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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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42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17 22:38
조회
458
추천
8
글자
5쪽

Episode 4 난국 ( 亂局 ) [01]

DUMMY

찬영은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보니 비는 그친지 오래였고, 몸은 땅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찬영은 땅에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선 다음 어지러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돌무더기를 기어오르려고 했으나 쉽게 올라가지지 않았다.


그는 하는 수 없이 기어오르는 것을 관두고, 원래 가려 했던 길로 우회하기로 결심했다. 땅바닥은 비에 젖어 질퍽질퍽했고 전차가 지나간 곳은 살짝 파인 채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찬영은 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구역질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체들은 잔뜩 쌓여 있는 채로 널브러져 있었고, 불에 타 형태조차 알 수 없었지만 그 중 하나는 영구임을 알 수 있었다.


찬영은 두려움과 메스꺼움이 섞인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 불에 타 완전히 사라진 천막들이 있던 자리만을 허탈하게 바라보았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찬영의 등에 총구를 대며 말했다.


“손들어.”


그러나 찬영은 손을 들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찬영은 몸을 돌려 총을 든 남자의 정체를 확인했다.


“차.. 찬영아...”


“돌아왔어..”


민수는 총을 내려놓고 찬영을 껴안고는 눈물을 흘렸다. 찬영은 민수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해주려고 했으나 마음같이 쉽지는 않았다.


“어흑.. 어흐윽... 그 놈들이.. 다 죽이고 갔어... 여긴 나 말고 아무것도 없어... 으흑흑...”


“진정하고.. 어떻게 해서 너만 살아남은 거야?”


민수는 눈물을 닦아내고 천천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옆 마을에 다녀오고 있었는데... 놈들이 들이닥치고 다짜고짜 마을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거의 막바지 즈음에 재민이가 총을 쏘면서 달려오고 있는데.. 죽는 것까지 봤어...”


찬영은 민수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애당초 자신도 겁이 나서 함께 싸워주지도 못 했고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는데 원망은커녕 오히려 미안하기만 했다.


“일어서.. 가자..”


민수는 일어서 찬영을 따라가다가 걸음을 멈추고는 찬영을 잡았다. 찬영은 뒤를 돌아 민수를 쳐다보자 민수가 조용히 물었다.


“그래서.. 이딴 짓을 한 놈들이 누구야..? AKA 놈들인가..?”


찬영은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 AKA 방송국은 무너졌어. 그리고 그 뒤를 조종하고 있던 ‘The One’ 녀석들이 저지른 거야.”



저녁이 가까워지자 찬영은 배낭에서 음식을 꺼냈다. 먹을 건 많았으나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은 고작 둘 뿐인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먹자.”


민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빵 하나를 받고 입 안에 넣었다. 여태 먹었던 빵과는 전혀 다르게 정말 맛있었지만 둘은 먹으면서도 걷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찬영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도로 앞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민수도 찬영의 모습을 보고는 찬영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확인했다.


도로 앞에는 두 남자가 총을 메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찬영은 조심스럽게 먼지가 잔뜩 쌓인 오래된 자동차 뒤에 숨어 지켜보고 있었다.


민수도 옆으로 다가오자 찬영은 민수에게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담배 피는 놈은 내가 죽일 테니까 넌 옆에 이야기 나누고 있는 놈 죽여.”


민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담배 피는 남자의 반대쪽에 앉아있는 남자를 보고는 총은 조준했다. 찬영이 천천히 3초를 세고는 다 세자마자 둘은 거의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두 남자는 총을 맞고는 도로 위에 엎어졌다. 찬영과 민수는 천천히 쓰러진 남자들에게 다가가 소지품을 확인하였다.


찬영은 소지품을 뒤지다가 ‘The One’ 사람인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기에 자신감을 더 갖고 마지막으로 탄창을 챙기고, 두 남자가 쓰러져 있는 도로에서 유유히 빠져나왔다.


“아까 ‘The One’ 사람인 거 맞지?”


“응.”


“그래도 아직 우리 마을사람들 복수를 맺기에는 한참 멀었어.”


민수는 이를 갈며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계속해서 걸어갔다. 찬영은 민수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도 분노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나 과연 이게 옳은 지에 대해서는 살짝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민수 앞에서 당당히 그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표현한다면 분명 민수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게 분명했으니까.


작가의말

Episode 4 가 시작되었습니다.


AKA 방송국이 지배하고 있던 마을은 모두 무너졌으며, 찬영과 민수는 ‘The One’ 이 지배하고 있는 마을과 본거지를 향해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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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멸망 ( 人類滅亡 )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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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4 난국 ( 亂局 ) [01] 15.08.17 459 8 5쪽
50 Episode 3 무법 ( 無法 ) [17] 15.08.16 375 7 5쪽
49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3] 15.08.15 450 7 6쪽
48 Episode 3 무법 ( 無法 ) [16] 15.08.14 441 7 7쪽
47 Episode 3 무법 ( 無法 ) [15] 15.08.13 430 7 5쪽
46 Episode 3 무법 ( 無法 ) [14] 15.08.12 478 7 5쪽
45 Episode 3 무법 ( 無法 ) [13] 15.08.11 446 9 5쪽
44 Episode 3 무법 ( 無法 ) [12] 15.08.10 441 9 6쪽
43 Episode 3 무법 ( 無法 ) [11] 15.08.09 420 9 6쪽
42 Episode 3 무법 ( 無法 ) [10] 15.08.08 469 9 5쪽
41 Episode 3 무법 ( 無法 ) [09] 15.08.07 415 7 6쪽
40 Episode 3 무법 ( 無法 ) [08] 15.08.06 445 9 6쪽
39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1 15.08.05 509 9 6쪽
38 Episode 3 무법 ( 無法 ) [06] 15.08.04 472 8 4쪽
37 Episode 3 무법 ( 無法 ) [05] 15.08.03 452 8 6쪽
36 Episode 3 무법 ( 無法 ) [04] 15.08.02 573 9 6쪽
35 Episode 3 무법 ( 無法 ) [03] 15.08.01 615 9 4쪽
34 Episode 3 무법 ( 無法 ) [02] 15.07.31 666 8 5쪽
33 Episode 3 무법 ( 無法 ) [01] +1 15.07.30 729 7 4쪽
32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2] +1 15.07.29 659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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