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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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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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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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화 독곡(毒谷) (2)

DUMMY

시운학은 내려놓은 짐들 가운데 아주가 지고 온 건량은 수천문 식구들 몫이라 옆으로 치워 놓고, 아보가 지고 온 것을 먼저 풀어냈다. 켜켜이 쌓인 만두가 비록 식었지만 구수한 고기향을 내뿜으니, 아이들이 몰려들어 한 판씩 꺼내질 때마다 군침을 삼켜 댔다.


시운학은 만두 한 판만 남기고 모두 아이들에게 내주니 아이들은 만두 판을 들고 자리를 옮겨 갔다. 아이들이 만두를 들고 자리를 옮기자, 기름종이에 싸여 아직도 온기를 간직한 동파육 덩어리가 모습을 보였다.


독곡주는 만두가 꺼내지고 동파육이 기름종이를 벗고 모습을 보여도, 눈도 깜박이지 않고 상자만 바라봤다. 동파육이 모두 꺼내지고서도 바라던 것이 보이지 않으니 표정이 굳어지려는데, 시운학이 책상자 위에 갖고 온 상자를 열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음 지었다.


상자 가득 검난춘으로 보이는 호로병이 들어차 있었으니, 얼핏 봐도 열댓 병은 돼 보였다. 독곡주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상자에 손을 넣어, 검난춘 호로 하나를 꺼내 손가락으로 뚜껑을 튕겨 내고 호로째 입을 대고 그대로 마셔 댔다.


호로 하나에 한 되는 넘게 들었을 터인데, 마지막 한 방울까지 들이켜고는 거하게 트름을 하고서야, 아주가 탁자 위에 펼쳐 놓은 동파육 한 덩어리를 입안 가득 쑤셔 넣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좋구나."


"마음에 드신다니 소생도 좋소이다."


"보아하니 환자도 아니고 독물을 구하러 온 것도 아닌 듯싶으니, 일전에 든 노괴들을 찾아온 것이더냐?"


"맞게 보셨소이다. 하지만 그분들이 독에 상하셨으니, 그분들을 치료에 도움을 청하고자 온 것이라 말씀드리는 것이 옳을 듯싶소이다."


"지독하게도 손을 썼더구나. 노부도 달리 고칠 방도가 없다 하니, 독지에 들었다가 그래도 독을 몰아내지 못하자 지금은 독정에 들었다."


"정녕 고칠 방도가 없는 것이오?"


"노부가 평생을 독물과 더불어 살아왔지만, 그렇게 지독한 독은 처음 봤다. 노부라 해도 그런 독에 당했다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인데, 어찌들 견디고 여기까지 들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보시면 아시겠소이까?"


"독을 갖고 있느냐?"


시운학이 보면 알겠느냐 물으니 독곡주의 눈이 화등잔만큼 커지더니, 손에서 내려놓은 검난춘 호로가 넘어져 흘러나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서며 물어 왔다.


"비에 쓸린 것이라 어떨진 몰라도 갈대 지붕 사이에 말라붙은 것들을 거둬 오긴 했소이다."


시운학은 책상자에서 붓 통을 꺼내 조심스럽게 열어 보였다. 그러자 독곡주는 안으로 들어가 독물을 취급하는 데 쓰이는 작은 질그릇 여러 개와 작은 호로병들을 들고나왔다. 그리고는 실처럼 가는 털로 시운학이 내준 붓 통을 살짝 건드리고 혀끝에 대더니, 경악하며 침을 뱉어 내고 넘어져 있던 호로를 들어 검난춘을 입에 붓고는 연신 씻어 냈다. 그래도 독곡주는 맞는지 다시 붓 통의 독 가루에 눈을 대고 살피며 시운학에게 물었다.


"가루 하나 떨구지 않고 나눌 수 있겠느냐?"


시운학은 독곡주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바로 붓 통을 들어 독곡주가 늘어놓은 작은 질그릇과 호로병들에 조금씩 나눠 넣었다. 진기로 붓 통을 두르고 살며시 그릇마다 호로병마다 한 번씩 돌아가며 톡 하고 치니, 붓 통에는 하얀 흔적만이 남아있고 모두 고르게 나누어졌다.


시운학은 만약 모르니 흔적만 남은 붓 통을 다시 챙겨 책상자에 넣고 독곡주를 바라봤다. 마치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냐 묻는 듯. 독곡주는 스스로 맛을 봤으니 얼마나 독한 독인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런데 가루 하나 날리지 않고 나눠 넣어지자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노괴들의 제자였더냐?"


"부모님과 아우 그리고 노사님들이시지요."


"그래 젊은 공자가 꽤나 위중해 보이긴 했지."


시운학이 놀라 되물었다.


