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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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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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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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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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7: 010525 경찰서

DUMMY

[P1 너희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왜 멀쩡해 보이는 녀석들이 새벽에 중학교 안 하수구로 내려간 거냐고!]


[N 아니에요, 아저씨! 저희들은 진짜 오늘 처음 저 중학교로 들어간 거에요! 진짜에요!]


[P2 아니긴! 이 자식들, 저번에 너희들과 비슷한 젊은이들이 학교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걸 시민 몇사람이 봤다는데 발뺌이야? 빨리 말하지 못해? 똘똘하게 생긴 여자애라고 봐줬더니? 한대 맞고 시작할래?]


[E 경찰 선생님들.. 정말 저희들이 새벽 6시에 그것도 더러운 하수구를 통해 학교로 침입해 물건을 훔칠 정도로 멍청한 사람으로 보이시나요? 밤 2,3시도 아니고 조금만 있으면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할 시간에?]


[P1 뭐..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지!]


[V 아.. 오늘이 일요일이었지? 그러고 보니까! 맨날 놀다보니까 오늘이 일요일인지도 몰랐네?]


[E ···]


하.. 가는 동안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굴려봐도, 주말 아침에 교문을 통해 하수구로 들어간 이유거리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도둑질 외엔 그래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그래서 난 경찰서 안에 들어가서도 계속 변명거리를 찾아보려고 해봤지만, 하.. 도무지 변명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젠 총경님 빽을 믿을 수밖에.


[P1 이 자식들, 아무리 봐도 한사람 빼곤 절대 남 물건 훔칠만한 애들로 보이진 않긴 한데..]


[B 그 한놈이 누군지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저에요? 설마? 외모로 사람 판별하시는 거에요? 아저씨들?]


[P2 그래! 솔직히 말해서, 너는 좀 범죄 좀 일으킬 애처럼 생기긴 했네!]


[B 놀랍겠지만요.. 여기서 제가 제일 사고도 안치고 제일 착해요! 제일 사고 한번 안치고 도덕적으로 산다구요! 아저씨, 왜 사람을 외모로만 평가하세요? 기분 나쁘게? 정의의 사도인 경찰이 이렇게 외모만으로 편견 가져도 되요?]


[P2 뭐? 이 자식이 뭘 잘했다고 나한테 소리를 쳐!]


보리스가 경찰 아저씨 한명에게 딱밤을 한대 얻어맞았다. 하하하! 보리스 자식, 왜 매를 벌고 그래? 가만히 있지.


[N 경찰 선생님들.. 이상한 놈들 잡았다고 상부에 보고는 올리신 거에요?]


[P1 방금 전에 올렸다. 왜?]


[N 아, 아니에요..]


[V 경찰 아저씨.. 저 8시라 배 엄청 고픈데 밥 한끼만 주시면 안돼요?]


[P2 안 돼! 조사 다 받고 나가서 니 돈으로 사먹어! 임마! 여기가 급식소인줄 알아?]


[V 아... 너무하시네요.. 아직 아침밥도 안 먹었는데..]


그렇게 이공간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애꿎은 파출소에서 1시간동안이나 경찰 아저씨 두사람에게 시달리던 우리들은, 역시나 잠시 후 기대했던 대로 경찰서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고, 딱봐도 부하처럼 보이던 젊은 경찰아저씨가 전화를 받더니, 잠시 후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관인 30대 경찰아저씨에게 말했다.


[P2 경사님, 얘네들, C3지구에서 수사권이 있으니 거기로 데려가라는데요?]


[P1 C3지구면, 한참 거리가 먼 행정지구잖아! 사건은 여기에서 발생했는데 왜 이놈들 수사권이 우리한테 있지 않고 거기에 있다는 거야?]


[P2 저도 잘 모르죠, 경사님.]


[V 헤헤, 그럼 저희들 거기로 가면 되요? 경찰 형님들?]


[P2 그래, 가버려! 에이, 몰라! 아침부터 이런 미친 짓 하는 놈들 수사 떠넘길 수 있어서 잘됐네! 뭐!]


그리고 잠시 후, 우리들은 경찰차를 타고 행정지구인 C3지구의 파출소 근처에 내린 후, 파출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맙소사. 알리치가 허리에 손을 얹고 짜증을 내는 표정으로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V 어? 형!]


