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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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3.10.10 11:37
최근연재일 :
2023.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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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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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SNS(3)

DUMMY

김아랑에게 DM을 보내고 나니 뭔가 떨렸다.


'사람을 만나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내가 모르는 사람 만남 제안에 수락을 하다니'


나는 그녀의 별스타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와... 예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이렇게 예쁘면 얘기가 다르지...... 이제 알아가면 되지......'





- 위이이잉


답장이 왔다.


<네. 좋아요. 오늘 저녁 어때요?>


'뭐지... 이렇게 바로? 오늘 저녁에? 너무 부담스러운데...'


브레이크 없이 들이대며 어필하는 그녀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죄송합니다... 오늘 저녁은... 바빠서...>


타이핑을 했다가 보내지 못하고 지워버렸다.


'로또 1등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 백수가 바쁠건 전혀 없는데... 예쁜 여자의 저녁 식사 제안을 처음 받아봐서 당황스럽네'


할 것도 없으면서 그냥 거절하는 것도 미안했다.


'어떻게 하지...? 당황스러운데...?'


그녀의 별스타의 사진들을 계속 쳐다보며 생각했다.


'으흐흐... 나... 이렇게 여자친구가 생기는거 아냐...?'


<네 좋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잠시 후 바로 답장이 왔다.


<제가 유명한 오마카세 봐둔데가 있어요. 거기 가요!>


메시지와 함께 링크도 같이 보내왔다.


'오마카세? 그게 뭐지? 문신 같은거인가?'


검색을 해보니 내가 생각한 것은 이레즈미 라는 무서운 타투였고 오마카세란 것은 요리사가 추천하는 일식 코스요리였다.


'아, 오마카세라는건 셰프 추천 메뉴, 맡김차림 그런거구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문화와 단어가 그대로 유입된거군. 이런걸 내가 먹어봤어야 알지...'


<네. 알겠습니다. 이따가 거기서 봐요>


<네 제가 예약할게요. 7시에 음식점에서 바로 뵈요>


그렇게 약속이 정해졌다.


'이런. 저질러 버렸다.'






***


[화수분]


'가게 이름이 화수분?'


찾아보니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라는 뜻인데 맛있는 음식이 끝없이 계속 나온다는 뜻인것 같았다.


'기대가 되는데?'


6시 반.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나왔다.


'내가 어쩌자고 바로 만남을 수락했지? 미쳤군'


저녁식사 제안에 너무 아무 생각없이 응한 것 같아서 후회가 되었다.


'이 여자도 결국 돈 빌려 달라할 것 같은데... 한창 밥 잘먹고 있는데 중간에 갑자기 돈 빌려달라하면 도망도 못갈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그냥 취소할까......'


나는 로또 당첨자인 것을 세상에게 그렇게 철저하게 숨기려고 했었다.


그런데 웹소설을 쓴다고 깝치다가 경험이 없어서 로또 소재를 괜히 잡아서 조금씩 꼬이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로또 1등 아닌척 하려고 김호구니 뭐니 별스타 만들고 했지만 어쨌든 돈 많은 사람으로 보여진거잖아... 여러 DM도 오고'


내가 나 스스로를 조금씩 세상에 어필하는 결과가 된 것 같았다.


'좋지 않군. 좋지 않아...'


그리고 이 여자를 만났을 때 최악의 결과를 생각해봤다.


이 여자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서 돈을 뜯기고, 로또 1등을 들키고, 신분이 공개되고, 앞으로 계속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돈 빌려달라고 시달리는 것.


'어후......'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아, 안되겠다... 약속 취소하자'


나는 고개를 저으며 핸드폰을 꺼내 DM을 보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급한일이 생겨서 오늘 저녁 식사를 같이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음번에 좋은 기회가 있으면 그때 같이 먹어요. 그럼 이만>


나는 약속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핑계를 대며 DM을 보냈다.


'좀... 미안하군......'


그런데 저녁시간이 되어서 배는 고팠다.


'어디가지?'


딱히 갈 곳은 없었다.


근처에 아는 맛집도 없었다.


'그래도 나온 김에 밥은 먹고 들어갈까?......'


다른 식당을 찾기 위해서 또 검색을 하기가 귀찮아서 주변을 살펴보다가 화수분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설마 약속 취소 됐는데 여기로 오진 않겠지......? 여자 혼자서 오기는 쉽지 않을테니까...'








***


"어서오세요~"


깔끔한 정장차림의 종업원이 나와서 응대를 해주었다.


"예약 하셨나요?"


나는 종업원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딴곳을 보며 말했다.


"아니요...... 안했는데...... 안하고도 먹을 수 있어요?'


"죄송합니다. 손님... 오늘은 만석이라서 사전 예약 안하신 분은 식사가 어렵습니다"


"아네, 알겠습니다"


나는 가게를 나가려고 했다.


"잠시만요... 몇분이세요?"


"아 저 혼자입니다."


"1명이세요? 잠시만요."


