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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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41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05 22:17
조회
508
추천
9
글자
6쪽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DUMMY

“동작 그만!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천천히 걸어와라.”


찬영과 재민은 두 손을 들고 저항의 표시를 한 뒤 입구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마을 문은 굳게 닫혀 있었으며 주변은 돌무더기로 잔뜩 쌓아 아무도 못 들어가게 막혀있었다.


“어디서 왔냐.”


“저쪽 마을에서 왔습니다.”


“너희와 교류한지 4개월이 넘었는데 무슨 볼일로 온 거지?”


찬영이 말하려던 찰나, 재민이 앞장서 먼저 말했다.


“이 마을과 볼일은 없고 AKA 방송국으로 가는 길을 알려고 하는 것뿐이다.”


찬영이 재민에게 나무라는 동안 남자는 뒤에 뭐라 말하더니 아래로 내려가 마을 문을 열어주었다. 마을 문이 열리자 그들은 마을 안을 살펴보았는데 천막집은 거의 없고 대다수가 나무집이란 것을 보며 놀랐다.


초소 위에 있던 남자가 찬영과 재민 앞에 서서 무장해제를 시킨 뒤 옆에 있던 남자에게 총을 건네주었다. 남자가 그들을 안내하는 동안 마을 문은 다시 닫혔다.


“선뜻 들여보내줘서 고맙습니다.”


“무슨 일로 방송국에 가려는 건지는 몰라도 도움을 나눴던 사람끼리 안 도와줄 순 없잖아? 그런데 방송국으로 가는 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저기 술집으로 들어가면 오정석이라는 80대 노인이 있을 텐데 그에게 물어보면 알 거야.”


남자는 재민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는 휘파람을 불며 다시 초소로 올라갔다. 찬영과 재민은 서로를 보고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술집으로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노인들이 가득했다. 취기에 빠진 노인들은 서로 이야기하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술잔을 들어 올려 벌컥벌컥 마시기에 바빴다.


찬영과 민수는 술 냄새를 처음 맡아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어찌나 냄새가 지독한지 바닥 한복판에 토를 쏟아낼 뻔할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다.


둘은 겨우 앞으로 나와 한숨을 돌렸으며 그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며 80대 노인을 찾으려 했으나 대다수가 늙어 보여 누구인지 바로 감을 잡지 못 했다. 재민은 큰소리로 소리쳤다.


“여기 오정석이라는 사람 있습니까!”


재민의 말이 술집에 울려 퍼지자 노인들은 술을 마시던 것을 그만두고 동시에 찬영과 재민을 쳐다보았다. 술집 안이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자 둘은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일세. 무슨 일인가.”


한 노인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천천히 둘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노인들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했고 술집은 아까처럼 소란스러워졌다.


“여기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시끄러우니 밖에서 이야기하심이..”


찬영이 조심스럽게 노인에게 말하자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집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찬영과 재민은 노인을 잡아주고 천천히 술집 밖으로 나갔다.



“오정석 씨, 맞으시죠?”


“그래, 날 찾은 이유가 뭐지?”


“혹시 AKA 방송국으로 가는 길을 아십니까? 저희가 AKA 방송국으로 가는 길을 몰라서요.”


정석은 눈을 잠시 크게 뜨더니 아무 말도 않고 손으로 이마를 쓸었다. 재민이 헛기침을 하자 찬영은 재민의 뒤통수를 후려쳤고, 그가 아픈 소리를 내자 정석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AKA 방송국만 생각하면 치가 떨려서 그만.. 마을 밖으로 나간 뒤에 도로를 쭉 따라가다가 한 번 우회전을 하고 다시 쭉 따라가다가 좌회전을 하면 될 거다..”


찬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변에서 잘 곳을 물어보려던 찰나, 재민이 끼어들어 정석에게 물었다.


“근데 왜 AKA 방송국만 생각하면 치가 떨리시죠? 그들이 많이 수탈해가서요?”


찬영이 핀잔을 주려고 하였으나 정석은 고개를 젓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 사실 그들은 과거부터 존재한 자들이 아냐..”


“그게 무슨 뜻이죠?”


정석은 찬영과 재민을 한 번씩 쳐다보고는 조용히 이야기를 꺼냈다.


“과거에는 이렇게 수탈해간 녀석들이 아녔다고.. 처음에는 그저 이런 곳과 같은 평범한 마을이었지.. 나는 내 조카와 함께 군인을 만났고.. 그리고 이후에 방송국을 발견한 뒤 열심히 살아갔네.. 한 놈을 만나기 전까지는..


