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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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50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15 18:46
조회
450
추천
7
글자
6쪽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3]

DUMMY

용훈은 난간에 숨어 멀리 있는 군용트럭을 보고 있었다. 윤도 역시 용훈 옆에 숨어 함께 군용트럭을 지켜보고 있었다.


“분명 저 안에 보급품이 잔뜩 있을 거야. 그러면 이제 우리도 한동안은 먹고 살기 편해지겠지. 안 그래?”


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용훈의 볼에 입을 맞추자 용훈은 손사래를 치며 일부러 피했다.


“에이, 내가 말했잖아. 나는 널 딸같이 본다고.”


“저도 24살이나 됐다고요? 그리고 딸이 뽀뽀하는 게 어때서요?”


“집중이나 해라, 집중.”


용훈은 한동안 트럭을 지켜보고 있다가 피식 웃으며 윤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저기에서 내가 너를 처음으로 만난 곳이란 거 알고 있니?”


“그 말은 여기 올 때마다 들었어요.”


용훈은 다시 한 번 피식 웃고는 다시 트럭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 트럭에서 병사 4명이 나와 총을 들고 트럭에서 벗어나고 있었고, 트럭 근처에는 두 명의 병사만이 지키고 있었다.


“저기 담배피고 있는 놈을 쏠 테니까 너는 반대편 놈을 쏴라.”


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용훈과 함께 활시위를 당겼다. 이윽고 손을 놓자 화살은 빠른 속도로 두 병사를 향해 날아갔고 병사들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확인하고 올 테니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라. 금방 갔다 올게.”


용훈이 난간 아래로 내려가자 윤은 가만히 트럭을 지켜보고 있었다. 용훈이 윤은 화살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도 여자인데..”


“생존자들을 위한 통조림을 안 챙겼다야.”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당황한 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까 나왔던 4명의 병사들이 다시 트럭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병사들은 트럭 앞에 있는 시체들을 보고 바로 경계태세를 갖추고 천천히 트럭을 향해 걸어갔다. 윤은 트럭 쪽을 보았으나 용훈은 도무지 나올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저씨 제발..”


병사들은 트럭 앞에서 양 갈래로 2명씩 나누어 천천히 트럭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윤은 곧바로 활을 들어 시야에 보이는 한 명을 향해 쏘았고 화살은 정확히 그의 등에 박혔다.


“끄악!!”


비명소리가 들리자 병사는 바로 윤을 향해 총을 발포하기 시작했고 윤이 잠시 숨은 사이, 용훈이 빠져나와 반대편 쪽에 있던 두 명을 향해 활을 쏘았다.


두 명의 비명소리가 잇달아 들려오자 윤이 다시 일어나 마지막 남은 병사를 향해 있는 힘껏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병사는 총성이 울린 뒤에야 화살에 맞고 쓰러졌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자 윤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난간을 내려와 트럭 근처로 다가갔다. 트럭 주변에는 병사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져 있었고 윤은 조심스럽게 트럭 뒤편으로 걸어갔다.


용훈은 피를 흘리며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윤은 눈물을 흘리며 용훈에게 다가가 상처를 살펴보았다.


“어서 돌아가요! 지환 아저씨가 봐주실 거예요!”


그러나 용훈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윤이 계속해서 일으켜 세우려고 했으나 용훈은 너무나도 무거웠고 윤도 눈물을 흘린 탓에 힘이 금방 나지 않았다.


“제발.. 아저씨.. 제발...”


“윤아.. 미안하다.. 저기.. 저기 트럭 앞에.. 앉혀 주겠니?”


윤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 뒤 트럭 앞에 앉혀주고는 용훈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활발했던 용훈이 갑자기 죽어가자 윤은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미안해.. 내가 미안해...”


“그런 소리 말아요.. 제발... 제발... 어서 일어나서 어렸을 때처럼 절 안겨주란 말이에요...”


윤은 용훈의 희미한 미소를 보자 눈물을 더더욱 멈출 수가 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우린 이미 알고 있었잖아.. 그거 아니.. 여기가 처음 만난 곳이란 거..”


“알아요.. 안다고요! 그런 힘없는 소리 하지 말아요..”


용훈은 말을 하려다가 입에서 피를 쏟아내자 윤은 자신의 옷으로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려고 애를 썼다.


“후욱.. 얼마 못 가는 거 이제 알잖니.. 날 이대로.. 쿨럭! 이대로 두었다간.. 미개인 놈들이 먹어치워 없어질게다.. 너나 나나 그런 꼴은 보고 싶지 않겠지...?”


윤은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윤은 어떻게든 피를 멈추려고 상처부위를 꽉 눌렀으나 피는 멎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아저씨...?”


용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발 일어나만 주세요! 안 죽는다고요, 아저씨는! 안 죽으니까 그냥 일어나요!! 어흑흑...”


그러나 용훈은 대답하지 않았다. 윤은 용훈의 죽음을 직감하고 용훈의 입술에 입을 맞추면서도 계속해서 울었다. 그리고 용훈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계속해서 울었다.


“자기 할 말만 다 하고 죽지 말고... 깨어있는 상태에서 할 말 다 하시라고요.. 끄윽... 끅...”


이윽고 바닥에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으나 윤은 한동안 울고만 있을 뿐 소리의 정체를 알고 싶지도 않아했다. 잠시 후, 눈물을 흘리며 소리가 난 곳을 보았다.


삽.


“거기 누구야! 거기 누구냐고!!”


삽을 던져준 검은 형체는 이내 건물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윤은 조금 딱딱해진 용훈의 가슴을 두드리며 한동안 계속해서 울었다.


용훈의 열은 점점 빠져나가고 있었고 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윤은 죽음 앞에 무력했다.


그리고 서서히 어두워지더니 비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원래는 둘과 나누는 말이 좀 더 많았으나 죽기 전에 실컷 말하고 죽는 클리셰는 피하고 싶었기에 분량을 확 줄였습니다. 참고로 원래 분량에서는 윤을 어렸을 때 거둔 이유를 말해주는데 어린 아이가 맛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거둔 것이었습니다.


예상보다 집에 늦게 도착하여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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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3] 15.08.15 451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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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pisode 3 무법 ( 無法 ) [12] 15.08.10 441 9 6쪽
43 Episode 3 무법 ( 無法 ) [11] 15.08.09 420 9 6쪽
42 Episode 3 무법 ( 無法 ) [10] 15.08.08 469 9 5쪽
41 Episode 3 무법 ( 無法 ) [09] 15.08.07 415 7 6쪽
40 Episode 3 무법 ( 無法 ) [08] 15.08.06 446 9 6쪽
39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1 15.08.05 509 9 6쪽
38 Episode 3 무법 ( 無法 ) [06] 15.08.04 472 8 4쪽
37 Episode 3 무법 ( 無法 ) [05] 15.08.03 452 8 6쪽
36 Episode 3 무법 ( 無法 ) [04] 15.08.02 573 9 6쪽
35 Episode 3 무법 ( 無法 ) [03] 15.08.01 615 9 4쪽
34 Episode 3 무법 ( 無法 ) [02] 15.07.31 667 8 5쪽
33 Episode 3 무법 ( 無法 ) [01] +1 15.07.30 729 7 4쪽
32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2] +1 15.07.29 660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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