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 용병왕의 고인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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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쓰기
작품등록일 :
2023.10.19 16:45
최근연재일 :
2023.11.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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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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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새로운 환경(2)

DUMMY

골목의 끝은 생각보다 멀리 있었다.

적막한 가운데 가연은 입을 우물쭈물하더니 하경을 바라봤다.


"이름이 뭐야?"


아직 말하지 않았던 가


"이름? 온하경"


"음흠, 그렇구나"


그러곤 다시 정적의 시간이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하경이 그 정적을 깨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상점까지 걸어서만 가나?"


"좀 멀지. 버스타고 가야해"


"버스가 뭔데"


"엥, 몰라? 그러고 보니 멀끔한 선비 복장도 그렇고 진짜 어디 옛날 사람이세요?"


"옛날? 뭔 말을 하는거냐. 그나저나 조선은 어디로 가야 있는거냐"


태연스러운 하경에 물음은 가연의 얼굴이 찌그러진다.


"그게 질문이야, 먹는거야?"


"뚫린 귀는 어디에 쓰는거냐"


찌그러지다 못해 포기한듯한 표정.


"하...됐다. 저기요, 조선은 100년도 더 전에 끝이났어요. 알겠어?"


"······."


발걸음이 느려지고 하경은 눈을 부릅뜬 채 가연을 쳐다봤다.


"그게 정말이야?"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리? 그냥 잠자코 따라와. 나 역사는 약하다구"


가연은 콩콩 뛰며 다시 걷기 시작했고 그런 뒷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깐, 멀끔하다했나?'


하경은 즉시 자신의 복장을 살폈다.

볼품없던 상태가 아닌 고급진 비단으로 만들어 진 상등품의 옷이 입혀져 있었다. 머리 또한 상투를 틀어 단정했다.

상황에 따른 바 죽었던 하경을 깔끔히 단장하고 책에 넣어버린 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무덤에 매장하지 않았다는건···뭘 바란건가? 하, 아무 단서도 없고 대책도 없구만'


절로 허탈한 웃음이 나왔고 앞에서 콩콩 뛰어가던 가연은 멈추어 뒤돌아 봤다. 뭔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냐 너. 나 보고 웃는거야?"


하경은 멈칫했다.


'저거 저거 뭐라는거야'


앞을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뭔가 기대하던 가연을 무시한 채 쏜살같이 지나갔다. 째려보는 시선이 뒤통수를 따갑게 쏘아댔지만 무시하고 걸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골목이 나왔고 가까운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버스를 탔다.처음 타는 거대한 교통수단에 당황하여 가연에게서 떨어지지 않은 채로 있었다.


"야, 좀 떨어져. 그리고 돈은 왜 없어?"


"조용히 좀 해라. 다들 쳐다본다"


맨 뒤에 앉아 있었지만 앞의 승객들이 계속해서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그건 너가 그런 복장이어서 그렇구요"


"아···그렇군"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상점까지 가는 과정은 생각 이상으로 험난했다. 중간에 취객이 시비를 걸었고 가연이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 취객은 몸이 반이 접혔을 것이었다. 어찌어찌 상점에 도착을 했다.


[한국지부 상점]


아담해 보이는 상점. 유리벽 사이로 모든것이 보여진다.


가연은 멀뚱히 있는 하경의 팔을 잡고는 상점 안으로 진입했다.


"점장님 저 왔어요"


"어, 왔구나. 물건은 잘 가져왔고?"


흰머리가 다분하게 보이는 인상 좋은 장년에 남성이 가연을 반겼다. 옆에 있는 하경도 슬쩍 바라보긴 했지만 이내 시선은 가연을 향했다.


"아,그게요. 물건에 주인이라는 사람이 있어서요···"


가연이 옆에 서있는 하경을 쳐다보며 말끝을 흐리자 점장도 자연스레 하경을 쳐다봤다.


말끔한 백색의 한복을 입고 나타나, 물건을 받는 도중에 물건에 주인이라 하며 나타난것이렸다. 라고 생각을 정리한 점장의 머릿속에는 딱 한 단어가 떠올랐다.


'개진상이로구나!'


하경은 점장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오자 점장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카운터를 사이둔 1M도 안되는 거리. 하경은 점장을 바라보며 품 안에서 책을 꺼내 놓았다.