"무사한 것이 아니었소이까?"


"이런 독에 당하고도 살아 있었으니 네 말대로 무사하다 해야 맞겠지. 하나 다른 이들과 달리 위중해 보이기는 했다."


시운학은 시운룡이 위중해 보였다는 말에 마음이 급해졌다.


"어디로 가야 뵐 수 있소이까?'


"그곳은 갈 수 없다. 그들이야 이런 독에 당했으니 어찌하지 못하고 독정에 들었지만, 공자는 독에 당하지 않았으니, 들어가면 오히려 독정의 독기에 상하게 될 것이다."


"독정의 독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들어간 사람이 있으니, 독정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것 아니오?"


"그야 이를 말씀인가? 하나 독정을 찾으신 분은 독문의 시조이신 독선이셨다. 지금은 본 문주라 해도 독정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니 더 말해 뭐 하겠느냐?"


"그렇다 한들 어찌 부모님과 노사님들을 찾지 않을 수 있겠소이까? 알려만 주시면 찾는 것은 소생이 홀로 찾겠소이다."


"말을 들을 것 같지도 않으니 알려는 줄 것이나, 목숨을 가벼이 여기면 오히려 불효가 되지 않겠더냐?"


"감사한 말씀이시오. 소생도 한목숨 소중한 것은 아나, 일러 주시면 가능한 곳까지라도 가 봐야 하지 않겠소이까?"


"들어오며 독물을 다루는 것을 보고 예사롭지 않은 무공을 익혔다 여겼지만, 독정은 생각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한 모금 독기만으로 육신과 뼈가 녹아내리는 곳이 독정이니 잘 생각하고 행하거라."


"말씀드리지 않았소이까? 능력이 되는 곳까지만 살펴보고 오겠다지 않소이까?"


"아망이 그래도 독기에 강한 아이이니 그 아이가 갈 수 있는 곳까지만 안내하라 할 것이다. 아망도 독지를 크게 넘지 못하니 행여라도 아망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감사드리오. 아망이 조금이라도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약조드리겠소이다."


독곡주는 시운학이 나눠 놓은 독이 든 그릇과 호로를 상자에 담아 조심스럽게 안으로 옮기고, 아망을 불러 시운학을 독지로 안내하되 너무 깊숙이 들어가지 마라 재삼 강조했다. 시운학은 입구에서 막아섰던 아망의 불만 어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망의 뒤를 쫓았다.


독곡에서 일각도 나가지 않아 진창으로 변해 버린 밀림은 아직 중천에 떠 있는 강한 햇볕에 뿌연 장독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아망은 장독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풀잎 몇 줄기를 끊어 입에 물고 시운학에게도 아무 말 없이 건넸다.


아망은 보란 듯이 풀잎을 씹어 입안 가득 채우고 시운학을 비웃으며 바라봤다. 시운학이 풀잎을 살펴보니 오풍초였다. 오풍초는 해독에 탁월해 마부들도 말이 탈이 났을 때 먹이는 풀이었다. 시운학은 진기로 장독을 막고 있었지만, 오풍초를 입에 물고 있으니 장독의 비린 냄새가 조금은 가시는 것이 좋았다.


장독 사이로 독무가 짙어지고 헤치고 가는 길가 낮은 곳에는 고랑을 이뤄 검은 물길이 이어졌다. 장독이 물에 녹아 흐르는 것이었으니 독수가 아닐 수 없었다. 물길이 모아졌는지 제법 넓은 곳에 모여들어 작은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아망은 독지로 보이는 곳에 이르자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도 아망의 독공으로는 독지가 한계인 듯 보였는데, 시운학이 살펴본 아망의 안색은 조금 더 들어가도 문제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아망이 더는 움직이려 하지 않으니 시운학이 물었다.


"네 한계가 여기까지 더냐?"


아망은 시운학의 말에 반발하려 했다가 무슨 생각에선지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시운학은 어차피 아망과 함께 독정에 들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아망이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자 다시 물었다.


"독정으로 가려면 똑바로 가면 되느냐?"


아망은 시운학이 정말 독정으로 가려 할 줄은 몰랐다. 여기까지 들어온 것만으로도 말은 안 해도 놀랍기 그지없었는데, 독정이라니 죽으러 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니 죽으러 가려 한다면 얼마든지 다른 편한 방법도 많았다.


독정은 살아 있는 것은 무엇이고 받아들이지도 남겨 놓지도 않는 곳이었다. 비록 아망도 그곳을 가 보진 못했지만, 독곡에 들어온 이후 사형들이나 사부들 그리고 독곡주로부터 무수히 들어 온 말이었으니, 감히 독정에 들겠다는 시운학이 너무 무모하다 여겨졌다.


