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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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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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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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30화

DUMMY

◐ 지연의 일기 ◑




"선배님.. 얘기 좀 해요."


아침을 먹으며 봉구 선배에게 말한다.


"어? 왜?"

"선배님.. 이번 홍보 영상 지원비로 100만원이나 받으셨다면서요?"

"어? 그거 어디서 들었냐?"

"환수 선배 한테요. 근데 그 돈 다 어디다 썼어요? 애들 준 거 다해봐야 30만 원 정도 밖에 안되는데.. 설마 선배님이 다 챙긴 거에요?"

"아.. 아냐. 그거 따로 좀 쓸 데가 있어서 썼어."


헐.. 그걸 믿으라고?


"어디에 썼는데요?"

"어.. 그게.. 캠코더 하나 주문해 놨다."


캠코더?


"캠코더요? 웬 캠코더?"

"아.. 동아리 캠코더 너무 오래 됬잖냐. 그래서 이 돈으로 캠코더나 하나 사주려고 했지."

"오.. 진짜요?"

"어.. 오늘쯤 오긴 올텐데.."

"얼마짜린데요? 설마 50만원도 안하는 건 아니죠?"

"에이.. 설마. 그래도 명색이 영화 동아리 캠코던데.. 좋은 거 써야지.. 70만원 보다 살짝 안되는 걸로 골랐어."

"증말요? 오.."

"놀래긴.."

"캠코더 오면 영수증 좀 보여주세요."

"뭔 영수증?"

"구매 영수증이요. 70만 원 짜리인지 확인은 해야죠."


선배님을 어찌 믿어요.. 홍홍..





"지연아.. 내가 좀 바뻐서 그러는데 이것 좀 강진수 교수님 자리에 좀 갖다 놔 줄래?"


수업을 마치고 강의실을 나오는데 조교 언니가 내게 뭔가를 건낸다.


"이게 뭔데요?"

"아.. 교수님이 준비 중이신 논문이야. 중요한 거니까 조심 해서 잘 갖다놔."

"네.. "

"그럼.. 언닌 바쁘니까 먼저 간다."

"네.. 가세요."




그나저나 체육 대회 씨즌이 다가왔다.

학과마다 체육 대회 예선들로 한참이다.

난 학과 행사들엔 딱히 관심이 없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예선을 할 때마다 수업이 휴강 된다는 걸 알고부턴..

열심히 학과의 승리를 위해 응원 하고 있었다.


그리고.. 뭔놈의 대회들이 그리 많은지..

당구대회, 탁구대회, 볼링대회, 스타대회?이건 뭐야?

암튼 별의별 대회들을 위한 홍보 대자보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교수님 방에 언니가 부탁한 논문들을 놔두고 나온 후..

여기저기 붙어있는 각종 대회들의 대자보들을 구경하고 있는 중이다.


"야.. 탁구나 한 번 나가 볼까? 1등이 20만 원이래. 2등도 10만 원이고.."


옆에서 대자보를 보던 남자들이 웅성거린다.


"20만 원?와.. 이거 해 볼만 하겠네. 우리 같이 한 번 나가 보자."


.............

심심한데 나도 이거나 나가 볼까?

왠지 땡기는데..

나도 어디 가서 꿇리진 않잖아.

지난번에 봉구 선배한테 진 게 좀 어이 없긴..


아..

맞다.. 봉구 선배..

선배 나가 보라고 해야겠네.

나가기만 하면 그냥 우승할 거 같은데..

오~~




"탁구 대회?"

"네.. 1등이 20만원이래요."

"귀찮은데.."


...........

아주 귀찮다는 말이 입에 붙었어.


"20만원 이라니까요."

"에이.. 그래도 뭐.. 나가서 1등 한단 보장도 없고.."

"아녜요. 선배님 정도면 충분히 1등 할 거에요. 저를 그 정도로 이겼는데.."


충분해. 그 실력이면..

아마 결승까지.. 전승으로 올라 갈거야.


"아무나 해도 너 그 정도로 이기지 않냐?"


.............


"이씨.. 암튼 나갈 거에요 말 거에요?"

"아.. 알았어. 함 해보지 뭐.."

"잘 생각하신 거에요."

