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세요
겨울이라
추운 건 당연한 건데
이제껏 알고 있던
그 추위가 아니다
숨결마다 피어나는 연기
발걸음을 유혹하는 유리 거울
하얀 모자에 가려진 계절
매 해 맞이하는 한결 같은 풍경이지만
유달리 깊이 파고드는 추위
생각도 마음도 얼어버린다
유독 따스했던 지난 겨울의 온기
혼자가 아니어서 이겨낸 계절
지난 후에야 찾아온 추위
아무리 껴입어도
따뜻한 곳만 찾아 다녀도
멈추지 않은 차가운 떨림
그럴수록 진해지는 그리운 온기
얼어붙은 마음에 녹아드는
꼬옥 안아주던 따스한 기억
가장 행복했던 계절은
다시 찾아와
가장 힘든 시간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더 깊이 새겨지고
더 많이 떠오르고
더 간절한 설레임을
선물해주는 계절
이른 아침 펼쳐진 차가운 인사
산등선 너머 고개 내민 한줄기 빛에
잠시 따스한 품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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