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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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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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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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남궁세가 (13)

DUMMY

당가가 합비를 나가고 제갈세가와 황보세가가 신시에 든다는 전언이 있자, 당초 객방을 내주려 준비했었지만, 제갈세가와 황보세가에도 청림원과 소운제만은 못해도 별채를 내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인들을 재촉해 춘운각과 통천각을 비우고 제갈세가와 황보세가를 두 곳에 들였다. 그나마 두 곳의 규모가 팽가가 머무는 소운제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으니, 팽가의 식솔들이 많은 것을 핑계 삼으면 넘어갈 만했다.


앞서 삼 공자 남궁호와 청림원에 들었던 팽하린은, 제갈세가와 황보세가가 남궁세가에 들었다는 소식과 유시 말(오후 6시) 연회가 열린다는 전언에, 청림원을 나와 팽가가 머무는 소운제로 향했다.


팽가주 팽수겸과 팽가의 수뇌들이 소운제 대전에 모여, 제갈세가와 황보세가가 들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가주님,

황보세가도 돌아가려 하는 것을 제갈 가주님께서 말리셨다 합니다."


"혼자 남아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줄 알고 잡은 것이니 별것 아니다. 황보 가주도 당연히 잡아 주리라 믿었기에 먼저 찾아간 것이 아니겠느냐?"


"그런 것입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제갈 가주를 찾을 이유가 없지 않더냐? 먼저 드는 것도 체면 때문에 어렵다 여겼을 것이니 만나 함께 드는 게 편했을 것이야. 당가주가 떠난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된 것이지. 그들이 얼마나 노회한 인물인지 잘 봐 두거라."


"가주님,

다녀왔습니다."


팽하린이 청림원을 다녀왔노라 알리자 팽가주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 만나는 봤느냐?"


"시 공자는 만나지 못했고, 시 낭자만 만나 봤습니다."


"어찌 지내더냐?"


"수수의 말로는 시 공자는 청림원 대전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하고, 시 낭자는 남궁수수가 찾으면 나오지만, 청림원 내에서만 머물 뿐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합나다."


"수수와는 어찌 지냈다 하더냐?"


"시 낭자가 강호 기사를 듣는 것을 좋아해, 수수가 생각나는 대로 전하고 있었다 했습니다."


"네가 보기에 시 낭자는 어떻더냐?"


"들은 것과 달리 여느 낭자들과 다를 것 없어 보였습니다."


"다를 것 없었다."


"예, 가주님."


"하긴 쉽게 드러내 보인다면 초절정의 무인이라 할 수 없겠지."


팽가주 팽수겸이 대공자 시운학도 아닌 시운화를 초절정의 경지라 하자 대전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팽하린의 부친인 사 장로 팽태겸이 놀라 물었다.


"소문을 그대로 믿으시는 겁니까?"


"아니면 어찌 연편이 창대처럼 꼿꼿이 서며 일 수에 채주들의 목을 날린단 말이더냐?"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 아닙니까?"


"흠~,

아닐 걸세. 이번 일은 오히려 축소된 면이 있으면 있었지 결코 과장되지 않았어. 소문의 근원이 어디더냐? 다른 사람은 몰라서 그렇다 해도 개방 장로인 도걸개와 동정어은 정도의 무인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냐?


최소한 절정이라 알려진 그 두 사람도, 미처 다 살피지 못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러니 그들이 움직인 경로를 따라 전해진 소문을 더해 보면 결코 과장되었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잉어 가시로 술잔에 명호를 새겼다는 황당한 말도 사실이라는 말씀이신지요?"


"보지 못했느니 어찌 새겼는지 알지 못하나, 진기를 세밀히 다룬다면 불가한 일은 아닐 것이야. 소문을 듣고 시험을 해 보니 소문대로 명호를 새기지는 못했지만 흔적은 남겨지더구나. 그들이 아직 젊다 하나 강호에 젊은 고수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들이 나왔다는 곳이 선대 고인들이 머무는 곳이라 하지 않더냐?


도왕에 검선만 해도 기함할 일이거늘, 그분들과 같은 고인들이 수없이 많다 하니, 적어도 그 말만은 과장된 말이었으면 한다. 선대 고인들 가운데 비슷한 시대에 활약했던 고인들로 장왕 손탁 대협이 계시고, 호남에서만 활동하신 까닭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비봉선자 진원원 여협께서도 비슷한 경지에 계셨었다.


당시 나도 어려 함께 정마대전에서 함께 어울리지는 못했지만, 아버님을 따라 멀리서나마 그분들이 펼치는 무공을 지켜볼 수는 있었다. 당금 강호에는 그런 고인이 나오지 않고 있어 뭐라 설명하기 어렵지만, 일 검 일 도에 마졸들의 목이 분분히 날아가고, 한 번 날아오르면 산봉우리를 넘나드셨었다.


듣자 하니 그분들 모두 그들이 나온 수천문이라는 곳에 아직도 계신다 하더구나. 그러니 그들이 내보였다는 무위가 다는 아닐 것이고, 과장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크게 축소되었다 해야 할지 모른다는 말이다."


팽하린은 당소소가 연편을 다루는 것을 직접 보았기에 반문했다.


"가주님,

연편을 세운 것만으로 초절정이라 할 수 있는 건가요? 채찍을 쓰는 고수도 많고 당가에도 연편을 많이 쓰지 않나요? 언젠가 소소가 연편을 쓰는 것을 봤을 때도, 연편이 꼿꼿해지는 것을 봤습니다."


"하하

채찍을 쓰는 자들 가운데 고수라 일컬어지는 대부분이 연편을 세우기는 하지. 하나 진기를 주입해 잠시 세우는 것과 세워진 그대로 창처럼 쓰는 것은 다르다. 일류라 말하는 무인들도 버드나무 가지에 진기를 주입하면 바르게 세울 수 있지만, 그것으로 초식을 펼쳐 내거나 상대를 상하게 하지는 못한다.


