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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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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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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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27화

DUMMY

◐ 지연의 일기 ◑




"미팅?"

"응.. 연서대 사체과 1학년 애들이랑 4:4로 하기로 했는데.. 한 명이 갑자기 빵꾸가 나서.."


잔디밭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데..

윤아와 선주가 다가와 나에게 의향을 묻는다.


"나 별로 생각 없는데.."


소개팅도 아니고 미팅을 무슨 재미로 해..


"에이.. 그러지 말고 잠깐만 시간 좀 내 줘. 맘에 안 들면 그냥 일찍 가도 돼."

"아 그래? 오래 안 있어도 되는 거야?"

"어.. 그냥 인원수만 맞추려는 거니까 맘에 안 들면 인사만 하고 가."

"그래.. 그럼 시간 내 볼께. 대신 맘에 안 들면 그냥 바로 나올 거야 알겠지?.."

"당연하지. 근데 그쪽도 킹카들만 나온 다니까 너도 아마 그냥은 못 갈걸? 호홍.."

"치.. 암튼 알았어. 몇신데?"

"응.. 7시. 좀 있다 수업 끝나면 내가 문자 할께."

"오케이.."


미팅이라..

이게 얼마 만에 해보는 거야?

소개팅이나 몇 번 했었지..

미팅은 고1 이후로 기억이 없다.

어떻게 하는 거였지?





"야.."


봉구 선배가 멀리서 부르며 다가온다.

훗..

그나저나 역시 잘 어울려..

어제 코디 해 준 그대로 입고 온 선배의 모습을 보며

아침에도 느꼈었던 뿌듯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왔어요?"

"어.. 근데 너 수업 있다고 안 했냐?"

"휴강 이에요.."

"아.. 그래? 어째 너는 맨날 휴강 하는 거 같다?"


............

하긴.. 이틀 만에 세 번 이나 휴강을 해버려서..

내내 잔디밭에서 독서를 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게요.. 어째 이놈의 학교는 수업 날보다 휴강 날이 더 많아요? 등록금도 비싸면서.."

"원래 시험 끝나면 그래.. 그래도 휴강 하면 좋은 거지 뭘.. 정 심심하면 내 수업이나 좀 대신 듣던가.."

"싫어요."

"하하.. 알았어.."

"그나저나 반응들은 어땠어요?"


나의 코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내내 궁금 했기에 물어 보았다.


"어? 뭐가?"

"옷 반응이요. 사람들이 칭찬 안해요?"

"어.. 많이 하더라. 살다살다 오늘처럼 관심 많이 받은거 첨인거 같어."

"홍홍 그쵸? 역시.."


후훗..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내 안목이 어디 보통 안목이야?

선배.. 보셨죠?

제가 이 정도에요.

앞으로 제 말만 잘 들어도..

어디 가서.. 와 멋있다~ 이런 얘기들 듣고 다닐 수 있다구요.

아시겠어요?

그러니 앞으로 제 말 잘 들으세요. 훗..


"그러지 말고 그냥 너 앞으로 내 코디나 해라."


.............

어딜 감히..


"귀찮아요."

"하하 농담이야. 근데 너 저녁 먹고 뭐 할 거 있냐?"

"아니요. 왜요? 아.. 아니.. 저 일 있는데.."


.........

하도 할 일이 없는 일상을 보내와서..

나도 모르게 아니라는 대답이 먼저 튀어 나왔다.


"어? 그래? 뭔 일인데? 바쁜 일이냐?"

"네.. 오늘 애들이 미팅 하자고 해서 그거나 가보려구요.."

"미팅? 그래?"

"네.. 근데 왜요?"

"아.. 아냐.. 그냥 뭐.."

"뭔데요?"

"아.. 총학생회 측에서 부탁을 해온 게 있어서 그거나 같이 좀 할까 했는데..뭐 바쁜 일 있다면 됐어."


총학생회? 뭐지?


"뭔 부탁인데요?"


"어.. 학교 홍보 영상 좀 찍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거든. 그래서 오늘부터 그거 준비 하려는데.. 너도 할 거 없으면 같이 준비해 보자고 하려고 했지."