"근데 너 왜 이렇게 열정적으로 부추기냐? 혹시 나 우승하면 뭐 콩고물이라도 받아 먹으려고 그러는 거냐?"


.............

암튼 눈치는 빨라 가지고..


"아니에요. 그냥 선배님 심심해 하시는 거 같아서 제가 할 일 좀 찾아본 거 뿐이에요."

"그래? 하하.. 알았다. 접수는 어디서 해야 돼?"

"따라 오세요. 빨리 안 가면 접수 끝나요."


선배를 꼬셔.. 탁구 대회 접수를 마쳤다.

나도 나가볼까 했지만..

어차피 순위권에 들지도 못할거..

그냥.. 열심히 봉구 선배나 응원 하기로 했다.


그래..

설마 우승하면 그 돈을 혼자 다 챙기기야 하겠어?

내가 옆에서 이렇게 열심히 써포트 해줄텐데..

못해도 술 한 잔은 쏘겠지..

뭐..현금으로 주면 더 좋고.. 훗..




2시부터 체육관에서 대회가 시작한다.

선배는 몸을 풀러 이미 체육관에 가 있었고..

나는 같이 응원할 사람을 모아 보려고 동아리 방에 왔다.


"어.. 지연이 왔구나."

"네.. 안녕하세요"

"지연아 안녕.."


오호.. 때마침 사람들이 많다.

운석 선배를 비롯한 선배들 4명과..

내 동기 태희를 비롯한 여자 동기들 5명이 앉아 있었다.

이정도 인원이면 봉구 선배도 힘 좀 나겠는걸?


훗..

봉구 선배..

제가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뛰어 다니고 있답니다.

부디.. 우승하면..

저의 이런 가상한 노력을 좀 헤아려 주시길 바래요.

물론.. 물질적인 보상으로다가요.


"저기.. 지금 봉구 선배 탁구 대회 출전 하는데.. 응원 안 가실래요?"

"오.. 그래? 봉구가? 하하.. 그 놈 탁구는 칠 줄 아냐?"


.............

잘 치는데..

한 번도 못 봤나 보네..


"진짜야? 어이구.. 그럼 가서 응원해 줘야지. 어딘데?"


역시.. 준혁 선배님 짱!!


"체육관이요."

"야.. 니들도 가자.."

"어머.. 그럴까요? 안 그래도 심심 했는데 잘됐다. 니들도 갈거지?"


홍홍.. 고마워 태희야..


"응.. 가서 응원해 줘야지. 동아리 사람이 대회에 나가는 건데."

"지금 가면 되는 거야?"

"아.. 아니요. 좀 있다가 2시부터 시작 이니까 10분후쯤 나가면 될 거에요."

"그래.. 하하.. 이거 봉구가 탁구 대회를 나간단 말이지.. 기대 되네."


훗.. 보면 놀라실 거에용.


"뭐 응원 도구라도 들고 가는 거 아냐?"


어머 태희야.. 그 정도까진 안 해도 돼.


"종이에 크게 봉구 선배 화이팅 이라도 쓸까?"


어머.. 얘들.. 너무 무리하넹..

선배 감격해서 쓰러지시면 어쩌려구.. 훗..


* 여보세요 *


때마침 태희에게 전화가 온다.


* 뭐 진짜? 거기 어딘데? *


뭐야?


* 어.. 어 그래. 지금 갈게. 그럼.. 당연히 가야지. *


.............

왜 이렇게 불안한 예감이 들지?


* 어.. 그래 알았어. *


전화를 끊는 태희.


"얘들아.. 지금 상민 선배 당구 대회 예선전 한데.."

"뭐? 상민 선배? 진짜로?"


윤주 저 기집애.. 왜 저렇게 놀래?


"아.. 맞다 오늘 2시부터 상민 선배 당구 대회 한다고 했었는데...어머.. 내가 왜 그걸 깜빡하고 있었지? 바보 같애.."


............

분위기가 왜 이러지?


"야.. 너희들도 다 갈 거지?"


아.. 안돼 태희야.

가려면 너만 가..


"당연하지.. 어디래?"

"응 정문 앞 빙그레 당구장이래.. 빨리들 챙겨.."


............


"상민이 당구 예선전이 오늘이었냐?"


..................