[P2 뭐야? 너희들, 저 순경이랑 아는 사이야?]


[N 그럴 리가요! 전혀 모르는 사이에요! 얘가 잠시 비슷한 사람으로 착각한 거겠죠. 그치? 빅토르?]


[V 어.. 어! 맞아! 내가 잠시 착각했어!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P1 순경, 지금 파출소에 순경 혼자 뿐인가?]


[A 네, 지금 다들 다른 곳에 가 계십니다, 경사님.]


[P1 아.. 그렇군? 그럼 수고하게.]


[A 네! 경사님, 경장님, 좋은 하루 되십시요.]


라고 말하고, B2지구 경찰서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알리치는 곧바로 검지손가락으로 우리들을 가리키며 몇일동안 참았던 짜증을 죄다 분출시켰다. 아..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A 이 바퀴벌레같이 징그러운 녀석들아! 너희들때문에 이게 다 뭐야! 왜 내가 갑자기 고향을 떠나 여기 이 아무 연줄도 없는 모스토크에 와서 맨날 개고생을 하며 지내야 되는 거냐구!]


[N 미안.. 오빠. 총경님이 오빠를 이렇게 부를 줄은 생각도 못했어! 내가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A 너 내가 없는 사이에 따로 총경님한테 부탁해서 내가 여기로 온 거 아니야? 정말 그날 이후로 한번도 보지 않은 거 맞아?]


[N 그럼! 오빠! 날 뭘로 보는 거야! 나 그때 오빠랑 함께 딱 한번 만난 이후론 결단코 총경님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 내가 그때 오빠는 다시는 이런 일에 연루시키고 싶지 않다고 총경님한테 간절히 부탁했던 거 기억나지? 난 정말 오빠를 여기로 데려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구! 이건 다 총경님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구!]


[A 정말이야?]


[N 그럼! 내가 어디 이런 걸로 거짓말한 적 있어?]


[A 아.. 제기랄! 그럼 그 총경님이 지맘대로 날 여기로 데리고 온 거구나? 젠장! 지가 도대체 뭐라고 날 며칠만에 엉뚱한 곳으로 보내버리는 거야?]


[B 총경정도면 그깟 순경 하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건 누워서 껌씹는 것보다 쉬울걸? 아마?]


[A 으악! 총경님 이전에, 다 너희들 일 도운다고 내가 이렇게 개고생을 하게 된 거 아니야! 너희들때문이야! 왜 너희들때문에 나까지 이런 괴상한 일에 말려들게 된 거냐구! 왜! 왜! 왜!]


머리를 잔뜩 헝크리며 울상을 지으며 실제로 우는 소리를 내는 알리치를 보며, 난 오빠가 잔뜩 딱해졌다. 총경님을 다시 만나서 제발 다시 알리치를 고향에 돌려보내달라고 빌어야겠다는 생각이 곧바로 들 정도로. 모스토크에 와서 며칠 지내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의 강도에 질려버린 것 같았다. 하긴.. 한적한 고향에서 맨날 순찰시간에 내 여관에 들어와 한잔 마시며 돌아다니며 놀던 때와, 이 큰 대도시에서 수많은 신고와 업무와 주정뱅이들한테 시달리면서 지내는 것과는 그 힘듦과 강도가 차원이 다르겠지. 이해해, 오빠.


[V 아직 온지 며칠밖에 안됐잖아, 형. 그런데 벌써 그렇게 힘들어?]


[A 야, 여기 신고건수가 고향보다 적은 날은 3배, 많은 날은 5배나 차이가 나! 고향때처럼 도저히 빈시간에 놀고 자면서 지낼 수가 없게 됐다구! 아.. 나 진짜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수염털까지 다 빠질 것 같애! 여기서 1년 이상 지내면 나 진짜 경찰 때려칠지도 몰라! 아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진급 느리더라도 고향에서 놀면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구.]


[N 휴.. 알겠어, 오빠. 나도 우리들때문에 애꿎은 오빠까지 피해입는 거 전혀 원치 않아. 총경님한테 곧바로 다시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고 말할게.]


[A 그래 줄꺼야? 진짜?]


[N 그럼! 너무 걱정 마. 내가 잘 말해줄게.]