그렇다 한들 아끼는 독물들을 죽인 시운학을 좋게 볼 마음은 없었으니 애써 말리고 싶은 마음도 생겨나지 않았다. 곡주께서 독지 안으로 안내하고 갈 수 있는 곳까지만 들어가라 재삼 당부한 것을 생각하고, 독정까지 가겠다는 말에 더는 한 걸음도 나가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독지의 물길을 따라가면 된다 들었소이다."


아망이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독지의 물길을 따라가면 된다 하니 그것이면 되었다. 시운학은 아망이 기다리거나 돌아가거나 상관하지 않고, 독지에서 이어지는 가는 물길을 따라 움직여 나갔다.


독지 주변에서는 활발히 움직이던 독물들이, 뭔가 두려운지 달아나려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 이르자, 피어오르던 장독마저 잡아끄는 검은 웅덩이가 보였다. 진기를 겹으로 두르고도 어지러움이 느껴져, 운기조식을 끊이지 않고 이어 가며 숨결을 따라 스며든 독기를 손끝에 모아 배출하느라 시운학의 손끝에서 핏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독정 건너 나무들을 베어 낸 듯한 공지에서 장왕 손탁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옅은 소리로 물어 왔다.


"누구냐?"


시운학은 물어오는 소리를 반기며 장왕 손탁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대답했다.


"운학입니다."


"건너오지 말거라. 찾아올 줄 알았다만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


"몸은 어떠신지요?"


"모두 살아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말거라."


"혹시 해약을 아시는지요?"


"얼마나 머물 수 있겠느냐?"


"몇 시진은 충분합니다."


"놀랍구나. 잠시 있으면 관 노사가 깨어날 것이니 물어보거라."


장왕 손탁은 시운학과 잠시 말하는 것으로도 힘이 들었는지 말을 멈추고 좌선에 들었다. 시운학이 안력을 돋워 가며 살피니 모두 좌선을 하며 독기에 저항하고 있는 듯 보였다. 입고 있던 옷은 독기에 상해 누더기를 걸친 것과 다름이 없었고, 무엇을 먹으며 지냈는지 아무리 살펴도 먹을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운학이냐?"


"예, 관 노사님.

해약을 아시는지요?"


"독을 태워 낼 정도의 양기와 열기를 지닌 것들이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인연이 아니고서는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시운학은 강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말씀해 주십시오."


"천년금구의 내단이나 교룡의 내단이면 되겠구나. 공청석유나 지극혈보, 만년삼왕도 효험이 있겠고, 혈관대망의 피, 뇌응신조의 정수, 만년화리도 도움이 될 것이야."


시운학은 신기묘산 관교가 거론하는 모든 것들이 구하려 해서 구해지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물었다.


"더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쌍두청홍사나 학정홍, 열혈거망의 내단이나 피도 효험이 있을 것 같구나."


시운학이 신기묘산 관교가 알려 준 것들을 되뇌고는 다시 물으려 했지만, 신기묘산 관교는 다시 좌선에 들었다. 불과 일각도 견디지 못하는 것에 시운학은 기다렸다 모두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잠시 말을 나누는 것도 힘들어하는 것에 다시 오기로 하고 온 길을 돌아갔다.


시운학이 독곡으로 돌아오자 모두들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아망이 돌아와 시운학이 독정에 들었다고 전하자, 모두들 시운학이 살아 나오지 못하리라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독곡주는 시운학이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온 것을 보고, 시운학이 내공으로 견딜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갔다, 독정까지 가는 것은 중도에 포기하고 나온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운학이 아주와 아보를 불러 가까운 마을이 어디 있는지 묻고, 그곳에 옷을 파는 상회가 있는지 묻는 것을 보고는 의아해하면서도 물을 수밖에 없었다. 아주와 아보가 시운학이 내준 은자를 갖고 옷을 구하러 나가자, 그제서야 독곡주가 물었다.


"만나 보고 온 것이더냐?"


"길게 안부를 여쭐 경황이 아닌 듯싶어 건량과 옷을 챙기러 나왔소이다."


"벌써 녹아내렸을 줄 알았더니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니, 대단한 노괴들이로구나."


"강호에 오왕 칠선이라 불리셨던 분들이시오. 예를 갖춰 말씀하시지요."


"그랬구나, 네놈은 본 곡주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곳을 찾은 것이더냐? 네놈이 말한 칠선 가운데 독선이 본좌이니라."


시운학은 독문의 문주라 알고 있던 노인이, 노사분들과 같은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독문의 제자들이 한결같이 어려 보이긴 했어도, 문주께서 독선이신 줄은 짐작도 못 했습니다."