과하게 진기를 넣으면 가지가 터져 나가고, 미치지 못하면 세우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런 가지에 진기를 조절해 도검처럼 쓰는 무인이 있다면 최소 절정이라 해야겠지. 본가에도 그 정도의 무위를 보이는 고수는 열 손가락이 부족할 것이야."


팽하린은 팽가에도 그런 고수들이 많다는 말에 자부심을 느끼는지 표정이 밝아지며 부친 팽태겸을 바라봤다. 마치 아버지도 그런 고수냐고 묻는 것처럼. 사 장로 팽태겸이 아무 말 없이 눈길을 돌리자 팽가주 팽수겸이 대신 말했다.


"네 아비도 그중 하나이니라."


팽하린이 동그래진 눈을 빛내며 바라봤지만, 사 장로 팽태겸은 여전히 모르는 척 눈길을 주지 않았다. 팽가가 찻잎으로 남궁세가에 빚을 지운 것과는 별개로, 사 장로 팽태겸은 당장 연회에 참여해 황보세가를 상대하고, 대공자 시운학 일행이 연회에 모습을 보일지 모르지만, 만약 나온다면 어찌 대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했다.


'가주님의 판단이 맞다면 후기지수로 대하기도 어렵겠고.'


'그렇다고 강호에 알려지지도 않은 문파의 제자를 높이기도 어렵지 않은가?'


'가주님께서야 은거한 고인들의 제자들이라 하니 연을 맺어 두면 좋겠다 여기시는 것이고.'


'남궁세가야 말할 것도 없고, 제갈세가와 황보세가에서는 어찌들 나올지···.'


'채주 몇이 목이 잘렸다 하지만, 상투만 자르고 보낸 것을 보면 과격한 성격은 아닌 듯싶고.'


'말을 들어 보니 남궁세가에서도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인 듯싶은데.'


'그자의 출현이 강호에 화가 될지 복이 될지 짐작하기 어려우니···.'


'하긴 한 놈은 다가서기만 해도 벤다 했던가?'


'무맹에서도 아무런 정보를 내지 않고, 설가장에 들었던 자는 행방조차 묘연하고.'


'한 놈은 군문에 든다 했다니 강호와는 상관할 바 아니니, 결국 왕들의 무덤이라는 수천문을 알아내려면 여기 있는 공자를 통하는 길뿐이겠구나.'


"가주님,

시 공자를 상대할 때만은 뜻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그리 고민하는냐? 아무려면 강호를 대표하는 오대세가의 가주들이 작은 일에 연연해 큰일을 망치겠느냐? 나름 준비한 방도가 있고 그렇지 않아도 제갈 가주께서 중재하실 것이니 우려하지 말거라."


"여섯이 나왔으나 처음부터 흩어진 넷과, 여기 머무는 둘은 그 행보와 목적이 다른 듯싶습니다."


"바로 보셨네.


"만나 보면 알게 될 일이니 너무 깊이 고민할 것 없다. 황보세가에 과하지 않게 면포를 넘겨주고, 철광석을 받아 내면 이번 행차의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니, 황보세가에서 거칠게 나오더라도 굳이 상대하려 들지 말거라."


"예, 가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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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무림맹 (2) +1 23.07.11 3,532 33 18쪽
63 63화 무림맹 (1) +1 23.07.10 3,581 33 16쪽
62 62화 금의위 (4) +2 23.07.09 3,586 35 17쪽
61 61화 금의위 (3) +1 23.07.08 3,606 32 17쪽
60 60화 금의위 (2) +1 23.07.07 3,693 32 14쪽
59 59화 금의위 (1) +1 23.07.06 3,748 32 14쪽
58 58화 남궁세가 (17) +1 23.07.05 3,668 35 14쪽
57 57화 남궁세가 (16) +1 23.07.04 3,653 33 18쪽
56 56화 남궁세가 (15) +1 23.07.03 3,656 32 15쪽
55 55화 남궁세가 (14) +1 23.07.01 3,694 32 15쪽
» 54화 남궁세가 (13) +1 23.07.01 3,683 33 8쪽
53 53화 남궁세가 (12) +1 23.06.30 3,723 34 14쪽
52 52화 남궁세가 (11) +1 23.06.29 3,736 36 14쪽
51 51화 남궁세가 (10) +1 23.06.28 3,768 37 15쪽
50 50화 남궁세가 (9) +1 23.06.27 3,836 35 15쪽
49 49화 남궁세가 (8) +1 23.06.26 3,838 33 14쪽
48 48화 남궁세가 (7) +2 23.06.25 3,819 38 18쪽
47 47화 남궁세가 (6) +1 23.06.24 3,811 32 14쪽
46 46화 남궁세가 (5) +1 23.06.23 3,808 36 15쪽
45 45화 남궁세가 (4) +1 23.06.21 3,827 36 17쪽
44 44화 남궁세가 (3) +1 23.06.21 3,866 34 16쪽
43 43화 남궁세가 (2) +1 23.06.19 3,850 36 15쪽
42 42화 남궁세가 (1) +1 23.06.19 3,855 37 18쪽
41 41화 경동 천하 (2) +1 23.06.18 3,889 39 14쪽
40 40화 경동 천하 (1) +1 23.06.17 4,111 39 14쪽
39 39화 정왕부 (4) +1 23.06.16 3,970 39 17쪽
38 38화 정왕부 (3) +1 23.06.15 3,983 39 15쪽
37 37화 정왕부 (2) +1 23.06.14 3,990 37 15쪽
36 36화 정왕부 (1) +1 23.06.13 4,015 3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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