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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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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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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화 상가의 한계

DUMMY

226화 상가의 한계



헌원도 팽태겸은 다른 세가들이 남육성의 상권을 두고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남궁 세가가 어느 정도의 양보를 내놓는다 한들 다른 세가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상권은 한 번 내주게 되면 다시 되돌리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각 세가의 방계 혈손들이기에, 그들의 노력으로 이뤄낸 상권을 내주고 받는 일은 본 가의 결정만으로 이뤄지기 어려웠다.


“무파들이 이번 사해방과 관련한 일들에 지켜보기만 할 뿐, 관여하려 들지 않는 이유는 모두 잘 아실 것이라 여겨지니 말씀드리지 않겠소이다. 사실 무파와 마찬가지로 본 가 역시 남육성의 문제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결정이 있었소이다.


본 가라고 남육성에 어찌 사업을 벌이지 않았겠소이까마는, 여기 모인 세가들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기에, 본 가에서는 방계에 피해가 없으면 움직일 것 없다고 정한 것이외다.


하지만, 작든 크든 본 가 역시 피해를 입었지요. 지금이야 여기 모인 세가의 노력과 희생으로 대부분 되찾게 되었으니 먼저 감사드리겠소이다. 본 가가 남육성의 사업체를 가벼이 여긴 것처럼 모든 세가들 역시 본 가와 다를 것 없었다고 말씀드리면 뭐라고들 하시겠소이까?”


“······.”


모든 장로들의 표정에 노기가 드러났다. 헌원도 팽태겸의 말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방관하다 일이 커지고 나서야 허둥대지 않았느냐는 말이었고, 그렇게 움직였으니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 않느냐 꾸짖는 말이었다.


“양의검께서 말씀이 계셨으니 회천맹이 운남 수천문을 도모한 일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회천맹은 비록 정파에 속해 있던 천룡 표국이 주도한 일이지만 그 안에는 사해련이라는 사파가 있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무파와 상가 할 것 없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분들이 운남에 모여 계셨다는 말에 강호 무림은 얼마나 크게 놀랐습니까? 그런 수천문이 회천맹의 독공에 불탔어도 무파도 우리 오대 세가도 움직이지 않았소이다.


무파들은 그저 자신들의 비급이 회천맹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는지에만 관심을 보였고, 여전히 수천문에 보관돼 있던 비급 가운데 어떤 비급이 유실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당시 운남 수천문을 도모했던 무리들의 무공이, 당시 유실된 비급에 근거한다는 것은 이번 일로 알게 되었소이다.”


남궁 세가에서 창궁 대원들에게 물어 사해방 놈들의 무공을 살핀 것을, 오대 세가가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자 각 세가에 청하면서, 오대 세가에 사해방 놈들의 무공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에서 전한 것이었다.


“운남 수천문이 불타고 수천문 사형제들의 손에 회천맹에 주축이었던 만금 전장주 금적산 일가와 염방을 이끌었던 호염대 일족이 멸문당했고, 광인방과 백수촌 역시 멸살되었소이다.


수천문이 불타고 또 수천문 제자들이 혈겁의 원한을 갚는 동안 강호 무림은 어찌했소이까? 누구 한 명이라도 나서 도움을 주기는 했소이까? 화화방은 중원으로는 들지도 않는 놈들이고 하오문이야 수천문 사형제들이 살귀가 아니고서야 말해 뭐 하겠소이까?


수천문은 회천맹을 이끌었던 당시로 봐서는 회천맹 수장이었다고 해야 할 천룡 표국조차 건드리지 않고 있소이다. 당문의 일만 봐도 수천문이 어떤 곳이라는 것은 절로 알게 되지 않겠소이까?”


하오문을 지우려면 수천수만도 더 죽여야 하고, 당문의 상선이 불탔어도 한 사람도 죽지 않은 것을 말한 것이었다.


“이번에 사해방을 치고자 했을 때 수천문이 도왔다면 남궁 세가에 어려움이 있었겠소이까? 시 대협께서 염방을 치셨을 때도 홀로 움직이셨다고 알고 있소이다. 염방주 호염대 일족과 호위, 추노꾼을 포함 수백이 넘게 제거되었소이다.”


대천검 제갈도진이 큼큼거리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가 만들어진 것 아니겠소이까? 조금 늦었지만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모인 것이 아닌지요?”


헌원도 팽태겸은 대천검 제갈도진의 말에 고개를 흔들어 보이고 다시 말했다.


“정녕 그리들 여기시는 것이오? 오늘 이 자리에서 오대 세가가 연맹을 맺고 주산진현과 귀해에 숨어 있는 주고를 치고자 하신다는 말씀이시오? 주산진현을 장악하고 주고를 쳐낸들 오대 세가가 얻을 것이 있소이까?


