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형사, 눈 떠 보니 무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래몽래인
그림/삽화
배민기
작품등록일 :
2023.05.10 14:48
최근연재일 :
2023.08.02 23:37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7,985
추천수 :
330
글자수 :
295,344

작성
23.06.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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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추천
4
글자
9쪽

<30> 낙장불입 VS 금룡파천

DUMMY

*

“각주! 조심하세요! 저 사람의 무공은 근원을 모르겠어요.”

“그렇습니다. 예상치 못한 방위로 예상치 못한 초식이 파고듭니다.”


효지림과 관쌍이 걱정스럽게 나지막히 설파혼한테 주의를 주었다.

주제 넘은 주의였지만 설파혼은 반응하지 않았다.


설파혼 역시 눈앞에 서 있는 상대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를 모르니 그와의 일전을 예측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물러날 수는 없었다.

군웅맹의 잔당을 앞에 두고 물러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외진각의 각주란 자리는 적을 두고 결코 물러날 수 없는 위치였다.


중상을 입고 누워 있는 냉면귀 백야탄을 보았을 때, 그리고 효지림에게 그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언제고 한번은 부딪힐 거라 예상했던 상대였다.


그때부터 흥분을 감추고 있던 터였다.

미지의 적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파혼을 흥분 시켰다.


경계를 넘는 일은 언제나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법, 경계 밖의 상대와 목숨을 놓고 싸우는 건 극한의 두려움과 극한의 기대감이 육신과 영혼까지 흥분하게 만들었다.


물러날 수 없는 위치라 했지만 실은 물러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일월교도, 외진각주 이전에 ‘무인 설파혼’은 그런 사람이었다.

두려움이 클수록 기대와 흥분도 커지는 무인.


온 정신을 오른 손에 쥔 은검과 눈앞, 미지의 사내한테 집중했다.


설파혼이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보이자 로운도 단봉을 꼬나 잡았다.


한편으로 바라던 상황이었다.

뒤틀린 분노를 어딘가 폭발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으니까.


“이보게! 이 싸움은 군웅맹과 마교의 문제라고 했지 않는가? 자네는 물러나게! 우리가 끝을 볼 것이네!”


맹주가 한걸음 나서며 외쳤다.

로운이 맹주를 돌아보았다.


“물러 나십쇼. 이제 저놈하고 나하고 문제입니다. 끼어들면 영감님도 가만 두지 않습니다!”


이글대는 로운의 눈빛을 본 맹주가 낮게 탄식했다.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맹주 뒤에 서 있는 취소연이 시야에 들어왔다.

로운이 차분하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휘가 죽기 전에 저한테 부탁한 게 있거든요. 그 약속을 지킬 겁니다.”


로운이 설파혼을 향해 처벅처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소연을 지켜준다는 약속을....’


이로운이 다가오자 설파혼은 한 손에 쥐었던 은검을 두 손으로 꼬나 잡았다.

검에서 찬란한 은빛 광채가 퍼져 나와 설파혼의 온몸을 감쌌다.


곁에 있던 관쌍과 효지림이 물러났다.

둘 사이에 쓰러져 있던 인물들도 얼른 자리를 비켜주었다.


로운이 보는 세상이 일순 느려졌다.

타인이 보는 로운의 움직임은 반대로 빨라졌다.


로운의 움직임을 본 설파혼의 감각이 최고조가 되었다.


‘신중해야 한다. 절초를 던져 놈의 크기를 보아야 한다. 다음은 절대절명의 일초로 끝을 낼 것이니....’


“은룡섬(銀龍閃)--!”


설파혼의 은검이, 아니 설파혼이 한 자루 은검이 되어 로운을 향해 파고 들었다.

전투모드에 들어간 로운의 눈에도 은검의 움직임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쾌속했다.


로운은 피하지 않고 바로 마주쳐갔다.


- 꽈릉--!


은검과 단봉이 부딪히면서 날카롭고 파괴적인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귀를 막아야 할 정도의 폭음이었다.

들리는 소리는 한 번이었고 단 일 초의 격돌이었지만 실제로는 순식간에 열다섯 번이나 부딪힌 단봉과 은검이 낸 소리가 합쳐진 것이었다.


두 사람이 부딪히자 주위 공기가 폭약처럼 폭발했고 대지가 튀어 올라 뒤집혔으며 작은 나무들이 통째로 으스러져 가루가 되었다.


단 일초의 격돌에 일대가 수천 명이 싸운 전쟁터처럼 변했다.

교주 율리납과 철검자 취학명의 최후 격전만큼이나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물러난 로운은 놀란 눈으로 설파혼을 바라보았다.