"그래요? 오.. 재밌겠는데? 근데 그걸 왜 선배님이 해요?"


그런 건 집행부들이 하는 거 아닌가?


"아.. 그냥 집행부들 바쁘다고.. 그리고 알잖냐 내 실력..하하"


훗..

하긴..

학교에 간판이 되는 영상인데 아무나 시키면 안되긴 하지.


오.. 그나저나 대단하네.

그런 학교 홍보 영상을 지금 이 선배가 한다는 거야?

뭔가 있어 보이는데?


"아.. 미팅 괜히 간다고 했네. 좀 미리 말해 줬으면 거절했을 텐데.. 빨리 좀 말씀해 주시지."

"나도 좀 전에 전해 들어서.."

"뭐 알았어요. 일단 미팅 가서 대충 놀다가 최대한 빨리 올께요. 준비하고 계세요."

"진짜?"

"네.. 뭐.. 사실 미팅 그거 관심도 없어요 저.."

"그래? 뭐 그래주면 고맙고.. 암튼 난 같이 할 녀석들 좀 알아봐야 되니까 먼저 가마."

"네.."


학교 홍보 영상이라..

신나는 일이 생긴 거 같네..

홍홍..





윤아 말대로 킹카스러운 애들만 나오긴 했다.

연서대 이미지 홍보팀 이라도 보낸 거야 뭐야..

어쩜 하나 같이 이렇게 뺀질뺀질 하게들 생기셨는지..

어이구.. 저 근육들 봐라.

누가 사체과 아니랄까봐..

..........


"안녕하세요. 사체과 1학년 김승수 입니다"

"안녕하세요.. 섬유 공학과 1학년 정윤아에요"


각자의 소개 시간이었다.


"전.. 사체과 1학년 김민철 입니다."


얘는 좀 괜찮네.

샤프하게 생긴 게 딱 내 스타일.

안경까지 써서 그런가 일단 제일 눈이 가는 중이다.


"안녕하세요. 전 영문과 1학년 이지연 이에요."


각자 소개 시간을 마친 후..

이런저런 대화에 들어간다.


"지연씨는 취미가 뭐에요?"


...........

아.. 저 고리타분한 질문..


"십자수요."


해 본 적도 없다.

근데 십자수가 뭐 하는 거였지?

바느질 하던 그거였나?


"와.. 고상한 취미를 가지셨네요."

"승수씨는요?"


이런 대화..

재미 없긴 했지만..

그래도 같이 나온 친구들을 봐서라도..

매너 있는 태도를 유지해 주어야 했다.


"아.. 전 스킨 스쿠버나 패러 글라이딩 같은 거 좋아해요 혹시 지연씨도 해보셨어요?"


...........

아니 얘들은 나이도 어린 게 뭐 그런 거나 하고 다녀?

보통 우리 또래면 영화 보는 거나 운동 같은 거 좋아하지 않나?

사체과 애들은 원래 하는 건가?


"아뇨.. 전 움직이는 거 싫어해요."

"아.. 그..그래요? 하하.."


아.. 짜증 내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쏘아 붙이는 표정을 지어 버렸다.



..........

설마 했는데..

역시나 나의 파트너는..

스킨 스쿠버와 패러 글라이딩을 즐기신다는

김승수라는 친구가 되어 버렸다.


아.. 이 사람 아까부터 보니까..

자기 자랑 엄청 심하던데..

내가 그걸 다 받아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적당히.. 걷다가 헤어져야지.


"자.. 지연씨.. 그럼 나갈까요?"

"네.."




"그러니까.. 그 양아치 같은 놈들을 손 좀 봐줬다는 거 아닙니까.. 하하"


..........


"잘하셨네요."

"근데 그놈들이 어디서 조폭 같은 놈들을 데려와 가지고 저를 막 협박 하는데.. 제가 또 권투를 5년이나 배워서 그놈들을 한방에.. 하하.."


...........


"대단하세요.."

"전 그래도 제가 배운 격투기들로.. 남들 괴롭히는 짓은 안 하지요."


............

당연한 걸 뭘 또 자랑이라고..

그런 짓 하는 게 사람이야?