마을을 형성하고 열심히 살아가던 도중, 재난이 일어나고 한 2년 뒤였나.. 그 즈음에 내 조카가 웬 한 남자를 데리고 왔어. 무슨 다리가 날아간 놈이었는데.. 그 놈을 볼 때부터 심상치 않은 녀석임을 짐작했는데 조카 놈은 괜찮다고 계속 나를 안심시키려고 하더라고..


그렇게 4, 5년이 지나간 뒤에.. 일이 벌어졌네.. 그 다리가 날아간 망할 놈이 새치 혀로 자기 생각과 맞는 마을사람들을 모아서 무기를 뺏고 마을을 점령한 거야.. 그로 인해 결국 내 조카 놈은 죽게 되었고 나와 겨우 살아남은 마을사람들과 도망쳐 나와 이 마을에 머물게 된 거지..


사실 방송국의 기계들을 다 고쳐서 방송을 할 수 있게 되었거든.. 그걸 노린 것 같아.. 그래서 살아남은 우리는 재정비를 한 뒤, 다시 되찾으려고 했는데.. 글쎄, 그 놈들이 지프를 타고 다니면서 여기마저도 순식간에 정복하더라고..


우리가 7, 8년 동안 해내지 못 한 것들을 그 놈들이 해낸 걸 보면서 어찌나 할 말이 없던지.. 분명 방송을 이용해서 어느 군 기지와 연락한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지프차를 끌고 다니고 순식간에 발전할 수가 있겠냐고..


그리고 앞으로 ‘세금’을 걷을 거라고 하며 반항하면 다 죽여 버린다고 협박까지 하면서 라디오를 주는 모습은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군.. 미안하네.. 나 혼자 갑자기 떠들어서.. 듣고 싶지는 않았을 텐데..”


“네, 그렇게까지 듣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정석은 재민을 노려보며 혀를 끌끌 찼고, 찬영은 정석의 눈빛을 보고는 재민의 머리를 한 번 더 후려쳤다.


“막말 좀 하지 말라니까!”


재민은 맞으면서도 미소를 짓고는 정석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니 그 자식을 반드시 처단해야 할 것 같네요.”


정석은 그 말을 듣자 눈을 크게 뜨고는 재민에게 물었다.


“자네들.. 설마 AKA 방송국을 칠 생각인 건가?!”


작가의말

찬영과 재민이 살고 있던 마을은 A-7구역, 푸주한이 있던 마을은 Y-14구역, 현재 진행중인 마을은 F-1구역입니다. 다른 마을도 더 있으나 소설 내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모두 의미 없는 구역 이름이고, 단지 알파벳과 숫자만 섞은 것 뿐이라 순서같은 것도 없습니다. 그냥 AKA 방송국에서 지어준 이름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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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pisode 3 무법 ( 無法 ) [17] 15.08.16 375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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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pisode 3 무법 ( 無法 ) [16] 15.08.14 441 7 7쪽
47 Episode 3 무법 ( 無法 ) [15] 15.08.13 430 7 5쪽
46 Episode 3 무법 ( 無法 ) [14] 15.08.12 478 7 5쪽
45 Episode 3 무법 ( 無法 ) [13] 15.08.11 446 9 5쪽
44 Episode 3 무법 ( 無法 ) [12] 15.08.10 441 9 6쪽
43 Episode 3 무법 ( 無法 ) [11] 15.08.09 420 9 6쪽
42 Episode 3 무법 ( 無法 ) [10] 15.08.08 469 9 5쪽
41 Episode 3 무법 ( 無法 ) [09] 15.08.07 415 7 6쪽
40 Episode 3 무법 ( 無法 ) [08] 15.08.06 445 9 6쪽
»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1 15.08.05 509 9 6쪽
38 Episode 3 무법 ( 無法 ) [06] 15.08.04 472 8 4쪽
37 Episode 3 무법 ( 無法 ) [05] 15.08.03 452 8 6쪽
36 Episode 3 무법 ( 無法 ) [04] 15.08.02 573 9 6쪽
35 Episode 3 무법 ( 無法 ) [03] 15.08.01 615 9 4쪽
34 Episode 3 무법 ( 無法 ) [02] 15.07.31 666 8 5쪽
33 Episode 3 무법 ( 無法 ) [01] +1 15.07.30 729 7 4쪽
32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2] +1 15.07.29 659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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