"이 물건, 소유권을 내 것으로 하고 싶은데"


대뜸 반말에 점장은 억지웃음을 보이며 답했다.


"내 직원에게서 얘기를 좀 들어봐야겠네."


점장은 물건을 확인하며 뒤에 서있는 가연을 쳐다봤다. 가연은 어색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아하하,말하자면요"


가연은 물건을 받으며 있었던 일을 조곤히 설명하였다.

투명한 괴물과 하경의 등장, 괴물이 달아나고 하경과 상점까지 오게 된 짧지만 세세한 과정을 설명했고 묵묵히 듣고 있던 점장은 곧 바로 가연을 쳐다보며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이고, 가연아 괜찮으냐!"


눈 웃음으로 대응하는 가연.


"네. 물약이 효과가 좋더라구요. 대화 마저하세요"


"그래, 이 일만 마무리 지으면 집에 가게 해줄터니이 조금만 기다리거라"


"네!"


집이라는 말에 가연에 얼굴에 진한 미소가 올라온다.


점장은 즉시 하경을 쳐다봤다. 마치이제는 너 차례다라고 말하는 것 처럼. 하경은 점장의 시선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주시했다.


흠흠


점장은 헛기침을 시전했다.


"직원을 구해줘서 고맙긴 하구려. 그런데 그 괴물, 이허는 놓친거요, 놓아준거요?"


하경은 질문에 잠시 고개를 기웃거렸다.


'이허를 아는데 그걸 묻는다?'


하경은 수많은 이허를 잡았다. 그래서 이 질문이 이해가 안됐다.


"그걸 왜 묻는거지? "


"그야 그 괴물을 잡을 역량이 되는 것 같은데도 안잡은것이 이상할뿐더러, 그것이 다른 곳에 가면 다른 이가 피해를 입지 않겠나"


하경은 목덜미를 문지르며 미간이 깊어졌다.


"무슨소리야. 그것은 절대로 목표물을 변경하지 않아. 이제 곧 주변을 서성이며 나타날거야"


"정말인가?!"


실시간으로 점장의 동공이 확장되며 입이 크게 벌어진다.


시간이 정체라도 된 마냥 목석같이 멈춰 있는 점장을 바라보다 혹시나 하여 뒤를 돌아보자 가연도 똑같이 자신을 보고있는걸 목격했다.


'뭐야 이것들'


이허.

정신적 취약점을 노려 사람의 신체를 강탈하는 허주의 돌연변이 격 존재였다. 동.식물들을 섭취하여 임시신체를 만들어 다니다가 인간의 신체를 물리력으로 빼았는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투명해도 투명한 이점이 크게 없다.

물리적인 타격이 가능해서 금세 공략법이 생겼다. 그리고 이허의 시체로부터 나오는 부산물이 상당히 고가에 판매되어 이허사냥은 은근 인기가 있는 종목이었다.


하경은 카운터 판매대를 톡톡두드렸다.


"이허의 얘기는 뒤로하고 책에 대한 소유권의 향방을 논의하고 싶은데?"


점장은 당황하지 않고 목을 가다듬으며 답했다.


"음음, 이허도 중요다만···그러겠네"


"그럼 이 책을 내가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말해줘봐"


"음···."


'이놈을 어찌할까'


점장은 억지웃음을 지었다.


'말이 통하려나'


점장은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감정을 억누르며 대화를 이었다.


"혹시, 자네 여기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아는가?"


"상점, 돈과 물건이 오가는···."


"맞네. 하지만 이 물건의 향방은 주인과 대화를 해야하는것이네. 지금은 늦었으니 내일오면 내가 주인과 주선해주겠네"


빠른 처리를 위한 행동.


"알겠어. 그런데"


말하다 말고 소매를 걷어 손바닥을 판매대에 올렸다.


[타락한 소인배]


하경이 심상으로 읊자 손등에서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연기는 뿜어져 올라와 둥근 고리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점장의 눈빛은 이채가 서렸다.


사실 나도이게 될줄은 몰랐지만.

하경도 속으로 놀랐다.


"이건 역사 문헌에서만 봤던 것인데 어찌 이것을?"


"알고 있나보군. 이것을 그자에게 사용해도 되나?"


"당연하고 말고. 그게 어떤물건이데"


"그럼, 내일 언제쯤을 말하는거지?"