"멋지세요. 승수씨는.."


아.. 따분해..

빨리 마치고 가서

선배랑 홍보 영상들 얘기 하고 싶은데..

언제쯤 헤어져 줘야 되는 거야.. 에휴..




"아야.."


지나가던 남자들 중 한 명과 어깨가 부디쳐서 넘어지고 말았다.


"아.. 괜찮으세요 지연씨?"

"네.."


하지만 그 남자들은 그냥 한번 쓱 쳐다 보더니..

다시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다.


"뭐야 저놈들.."


으잉?

서..설마?


"이봐 당신들.."


헛..

아.. 안돼..


"어? 우리? 당신 지금 우리 부른 거야?"

"그럼.. 당신들 말고 여기 또 누구 있어?"


...........

아.. 안돼요.. 제발 참으세요.


"하하..뭐야 이 자식은?"

"사람을 치고 가면 미안하다고 해야 될거아냐.."

"야.. 이 자식 미쳤나 보다. 너 죽고 싶냐?"


딱 봐도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

아.. 안돼..

무서워..


"엄마야.."


하지만 결국 싸움은 벌어지고 말았고..

승수씨가 그 세 명의 남자를 일방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




"아니 그러니까 우린 맞기만 했다니까요. 얼굴 봐요 얼굴. 저놈이 다짜고짜 와서 패는데.. 아 씨X"

"어이.. 당신.. 진짜야?"


..........

처음으로 경찰서라는 곳을 와봤다.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옆에 서 있었던 거 뿐인데..

왜 여기 있어야 돼?


"저.. 저기요.. 전 그냥 가면 안돼요?"

"아가씬 좀 가만히 있고.. 어이 당신.. 빨리 얘기 안 해?"


머리가 복잡해진다.

지금 이 사람..

나 때문에 이런 건데..

아.. 미치겠네..


옆에 앉아 있는 승수씨가 핸드폰을 꺼내서 어딘가 전화를 건다.


"아빠.. 나 좀 문제가 생겼는데..아니 그냥 별건 아니고 그냥 싸움 좀 했어. 어..알았으니까 일단 얘기 좀 해줘."


그러더니 핸드폰을 경찰 아저씨에게 넘긴다.


"여보세요? 여기 경찰선데요.. 김승수씨 보호자 맞으십니까? 네.. 지금 김승수씨가 지나가던 3명하고 시비가 붙어 가지고.. 그 사람들을 좀 심하게.. 아.. 네..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아.. 네.. 그럼 수고하십쇼."


..........

저 경찰 왜 저래?

혹시.. 승수씨 아버지가 엄청 높은 자리에 있는 뭐 그런 건가?

이거 딱 그런 분위긴데?


"김승수씨.. 일단 여기는 알아서 할 테니까. 가봐요."

"아니 뭐요 지금? 가긴 어딜 가?"


갑자기 그 3명의 일행들이 당황해 하기 시작한다.


"이 여자분은 가도 됩니까?"


승수씨가 자켓을 집어 들며 경찰에게 물었다.


"그분은 따로 보호자 와야 됩니다. 승수씨는 빨리 가보시구요."

"아.. 알겠습니다. 저.. 지연씨.. 지연씨는 별 문제 없을 테니까 보호자 오면 같이 가도록 하세요. 제가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


"네.."


그러더니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 버린다.


..........


"어이 이봐 당신 어딜 가.."

"거기 좀 조용히들 안 합니까? 곧 사람 와서 합의해 줄 테니까 얌전히 앉아서 기다리세요."

"뭐야? 지금 때린 놈은 그냥 가고.. 맞은 우리들만 여기 남아 있으란 거야 뭐야.."


갑자기 성질을 부리며 일어나는 아저씨..

무섭다.. 흑..




"이름~"

"이지연이요."


내가 왜 이런 것까지 말해야 되는 거야 대체..


"나이"

"20살이요"

"주민등록번호.."

"그런 것도 말해야되요?"

"빨리 얘기 안 해요?"


............


"830420-25XXXXX"



"보호자 오라고 전화하세요.."

"보호자요? 누구요?"

"부모님이나.. 뭐 애인 같은 거 없어요?"

