너무 맘에 든 건 목소리였다.

중후함이 풍겨 나오는 허스키 보이스..

매력있을 거 같다.. 이남자..




"그래요? 어머.. 그럼 그 친구분은 어떻게 됬어요?"


.............

나 지금 이 남자한테 빠져드는 거 같다.

왜 이렇게 편하지?

그동안 너무 외로웠나?


"그냥 교수님한테 가서 빌고.. 겨우겨우 낙제만 면했죠 뭐.."

"와.. 다행이었네요 정말.. 철수씨도 참 착하신거 같아요."

"착하긴요.. 하하.. 과찬이세요.."


겸손하기까지..


"어머.. 둘이 분위기 좋나보네.."


때마침 안주를 가지고 오는 빠텐더 언니..


"언니도 같이 앉아요..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괜찮죠 철수씨?"

"그럼요.. 저도 이 누님 얼마나 좋아 하는데요... 누님 앉으세요.."


자리에 앉아.. 셋이서 즐거운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래..

나도 이제 연애좀 해 보자..

이 남자..

맘에 들거 같아..








◐ 봉구의 일기 ◑




주연씨와 호프집에 들어왔다.

주연씨 친구는.. 바로 온다고 한다.

근데 친구분은 이쁘려나?

이쁜 주연씨의 친구라니 괜히 기대가 된다.


"여기 자주 오셨나봐요?"


첨부터 이곳으로 오자던 그녀..

몇번 와 본거 같아서 물어 보았다.


"네.. 친구하고 여기서만 마셔요. 분위기 괜찮잖아요."

"그러게요. 깔끔하고.. 전망도 괜찮고.."


비싸 보이고..

............

어째 분위기 보니까

가격이 꽤나 나올 거 같은 술집이었다.

종업원이 건내는 메뉴판을 받은 후

메뉴를 고르는 척.. 가격들을 확인해 본다.

...............

역시나 비싸군.

학교 앞 보다 두배가 넘잖아 이거..


"이거 맛있는데.. 우리 이거 먹어요."


..............

제일 비싼걸 고르는 그녀..

아무리 봐도 맛 없어 보이는데..

...............





"주연아~"


때마침 도착한 주연씨친구..

헐.. 이쁘네..

얼짱이랑 친구라기에 내심 기대는 했는데

이정도로 이쁠줄은..

주연씨도 이쁘긴 하지만..

내 눈에는 지금 온 이 아가씨가

훨씬 더 이뻐 보였다.

...........




"첨뵙겠어요.. 정미라 라고 해요.."

"아.. 네.. 전 김봉구라고 합니다."


설레는 맘으로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술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

하지만..

그렇게 유쾌할 것 같던 대화는..

채 10분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니까.. 그 선배 키만 좀 크면 짱일텐데.."

"그치? 180만 되도 내가 한번 작업 걸어 봤을텐데.. 아까워.."

"어머.. 넌 형태 오빠 있으면서 왜그래?"

"치.. 그냥 농담이지 기집애야. 자기는 뭐 민철 오빠랑 사귀면서.."


...........

나 안보이나?

벌써 몇 십분째 자기들 끼리만 얘기하고 있다.

뻘쭘히 앉아.. 맥주 한 잔.. 담배 한개피.. 맥주 한 잔.. 안주 한 번..

나 지금.. 무시 당하는 거야 혹시?


"저기.."


오.. 드디어 말 걸어주네..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안돼요? 다 떨어졌는데.."


............

안주 좀 작작 먹어 이것들아..

갑자기 승질이 나기 시작한다.

아.. 참아야 돼..

이렇게 이쁜 아가씨들이 나랑 놀아주는게 어디야..


"그..그래요.."

"야.. 술도 거의 떨어졌네. 시키는 김에 3천씨씨 하나 더시켜"


...........

주연씨..

왜 이러시나요..

제가 아무리 기분 좋아서 쏘는거 라지만..

제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 주셔야죠..

지금 술값 얼만지 아세요?

제 한달 용돈에 반이나 나왔어요..

근데 또 시킨다구요?

저한테 물어 보지도 않으시고?

주연씨..

자꾸 절 실망 시키지 마세요..

주연씨 보러 꿋꿋히 분식집 다닌 한달이..

아깝지 않도록..

제발..

이러지 말자구요..

..............




"야.. 우리 나이트 안갈래?"


.................

피곤해 죽겠는데.. 뭔 나이트야..

에휴.. 그냥 근처 노래방이나 가면 좋겠구만..

그리고.. 나이트 가면 돈 또 깨지잖아..

아.. 애들이랑 놀아 주려니 너무 힘드네.


"나이트? 그럴까? 근데 돈있어?"


오.. 나이트는 자기들이 쏠 모양이군..


"어.. 나 좀 있어."


다행이야..


"오케이.. 그럼 오늘은 일단 니가쏴. 대신 킹카는 너한테 양보할께."


.............

이거 왠지 내가 같이 가는게 아닌거 같은데?


"어머 진짜? 너 나중에 딴소리 하기 없기다."


.....................


"알았다니까.. 그럼 빨리 마시구 가자."

"그래.. 아.. 오빠.. 건배해요 우리.."


드디어 아는 척을 하는구만..

..........




계산을 하려니.. 벌써 나가 버린 그녀들.

..............

술값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관심도 없구만.

에휴..



"오빠.. 오늘 잘 마셨어요."


문을 열고 나오니.. 기다리고 있던 그녀들..


"아.. 네.. "

"저.. 우리 이제 볼 일 있어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아 그래요? 그럼 가보세요.."

"네.. 오늘 즐거웠어요. 나중에 또 한 잔 해요 우리.."

"네.."


그럴일..

없을거에요.

아마도..


"그럼 잘 가세요.."


.............





한시간 동안 몇 마디나 했을까..

혼자 멀뚱히 앉아 그녀들 수다나 듣다 나온거 같다.

그리고 술값을 계산해주고..

...............

이게 말로만 듣던..

호구 라는 거였군..



허탈하네..

술값 13만원..

이 돈이면..

지연이랑 술을 마셔도 3번은 마셨을텐데..

밥을 사줘도 한달은 사줬겠네..

아..

이게 뭐야.. 젠장..

눈앞에 보이는 깡통을 발로 확 차버린다..




쓸쓸한 밤..

엄청난 고독감이 밀려온다.

가로등 불빛이 나의 외로움을 달래 주기라도 하려는 듯..

깜빡여 준다.



지연이는 아직도 자고 있을까?

술에 취해서인지..

유난스레 지연이가 보고 싶어진다.

그냥..

지연이가 옆에서..

아무말이나 해주면 좋겠다.

투정을 부려도 좋고..

화를 내도 괜찮다.

그냥..

이 쓸쓸한 밤을..

함께 해주기만 한다면..

소원이 없겠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역시 술이 들어가니.. 용기가 생기긴 한다.

딱히 걸어야 할 이유도 없었지만..

일단 걸고 보는 거였다.

그래.. 뭐.. 왜 걸었냐고 물어보면..

보고 싶어서 걸었다고 하면 돼지..

무슨말이 필요해.


뚜루루루루...뚜루루루루...

............

하지만.. 받질 않는 그녀.

자고 있나보다.

하긴..

시험 공부 하느라 힘들었겠지.

그래.. 푹 자렴.

푹 자고.. 내일 활짝 웃으며 만나도록 하자..

그래..

어차피 내일 되면 볼텐데..

내가 이렇게 기분 꿀꿀할 필요가 뭐있어?

기운내자 김봉구..

화이팅!




기분이 다시 좋아진 채로..

오랜만에 오락실로 향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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