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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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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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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강호 무림에서 존재조차 부인당하던 복마권 여시준이 이끌던 대원들이 모두 무림맹을 떠나자, 지지부진하게 논의만 이어 왔던 구파일방은 순식간에 무림맹의 체계를 세우고, 화산파 청심장 도강렬을 신임 무림맹주로 세웠다.


이는 무림맹에 합류할 것이 분명해진 오대 세가가 무림맹에 들기 전에 무림맹의 요직을 차지하려는 구파일방의 속셈이었는데, 이미 두 번의 패배로 세가의 무력이 약해진 오대 세가를 무시하는 행태였다.


정주 제일루 연회장에 오대 세가 가주들과 세가의 주요 인사들이 모였다. 이번 모임이 벌써 네 번째였지만 구파일방이 맹을 결성하지 않고 미적거려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제갈 세가주 신기수사 제갈도진이 먼저 말을 꺼내 들었다.


“모두 들으셨겠지만 복마권 여시준 대협께서 어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이끌고 맹을 나갔소이다. 그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맹주를 세우고 무림맹 조직을 알려 왔는데, 세가련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 아니오?


물론 그들이 기다렸던 것이 여 대협이 떠나기를 기다렸다고 드린 말씀은 아니올시다. 그러니 더욱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니오. 아무리 세가련이 어려움에 처했다 한들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의견을 내 주시겠소이까?”


당가주 만독수 당적이 말을 받았다.


“여러 말 할 것 있겠소이까? 수모를 당하더라도 무림맹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 세가의 전력을 기울여 볼 것인지만 정하면 되는 것 아니오? 본 가에서 독전대를 참여시켰지만 독전대로는 본 가의 힘을 가늠하지는 못하외다.


황보 세가의 주작대도, 남궁 세가의 창궁대도, 팽가의 백호대도, 제갈 세가의 건천대 역시, 각 세가를 가늠하는 무력이 아니질 않소이까? 언제까지 감출 것이 아니라면 이번 기회에 세가련의 본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것은 어떻겠소이까?”


남궁 세가만 해도 가주와 함께 움직이는 제왕검대도 있고, 금검대와 은검대, 동검대도 그대로 남아 있었어도, 세가련에는 창궁대만이 그것도 한두 대만이 참여하고 있었다.


다른 세가들 역시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무력이 비슷하게 존재했다. 당가주 당적의 말은 숨겨 두고 감춰 두어야 할 세가의 힘을 드러내, 구파일방이 주는 수모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수모를 당하더라도 세가들의 힘을 보전할 것인지 묻고 있었다.


팽가주 팽수렴이 당가주 당적의 말에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바로 말을 받았다.


“구파일방은 그놈들의 무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소이다. 구파일방도 우리와 같이 당하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앞으로 그놈들과 싸우는 데 굳이 세가련의 힘을 낭비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니오?


두 번의 패배로 수모야 이미 당할 대로 당한 것이 아니오? 오히려 그 두 번의 실패로 인해 구파일방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게 되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 아닌가 싶소이다.


마교를 칠 때처럼 무림맹의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오랜 세월이 필요한 것도 아니질 않소이까? 구파일방이 세가련을 무시해 맹의 무력은 모두 그들의 차지가 되겠지만, 쓰기에 따라서는 맹을 장악할 수 있는 자리를 넷이나 남겨 두지 않았소이까?”


팽가주 팽수렴의 말에 가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복수도 중하지만 굳이 세가의 힘을 모두 드러내 보이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이야 같은 적을 두고 싸워야 하니 힘을 합치더라도, 일을 마치고 나면 적과 다르지 않은 세가 사이였다.


그렇지 않아도 정주에 들어 만나 본 당가주 당적의 무위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 것도, 세가의 가주들이 세가의 무력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원인이기도 했다.


황보 세가주 황보철우는 지난 싸움에서 아우 황보신우를 잃었다. 누구보다 큰 분노를 갖고 있었지만 세가의 가주들과 가주들을 따라온 세가의 무인들을 보면서, 그나마 모자란 세가의 힘을 아끼기 위해 참고 또 참아야 했다.


당가와 팽가는 두 번의 패배에도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었다.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것은 남궁 세가였지만, 황보 세가는 주작대에 장로인 황보신우를 잃었고, 제갈 세가 역시 건천대와 곤지대를 잃었다.