‘아... 역시 다르구나. 이제껏 만났던 놈들과는 차원이 달라. 단봉을 몇 번이나 놓칠 뻔 했어. 절대 방심해선 안 될 놈!’


설파혼 역시 경악을 숨기고 있었다.

검을 늘어뜨리고 유유자적 서 있는 것 같았지만 검을 다시 들어 올리기 위해 선 채로 운기하며 내공을 일주천하고 있었다.


‘거대한 파도 같았다. 변화를 거듭할수록 더욱 커지는! 대체 저 놈의 한계는 어디인가?’


이번 은룡섬 일초식이면 높이를, 크기를 알 수 있으리라 했다.

무엇보다 놈의 내력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도 파악하지 못했다.


설파혼은 깨달았다.

무공으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방법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도.


‘놈의 평정심을 격탕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 츄앗-


운기를 마친 설파혼이 예의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은검을 앞으로 쭉 뻗었다.


- 츠파팟--!


은검에서 섬광처럼 검기가 발사되었다.


로운이 흠칫했다,

하지만 검기는 로운을 노리는 게 아니었다.


- 콰앙!


로운의 옆을 스쳐간 검기가 바닥을 때렸다.

바닥에 누워있는 휘의 시신을.


은빛 섬광이 죽은 휘의 시신을 때렸다.

아니 섬광은 은빛 발톱이 되어 휘의 시신을 갈갈이 찢어 놓았다.

휘의 몸은 은빛 섬광들 속에 핏덩이 살점으로 튀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 ! "


로운의 머릿속도 은빛으로 하얘졌다.


설파혼이 비릿하게 비웃으며 말했다.


“삼십 년 전, 너희가 본교를 봉쇄한 뒤 설산으로 쫒겨 난 우리는 굶어 죽고 얼어 죽은 수많은 아이들을 얼어붙은 땅을 깨서 묻었다. 태어나자마자 먹을 게 없어, 병에 걸려도 약이 없어 죽어간 일월교도의 아이들의 수만의 영혼들이 설산을 떠돌고 있다! 그런데, 저런 꼬마 하나 죽었다고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주접을 떨어? 군웅맹의 그런 가식이야말로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 아니겠나!”


멍해 있던 로운의 머리 속에 파파팍 스파크가 튀었다.

경악과 분노.

생각과 판단의 연결선들이 모두 끊어져 버렸다.

설파혼의 이야기는 귓가에 웅웅거리는 소리일 뿐 한마디도 의미로 해석되지 않았다.


로운에게 판단과 선택은 사라졌다.

찢어지는 슬픔,

그 속에서 뿜어 나오는 분노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슬픔과 분노는 복수심으로 변해 오직 한 사람, 설파혼을 향했다.

생각보다, 판단보다 분노한 육체가 더 빨랐다.


"크앗!"


걸규같은 고함과 함께 로운이 빛이 되어 튀어 나갔다.

눈앞에서 웃고 있는 은빛의 악마를 향해.


설파혼의 격탕지계는 제대로 성공했다.

이 계책의 결과는 두 갈래다.

터져버린 분노가 로운 스스로를 삼키던가, 아니면 설파혼 자신을 삼키던가.


충분히 해볼 만한 도박이었고, 어쩌면 로운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패였다.


- 슈라랑--


쏘아오는 로운 앞에 선 설파혼의 은빛 검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다.

은빛에 노오란 빛이 조금씩 올라오더니 금세 찬란한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던 효지림이 탄성을 질렀다.


“아? 저, 저건?”

“각주님이 드디어 완성하신 건가?”


관쌍도 놀란 눈을 뜨며 중얼거렸다.


설파혼이 오래도록 수련해 온 검법이었다.

그의 절대검공 은검구식은 철검자 취학명의 검술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다만 내공에서 그를 따를 수 없었을 뿐.

하여 철검자를 이길 수 있는 절대검공을 비밀리에 연구했고 그걸 안 교주가 전대의 비급들을 보여주며 새 검술 창안을 도왔다.

그 무공은 교단 내에서 소문으로만 떠돌았는데 그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은빛의 용처럼 꿈틀대던 은검이 금빛의 용이 되었다.

설파혼도 달려드는 로운을 향해 뛰쳐나갔다.


“금룡파천(金龍破天)--!”


그가 만든 절대 검공의 이름을 되뇌며.


- 꽈릉----!


인간과 인간이 낼 수 있는 굉음이 아니었다.


- 콰차차차---!


인간의 냉병기가 뿌릴 수 있는 빛이 아니었다.


- 콰앙- 쾅- 콰릉---!