"부모님은 멀리 사시고.. 애인은 없는데요?"

"아.. 거참 피곤하네. 그냥 좀 아는 사람 없어요?"

"네? 아무나 해도 돼요?"

"그냥.. 와서 싸인만 하면 되는 거니까.. 아무나 좀 오라고 하세요."

"네.."


아.. 미칠 거 같아 정말..




선배님.. 죄송해요.

지금 딱히 떠오르는 게 선배님 뿐이에요..

와서 그냥 싸인만 하면 끝난 다니까..

눈 딱 감고 한번만 와주세요.

이런 부탁 드려서 너무 죄송해요.


봉구 선배에게 전화를 건다.


* 어.. 미팅은 끝났냐? *


............


* 선배님.. 저기요.. 저.. 지금 경찰선데요.. *

* 뭐? 경찰서는 왜? *


선배 목소리 들으니까..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린다.


* 몰라요.. 지금 나가고 싶은데 누가 와서 데려 가야 된데요.. 흑흑... *

* 그래? 어디 경찰선데? *

* 여의도 경찰서에요. 빨리 좀 와주세요 선배님.. 흑.. *

* 어.. 알았어 좀만 기다려..바로 갈 테니까.. *


고마워요 선배님.. 흑..




문을 열고 선배가 뛰어 들어온다.


"야.. 이지연.."


아.. 선배님..


"너 괜찮아?"

"네.."

"저 이지연씨 보호자 되십니까?"

"아.. 네"

"이쪽으로 오세요"

"네.. 지연아.. 잠깐만.."

"네.."


..........

이게 뭐야..

이런 처량한 모습이나 보이구..




"네.. 그럼 수고하세요.."


...........

선배님이 싸인을 마치고 나에게 다가온다.

아.. 선배님..

고마워요 정말..


"가자.."

"네.."


얌전히 선배를 따라 나선다.




"죄송해요.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긴.. 자초지종 들어보니까 넌 아무 상관도 없었더만.."

"그래두.. 저 땜에 괜히.."

"에이.. 괜히는 무슨.. 그나저나.. 밥은 먹었냐?"


..........

그러고 보니 밥도 안 먹고 있었다.


"아뇨.."

"그래? 그럼 밥부터 좀 먹어야겠네. 가자"

"네.."


고마워요 선배님..

진짜 선배님 아니었음..

저 어떻게 해야 될 지 눈앞이 캄캄했을 거 같아요.

그래도 선배님이 있어서..

저 이렇게 힘내서 걷고 있는 거에요..

고마워요 선배님..

늘.. 든든하게 옆에 있어줘서..






◐ 봉구의 일기 ◑




"야.. 너 시간 있으면 학교 홍보 영상 좀 제작해 볼래?"


기태형이 나를 호출해서는 뜬금 없이 제안을 해오고 있다.


"학교 홍보 영상이요?"

"어.. 총학생회 측에서 우리한테 좀 찍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지 뭐냐.."

"근데 그걸 왜 저한테 얘기하는 거에요? 집행부들은 뭐하고?"

"애들 축제 준비한다고 바쁘잖아. 그리고 학교 홍보 영상 같은 거 찍으려면 너 정도는 돼야지. 어떻게 아무한테나 맡겨.."


.............

아무리 그래도..

귀찮을 거 같은데..


"저.. 바쁠 거 같은데.."

"그래? 지원금이 빵빵 하다던데.. 뭐 바쁘면 할 수 없고.."


잉? 지원금?


"지원금이요? 뭔 지원금?"

"에이 설마 공짜로 해달라고 하겠냐.. 100만원 지원금 나온단다."


헉.. 배..백 만원?


"지.. 진짜요? 그럼.. 그걸 다 제가?"

"미쳤나.. 그걸 왜 다 니가 챙겨? 어차피 영상 찍으려면 여러모로 돈도 좀 들고 하니까.. "

"무슨 돈이 들어요? 그냥 학교 여기저기 찍어 놓고 편집만 해주면 되지.."

"그럴거면 걔들이 하지 우리한테 왜 맡기겠냐.. 좀 영화스럽게 찍어 달란 거잖아."