점장은 손목시계를 들어 눈을 찌푸려 한참을 바라봤다.

수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내일 12시쯤 오게. 그런데 자네 용무가 끝났으면 일 하나만 해줄 수 있겠나"


뭔지 알거같았지만 모른척했다.


"어떤 일인데"


"이허가 가연이를 따라온다 하지 않았나. 그걸 잡아주게. 잡기만 한다면 내 수당은 후하게 쳐주겠네"


그거야 쉬웠다. 하경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점장에 말에 답했다.


"지금 당장 잡아주지"


"고맙네"


하경은 그대로 몸을 움직이려 했다. 그런데


"응? 뭐야"


하경이 집중하여 이허를 찾은 순간 이허가 사라짐을 느꼈다. 멀어진 것도 아닌 순간적으로 기가 끊긴 것. 이건 분명 사냥당한것이다.


허탈함에 속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하,아쉽네. 누군지 얼굴이나 확인해 볼까?'


하경은 말없이 뒤돌았다. 그렇게 문으로 다가갔고 문을 밀었다.


"···?"


문이 밀리지 않았다. 이게 뭔가 싶어 문을 확인해보니 투명한 문 밖으로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붉은 곱슬머리에 코트를 입은 무표정의 사내.


'아, 이 기생오래비같은 녀석이구나'


하경은 그를 보고 이허를 사냥한 주인공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얼굴을 확인했지만 이상하게 괜히 움직이기가 싫었다.

그건 밖에 붉은 머리의 사내도 마찬가지 였는지 밀던 손을 코트주머니속에 넣고는 고개를 치켜들어 내리깔듯 쳐다보기 시작했다.그렇게 둘의 신경전이 시작된것이었다.


멀리서 하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점장은 저거 뭐하나 싶어 일어났다가 눈을 크게 뜨며 나무랐다.


"우리 단골이! 가연아 빨리 들어오게 해라"


우두커니 있던 가연은 즉시 종종걸음으로 하경에게 다가갔다.


"뭐해요. 빨리 나와요"


"싫어"


"아이씨"


가연은 하경의 귀를 잡아당겼다.


"이거 안놔"


나름 아픈지 옆으로 끌려나갔고 그렇게 둘의 신경전은 끝이났다. 붉은 머리의 사내는 옆으로 끌려간 하경을 하찮은 듯 쳐다보며 들어왔다.

하경은 눈빛으로 무언의 욕을 날렸지만 그는 무시하고 카운터로 향했다.


"손님 앞길을 막으면 어떻해요"


"귀나 놓고 말해"


"아!"


하경은 귀를 어루만지며 시선을 그를 향했다.


'저거 기분 나쁘단 말이야'


그는 탁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점장에게 말했다.


"상급회복물약 한묶음"


"알겠네"


점장은 카운터 뒤에 문을 열어 들어가더니 깔끔하게 동봉돼있는 회복물약을 꺼내와 카운터에 놓았다.


"다섯개에 한묶음, 오백만원이네."


이에 그는 카드를 내려놨다. 하경은 그것을 보고 즉시 가연에게 물어보고는 돌아오는 대답에 조금 놀랐다.


'저 조그만거에 돈이 들어있다고?'


하경이 놀라고 있을 때 점장은 계산을 끝냈다. 그는 카드를 지갑에 넣고는 품속에서 금화를 꺼내어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맡긴 물건"


점장은 그 금화를 살피더니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금화를 금고에 넣었다.


"잠시만 기다리게"


다시 점장은 뒷문으로 들어가더니 5분여가 지나고 동그란 검은 구체의 물건을 꺼내왔다.


"여기있네."


그는 점장에 말에는 답하지 않은 체 그 물건을 챙기고는 뒤돌아섰다. 하경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그에 눈을 바라봤지만 그는 무시한 체 상점을 나갔다.


"잘생겼네"


정적을 깨는 가연에 한마디.


"얼씨구?"


하경은 가연을 힐끗 쳐다보고는 점장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내밀며


"일당을 받았으면 하는데"


"뭣?"


점장은 정말 미친놈을 본 것처럼 하경을 쳐다봤다. 하경은 그 반응에 상관없다는 듯한 말투로 답했다.


"이허가 죽었어. 당신네 직원은 이제 집으로 가도 된다고"


잠시 동안 점장은 멀뚱히 하경을 쳐다봤다.