그렇게 말하자, 알리치는 한껏 누그러졌다. 그리고는 곧바로 건너편 책상에 앉아 본격적으로 경찰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A 그래.. 이제 진정하고 근황 이야기나 들어보자. 어이, 에르제, 그 이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왜 옷을 그렇게 거지꼴로 입고 있어? 고향에 있을땐 우아한 느낌으로 잘만 입고 다니더만?]


어제 주변 옷가게에서 산 싸구려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에르제를 본 알리치가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저런 가볍고 싼 옷을 입어도 크게 죽진 않았지만 어쨌든 근래 들어 제일 마법사처럼 보이진 않긴 했다. 백수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E 저희들이 하수구로 내려가야 하거든요. 이쁜 옷에 더러운 자국과 오물냄새가 베이게 할 순 없잖아요? 알리치?]


[A 아아.. 그렇군? 이미 총경님한테 이야기는 다 들었다. 너희들, 중학교 한 곳의 하수구 안으로 들어가서, 뭐 이상한 것 하나 폭발시키기까지 했다며? 도대체 이번 사도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거야?]


우리 지역 사건에 대한 보고를 총경님이 다 받고 계시는구나.. 와서 우리를 한번도 만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우리들을 도와주고 계시는 걸 보니,난 오자마자 총경님을 만나고 있지 않고 시간을 한참 끄는 내가 좀 한심해지기 시작했다. 이유야.. 뭐.. 그날 취조실에서 받았던 인상이 너무 무섭고 나빠서 만나는 게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뭐.. 계속 이렇게 시간을 끌 순 없고, 조만간 한번 만나긴 해야 겠지..


[N 오빠, 할려면 이야기를 한참 해야 되거든? 사건 다 끝나면 자세히 말해줄게.]


[A 그럼 폭발사고만 말해줘, 임마.. 그건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내 소관이잖아.]


[E 살아있는 폭탄을 쓰는 사도가 날린 폭탄이, 빅토르의 몸에 붙은 채로 포탈을 나왔는데, 그 폭탄이 하수구 안에서 터진 거에요.]


[A 오우.. 그래? 저번엔 얼음마법을 쓰는 사도더니, 이번엔 폭탄을 쓰는 사도야? 참 재밌는걸? 어때? 좀 쎈 놈이었어, 아니면 쉬운 놈이었어?]


[N 중학생처럼 생긴 애가 제대로 된 무기도 없이 대포만 쏠 줄 알아서, 아마 접근하기만 하면 나나 보리스도 한번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야. 사도자체는 정말 쉬워. 사도 자체는 말이야..]


그래.. 쉽지.. 그놈이 쏘는 대포가 문제지, 사도는 아마 접근하기만 하면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말을 듣고, 고작 중학생 형태의 사도를 못 이겨 도망쳤다는 사실에 알리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믿음직한 빅토르를 뻔히 쳐다보더니 의아한 투로 말했다. 그럴 수밖에.. 저 덩치가 중학생 사도를 이기지 못하고 도망쳤다는 게 참 한심하게 들릴 거야.


[A 너희들, 고작 무기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중학생 한놈 못 잡아서 도망을 친 거냐? 빅토르까지 있는데 중학생 한놈을 못 잡아? 어이고, 빅토르. 덩치값좀 해라! 상급 사도도 잡아본 애가 뭔 그런 어린애한테 쩔쩔매는 거냐?]


[V 형.. 3초마다 한번씩 폭탄이 날아와서 모기처럼 우리들 몸에 달라붙는데, 그게 어떻게 쉬운 사도야! 잠시 방심하면 온몸에 폭탄이 달라붙어서, 내 몸통이 마치 포도 가지처럼 된 것처럼 온몸에 폭탄이 주렁주렁 달리게 된다구! 대포까지 사도의 힘으로 친다면 절대 쉬운 사도가 아니었어.]


[A 그래? 그럼 이번엔 어떻게 할 거냐? 전략이라도 새로 짜고 왔냐?]


[N 응, 이번엔 제대로 전략을 짰거든? 아마 오늘은 반드시 사도를 잡을 수 있을 거야. 게다가 이번엔 수도 한명 더 늘었잖아? 애초에 고작 우리 셋으로 뭔가를 해보려던 게 좀 무리수였긴 했지.]


[A 아.. 저번엔 보리스가 없이 3명으로 싸웠구나? 한명 더 늘어났으니 전보단 훨씬 낫겠네.]