선배들까지 가세해 버린다.


"네.. 선배님들도 가실거죠?"

"어.. 당연히 가야지. 안 그래도 그 녀석이 몇 일 전부터 당구 대회 나간다고 와 달라고 부탁하긴 했었어."


...........................


"그럼 빨리들 가요. 아.. 상민 선배 당구치는 거 진짜 멋있던데.."


태희 저 기집애..

상민 선배 팬클럽 이라는 얘긴 들었지만..


"그러게.. 태희 너 아니었으면 상민 선배 대회 하는 줄도 모르고 넘어 갈 뻔 했다 얘.."


선미까지 상민 선배 팬클럽일 줄이야..


"나도 지난번에 상민 선배 당구 치는 거 봤는데.. 완전 짱 멋있었어.. "


그러고 보니..

여기 있는 애들이 죄다 상민 선배 팬클럽 이었잖아.

이런..


"저.. 저기.. 얘들아.. 봉구 선배 탁구 대회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 보지만..


"어? 아.. 지연아 미안해. 하필 시간대가 겹쳐서.."


역시나였다.


"아.. 뭐.. 할 수 없지. 저.. 근데 선배님들도 당구장으로 가실 건가요?"


선배님들 이라도 부디..


"어.. 우리도 상민이랑 미리 약속해 논 거라.."


..................


"그럼.. 지연아.. 너라도 열심히 응원해 줘. 봉구 선배 화이팅 하라고 좀 전해 주고.."

"그래.. 나도 응원 한다고 전해줘라."

"지연아 나도 전해줘. 힘 내시라고.."


그렇게 모두가.. 형식적인 멘트 하나씩 날려 놓고는..

썰물 빠지 듯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


하하.. 혼자 남았네..

이거 봉구 선배한테 뭐라고 해야 돼?

사람들 괜히 모아 온다고 했나?





"애들은?"

"..........."

"안 온 다냐?"


.................

미안해요 선배님..

할 말이 없네요.

이건 제 능력이 부족 한 게 아니고..

상민 선배라는 엄청난 복병이 나타나서 그런 거에요.

상처 받지 마세요.

뭐 어차피 인생이란 게 다 그런 거죠 뭐..

저라도 열심히 응원.. 까지는 못 하더라도..

열심히 구경은 해 드릴게요.

힘내세요.


"다들.. 상민 선배 당구 대회 구경 갔어요."


다른 변명이라도 해 주고 싶은데..

딱히 떠오르질 않았다.


"아.. 그래? 하하.. 상민이형 당구 대회 나갔어?"


에휴.. 저 씁쓸한 웃음.

불쌍해 죽겠네.


"네.."

"그 형 나한테도 안 되면서 뭔 당구 대회래.. 훗"


그러게요.

팬클럽이라도 관리 하는 차원인가 보죠 뭐..


"뭐 암튼.. 신경 안 쓰이고 좋네. 난 원래 조용한 게 좋아."


치.. 거짓말 하지 마세요.

섭섭하신 거 다 알아요.

선배님은 표정에서 다 나타난다구요.


"저라도 열심히 응원해 드릴게요. 힘내세요."

"아.. 뭐 그러든가 말든가.."


.............

해 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확 하지 말어?




아.. 잠온다.

이건 뭐 응원할 상황이나 되야 응원을 하지..

게임도 안 되게 이겨 버리니 흥미도 안 생기네.


"야.. 너 그냥 어디 가서 놀다 와라. 어차피 결승까지 가려면 2시간은 더 걸릴거 같은데.."

"그러게요. 그래야 겠어요.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그래.. 그게 낫지. 괜히 너 심심해 하는 거 보니까 내가 다 미안해진다야.."

"미안하긴요.. 뭐 어차피 다.."

"어?"

"아.. 아니.. 뭐 암튼 저 잔디밭에서 책이나 보고 있을테니까 결승 가면 연락해요."

"오케이.."




잔디밭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그나저나 슬슬 연락 올 때가 됐는데..

때마침 문자가 온다.


* 10분후 결승이다 *

* 네 바로 갈께요. *


오.. 다행히 결승은 갔군.

뭐.. 예상은 하고 있었던 거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도 슬쩍 있긴 했었다.


