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와 거울과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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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왕국
작품등록일 :
2023.09.12 13:38
최근연재일 :
2024.09.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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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9.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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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4회 : 내 이름은 엔티레이미크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추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길들




DUMMY

아버지가 나를 부르신다고?

나를 왜 부르시는데?


백작의 아들은 경쾌한 목소리로 돌아보았다.

비스듬히 돌아보는 그래서 완전하게 포착되지 않는 얼굴은,

그러나 미소년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그 곡선들에는 그 선들을 따라서

테두리들마다 감미로운 은총 같이

그의 얼굴에서 유려한 직선들에게 그러한 것처럼

빛이 함께 부드러운 속도로 흘러가고 있어서

일종의 경이로운 섬광 같은 돌연한 눈부심이 있었다.

백작의 아들은 백작의 딸과 매우 많이 닮은 모습이었다.

키마저도 그렇게 남자치고는 크지 않아서

몇 살 어린 여동생보다 약간 더 큰 키였다.

체격도 키도 자신의 여동생처럼 여리고 섬세하게 빚어진.

목 주변의 옷깃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듯

위로 잡아당기며 또 이리저리 팽팽하게 수평으로 펴고 있던

백작의 아들이 말했다.

꼭 가야만 돼?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이야기들이야?


그거야 저희도...

집사들로 보이는 두 늙은 노인들은 다만 죄송하다는 듯이

허리만 깊이 숙였다.

다른 한 명은 말을 하지 않고 예의를 갖추어서

몸의 동작만 같이 따라 하고 있었고

한 명이 모든 용건을 대화를 시도하면서 소년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두 노인들 모두 대단히 값비싼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소년의 옷이 오히려 귀족의 아들인데도

가격이 덜 나갈 것 같이 보였다.

소년보다 두 집사로 보이는 노인들이

재산이 더 많은 것일지도 몰랐다.

소년의 재산이라야 아직은 아버지의 지위와 재산을

유산으로써 물려받은 것도 아닌데

실제로는 소년은 그런 상황 때문에 재산이 없을 수도 있었다.

종종 세상은 그렇게 겉보기와는 다른 이면(裏面)이 있었다.

어쩌면 백작은 집사든 부집사든 공동 집사들이든

그들에게 옷을 단 한 벌만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호화롭고 비싼 옷이라고 할지라도.

누가 그런 것을 일일이 확인하기 전에야

무슨 능력으로 다 알 수 있는가.

다만 노인들은 공손하고 동시에 절도 있는 예의로

성심성의껏 백작 가문을 섬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칭찬해줄 수 있는 집사들이었다.

칭찬을 아끼지 말자. 칭찬은 아끼면 안 된다.

몸에 밴 듯한 익숙한 말투로 소년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알았어. 가봐. 나도 곧 따라서 뒤따라갈게.

내가 누구를 데리고 함께 들어가는 것,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다 알잖아?

소년은 이제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을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상의의 단추와 팔끝의 소매 등을 이리저리 몸을 틀어가며

이것저것 점검하듯이 꼼꼼히 확인하고 있었다.

쳐다보지도 않고 정면의 거울을 보면서 하는

소년의 말에 두 평민 할아버지들은

조용히 허리를 숙이며 물러갔다.

그러시다면.


평소의 소년이 흔하 하는 말투가 늘 그랬는지

딱히 뒤돌아서서 나가는 노인들도 기분이 상해서

돌아가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렇게나 대해도 그런 것이 전혀 예의가 없거나

기분 나쁜 불쾌함으로 상대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닌

그런 뭔가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이 세상은 넓은 곳이기에.


사람들이 바라는 나,

그리고 내가 바라는 나.


그러나 나는 내가 바라는 내가 되고 싶은데

하...

소년의 꽃잎들을 건드리고 스쳐 지나가는

미세하고 부드러운 바람 한 줄기 같은

달콤한 한숨이 거울에 가서 닿았다.


내가 누구인지 내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소년은 목의 옷깃을 채운 맨 위 꼭대기의 단추 부근을

왼손으로 붙잡고

오른손으로는 그 밑의 옷 부근을 누르듯 붙잡으며

다시 왼손으로 쓸데없이 맨위의 단추로 채운 그 옷깃 부분을

좌우로 왕복하듯 잡아당겨서 결국은 정중앙으로

도로 오게 해놓고는 거울 속의 자신에게 물었다.


너는 알고 있냐?


아름다움이 고귀한 그 무엇들과 결합하여

섬세하고 부드러운 최종적 형태로 완성되면

이토록 온통 빛에 휩싸인 듯한

마력적인 미소년이

되는 것이다.

소년은 백작의 자랑이자 그 도시 전체의 자부심이었다.

왜냐하면 소년은 자신의 여동생과 달리

환한 햇빛 아래 도시의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물상자를 가지세요! 자신만의 보물상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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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회: 내 삶의 여로(旅路) 23.11.08 24 0 7쪽
15 15회: 음악은 영원하다. 그러나... 23.11.07 4 0 4쪽
14 14회: 연금술의 비밀 23.11.06 4 0 5쪽
13 13회: 나는 누구인가 23.11.05 5 0 5쪽
12 12회: 블라스펙트 러페이케이퍼스와 소년 23.11.04 7 0 7쪽
11 11회: 한낮의 음악 학교 23.11.03 45 0 5쪽
10 10회: 블라스펙트 러페이케이퍼스 23.11.01 5 0 12쪽
9 9회: 노인은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23.10.30 9 0 9쪽
8 8회: 연금술에 대하여 23.10.27 13 0 15쪽
7 7회: 칼 판매상의 마지막 이야기 23.10.26 16 0 9쪽
6 6회: 내게는 뭔가가 없었다네 23.10.25 17 0 12쪽
5 5회: 칼 판매상과 도시 23.10.23 29 1 15쪽
» 4회 : 내 이름은 엔티레이미크 23.09.19 46 1 4쪽
3 3회 : 금지된 마법서 +1 23.09.18 49 2 10쪽
2 2회 : 세상에서의 처세 +1 23.09.13 95 3 10쪽
1 1회 : 시장에서 +2 23.09.12 265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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