"그걸 어찌 아는가"


"그 뭐냐 냄새? 뭐 그런게 사라졌다고. 말끔히 잡혔으니 걱정말아"


"음, 그게 사실이라면 자네가 받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조건"


"···?!"


"을 달았던가?


점장은 할 말이 없었다. 진상은 빨리 보내야 한다는 판단에 즉시 금고를 열었다. 그때였다.


"돈으로 말고 다른 걸로 줬으면 하는데"


"다른것? 뭐를"


하경은 자신의 머리를 검지로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 기억에 문제가 있어서 기본 지식이 많이 부족하거든"


소량의 거짓.


"그래서"


"기본 지식을 넣어 줄 지식 스크롤이 어디 없나"


점장은 눈을 가늘게 뜨며 하경을 주도면밀하게 살펴보았다. 지식 스크롤? 점장에 입장에서는 상당히 옛 물건이었다. 그런게 있어도 박물관에나 있지 지금은 팔고 있지도 않았다.


"이보게, 그 스크롤이란거 말이네···."


"응, 말해"


"이미 옛날에 심한 부작용을 발견하고 대부분이 파쇄당했다네. 대신"


"대신?"


점장의 표정이 변했다. 참지 못해 드러나는 웃음과 떨리는 손하며 갈망하는 눈빛.


"방법이 있네. 시간이 걸릴텐데 괜찮은가"


뭘 하려는걸까

하지만 들어는 봐야했다.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물건이 있네. 가연아 일 하나 하지 않으련?"


'왜 가연이를 부르는거지?'


가연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저 집 가고 싶은데요"


"이 일만 하면 내 백 만원을 월급에 더해주마"


"어,좋아요"


반응 한번 빠르네


가연이 답하자 점장은 즉시 하경을 바라보며 급한듯한 어투로 말했다.


"그럼 지하 창고로 빨리감세. 가연아 문 잠그고 지하 창고로 오거라"


"네"


하경은 마지못한 듯 혀를 찼지만 뭣하면 도망칠 자신도 있었기에 점장을 뒤따라 갔다.


상점 창고안에있는 문을 열자 지하로 가는 계단이 나왔다.

지하에 도착하여 전등을 키자 꾀나 넓은 공간이 나타났고 정리된 수백가지의 물품을 보였다.

계속해서 점장을 따라가자 입구로 부터 끝에 문이 보였다. 점장이 들어가 불을 켜자 깔끔히 정리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푹신한 소파와 그 옆에 책상에 타자기도 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뭐지"


"딜란이 제작한 타자기네. 이것으로 지식을 공유해봄세"


딜란?


"그래서 어떻게 한다는건데"


점장이 푹신한 소파를 톡톡두르렸다.


"소파에 앉게 나머지는 가연이가 해줄게야"


"믿을만 한거겠지"


"안전은 할것이네. 혹시 모르니 나도 옆에 있을것이고"


점장의 기대에 찬 표정에 하경은 찝찝함을 드러내며 의자에 앉았다. 혹시나 하여 살펴보았지만 이상점은 없었다.

점장은 타자기 뒤로가 연결된 누런 금속의 테를 들더니 하경에게 다가왔다.


"이걸 쓰면 되네"


"응?"


하경에 반응과 상관없이 금속의 테를 머리에 씌었다.


"점장님 저 왔어요."


"그래 그래. 저번에 했던거 알지?"


"네, 잘 알죠."


가연은 타자기 앞에 앉아 손목을 돌리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하였다. 점장은 하경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조곤히 말했다.


"가연이가 타자기를 치기 시작하면 지식이 흘러들어올거네. 묘한 기분이 들겠지만 놀라지 말고 앉아서 긴 시간을 버텨 주기만 하게"


"뭐, 알겠어"


점장의 눈을 피했지만 콧바람이 얼굴에 닿자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가연아 시작해라"


그러고는 점장은 하경을 바라볼 수 있게 놓아있는 소파에 앉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타타 타타 타타닥


가연이 타자기를 치기 시작했고 얼마 안되어 하경은 머릿속에 여러 지식이 들어옴을 느꼈다.


'오묘하군. 이게 다 저 아이의 지식이란 말이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많은 시간이 지난 듯 했다.