하긴.. 날 그 정도로 이긴 실력인데..

결승을 못 가는 게 이상한 거지.. 훗

가뿐한 맘으로.. 체육관으로 향한다.


띠리리리리리링~~♬

전화가 온다.

누구지?


* 여보세요? *

* 지연이니? 나 조교 언닌데.. 너 지금 빨리 교수님실로 좀 와봐.*

* 네? 왜요? 무슨 일인데요? *

* 지금 논문 없어져서 난리 났어. 빨리 와봐. *

* 네? 진짜요? *

* 어.. 설명은 오면 할 테니까 지금 당장 좀 와. 알았지? *

* 네.. 지금 갈게요. *


뭐야.. 그게 왜 없어져?

분명 책상 위에 잘 놔뒀는데..

아..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냐?

교수님이 엄청 오랫동안 준비해 오신 논문이라고 했는데..

............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헉헉..

허겁지겁 교수실로 뛰어 왔다..


"저 왔어요. 아..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에게 인사를 한다.


"어.. 그래.."


하지만.. 교수님의 표정이 상당히 좋지 않다.

...............


"지연이 너.. 그거 여기에 확실히 올려 논 거 맞어?"

"네.. 분명 여기에 올려 놨어요."

"그래? 근데 도대체 어딜 간 거야.."

"그러길래 왜 김조교가 안 갖다 놓고 애들을 시켜.. 이거 어쩔꺼야.. 어?"


헛..

고함을 지르시는 교수님..

아.. 이거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말았네.

나 어떡해.. 흑..


"죄송합니다. 꼭 찾아 놓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허리를 굽히며 사과하는 조교 언니를 보자마자..

나 역시도 허리를 굽히며 사과를 한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그런 거에요. 제가 확실히 찾아 놓을께요."

"거 참.. 답답 하구만 답답해. 어이 김조교.."

"네.."

"나 수업 다녀와야 하니까 그때까지 반드시 찾아 놔.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허리도 펴지 못한 채 대답을 하고 있는 언니..

아.. 정말 어떡해..

미치겠네..



10분이 넘도록 교수실 책꽃이.서랍등을 뒤져 보았지만..

역시나 논문은 보이질 않았다.


"아.. 도대체 어딜 간거야.. 흑.."

"지연아 잘 생각해 봐. 확실히 여기 올려 논 거 맞어?"

"네.. 분명 여기에 놔뒀어요. 여기에 올려놓고 종이들 안 날리게 재떨이를 그 위 에다가 올려 놨거든요. 근데.. 어라? 재떨이 어딨지?"

"재떨이? 웬 재떨이?"

"재떨이 올려 놨는데.. 논문 날리지 말라고.."

"뭔 소리야.. 교수님 담배 안 피우시는데.."

"네? 그..그럴리가.."

"재떨이 올려 논 거 확실해?"

"네.. 분명 유리로 된 재떨이였는데.. 담배 꽁초도 몇 개 있었고.."


..............

뭐지?


"너 혹시 옆 방 교수님실에 들어간 거 아냐?"

"네?"


헉...

설마..

후다닥 조교 언니와 문을 나와서 옆방 교수님실 문을 열어 본다.

..............

그나저나 뭐야..

교수님실이 이렇게 붙어 있었어?

왜 난 아까 몰랐지?


"아.. 잠겼네. 수업 들어가셨나 보다. 제발 여기에라도 있어야 될 텐데.."

"그러게요.."

"아이구 이 멍충아.. 교수님 이름도 확인 안하고 들어가면 어쩌란 거니.."

"죄송해요..힝.."

"아.. 제발 있어야 돼. 제발.."

"언니..흑.."


조교 언니와 난 손을 꼭 잡고..

교수님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쯤 지나자..

성원태 교수님이 온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어 무슨 일인가?"

"아.. 저희 학생이 교수님실에 뭔가를 좀 잘 못 놔둔 거 같아서요."

"아 그래? 들어와 봐."


문이 열리자 내가 먼저 후다닥 뛰어 들어간다.

아..

있다!

있어..


"언니 여기 있어요. 아.. 여기 있다구요."

"어머.. 다행이다 진짜.."

"하하.. 뭐야 너희들.."