종업원은 카운터로 가서 뭔가를 체크하고 사장님에게 얘기를 하더니 다시 나에게 돌아와서 말했다.


"한분이시면 다찌 자리중에서 제일 끝자리에 앉으셔서 식사 가능한데 혹시 괜찮으시겠어요? 조금 외진 곳이라 뷰도 안나오고 손님분들 선호하시지 않아서 보통은 비워 두거든요."


"네. 저기도 괜찮습니다"


나는 오히려 좋았다.


뷰도 나오지 않고 외져서 눈에 띄지도 않고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그런 자리는 내가 좋아하는 자리였다.


"여기서 메뉴 보시고 결정하시면 알려주세요."


정장차림의 여자 종업원은 아주 친절했다.


"아네. 셰프님 골라서 만들어주는 모듬세트. 그걸로 주세요."


나는 오마카세 단어가 입에 붙지 않아 그냥 나오는대로 말했다.


"아네 오마카세 세트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가격대가 다른데 어떤걸로 주문해드릴까요?"


'오마카세는 외래어로 우리나라 말을 사용해주십시오. 아까 말한 다찌도 유래가 일본어에서 온 것 같군요. 자제 바랍니다.'


라고 생각을 했지만 뭔가 말꼬투리 잡는 사회부적응자가 티가 날 것 같아서 말을 하지 않았다.


"어... 세트 가격대가... 어떻게 있어요?"


"아네. 우리 가게에는 세가지 오마카세가 있는데 15만원 세트, 30만원 세트, 50만원 세트 이렇게 있습니다. 저녁시간대는 30만원 50만원 중에서만 선택이 가능합니다."


순간 고민이 되었다.


"아네. 50만원 세트로 주세요"


"네.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종업원이 주문 받고 돌아가자마자 나는 휴대폰을 꺼내 DM 답장이 왔는지 확인했다.


<어쩔 수 없죠 ㅠㅠ 다음번에 좋은 기회가 되면 꼭 같이 먹어요!>


김아랑으로부터 답장이 와있었다.


'휴 다행이다. 그래도 쉽게 들이대고 쉽게 수긍하는구나'


아쉽지만 나의 정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약속은 이루어질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잠시 기다리니 첫번째 요리가 나왔다.


"콩물을 곁들인 우뭇가사리 입니다"


종업원은 우아하게 말하고 내 앞에 요리를 두고 갔다.


찻잔 같은 그릇에 음식이 담겨있었다.


'이게... 에피타이저구나. 이런건 처음 먹어보는데'


양념된 해파리 같은 느낌이었다.


'맛있군 허허'


순식간에 다먹고 빈그릇이 되었다.


'감질맛 나는군. 뷔페처럼 막 음식 깔아두고 와구와구 먹을수는 없는가'


하나 먹고 다음 요리를 기다리는 것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나는 다음 요리를 기다리며 주방을 보고 있었는데 그때 입구의 문이 열리면서 여자 한명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어서오세요! 화수분입니다!"


시간은 7시였다.


"예약하셨나요?"


"네. 김아랑입니다"


'헙.... 김아랑...'


깜짝 놀랐다.


별스타 사진을 많이 봐서 눈에 익은 그녀, 나랑 약속했다가 내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던...그녀. 김아랑이었다.


'아... 왜 왔어... 약속을 취소 했으면 안올줄 알았는데... 그래도 혼자 이런곳에 밥먹으러 올 수 있는구나... 대단한 여자다... 근데 진짜 이쁘네... 내가 저런 여자랑 저녁 식사에 퇴짜를 놓다니...'


김아랑은 사진과 실물이 똑같았다.


'와... 사진이랑 똑같이 예쁘다... 근데 고급 스시집에 와서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나랑 비슷하네...'


생각해보니 DM으로 원래 혼밥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했었다.


'혼밥 좋아 한다는게 진짜 였구나... 그래도 여긴 혼자 안올 줄 알았는데 이런 곳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올 수 있는 여자였어.'


"죄송합니다. 원래 2명을 예약했는데 한 사람은 못오게 되서 저 1명만 왔어요. 괜찮나요?"


"아... 그런가요... 잠시만요."


종업원은 곤란해하며 사장님과 논의했다.


'거절해라... 거절해라... 거절해라...'


나는 사장님이 거절해서 김아랑을 튕겨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네, 들어오세요"


'젠장......'


사장님은 친절하게도 그녀를 받아주셨다.


여자 종업원은 그녀에게 자리를 안내했는데 하필 나의 정면자리였다.


나는 바깥 풍경을 안봐도 되니까 멋진 풍경을 등지고 앉았는데 그녀는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아, 저기를 예약했구나. 저 자리가 원래 내 자리군... 명당인데? 예약할때 신경 썼겠네. 미안해라...'


김아랑이 자리에 앉으니 나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치는 그런 자리였다.


나는 눈을 계속해서 피하며 다먹은 찻잔 그릇을 들어올려 먹는척을 했다.