타자기의 소리는 쉴세 없이 들렸고 하경이 느끼는 감회는 정말이자 격세지감이었다. 그러는 와중 문뜩 가연을 쳐다보았다. 이미지와 달리 수많은 지식을 보내고 있는 가연이 조금은 대견하게 느껴진것이었다.


'응? 뭐야 저상태는'


하경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초점이 없이 손만이 움직이고 있었고 하경의 시선이 닿자 가연은 멍한 눈으로 천천히 아주 느릿하게 하경을 쳐다보았다. 묘하듯 기분나뿐 웃음을 짓더니 갑자기 동공이 뒤로 넘어가며 흰자만이 하경의 시선을 반겼다.


'무슨일이 벌어지는거야'


의문이 떠오르는 와중 갑자기 머리에 큰 고통이 찾아왔다. 참다간 머리가 박살 날것 같은 극악의 고통이었다. 나름 고통엔 면역이 높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말 못할 거대한 고통이었다.

즉시 금속의 테를 벗기려 움직였다.

그런데 몸은 완전히 구속당한 것 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팔은커녕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고 고통에 반사되는 몸의 떨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경은 점장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이걸 벗겨!'


말이 나오질 않는다.

성대가 조금의 움직임도 없었다. 유체 이탈이라도 한 것인지 하경에 의지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때였다.


[그 무게를 견뎌라]


중후하리 못해 억겁의 무게를 지닌 음성이 머리를 흔들었다.


'크윽, 점장!'


그 순간 배경이 바뀌었다.

하경은 한 어두운 공간 안에서 서있음을 느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대한 어둠의 공간에서 홀로 있었다. 기대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지켜보던 점장이나 가연은 보이지가 않았다.


"하···이건 또 뭘까"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지만 그야말로 암담했다.


그때였다.

위로부터 하나의 구체가 다가옴을 느꼈다.


그것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짐작했지만 상황을 판단만 했을 뿐 어찌 행동해야 할지 알수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 구체는 점차 어마어마한 크기로 커졌다. 그것도 엄청난 기압을 이끌며 다가왔고 다가오면 올수록 몸이 짓눌려갔다. 어둠의 공간에서 정말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저것에 눌리면 반드시 죽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전력을 다해 달리자 잠시 동안은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잠시 후 그것이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위에서 내려오는 구체는 상식을 깨트릴 거대한 몸집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도망칠 수 없는 속도로 다가 오고 있음을 몸소 느꼈고, 즉시 멈추어 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 모르겠다"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바닥에 두 다리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곧 이어 구체는 거친 포효를 지르며 내려왔고 순식간에 하경을 덮쳤다.


쿠와와아아앙


어둠의 바닥에 구멍을 내듯 내려온 구체는 바닥과 닿기 전에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경은 구체를 받아냈다.

하지만 오른 다리의 정강이 뼈가 두동강이 나며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왼팔의 뼈가 기이하게 꺾이며 팔의 기능을 상실했고 오른팔은 버티지 못하고 튕겨나듯 뒤로 밀려났다.

모든 피거죽을 바닥으로 쓸어내릴듯한 압박과 고통속에서 하경은 머리로 그 구체를 박았다.

꽉 다문 입안에 이빨들은 다수가 부셔진체로 입안을 맴돌았고 입안에 피는 쉴세 없이 하경의 턱을 흘러내렸다.


"내라···이려···라"


말 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남은 오른팔에 할수있는 모든힘을 축적시키기 시작했다. 목과 척추가 살려달라 아우성대었지만 할수있는건 하나밖에 없었다.

더 이상 머리로 버티는 것이 불가능 할쯤 허리를 틀며 거력의 힘으로 오른팔을 끌어올렸다.


퍼엉


태산을 뒤엎을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잠시 정적이 일었다.


츠츠츠 츠 찌지직


구체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났다. 그 균열은 족쇄 풀린 망아지 마냥 미친듯이 퍼져나갔다.


풀썩


하경은 기력을 다한 체 뒤로넘어갔다. 경멸하듯 구체를 바라보며 숨만을 헐떡였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던 구체는 하경을 바라보듯 허공에서 떠있었다.


[의탁하겠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도 중후한 음성은 하경은 귀를 쑤시며 들려왔고 하경은 피를 삼키며 억지로 입을 열었다.


"디···랄마'


그리고


쿠우우웅


구체는 그대로 하경을 삼켰다.


작가의말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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