당가주 당적이 팽가주 팽수렴의 말을 마치자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다.


“신룡대야 구파일방의 제자들로 채워질 것이니 세가련에서 상관할 일 아니고, 파사대는 세가별로 운영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대로 하고, 세가별로 조를 나누는 것이 어떻겠소이까?”


당가주 당적의 의견에 제갈세가주 제갈거진이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했다.


“이번 남창 전투를 복기해 봤는데 그보다는 고르게 섞어 두 대로 만드는 것이 좋겠소이다. 놈들의 무위가 예상외로 강하다는 것은 아실 것이니 세가별로 나누기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좋을 듯싶소이다.


남창에서도 당가의 만독대가 내는 독연으로 놈들을 많이 잡지 않았소이까? 아직은 무위도 약하고 어린아이들이 아닙니까? 서로 배우는 것도 있을 것이고 세가련이 단결하는 데도 좋을 듯싶소이다.”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은 또다시 창궁대의 손실이 없어야 했기에 바로 찬성하고 나섰다.


“그러는 것이 좋겠소이다. 반대하시는 분이 없으시면 그리하는 것으로 하고, 세가련에 남겨진 자리는 어찌하면 좋겠소이까?”


당가주 당적이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이 묻자 바로 말을 이어 갔다.


“어차피 장로원이 있으니 누가 맡든 무슨 상관있겠소이까? 운영비야 공평하게 나누면 되는 것이고 본 가는 딱히 맡고 싶은 생각이 없소이다. 차라리 남궁 세가에서 모두 맡으시는 것은 어떻겠소이까?”


세가에 도움이 되는 일도 아니고, 천하를 상대로 싸우는 것도 아니었으니, 귀찮기만 한 일에서 빠지려는 말이었다. 한마디로 남궁 세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니, 남궁 세가에서 잃은 것들을 되찾으려면 많이 내놓으라는 말이었다.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은 당가주 당적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하지만 당가나 다른 세가와는 달리 주고 무리를 쳐내야 잃은 절강과 복건을 다시 찾을 수 있었기에 남궁 세가로서도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다.


“좋소이다. 모두들 동의해 주신다면 본 가에서 맡는 것으로 하지요.”


가주들은 빠르게 이해득실을 계산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가주 당적은 가주들이 동의하자 마치 회장이라도 되는 듯 일을 마무리 지었다.


“총관과 군사, 재당주와 인당주는 남궁 세가에서 맡는 것으로 정하고, 앞으로 무림맹과의 소통도 남궁 세가에서 맡는 것으로 하십시다. 본 가는 만독대 두 대와 암영대 한 조를 파사대에 투입하겠소이다.”


당가주 당적이 만독대 두 대에 암영대 한 조를 파사대에 투입하겠다고 하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당적을 바라봤다. 만독대 두 대는 사파대를 둘로 나누기로 했으니 이해가 되었어도 암영대까지 내줄 줄은 몰랐다.


세가주들 모두 암영대가 당가가 내보이지 않으려는 무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암영대 한 조면 만독대 두 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전력이었으니 은연중에 다른 세가들에게도 압박이 되었다.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은 당가주 당적의 말에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당 가주께서 그리하시겠다면야 본 가도 뒤질 수 없지요. 창궁대 두 대를 은검 대원에게 이끌게 하겠소이다.”


당가에 이어 남궁 세가에서도 무력을 높이자 황보 세가는 주작대를 한 대만 내려던 것을 두 대로 늘렸고, 팽가에서는 백호대 두 대와 전광대 두 조를 내겠다고 했다.


제갈 세가주 제갈거진은 제갈 세가의 피해가 생각 외로 컸기에 감수대와 이화대를 내는 것으로 말하고는, 제길 세가는 그것뿐이냐는 듯이 다른 세가주들이 말로는 안 해도 표정으로 보이는 비웃음을 참아 내야 했다.


파사대를 꾸릴 무력이 마련되자 사실상 세가주 모임의 안건은 모두 처리된 셈이었다. 뒤에 남은 일이야 세가 사람들이 처리하면 될 일이었다.


제갈 세가주 제갈거진은 가주들의 비웃음을 걷어 내기라도 하려는지, 복마권 여시준이 은창 유성과 함께 정주를 나간 것을 거론했다.