'젠장... 나도 이제 먹기 시작했는데... 다 먹을때까지 계속 같이 있어야 되는구나'


"주문 하시겠어요?"


나는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지만 귀가 쫑긋해져 있었다.


"오마카세 50만원 코스로 부탁드려요"


김아랑은 여리여리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주문을 했다.


'내가 시킨거랑 같은거잖아... 허허...'


나는 먹는척을 그만하고 잔을 내려놓았다.


'설마, 나를 알아보려나? 못알아보겠지?'


김아랑은 나를 전혀 의식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호박잎으로 된 게살입니다."


이어서 두번째 요리가 나왔다.


게살요리인데 호박잎으로 둘러싸져 있는 것이 한개가 나왔다.


'한점... 누구입에 붙이라고......'


한입에 쏙 집어넣었다.


마트에서 파는 맛살 게살과는 또 느낌이 달랐다.


'와! 맛있네......'


나는 씹으면서 김아랑을 쳐다봤다.


김아랑은 가게를 둘러보다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어이쿠! 시발!'


나는 혹시나 사진에 찍힐까봐 고개를 숙이고 돌렸다.


'아, 김아랑 별스타에 이거 올라가겠구나. 거기 찍히면 안되지... 위험하다. 위험해.'


나는 호박잎 게살요리를 꿀꺽 삼키고 물을 들이켰다.


'빨리 빨리...빨리먹고 나가야지. 다음 요리 빨리주세요...'


나의 마음이 전달이 되었는지 다음 요리는 빨리 나왔다.


"두부 명란 젤리 샐러드 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조합이었다.


'두부에 명란에 젤리에 샐러드라고? 이런거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데'


두부와 백명란 알을 젤리로 무쳐서 콩꽃으로 물들인 보리 위에 올린 샐러드였다.


'이런게 다 있구나.'


버터맛이 적당히 나면서 젤리 식감과 보리의 탱탱함이 느껴지면서 샐러드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조합이었다.


'와, 나... 이런것도 못먹어보고 죽을 뻔 했네......'


로또 1등 당첨되서 이제서야 이런걸 먹는거지, 원래 인생이었다면 방에서 계속 박혀서 평생 그렇게 배달음식만 먹다가 죽었을 것이다.


"콩물을 곁들인 우뭇가사리 입니다"


어디서 들어본 요리 소개가 들렸다.


김아랑에게 첫번째 요리가 나간 것이다.


'아 그래 메뉴가 나랑 똑같은거 골랐지. 저거 맛있는데... 맛있게 드세요. 김아랑님'


김아랑은 바로 식사를 하지 않고 음식의 사진을 이리저리 찍어댔다.


누가봐도 별스타그램에 과시하기 위한 젊은 여자아이의 식사자리 같았다.


'쯧쯧... 요새 젊은이들은 저래서 안돼. 한끼에 50만원 하는 식사를 별스타그램에 자랑하기 위해서 먹고나 있고... 쯧쯧'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음식에 대해서 나도 사진을 놓치지 않고 다 찍어두었다.


'나는 다르지. 나는 나중에 작품을 위한 별스타그램에 올리려고 찍은거니까... 김아랑은 개인 허영심때문에 찍는거고'


김아랑은 첫번째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얼굴이 예쁜만큼 먹는 것도 굉장히 예쁘게 먹었다.


'흠흠... 예쁘긴 예쁘군'


나는 몰래 보는것이 들킬까봐 고개를 돌리고 물을 다시 마셨다.


상대는 나를 못알아보고 나는 들키고 싶지 않아하고 있지만 같은 공간속에서 밥을 먹고 있는 그런 이상한 광경이었다.


- 위이이잉


'어 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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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산해울림 +3 23.10.25 387 10 12쪽
20 작가체질 +1 23.10.24 443 9 12쪽
19 자아실현 +1 23.10.23 484 13 12쪽
18 본격 작업 시작 +2 23.10.22 517 15 12쪽
17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2 23.10.21 537 18 12쪽
16 효자 아들 +2 23.10.20 547 16 12쪽
15 백구원식 기부 +3 23.10.19 571 12 12쪽
14 버킷 리스트 +1 23.10.18 575 17 12쪽
13 나의 직업은... +3 23.10.17 619 16 13쪽
12 하고 싶은 것 +4 23.10.16 652 16 12쪽
11 부산행 +3 23.10.15 653 19 12쪽
10 실지급액 : 2,485,524,020원 +4 23.10.14 682 20 11쪽
9 로또 1등은 처음이라 +2 23.10.13 682 18 11쪽
8 과거 그리고 다짐 +3 23.10.12 688 22 11쪽
7 인생 쫌망 테크트리 +2 23.10.11 708 21 12쪽
6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4 23.10.11 729 22 11쪽
5 이번주 당첨자는 7명 +3 23.10.10 759 24 11쪽
4 줘도 못먹나 +1 23.10.10 757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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