"아.. 그런가?"

"일단 모델들도 섭외해야 되고.. 여러가지 경비들 생각하면.. 뭐 6-70만 원은 깨질 거야. 나머진 너 먹어.."

"진짜요? 진짜?"


오호.. 그럼 최소한 30만 원은 먹는단 거네.


"어.. 니가 애들 몇 명 묶어서 한 번 해봐. 금요일 까지 라니까 오늘부터 시작해야 할 거다."

"알았어요.. 귀찮긴 하지만 해보죠 뭐.. 하하.."


귀찮긴.. 훗..

30만원인데..


"근데 너 오늘 뭔가 좀 색다르다?"


기태형이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말한다.


"뭐가요?"

"스타일이 좀 많이 달라진 거 같은데?"

"그래요? 뭐.. 그냥 기분 전환 좀 해봤어요. 왜요? 이상해요?"


설마 이상하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 엄청 깔끔해. 앞으론 이렇게 입고 다녀라. 멋지네 오늘.."


헐..

기태형이 웬일로 이런 칭찬을?

진짜 괜찮은 건가?


"하하 그래요? 다행이네.."

"세상에.. 이렇게 잘 입을 줄 아는 녀석이 그동안은 왜 그렇게 촌스럽게 하고 다녔던 거야?"

"..........."

"너 혹시 애인이라도 생겼냐?"

"아.. 아니요"

"이상하네. 이건 아무리 봐도 애인이 코디 해 준 건데.."

"하하.. 아니에요. 애인은 무슨.."


괜히 멋 적어서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는 나였다.




* 어디냐? *

* 잔 *


..........

그녀가 보내는 잔.. 이란 말은 잔디밭의 약자이다.

문자치기 귀찮다고 앞으로는 잔디밭은 "잔"으로

수업중은 "섭" 으로..동아리방은 "동"으로.. 도서관은 "관" 으로

통일을 하자고 하는 그녀였다.

물론.. 나보곤 다 써서 보내라는 말도 덧 붙이면서..

............




"선배님~"


잔디밭으로 가고 있는데 멀리서 윤아와 선주가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어.. 그래.. 어디들 가니?"

"밥 먹으러요. 와.. 근데 선배님 오늘 무슨 날이에요?"


헐.. 얘들도 내 옷 얘기 하려나보네?

윤아가 먼저 운을 띄우기 시작했다.


"그러게요. 오늘 왜 이렇게 깔끔하게 입으셨어요? 어머 구두도 바꿨어 윤아야.."


선주까지 합세를 하고..

...........

그나저나 구두까지 바꾼 건 어떻게 알았지?

평소에 내 구두까지 쳐다 보고 다녔던 건가?

눈썰미들이 장난 아니네.


"어머 그러게.. 선배님 너무 이뻐요 진짜.. 앞으로 꼭 이렇게 하고 다니세요."


오.. 그래?

이거.. 반응 너무 좋은 거 아냐?

살다 살다 이런 날도 오는 구만.. 으하하..


고맙다 지연아.

너의 탁월한 안목 덕분에

이 선배가 오늘 끊임없는 칭찬 세례들을 받아 보는구나.

조만간 선배가 스테이크 한번 쏴주마!!


"하하 그래 알았다. 암튼 밥 맛있게 먹고.. 나중에 보자.."

"네.."


애들과 헤어지고 다시 잔디밭으로 향한다.





"근데 너 저녁 먹고 뭐 할거 있냐?"


그녀와 홍보 영상 준비를 좀 해보고 싶었다.

그녀도 어차피 할 일 없어서 빈둥빈둥 노는 듯 보이기에

이런 제안이 왠지 그녀를 기쁘게 해 줄 거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사실 그녀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모델 대신 그녀를 섭외해 버리면..

모델비 15-20만 원 정도는 굳는 거였다.


하긴.. 모델 찾을 필요가 뭐 있어..

이렇게 이쁜애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데..

뭐.. 연기야 가르치면 되는 거고.. 훗훗..


"아뇨.. 왜요? 아.. 아니.. 저 일 있는데.."


잉?