"아닙니다 교수님.. 아무튼 실례했습니다.."

"죄송해요 교수님.. 부디 만수무강 하세요.."

"뭐?"

"아니에요..홍홍"


인사를 마치고 교수실을 빠져 나온다.


"아... 다행이에요 언니.."

"그러게 말야.. 십년감수 했어."

"죄송해요 언니.. 저 때문에.."

"괜찮아.. 근데 너 앞으로 정신 좀 똑바로 차리고 다녀야겠다. 젊은애가 그렇게 정신이 없어서 어쩌니?"

"그러게 말이에요. 제가 이렇게 가끔씩 아무 생각이 없다니까요. 지금도 제가 이러고 있을.."


헉..

봉구 선배 결승을 잊고 있었다.

아.. 이런..


"언니 저 좀 가 봐야겠어요.."

"어 그래 언능 가봐. 수고했어.."

"네.. 교수님한테 죄송했다고 좀 전해 주세요."

"그래.."


후다닥 교수실을 나와 체육관으로 향한다.




* 선배 어떻게 됬어요? *


가는 도중에 결과가 궁금해

선배에게 전화를 한다.


* 졌다 *


잉? 졌다고?

에이 설마..

농담하는 건가?


* 진짜요? *

* 어 졌어. 근데 너 왜 안 왔냐? *

* 죄송해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근데 진짜 졌어요? *

* 어 진짜 졌다. 좀 잘 치더라. *


에휴.. 나라도 열심히 응원해 줬어야 했는데..


* 에휴.. 힘 좀 내시지.. *


아.. 20만 원이여..


* 그나저나.. 어딘데? 나 지금 나가려고 하는데.."

* 아.. 저 가고 있어요. 거의 다 도착.. *


............

저..저건..


* 아.. 그래? 안 그래도 나도 지금 나가고 있어. 윤아도 와 있는데.. 우리 같이 밥 먹자. *


..............

멀리 내 눈 앞으로..

연인처럼 다정해 보이는 봉구 선배와 윤아가..

서로에게 환한 웃음을 지으며

체육관을 나오고 있었다.


*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이지연~ *


.................







◐ 봉구의 일기 ◑




"선배님.. 얘기 좀 해요."

"어? 왜?"

"선배님.. 이번 홍보 영상 지원비로 100만 원이나 받으셨다면서요?"


헛..

어찌 알았지?


"어? 그거 어디서 들었냐?"

"환수 선배한테요. 근데 그 돈 다 어디다 썼어요? 애들 준 거 다해봐야 30만 원 정도 밖에 안되는데.. 설마 선배님이 다 챙긴 거에요?"


...........

아.. 환수형 진짜..

그걸 왜 말하고 난리야..


"아.. 아냐.. 그거 따로 좀 쓸 데가 있어서 썼어."

"어디에 썼는데요?"

"어.. 그게.. 캠코더 하나 주문해 놨다."

"캠코더요? 웬 캠코더?"

"아.. 동아리 캠코더 너무 오래됬잖냐.. 그래서 이 돈으로 캠코더나 하나 사주려고 했지"


뭐.. 사실은 사실이다.

처음부터 남는 돈으로 캠코더 하나 장만해 줄 생각이긴 했으니..

하지만 나도 돈이 좀 궁했던 터라..

20만 원은 내 수고비로 하고..

50만 원 정도 하는 걸 주문 해 놓은 상태였다.


"오.. 진짜요?"

"어.. 내일 택배로 올 거야."

"얼마짜린데요? 설마 50만원도 안 하는 건 아니죠?"


..............

얘 왜 이렇게 예리해?

너 가끔씩 무섭게 느껴지는 거 아니?


"에이.. 설마.. 그래도 명색이 영화 동아리 캠코던데.. 좋은거 써야지. 70만 원 보다 쪼끔 안되는 걸로 주문했어."


설마.. 가격 확인 같은 건 안 하겠지?

슬쩍 긴장되네.


"증말요? 오.."


훗.. 다행히 순수히 믿어 주는군..


"놀래긴.."

"캠코더 오면 영수증 좀 보여 주세요."

"뭔 영수증?"

"구매 영수증이요. 70만원 짜리인가 확인 해야죠."


...............