호남성은 당가에서 사해방을 모두 몰아냈고, 강서성과 복건성은 황보 세가와 제갈 세가에서 몰아내지 않았소이까? 강소성과 절강성 역시 사해방은 남아 있지 않소이다.


단 한 곳 절강성 작은 현 하나 주산진현이 남아 있을 뿐이고 원흉이라는 주고와 사해방이 모여 있는 곳이기는 하나, 주산진현은 이렇다 할 상거래가 없는 곳이 아니오? 소금은 황실의 물건이니 거래를 논할 필요조차 없질 않소이까?


언제고 쳐내야 할 놈들인 것은 맞으니 우파현과 가흥현에 각 세가의 전초를 세워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겨지외다. 그럼에도 남궁 세가에서 기필코 놈들을 치려 하신다면 남육성에서 통 큰 양보가 있어야 할 것이외다.”


사해방은 주산진현에 가둬 두고 남육성의 상권을 지금처럼 유지하든지, 그렇지 않고 오대 세가의 도움을 받아 주산진현의 사해방 뿌리를 뽑으려면 무력 지원의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나마 남육성의 상권에 크게 관여하지 않은 팽가 헌원도 팽태겸의 말이었으니 고성이 나오지 않았을 뿐, 남궁 세가 장로들을 제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여 헌원도 팽태겸의 말에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비연검 남궁진송이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려는지 당가 오 장로 당휘를 보며 말했다.


“듣기에 당가는 독전대 일부만으로 호남성을 평정했다는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 이리 늦고 말았소이다.”


당가 오 장로 당휘는 비연검 남궁진송이 내막을 알고 비웃으려 하는 말인지, 모르기에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굳이 숨겨야 할 일도 아니었기에 민망한 듯 큼큼거리며 말했다.


“비연검의 축하를 받기에는 너무 부끄럽소이다. 본 가에 나름의 사정이 있어 호남성에서 사해방 놈들을 몰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소이다. 영주 설가를 아시는지 모르나 놈들을 호남성에서 몰아내는 데는 설가장의 도움이 컸소이다.”


느닷없이 영주 설가장의 도움이 컸다는 오 장로 당휘의 말에 비연검 남궁진송은 놀라움을 드러내며 되물었다.


“설가장이라 하셨습니까? 영주 설가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설가장은 무가도 아니질 않습니까?”


세가의 정보를 다루는 비연검 남궁진송이 모르고 있었을 리는 없었지만, 너무 예상하지 못한 말이 갑작스럽게 나와 잠시 잊었는지 되묻자, 곁에 있던 대공자 남궁철이 나직하게 알려줬다.


“묵운 사마의 대협께서 설가의 사위입니다.”


“하하하

소생이 잠시 당황스러워 잊고 있었소이다. 묵운 사마의 대협께서 나섰다면야 당 장로께서 하신 말씀이 이해되긴 합니다만, 수천문은 이번 일에 나서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닙니까? 무맹의 유 대협께서도 그런 의미의 말씀이 계셨고요?”


“수천문의 사정이야 소생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영주 설가장의 사업체를 사해방이 건드리자, 사마 대협께서 영주는 물론이고 상담, 익양, 악양의 사해방 씨를 말린 것은 호남성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외다.”


호남성의 절반을 묵운 사마의 혼자 쳐냈다는 말이었다. 더구나 오 장로 당휘의 말은 사해방을 내몬 것도 아니고 씨를 말렸다 하니, 새삼 수천문 제자들의 무위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하는 말이었다.


반혼장 황보신우는 설가장이 사위인 묵운 사마의의 도움을 받아 호남성에서 설가장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말에 오 장로 당휘를 보며 말했다.


“당가의 영애가 시 대협과 인연을 맺었다는 말을 들었소이다만, 이번 일에 시 대협은 당가를 돕지 않았소이까? 아니면 사마 대협이 설가장을 핑계로 당가를 돕게 한 것은 아니오?”


“하하하

뭐 그리 생각하실 수도 있겠소이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말씀드리지요. 소소는 지금 신야 수천문에 머물고 있소이다. 그저 머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천문 어른들의 허락을 받고 내전의 주인으로 머물고 있다는 말씀이외다.


본 가의 가주님께서도 혼례를 치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시고 계시지만, 운남에 계시는 수천문 어른들께서 허락이 계셨으니 시 대협께서 말씀하신 대로, 수천문이 자리 잡게 되면 성대한 혼례가 치러질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소이다.”


당가는 시운학을 사위로 받아들였다는 말이었다. 팽하린을 신야 수천문으로 보내 머물게 하고 있는 헌원도 팽태겸이야 익히 알고 있던 말이었다.