뭐야.. 맨날 할 일 없어서 죽을라고 하던 애가..

왜 하필 오늘따라 일이 생긴거야?


"어? 그래? 뭔 일인데? 바쁜일이냐?"

"네.. 오늘 애들이 미팅 하자고 해서 그거나 가보려구요.."


뭐? 미팅?

아.. 이런...

한동안 잠잠 하더니

왜 갑자기 미팅 같은 걸 한다고..

이러면 또 심란해 지잖아.


"미팅? 그래?"

"네.. 근데 왜요?"

"아.. 아냐.. 그냥.. 뭐.."

"뭔데요?"

"아.. 총학생회 측에서 뭘 좀 부탁 했는데.. 그거나 같이 좀 할까 했는데.. 뭐 바쁜 일 있다면 됐어."

"뭔 부탁인데요?"

"학교 홍보 영상 좀 찍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거든. 그래서 오늘부터 그거 준비 하려는데.. 너도 할거 없으면 같이 준비해 보자고 하려고 했지."

"그래요? 오.. 재밌겠는데? 근데 그걸 왜 선배님이 해요?"


왜긴.. 돈이 얼만데..


"아.. 그냥.. 집행부들 바쁘다고.. 그리고 알잖냐 내 실력.. 하하"

이거 돈 얘기를 해야 돼 말아야 돼?


"아.. 미팅 괜히 간다고 했네.. 좀 미리 말해 줬으면 거절 했을텐데.. 빨리 좀 말씀해 주시지.."


...........

아.. 그냥.. 전화로 바로 물어볼껄..


"나도 좀전에 전해 들어서.. 하하"

"뭐 알았어요. 일단 미팅 가서 대충 놀다가 최대한 빨리 올께요. 준비하고 계세요.."


오잉? 그래?

왠지 표정 보니까..

억지로 나가는 거 같긴 한데..

맞니?


"진짜?"

"네.. 뭐.. 사실 미팅 그거 관심도 없어요 저.."


오케이.. 그럼 선배 맘이 훨씬 편해지겠구나..

다행이야..


"그래? 뭐 그래주면 고맙고.. 암튼 난 같이 할 녀석들 좀 알아봐야 되니까.. 먼저 가마."

"네.."




.............

빨리 홍보 영상 시나리오 구상해야 되는데..

미팅에 가있는 지연이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


아니.. 대충 놀다가 최대한 빨리 온다 던 애가..

몇신데 아직도 안 오는 거야..

지금쯤이면 밥도 먹고 술도 한참 먹을 시간이구만..

얘 설마 거기 나온 남자랑 눈 맞아서..

사귀기 시작해 버린 거 아냐?

아.. 안돼.. 진짜..

괜시리.. 앞에 있던 시나리오 작성하던 연습장을 찢어 버린다.


"선배님.. 왜그러세요?"


앞에 앉아 있는 태희가 놀라서 묻는다.


"아.. 아냐.. 빨리 생각해 보자. 어떤게 좋겠냐?"


.............

지연이를 비롯해서..

영철이.장희. 민수. 민성이. 태희. 승아..

이렇게 7명을 나의 홍보 영상 제작 프로젝트 팀원으로 포함 시켰고..

모델은 지연이와 민성이로 확정 지었다.

뭐.. 모델비 아끼려던 의미도 있긴 했지만..

지난번에 보니..

민성이 녀석이 화면빨도 괜찮고 연기도 제법 괜찮았었기에..

술 한잔 사 준다는 말로 살짝 꼬셔 버렸다.


미안하다.. 민성아..

이 형님이 요새 돈이 좀 궁해서..




............

아직도 연락이 없는 그녀..

잠이라도 자고 오려는 거니?

이젠 걱정 단계를 넘어 절망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띵띠리리띵띠~~♬

헛.. 지연이 전화..


* 어.. 미팅은 끝났냐? *


설마 잘 된 건 아니지?


* 선배님.. 저기요.. 저.. 지금 경찰선데요.. *


엥?

겨..경찰서?


* 뭐? 경찰서는 왜? *


뭐야..

미팅 나간 애가 왜 경찰서에 있어?