“그나저나 여 대협께서는 왜 유 대협과 함께 움직였을까요? 장 대협께서야 평생을 여 대협과 함께했으니 그렇다 하지만, 따라 움직인 대원들만 해도 백이 넘는다고 들었소이다.”


팽가주 팽수겸이 그게 뭐가 이상하는냐는 듯이 제갈거진을 보며 말했다.


“구파일방의 압박에 막상 나오기는 했어도 어디 갈 곳이 있겠소이까? 여 대협과 장 대협, 태 대협 세 사람이 정주에 머문 세월이 벌써 삼십 년 아니오? 도룡검 태우선 대협을 보면 알 것 아니오?


구파일방에 밀려 쫓겨나면서도 가는 곳이 무림맹 호남 분타라고 하더이다. 그것도 여 대협이 호남 분타를 무림맹 분타로 받아 달라고 사정까지 했다고 하는데, 신임 맹주에 오른 도 대협께서 자리를 내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하더이다.


그러니 여 대협이라고 가실 곳이 있겠소이까? 더구나 따르는 무인이 백을 넘긴다는데 문파를 열려 해도 은자가 있어야 열지 않겠소이까? 이도 저도 안 되니 신야 수천문에 따라 나온 무인들을 의탁하러 간다고 하더이다.”


당가주 당적이 말을 받았다.


“구파일방에서 그들을 밖으로 내몬 것은 크게 실수한 것이외다.”


제갈 세가주 제갈거진은 당가주 당적이 확언하며 실수한 것이라고 하자, 무위가 화경이라 알려진 은창 유성을 말하는 것이라 여기면서도, 화경에 오른 고수야 새로 꾸린 무림맹에도 둘이나 있었기에 되물었다.


“실수라니 유 대협을 두고 말씀하시는 것이오?”


“그렇소이다.”


“유 대협의 무위가 화경이라는 것을 몰라서 내보냈겠소이까? 맹주에 오른 청심장 도강렬 대협도 화경이라 하고 소림 천수 대사야 화경에 오른 지 오래지 않소이까?”


“무림맹에 화경의 고수가 둘이니 유 대협이 없어도 충분하다는 말씀이시오? 누구라도 충분히 그리 생각할 수 있겠소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쉽고 빠르게 처리할 생각이 있다면 유 대협의 사문을 감안했어야 한다는 말씀이외다.”


“그 말씀도 틀린 말씀은 아니나 수천문은 회천맹에게 운남 근거가 불타고 전대 고인들이 크게 화를 당했다고 들었어도, 당시 일을 주도했던 천룡 표국조차 그대로 놔두고 있지 않소이까?”


“언제 얼마나 큰 벌을 내리려고 원수를 두고 보는지야, 당사자들이 아니고서는 누가 알겠소이까?


소생의 생각에 불과한 말이지만 구파일방이 유 대협을 신야로 내몬 것이야말로, 구파일방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겠소이다.”


“그렇게까지 확언하시는 이유라도 있으신 것이오?”


“남궁 세가주께서는 시 대협을 만나 보셨으니 아실 것 아니겠소이까?”


“어찌 아시는지 모르나 소생 역시 당 가주님의 말씀과 다르지 않소이다.”


“하하하

소생은 두 분 가주님의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리 확언하시니 어디서 그런 확신이 나오는지 지켜보겠소이다.”


당가주 당적이 남궁 세가주 남궁진연을 힐긋 보며 말했다.


“확인하시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소이다. 때가 되면 소생이 초대장을 보낼 것이니 바쁘시더라도 꼭 참석해 주시기 바라겠소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하지요.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두 분 가주님의 말씀이시니 기대가 크오이다.”


팽가주 팽수겸이 다 듣고 나서 말했다.


“소생도 두 분의 말씀에 한 수 거들겠소이다. 이번 무림맹이 주고 무리를 치는 데 성공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지만, 실패한다면 두 분 가주님이 왜 그리 말씀하시는지 알게 될 것이니, 왠지 기대가 큰 것이 소생뿐인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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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60 8 12쪽
»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3 24.09.13 328 9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8 10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3 12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71 11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7 12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3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3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3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31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3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4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3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6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50 12 12쪽
227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2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5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1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3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7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7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3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2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6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6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8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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