남궁 세가와 제갈 세가, 황보 세가의 장로들은 당소소가 신야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야 정보망을 통해 알고 있었어도, 수천문 어른들과 당가주의 허락까지 받아내고 수천문 내전의 주인으로 지내는 줄은 몰랐는지 놀라움이 커 보였다.


헌원도 팽태겸만이 놀라지 않고 있자 비연검 남궁진송이 물었다.


“헌원도께서는 아시고 계셨던가 봅니다.”


“얼마 전 삼 공자가 신야를 다녀와 전한 말을 대충 들었소이다.”


당가는 시운학을 사위로 삼았고 팽가 역시 수천문과 가까이하고자 신야를 찾았었다는 말이었다. 남궁 세가와 황보 세가, 제갈 세가가 사해방과 상권을 다투는 사이에 당가와 팽가는 다른 일을 꾸미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양의검 남궁진수는 당가와 팽가의 움직임이 마음에 걸렸지만, 당장 오대 세가의 합의를 이끌어 내 사해방을 치거나 막는 일이 급선무였으니, 수천문의 일은 세가로 돌아가 가주와 논의할 일이었고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먼저였다.


“헌원도께서 가흥과 우파를 막으면 된다 하셨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대천검 제갈도진이 말하려는데 반혼검 황보신우가 앞서 말했다.


“가흥현과 유파현을 막는다고 끝날 일은 절대 아니올시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남궁 세가에서 전력을 다한다면야 염방이 돕고 있다 한들 사해방 놈들을 쳐내지 못할 것이 있겠소이까?


다만 그렇게 하고 나면 사해방 놈들을 쳐낸 것 말고는 아무런 소득도 얻는 것 없이, 애써 기른 남궁 세가의 무력만 소모된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남궁 세가에서도 이런 점을 잘 아시고 계시기에 오대 세가의 힘을 빌리시려는 것이 아니오?


본 가도 이번에 사해방 놈들을 치면서 주작대 절반이 한동안 움직일 수 없게 되었소이다. 광동을 제하고 남육성을 모두 되찾았다 하지만, 주산진현에 숨어있는 놈들뿐 아니라 천하 곳곳에 퍼져 있는 하오문에 대한 대책도 논의해야 한다는 말씀이외다.


각 세가에서 무대(武隊) 하나 빼내는 것이 뭐가 어렵겠소이까? 하지만 무대 하나로 놈들을 쳐낼 수 있소이까? 그보다 많은 무력을 동원하기에 주산진현으로는 세가들이 흘릴 피의 대가로 얻어 낼 것이 없질 않소이까?”


쳐내지 않을 수 없어도 쳐내려 하니 얻어 낼 대가가 없다는 말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남궁 세가에서 흘린 피의 대가를 내주면, 주산진현의 사해방을 치든 우파현과 가흥현에서 사해방이 나오는 것을 막든 응하겠다는 말이었다.


대장로 양의검 남궁진수의 속에서 열불이 타올랐지만 창궁대원들의 복수를 다짐한 가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돌아가면 가주님께 말씀드려야 하니 여러분들의 요구 조건이나 들어 보십시다.”


이번에는 반혼장 황보신우가 나서려는 것을 대천검 제갈도진이 막으며 말했다.


“남궁 세가의 근거라 할 수 있는 안휘성과 강소성은 양보할 것이니, 남은 호남성, 강서성, 절강성, 복건성, 광동성에서의 다른 세가의 상권을 보장하시면 되지 싶소이다.”


“대천검의 말씀은 본 가의 모든 권리를 내려놓으라는 말씀으로 들리오만, 소생이 제대로 들은 것이오?”


“남궁 세가의 권리를 내려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공평한 조건에서 경쟁하자는 말씀이외다. 상권을 나눠 달라는 것도 아니고 고작 공정하게 경쟁하자는 것이 그리 과한 요구라는 말씀이시오?”


“차라리 부현을 나눠 달라 하시지 그러셨소이까?”


“그래서야 얼마나 유지하겠소이까? 공연한 세가간의 갈등만 부추기게 되지 않겠소이까? 소생의 생각으로는 남궁 세가에 가장 유리한 조건이지 싶소이다만 어찌 반대하시는지 의문이외다.”


“작금에 본 가에 어려움이 생겼지만 모두 비무 대회가 어찌 치러지고 있는지 지켜보시지 않으셨소이까?”


“하하하

말씀이 격해지기 전에 오늘 모임은 이만 끝내시지요.”


헌원도 팽태겸의 중재로 장로들은 모임을 마쳤지만, 남궁 세가의 장로들이 돌아간 뒤로도 남은 세가들의 장로들은 오랫동안 논의를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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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60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7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8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3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70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7 11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3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2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3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31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3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4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3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6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50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5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1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3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7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7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2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6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6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8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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