"인터넷에서 주문한 거라.. 영수증 같은 거 없는데.."

"그래요? 흠.. 뭐.. 알았어요. 믿어보죠 뭐.."


..............

미안해 지연아.

이게 다.. 너 밥 사주고 술 사주려고 그런 거야..

선배 맘 알지?





"탁구 대회?"


지연이가 나에게 탁구 대회를 출전해 보라고 하고 있다.


"네.. 1등이 20만 원 이래요."


잉?

이..이십만원?

헐.. 이거 용돈 벌 일이 또 생겼네?


"귀찮은데.."


대놓고 좋아하긴 그렇고 해서..

슬쩍 한 번 튕긴다.


"20만 원이라니까요.."


알았어.. 나갈 거야.

좀만 더 보채 봐.


"에이.. 그래도 뭐 나가서 1등 한다는 보장도 없고.."


이 선배가..

워낙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어서.. 훗..


"아녜요. 선배님 정도면 충분히 1등 할 거에요. 저를 그 정도로 이겼는데.."


.............


"아무나 해도.. 너 그 정도로 이기지 않냐?"

"이씨.. 암튼 나갈 거에요 말 거에요?"

"아.. 알았어. 함 해보지 뭐.."

"잘 생각하신 거에요."


그나저나 얘는 왜 이렇게 나보고 자꾸 출전 하라고 난리를 치는 거야?


"근데 너 왜 이렇게 열정적으로 부추기냐? 혹시 나 우승하면 뭐 콩고물이라도 받아 먹을려고 그러는 거냐?"


왠지 그런 거 같은데?


"아니에요. 그냥 선배님 심심해 하시는 거 같아서 제가 할 일 좀 찾아본 거 뿐이에요."


맞구만.

저 눈동자 막 돌아가는 거 봐라.

딱 봐도 이기면 한 턱 쏘세요..

아니.. 이기면 얼마 주세요..

이거네.


"그래? 하하.. 알았다. 접수는 어디서 해야 돼?"

"따라 오세요. 빨리 안 가면 접수 끝나요."


그래.. 우승해서 지연이 선물이나 해주자.

지난번에 보니까 핸드백 사고 싶어서 난리던데..




"선배님.. 먼저 들어가 계세요."

"어? 너 어디 가게?"

"아.. 전 동아리 방 가서 사람들 좀 모아 올게요."

"사람들? 뭐하러?"

"에이.. 같이 응원 해야죠. 동아리 사람이 대회에 나간다는데.."

"하하.. 뭐 그럴 필요까진.."

"아녜요.. 제가 데려올 테니까 선배님은 가서 몸이나 풀고 계세요.."

"어 그래.. 그럼.."


어이구 기특한 것..

진짜 이쁜짓만 골라서 하는구나.


아.. 꼭 우승 해야 돼..

반드시 우승해서

그 돈으로 지연이 핸드백 사주자.

힘내라 김봉구!!




체육관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응원하는 사람들..

완전 시장통이 따로 없다.

나 역시 한쪽 구석에 앉아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연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게 보인다.

.............

대충 예상은 했지만..

역시 아무도 안 온 거 같다.

하하.. 이런..


뭐..

나야 지연이만 있어줘도 큰 힘이 되긴 하지만..

.............

그래도 너무하잖아.

그래도 명색이 동아리 사람이 대회에 출전 하는데..


"애들은? 안 온 데냐?"

"다들 상민 선배 당구 대회 구경 갔어요."


..............

뭐야.. 상민이형도 당구 대회 나가?

그 실력으로?


"아.. 그래? 하하.. 상민이형 당구 대회 나갔어?"

"네.."


그나저나 얘는 표정이 왜 이리 침울해?

설마.. 나한테 미안해서 이러나?


"그 형 나한테도 안되면서 뭔 당구 대회래.. 훗"


의기소침해 하지마.

선배는 너만 있으면 돼.


"뭐.. 암튼.. 신경 안 쓰이고 좋네. 난 원래 조용한 게 좋아."


그냥 지연이 위로 하려고 한 말이긴 한데..

사실은 사실이지 뭐..

난 원래 혼자 노는 게 더 좋았어.


"저라도 열심히 응원해 드릴게요. 힘내세요."


에구 착한 것..