* 몰라요.. 지금 나가고 싶은데 누가 와서 데려가야 된데요.. 흑흑.. *


우는 거야?

왜 울어?

무슨 사고라도 쳤니?


* 그래? 어디 경찰선데? *

* 여의도 경찰서에요. 빨리 좀 와주세요 선배님.. 흑.. *


아.. 갑자기 심란해진다.

뭐지?

울면서 경찰서에서 전화를 하는 건 뭔 경우야 대체?


* 어.. 알았어 좀만 기다려. 바로 갈 테니까. *


후다닥.. 뛰쳐나가 택시를 잡는다.





경찰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쪽 의자에 처량하게 앉아 있는 그녀..

아.. 진짜..

안타깝게 왜 저러고 있는거야..

도대체 뭔 일 이길래..


"야.. 이지연.. 너 괜찮아?"

"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뭔 일 인거니 대체..

뭐길래 이렇게 혼자 애처롭게 앉아 있는거야..


"저 이지연씨 보호자 되십니까?"


경찰 아저씨가 내게 묻는다.


"아.. 네"

"이쪽으로 오세요"

"아.. 네.. 지연아.. 잠깐만.."


그녀를 잠시 두고.. 경찰에게 다가간다.




"저 혹시 무슨 일인가요?"

"아.. 별건 아니구요. 그냥 폭행 시비에 휘말려서 참고인 조사 좀 받았습니다."

"폭행이요?"

"네.. 동행하던 분하고 다른 분들하고 좀 시비가 붙어서요. 뭐 별건 아니니까 여기에 싸인 해 주시면 됩니다."

"저.. 그럼 쟤는 아무 문제 없는 건가요?"

"네. 모시고 가시면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안도감을 느끼며.. 싸인을 한다.




"가자.."

"네.."


어깨가 축 처진 채로 나를 따라 나서는 그녀..

애처로워 보인다.

그 당당하던 모습은 어딜 가고..

에휴..


"죄송해요. 번거롭게 해드려서.."


문을 나서자마자 그녀가 먼저 말문을 연다.


"죄송하긴.. 자초지종 들어 보니까 넌 아무 상관도 없었더만.."


가엾은 것..

어쩌다 이런 일에 휘말려서는..


"그래도 저 때문에 괜히.."

"괜히는 무슨.. 그나저나 밥은 먹었냐?"


왠지 밥도 안 먹고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요.."


역시.. 계속 경찰서에 있느라 굶고 있었구나..

젠장..

밥이나 좀 먹이면서 조사 하든가..


"그래? 그럼 밥부터 좀 먹어야겠네. 가자.."


그녀를 데리고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선배님"

"어.."

"선배님은 싸움 할 줄 알아요?"

"어? 나?"

"네.."

"당연하지. 한 땐 날렸어."

"날려?"

"잘했다고.."

"아.. 그럼 막 사람들 때리고 다니고 그랬어요?"

"사람? 아니.."

"다행이네요"

"뭐가?"

"아니에요. 선배님은 사람 때리고 그러지 말아요."

"당연하지.. 근데 너 오늘 싸우는 거 보고 충격 먹었냐?"

"네.. 너무 야만적이에요."

"원래 남자들 그러면서 크는데.."

"싫어요 그런 거.."

"뭐.. 하긴.. 나도 싫어. 그런 건"

"근데 선배님 진짜 싸움 잘하는 거 맞아요?"

"어.."

"아무리 봐도 못하게 생겼는데.."

"잘해. 태권도도 2단이야"

"진짜요?"

"발차기 한 번 보여줘?"

"에이.. 됐어요."

"무시하냐?"

"아니요. 인정해 드릴게요."

"이씨.. 야.. 이거 잠깐 들고 있어봐"

"인정해 드린다니까요.."

"잘 봐. 이게 유단자들의 발차기라는 거야. 얍.."

"이상한데.."

"이상해? 원래 이게 정석 발차긴데.."

"진짜 2단 맞아요?"

"맞다니까.. 단증 보여줘?"

"됐어요. 인정해 드릴게요.."

"우씨.. 너 진짜 인정 하는 거 맞어?"

"그럼요.. 인정~"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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