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일반소설

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39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12 22:18
조회
477
추천
7
글자
5쪽

Episode 3 무법 ( 無法 ) [14]

DUMMY

“그나저나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이 통조림에 써 있는 ‘The One’ 이라는 거, 자네 쪽 사람들이 만들어낸 건가?”


“예, 근처에 공장이 가동되는 곳이 있어서 거기서 만들고 생존자들에게 나눠주는 거죠.”


지환은 흥미롭다는 듯이 통조림을 훑어보고는 내용물을 한 입 먹었다. 윤은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통조림 음식을 먹고 있었고, 원석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The One’에 대해서 말하자면, 아주 좋은 곳이죠. 질서에 대해 워낙 민감해서 한 번 질서가 어긋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용서해주지 않는 사람들이죠.”


“근데 좋은 곳에 있지 왜 빠져 나온 거죠? 남쪽이 금지구역이 되었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요.”


윤이 묻자 원석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지환은 이 침묵을 없애려고 입을 열려고 한 순간, 원석이 먼저 대답했다.


“실상은 좋은 곳이 아니에요. 저와는 완전히 맞지 않는 곳이라고 해두죠. 그들이 어딘가로 습격하러 간다고 해서 그 틈을 노리고 빠져나온 거니까요.”


“그래, 사실 방랑자들을 먹여 보내주곤 하지. 자네처럼 마을이란 것에 맞지 않는 자들이 있을 테니까. 우리도 마찬가지고.”


다시 한동안 침묵이 계속되었다. 원석은 이 침묵이 불편한지 한 번 기지개를 펴고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그나저나 용훈이 누구예요?”


지환이 순간 당황하여 눈을 크게 뜨고 윤을 바라본 순간,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원석은 영문도 모른 채 윤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지환에게 물었다.


“대체 누구기에 저렇게 먹다 말고 화를 내면서 나가는 거죠?”


원석은 기회다 싶어 윤 통조림에 손을 댔다. 지환은 그 손을 한 번 쳐내면서 말했다.


“윤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지금은 떠나고 없어.”


지환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더 이상 말하기를 꺼려하자 원석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도 저번에 그냥 말하셨잖아요. 그러면서 뭘..”


“그 때는 실수였지.. 자넬 보고는 갑자기 그 녀석이 떠오른 거니까.. 한 때 내 제자였는데 엄청난 활솜씨를 자랑하던 녀석이었거든. 윤도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거였고. 그 녀석이 떠난 뒤로 윤은 이따금씩 그를 찾으러 나가긴 해.”


원석은 지환의 말을 듣고 아차 하고는 역시 자리에 일어나 윤을 따라갔다. 지환은 원석의 모습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닮긴 닮았는데.. 윤을 만나기 전의 모습과 닮은 것 같네..”



윤은 문 밖에 서서 풀과 넝쿨로 뒤덮인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석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리를 절뚝이며 다가가 조그마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저번에 용훈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갑자기 떠오른 거라..”


“미안할 게 뭐가 있어요. 괜찮으니까 신경 끄세요.”


윤은 원석에게 억지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석이 계속 윤을 바라보고 있자 윤은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과거에 저를 버린 이기적인 남자라고 하죠. 7년 전에 그는 절 버리고 떠났어요. 그 이후로 저는 거의 그를 원망하면서 나날을 보내고 있었죠.”


윤은 말을 끝내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원석을 바라보자 그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원석은 윤에게 가까이 가서 입을 맞추려고 했다. 윤은 피식 웃고는 원석을 향해 다가가는 듯싶더니 이내 그의 명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커헉!!”


윤은 쓰러진 원석을 보지도 않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원석은 힘겹게 일어나 칫 소리를 내고는 윤을 따라 양궁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야기는 잘들 나누고 왔나?”


“네, 덕분에 먹은 거 다 게워낼 뻔 했네요.”


원석이 숨쉬기를 힘들어하자 지환은 그 모습을 보며 껄껄 웃었고 윤도 미소를 지었다. 원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윤도 용훈 녀석을 닮아서 한 성질 하거든.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윤이 지환을 노려보자 지환은 살짝 당황하면서 헛기침을 했다.


“크흠.. 어쨌든 그럼 남은 것 다 먹어 치우자고.”



한편, 한참 떨어진 도로에서 밤길을 비추고 있는 지프가 도로를 달리다가 언덕에서 잠시 멈추고는 엔진소리를 내며 가만히 서 있었다.


군모를 쓰고 있는 한 남자가 망원경으로 주변 지형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저 멀리 서 있는 오래된 트럭이 보이자 미소를 짓고는 지프를 퉁퉁 치더니 이윽고 지프는 다시 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The One 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상세히 나올 예정입니다.


10만자를 이제야 넘긴 게 너무 아쉽네요. 그만큼 분량이 허접하단 뜻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봐주고 계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밖에 전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류멸망 ( 人類滅亡 )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Episode 4 난국 ( 亂局 ) [01] 15.08.17 458 8 5쪽
50 Episode 3 무법 ( 無法 ) [17] 15.08.16 375 7 5쪽
49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3] 15.08.15 450 7 6쪽
48 Episode 3 무법 ( 無法 ) [16] 15.08.14 441 7 7쪽
47 Episode 3 무법 ( 無法 ) [15] 15.08.13 430 7 5쪽
» Episode 3 무법 ( 無法 ) [14] 15.08.12 478 7 5쪽
45 Episode 3 무법 ( 無法 ) [13] 15.08.11 446 9 5쪽
44 Episode 3 무법 ( 無法 ) [12] 15.08.10 441 9 6쪽
43 Episode 3 무법 ( 無法 ) [11] 15.08.09 420 9 6쪽
42 Episode 3 무법 ( 無法 ) [10] 15.08.08 468 9 5쪽
41 Episode 3 무법 ( 無法 ) [09] 15.08.07 415 7 6쪽
40 Episode 3 무법 ( 無法 ) [08] 15.08.06 445 9 6쪽
39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1 15.08.05 508 9 6쪽
38 Episode 3 무법 ( 無法 ) [06] 15.08.04 472 8 4쪽
37 Episode 3 무법 ( 無法 ) [05] 15.08.03 452 8 6쪽
36 Episode 3 무법 ( 無法 ) [04] 15.08.02 573 9 6쪽
35 Episode 3 무법 ( 無法 ) [03] 15.08.01 615 9 4쪽
34 Episode 3 무법 ( 無法 ) [02] 15.07.31 666 8 5쪽
33 Episode 3 무법 ( 無法 ) [01] +1 15.07.30 729 7 4쪽
32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2] +1 15.07.29 659 9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