"아.. 뭐 그러든가 말든가.."


앗차.. 또 말투..





..............

참가비도 만 원이나 하는데..

도대체 이런 실력으로 왜 출전 한 거야?

돈이 남아 도나..

첫 게임을 3:0 으로 가볍게 끝내 버린 후..

지연이에게 다가갔다.


얘도 처음엔 응원 좀 하는가 싶더만

점수가 벌어지니..

내내 하품만 하고 있었다.

흠.. 너무 잘 쳐도 문제군.

..............

아무래도 어디 가서 잠깐 놀다 오라고 해야겠다.

결승이나 보라고 하지 뭐.


"야.. 너 그냥 어디 가서 놀다 와라. 어차피 결승까지 가려면 2시간은 더 걸릴 거 같은데.."

"그러게요. 그래야겠어요. 이건 뭐 재미도 없고.."


...............


"그래.. 그게 낫지.. 괜히 너 심심해 하는 거 보니까.. 내가 다 미안해진다야.."

"미안하긴요. 뭐 어차피 다.."


응?


"어?"

"아.. 아니.. 뭐 암튼 저 잔디밭에서 책이나 보고 있을테니까 결승 가면 연락해요."

"오케이.."




8강에선 살짝 고수를 만나

겨우 3:2로 이겼다.

휴.. 큰일 날 뻔 했네.

힘내자 김봉구..

지연이 핸드백이 걸린 문제야.


다행히 4강은..

어찌 올라 왔는지 궁금할 정도로

실력이 없는 상대를 만나서..

가볍게 3:0 으로 이겨 버렸다.


훗.. 드디어 결승..

지연이에게 문자를 보낸다.





"자.. 김봉구군과 정재석군의 결승전이 시작 되겠습니다."

"와~~~"


진행자의 결승 시작 멘트에..

상대방 응원석 쪽에서 함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

흠..

기죽지 말자.

늘 이렇게 살아왔는데 뭐..

그리고

나도 좀 있으면 지연이 온다 이거야.

백만 응원 대군 안 부러울..

고령대 최고 얼짱 이지연이가..

단독으로 응원해 주러 올 거라고..


근데 얘 왜 안 와?

시작할 때 다 됐는데..

..............





지연이가 안 온다.

이상하네. 무슨 일 있나?

경기가 펼쳐지는 내내 문 쪽을 쳐다 보는 나였다.


그나저나 엄청난 고수..

이거 잘못하다간 지겠다.

정신 차리자.


아.. 지연아 빨리 와 주렴.




21: 10

헐.. 결국 첫 세트를 지고 말았다.

지연이가 오는지 안 오는지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탁구에는 집중을 할 수 없었다.

...............


아니 얘는 왜 안 오는 거야..

바로 온다고 답장까지 보내 놓고선..

진짜로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다시 연락해 보려고 핸드폰을 꺼낸다.




"오빠~~"


잉?

이건.. 윤아 목소리?

고개를 돌려 보니..

윤아가 활짝 웃으며 뛰어 들어오고 있었다.

............


"너.. 여긴 어떻게?"

"어떻게긴요. 태희한테 들었어요."

"아.. 그래?"

"네.. 근데 뭐에요? 끝난 거에요?"

"아.. 아냐.. 지금 결승전 하는 중이야."

"진짜요? 오빠 결승 간 거에요?"


............

이젠 오빠란 말이 입에 딱 달라 붙었구나.

후훗..

뭐 나쁘진 않네.


"어.. 지금 1세트 끝났어. 한 판은 졌고.. 이제 역전해 봐야지 뭐.."

"아.. 그래요? 제가 응원해 드릴게요. 열심히 치세요."


............


"어.. 그래 고마워.."

"근데 지연이는 어디 갔어요? 왜 안보여요?"

"어.. 급한 일 있나 봐. 아까 나가서 아직 안 오네.."

"치.. 기집애. 이런 중요한 날 응원 안 해주고 뭐한데.."


..........

그러게나 말이다.


"자.. 선수들 다시 모여 주세요."

"오빠 화이팅~"

"어.. 그래."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

결국..

지고 말았다.

그것도 3:0 완패..

윤아의 엄청난 응원이 무색해질 만큼..

형편 없고 무기력한 경기였다.