그렇게 말한 후, 알리치가 그제서야 보리스 이 자식은 왜 갑자기 모스토크에 나타난 건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깜빡인 후 팔짱을 끼고 보리스를 취조하기 시작했다.


[A 그러고보니 너! 보리스 임마! 너 고향에 있다가 어쩌다가 여기로 온 거야? 임마! 돈 안벌거야? 집에 먹여살릴 가족들이 한두명도 아닌 녀석이?]


[B 미안.. 형..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A 설마, 뱃일하기 힘들어서 도망친 거냐? 표정이 영 썩어 있는 걸 보니 그런 것 같은데?]


[B 그래, 맞아! 형! 좆같은 아저씨들 성격 받아주기 개같아서 힘들어도 친구들끼리 일하면 정신은 편할것 같아서 여기로 온 거야.]


[A 참.. 남일해서 돈 버는 게 얼마나 힘든데! 임마! 뱃일이 아니라 뭘 해도 다 힘들어! 성인이 되가지고 고작 그거 하나 참지 못해서 도망친 거냐?]


[B 쳇, 남말하지 마, 형! 형도 모스토크에 오자마자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우리들한테 오만가지 짜증을 내고, 울기까지 있잖아!]


[A ...울지는 않았어, 임마.]


[N 오빠, 설마 우리 계속 조사한다고 여기에 붙여놓을 거야? 그건 아니지? 우리 나름 바쁜 몸이라구! 오늘 컨디션 좋을 때 들어가서 처리해야 된다구!]


[A 알겠어, 임마. 여기까지 와서 보게 되서 반가워서 좀 이야기했더니, 이게 정없기는? 어차피 바깥 기관장 회의하러 간 상관 둘이랑 순찰하러 간 경사님 한명 돌아오기 전인 지금 돌려보낼 생각이었어. 야, 너희들, 그나저나 굳이 꼭 그 중학교 안 하수도로 들어가야 되냐? 외진 골목 하수구 뚜껑 따고 들어가면 되잖아! 이 바보같은 놈들아!]


[V 아니.. 형, 포탈이 학교 근처에 있다보니 들어가서 똥냄새 좀 덜 맡고 들어갈 수 있잖아. 하수구 똥내 맡아본 적 없지? 형! 진짜 지독해!]


[A 그냥 코막고 들어가! 이놈들이 어린애도 아니고 똥내 좀 못참겠다고 위험하게 학교 하수구로 들어가려고 해?]


[N 오빠, 그 이유는 사소한 거야. 참으려면 충분히 참을 수 있지. 한두명 토는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하수도가 미로처럼 얽혀 있잖아. 그래서 너무 먼거리에서 하수도에 내려가면 포탈까지 가는 곳까지 길을 못 찾고 한참을 헤맬 것 같아서 학교 하수구로 들어가려 한 거야.]


[A 그런 거였군.. 그래, 고작 똥내때문에 그럴 것 같진 않더라니.. 참.. 어쨌든, 하수도 길이 복잡해 보여서 학교 하수구로 내려가는 거라면, 내가 선물을 하나 줄테니까, 위험하게 거기로 들어가지 마. 알겠어?]


그렇게 말하며 알리치는 뒤쪽 서류를 뒤적거리더니 두번 접힌 3절 도화지 크기의 지도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하수도 지도였는데, 입구마다 어디로 통하는 지 자세히 적혀 있었다. 오오.. 이건 어디서 곧바로 구해서 우리한테 주는 거야? 너무 고마운데?


[N 와.. 고마워! 오빠! 오빠 덕분에 굳이 거기로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애!]


[A 고작 지도 하나가지고 껴안고 기뻐하긴! 야, 그래도 주변 사람들 중에 경찰 한 사람 있어서 든든하긴 든든하지?]


[N 응, 고마워! 오빠! 이번 전투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크게 한턱 쏠게!]


[A 됐다! 임마! 이미 총경님이 어제 나한테 겁나 비싼 고기들이랑 술들 잔뜩 먹이셨어! 야, 이제 슬슬 상관들 들어올 시간이니까 빨리 나가봐!]


[V 하하, 형. 고마워, 진짜!]


우락부락한 덩치의 빅토르가 안으려 하자 알리치는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저 덩치로 안는 거, 충분히 부담스럽겠지.. 가뜩이나 남자는 징그럽다고 싫어하는 오빤데.