그런데 그런 굉음이, 그런 광채가 사방을 뒤덮었다.


맹주도, 군웅맹의 인물들도, 쌍관과 효지림, 그리고 야율과 벽리산도 두 사람이 부딪히며 만들어낸 후폭풍에 얼굴을 가리고 몇 걸음씩이나 물러났다.


놀란 맹주가 손으로 눈 위를 가리고 두 사람의 형국의 자세히 살펴보려고 애를 썼지만 볼 수 없었다.

사방을 휘몰아치는 태풍 같은 먼지 때문이기도 했지만 설령 그런 것이 없더라도 쫓아갈 수 없는 속도였다.


맹주의 입이 벌어졌다.


‘아... 설파혼은 나와 싸울 때 힘을 다하지 않았단 말인가? 만약 저 검법을 내 철검으로 받았다면 과연 몇 초나 버틸 수 있었을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로운이 설파혼의 금빛 초식을 받아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지 받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팽팽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것.


말로만 듣던 로운의 공력과 무공은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다.


취소연이 다가와 맹주 곁에 섰다.


“아버님. 저 무공이었어요. 냉야탄을 죽음 직전으로 몰았던 바로 그 무공!”


벽자룡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런데 그때에 비해 열 배, 아니 수십 배 위력이 강해졌어. 이름이 뭐라더라?”

“낯 선 이름이었는데... 맞다!

............낙장불입!”

낙장불입.jpg


작가의말

인간식량! 좀비 인류 멸망의 날


외계에서 온 522기 의문의 비행물체

그것들이 착륙한 지 20년 후

5월 22일.

인간이 좀비가 되고....


수원 블루스타즈의 신예, 축구선수 빽또라이 백다운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https://novel.munpia.com/36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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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바람의 도, 폭우의 검, 풍도우검 율리납 +2 23.06.15 73 5 9쪽
37 <37> 단봉이 네비게이션이었다. +2 23.06.14 77 3 9쪽
36 <36> 취소연의 가슴이 내 등에 전하는 말 +3 23.06.13 80 3 10쪽
35 <35> 초보형사 이로운 군웅맹 맹주가 되다 +4 23.06.12 76 4 10쪽
34 <34> 주화입마를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니. +3 23.06.09 76 3 10쪽
33 <33> 꿈 속에 본 그녀 +5 23.06.08 80 4 10쪽
32 <32> 이 순간, 이 곳의 결정권자는 나! +2 23.06.07 80 4 9쪽
31 <31> 이로운의 한계 돌파 +3 23.06.06 89 4 9쪽
» <30> 낙장불입 VS 금룡파천 +6 23.06.05 87 4 9쪽
29 <29> 각성인가 폭주인가, 로운의 분노 +5 23.06.02 88 5 9쪽
28 <28> 휘야, 소연은 형이 꼭 지켜줄게. +5 23.06.01 82 5 10쪽
27 <27> 저러다 다 죽겠는데? +3 23.05.31 81 3 9쪽
26 <26> 절대 위기의 임무라는 것. +3 23.05.30 93 4 9쪽
25 <25> 생사의 지옥도 +6 23.05.29 86 5 10쪽
24 <24> 수채의 의리, 장강칠우 +3 23.05.27 90 4 9쪽
23 <23> 추격자 관쌍의 음모 +4 23.05.26 104 4 9쪽
22 <22> 취소연의 마음 속엔 이미 로운이가 +2 23.05.25 100 4 10쪽
21 <21> 단봉이 울다 +4 23.05.24 107 4 9쪽
20 <20> 내 문파는 대한민국 경주 이씨 판윤공파 +9 23.05.23 115 6 10쪽
19 <19> 따뜻한 그 사내의 등 +4 23.05.22 112 5 10쪽
18 <18> 빠르다, 너무 빠르다. +8 23.05.21 107 6 10쪽
17 <17> 할배와 아이가 한 몸에! +6 23.05.20 121 6 10쪽
16 <16> 딱밤이라니! 치욕이다! +3 23.05.19 125 3 10쪽
15 <15> 음양노동 관쌍 +7 23.05.18 135 7 10쪽
14 <14> 일월교 외진각주 설파혼 +4 23.05.17 132 5 10쪽
13 <13> 죽였다가 살렸다가 +6 23.05.16 132 4 9쪽
12 <12> 신의 사자가 말한 균열의 날이.... +10 23.05.15 146 7 11쪽
11 <11> 일월교주 율리납 +7 23.05.14 165 6 10쪽
10 <10> 섭혼음양지공 +4 23.05.13 177 6 9쪽
9 <9> 십이편복의 추격 +4 23.05.13 154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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