"와.. 저 사람 진짜 잘하네요."


................


"오빠 괜찮아요. 오빠도 잘했어요. 힘내세요."

"하하.. 그래. 그래도 윤아가 이렇게 열심히 응원해 줬는데.. 이거 왠지 미안하네."

"아니에요. 그래도 2등 하셨잖아요. 그게 어디에요.."

"하긴.."


..............

도대체 어딜 간 거니 지연아..

너만 있었어도..

이렇게 처참하게 지진 않았을 거 같은데..




2등으로 상금 10만 원을 받긴 했다.

뭐.. 적은 돈은 아니긴 하지만..

에휴.. 그래도 1등은 20만 원 이잖아.

아.. 아까워라.


"오빠.. 상금도 받았는데 저녁 한 번 쏘세요."

"어?"

"저.. 아직 밥 안 먹었단 말이에요. 경은이랑 선주도 딴 친구들이랑 놀러 가서 밥 먹을 사람도 없구요."

"아 그래? 하하.. 그래 가자. 상금도 탔겠다. 밥 한 번 사줘야지.."

"고마워요. 히힛.. 그럼 빨리 가요."


나의 팔을 잡아 끄는 윤아..

..............

띠리리리리리리링~~♬

체육관 문을 막 나서려는데 지연이에게 전화가 왔다.


* 선배 어떻게 됐어요? *


.................


* 졌다 *

* 진짜요? *


그래.. 졌어..

이게 다 니가 안 와서 그런 거야.


* 어.. 졌어. 근데 너 왜 안 왔냐? *

* 죄송해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근데 진짜 졌어요? *


무슨 급한 일이기에..

이 선배가 결승을 한다는 데도 못 온 거였니..


* 어 진짜 졌다. 좀 잘치더라. *

* 에휴.. 힘 좀 내시지.. *


그녀도 아쉬웠는지.. 목소리에 기운이 빠져 있었다.


* 그나저나 어딘데? 나 지금 나가려고 하는데.."


상금 받은 돈으로 윤아랑 지연이 스테이크나 사줘야겠다..

안 그래도 지연이고 윤아고 매번 스테이크라는 말만 꺼냈지

정작 사 준 적은 한번도 없었잖아.


그래..

이제 본격적으로 애인 지연과 여동생 윤아 프로젝트나 가동해 보자.

훗..


* 아.. 저 가고 있어요. 거의 다 도착.. *

* 아 그래? 안 그래도 나도 지금 나가고 있어. 윤아도 와 있는데 우리 같이 밥 먹자. *

* .................... *


잉? 왜 갑자기 말이 없어?


*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이지연~ *


..................

뭐야.. 윤아랑 같이 먹자고 해서 화났나?

뭐지?





"뭐야.. 너 전화 왜 이렇게 안받았어?"


한참을 지나서 만난 지연이에게 내가 물었다.


"일이 좀 생겨서요."

"뭔 일인데?"

"그냥 갑자기 급한 일 생겼었어요."

"그래? 얼마나 급한 일이었길래 아까도 그렇게 말하다 말고 끊냐?"

"아 그냥 엄청 급한 일이었어요. 말하기 귀찮으니까 자꾸 묻지 마요."

"그래? 아.. 알았다. 근데 밥은?"

"먹었어요."

"누구랑?"

"............"

"안 먹었냐 혹시?"

"먹었어요. 조교 언니랑.."

"아.. 그래?"

"네.."

"선배님은 누구랑 먹었어요?"

"어?"

"저도 없었는데 누구랑 먹었냐구요.."

"아.. 윤아랑.."

"................."

"윤아가 체육관에 와서 응원해 주는데.. 안 사줄 수가 있어야지.."

"좋으셨겠네요."

"뭐가?"

"귀여운 여동생이 응원해 줘서.."

"좋긴 뭐.. 그냥 그랬지.."

"...................."

"너 근데 무슨 일 있냐? 표정이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에이.. 뭔 일 있는 표정인데?"

"아니라니까요."

"..............."

"선배님.. 오늘은 저 그냥 먼저 갈께요."

"어?"

"그냥 혼자 갈래요."

"그래?"

"네.. 조심해서 가세요."

"어.. 그래."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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