[B 아.. 형, 그러지 말고 그냥 모스토크에 계속 지내면 안돼? 이렇게 볼 수 있으니까 되게 편하고 좋은데.]


[A 싫어! 임마! 내가 너희들 일 돕는 건 이번이 끝이야! 다음부턴 총경님한테 직접 가서 도움을 받아. 아! 맞아! 나틸리, 총경님이 너 여기로 와서 한참이나 연락도 안하고 집에 오지도 않아서 얼마나 서운해 하고 있는 줄 알아? 괜히 나한테 불똥 튀기 전에 얼른 가서 인사해, 알겠어?]


[N 으응.. 오빠, 알겠어.]


[E 알리치, 매번 너무 고마워요.]


에르제에게 한번 포옹을 기대하고 계속 서 있던 알리치는 에르제가 말만으로 끝내자 매우 아쉬운 표정으로 뒤편 의자에 앉은 후 하품을 하며 말했다.


[A 이놈들아.. 이번엔 제발 누구한테 들키지 말고, 안전한 하수구로 들어가 경찰이나 시민들 눈에 띄지 않게 구해내고 올라와, 응? 또 누군가한테 들켜서 나한테 오지 말고! 이 자식들아! 나 너희들이 없어도 이미 이런저런 일에 치여 아주 미쳐버릴것 같다구! 알겠어?]


[N 아.. 알겠어! 오빠! 참.. 이번엔 절대 안 들킬 테니 걱정 마!]


[V 하수구 지도 잘 쓸게! 형! 안녕!]


[B 형! 며칠 후에 집들이 갈게!]


[A 됐어, 임마! 어차피 곧바로 떠날 건데 무슨 집들이야!]


그렇게 아침 9시, 아무 문제 없이 행정지구의 파출소를 떠난 우리들은 배가 고프다고 노래를 부르는 놈 하나 때문에 일단 주변에서 간단히 밥 한끼를 먹어야 했다. 그리고 배를 꺼지게 한다고 카페에서 음료수까지 한잔 한 다음, 1시쯤이 되서야 우리들은 거리가 좀 멀긴 하지만 사람이 없어서 상당히 안전한 공단지역 인근의 외진 하수도 뚜껑을 열고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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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1-113: 010601 사도와의 전투 A 24.09.09 5 0 30쪽
113 1-112: 010601 다시 이공간으로 24.09.07 6 0 15쪽
112 1-111: 010601 알리치 집 24.09.07 4 0 23쪽
111 1-110: 010601 석궁 시험/교장실 24.09.05 6 0 31쪽
110 1-109: 010601 석궁 소동 24.09.04 6 0 24쪽
109 1-108: 010601 안톤의 데모 24.09.04 7 0 28쪽
108 1-107: 010601 알리치 집들이 2 24.09.01 7 0 31쪽
107 1-106: 010601 알리치 집들이 24.08.28 6 0 27쪽
106 1-105: 010601 새 기숙사와 급식 24.08.28 7 0 29쪽
105 1-104: 010530 네스터 모드니노프 24.08.28 7 0 16쪽
104 1-103: 010529 사도와의 전투 24.08.22 7 0 26쪽
103 1-102: 010529 하수구 던전 B 24.08.22 7 0 22쪽
102 1-101: 010529 하수구 던전 A 24.08.22 7 0 21쪽
101 1-100: 010529 모드니노프 가 24.08.21 8 0 25쪽
100 1-099: 010528 총경님과 만남 B 24.08.20 8 0 34쪽
99 1-098: 010528 총경님과 만남 A 24.08.20 7 0 24쪽
98 1-097: 010528 격려 24.08.13 10 0 26쪽
97 1-096: 010528 교장 선생님과 협상 24.08.13 8 0 21쪽
96 1-095: 010527 안톤의 억지 24.08.09 7 0 20쪽
95 1-094: 010527 방 배정 24.08.09 8 0 20쪽
94 1-093: 010526 종결 24.08.09 6 0 27쪽
93 1-092: 010525 사도의 기억 3 24.08.06 10 0 21쪽
92 1-091: 010525 사도의 기억 2 24.07.27 8 0 21쪽
91 1-090: 010525 사도의 기억 1 24.07.27 8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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