시운학은 독문주가 독선이라 하자, 노사분들과 같이 존대로 바꿔 말했다. 하지만 독문주는 그런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검난춘 호로를 들고 마시며 물었다.


"뭐라 하더냐?"


독정에 든 사람들이 오왕과 칠선에 든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강호에서 서로 알고 지내지 않았기에, 독곡을 지나치던 때를 되새기며 오왕칠선에 들었던 고인들이라면, 해독할 방도를 알고 있는지 있으면 뭐라 했는지 물은 것이다.


"독을 태워 낼 열기와 양기를 갖춘 영물의 내단이나 혈을 찾으라 하셨습니다. 만년삼왕이나 지극혈보, 공청석유도 좋다 하셨고요."


"결국 독을 태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이렷다."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구하기도 어렵지만 다시 한번 환골탈태를 이뤄야 한다는 말인데. 네가 독정에 든 사이 잠시 살펴보니, 그들이 당한 독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다만 교묘하게 배합해 해독을 어렵게 만들었을 뿐이더구나."


"어떤 독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알려 주는 것이야 어려울 것 없다마는, 하독한 놈들을 찾는 일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말했듯이 구하기 어려운 독들은 아니다. 그러니 그만큼 독을 만든 놈들을 구분하기도 어렵겠지. 복수에 눈이 멀면 네 무공으로 천하가 피로 물들지 않겠느냐?"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들었습니다."


"우선 신선폐와 군자산이 있었다. 어떤 독인지는 알겠지?"


"산공독이라 알고 있습니다."


시운학은 독문주의 주의가 있었기에 당문의 산공독이라 하지 않고 그저 산공독이라 대답한 것이었다.


"독에도 해박하니 말하기 쉽겠구나. 거기에 자오분심을 섞어 심기를 어지럽히고 인면지주의 독에 화골산을 넣었더구나."


"······."


"강호에 무형독이라 불리는 독이 있는 줄은 아느냐?"


"예, 들었습니다."


"노괴들의 제자라면 알고 있는 것도 당연하겠지. 살문에서 쓰는 독이지만 지금까지 누가 만들었고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는 독이다."


"무형독도 섞여 있었다는 말씀이시지요?"


"네가 갖고 온 것 대부분이 신선폐와 군자산, 미혼산이었다. 인면지주가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양이 적은 것은 당연하겠고, 자오분심에 화골산을 더하고 무형독을 섞다니, 대단한 고수가 아니라면 섞어 내지 못했을 것 같구나."


"독공을 아는 자의 소행이라는 말씀이시지요?"


"그야 당연하지 않겠느냐? 그보다 독을 만든 놈도 대단하지만 독을 푼 놈도 대단하다 해야 할 것이야. 넓은 지역에 걸쳐 바람에 싣는 일은 본좌라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놈들을 찾는 일은 급하지 않습니다. 말씀드린 영물들의 소재나 산지를 알 수 있겠습니까?"


"독정에 든 사람이 열이다. 한 사람뿐이라면 아망의 독각화망이라도 내주면 될 것이나, 아망의 독각화망은 혈관대망이나 열혈대망에 비해 효험이 떨어지고, 아직 어려 독정의 독도 해독하기 어려울 것이다."


"천하에 수소문해서라도 제대로 된 물건을 찾아야겠지요. 소림 대환단이나 무당 태청단 같은 영약은 도움이 되겠습니까?"


"돌중이나 말코도사가 내주지도 않겠지만, 영단은 오히려 독만 부채질할 것이다. 아직 살아들 있는 것을 보면 독정의 독과 조화를 이루는 듯싶으니, 한동안은 견디지 않겠느냐? 어린 공자가 염려스럽기는 하다만, 그 또한 지금까지 살아남았으니 나오진 못해도 독정 안에서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야."


아주와 아보가 마을로 나가 옷가지를 사 오자, 시운학은 건량과 옷가지를 챙겨 상자에 넣고 독정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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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화 독곡(毒谷) (2) +1 23.09.09 2,772 21 16쪽
123 123화 독곡(毒谷) (1) +1 23.09.08 2,798 22 16쪽
122 122화 남만행(南蠻行) (2) 23.09.07 2,808 22 17쪽
121 121화 남만행(南蠻行) (1) 23.09.06 2,822 20 14쪽
120 120화 회천맹(回遷盟) (3) +2 23.09.05 3,015 18 15쪽
119 119화 회천맹(回遷盟) (2) 23.09.04 3,011 19 14쪽
118 118화 회천맹(回遷盟) (1) +1 23.09.03 3,018 21 14쪽
117 117화 천하무림대회 (18) 23.09.02 2,988 23 12쪽
116 116화 천하무림대회 (17) 23.09.01 2,973 2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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