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 용병왕의 고인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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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10.19 16:45
최근연재일 :
2023.11.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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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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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테스트(2)

DUMMY

“저 녀석이 왜 있는 거야?”


느닷없는 살수, 불파의 등장에 당황하여 자리에 멈춰 섰다. 살수는 가벼운 운행으로 단숨에 올라갔고 하경은 절로 오기가 생겼다.


“내가 두 번은 질 수 없지”


자세를 잡은 하경이 뜀박질을 시작하고 매서운 가속을 가하며 산을 올랐다.


가로질러 가고 싶었지만, 정확한 위치를 몰라 이정표를 확인하며 달렸고 등반 자체는 수월했다.


시험관이 도착한 뒤 10분 안에만 들어가면 되니 부담은 없었지만, 하경의 마음이 그게 아니었다.


“따라잡는다!”


전력으로 질주하다 보니 앞섰던 선두그룹의 인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맨 처음 달리기 시작한 젊은이였다.

얇은 트레이닝복만 걸치고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평소에 단련을 꾸준히 한 듯 보였다.

하지만 체력은 이상하리만큼 약해 보였다.


하경은 그를 지나쳤고 지쳐 보이는 얼굴을 확인했다.


“저런 게 초인이라고?”


초인이 가진 육체의 성능이 천차만별이라지만 하경의 눈에는 수상하리만큼 약해 보였다.


‘심각하네’


500년이란 세월이 이런 변화를 가져다주는가 싶었다.


그렇게 달리는데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졌고 단숨에 달려갔다.


“어?”


시험관과 선두 인원들이 설치된 테이블에 앉아 쉬고 있던 것. 그중에는 불파도 있었다. 하경을 보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고 하경은 무시하며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


앞치마를 두른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저분이 사는 거예요. 이거 드셔용”


주전자와 막걸릿잔, 견과류를 내려놓았다. 사는 사람은 시험관이었다.


“안 먹으면 후회하니까 꼭 드셔요. 알겠죠”


당부의 말과 함께 아주머니가 돌아가고 하경은 주전자의 뚜껑을 열어봤다. 뽀얀 막걸리가 가득 차 있었다. 주전자의 표면에는 이슬이 맺힌 것이 한번 들이키라고 유혹하는 듯했다.


막걸리를 따랐고 한 모금이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음~”


이어 깔끔히 잔을 비우고는 잔을 내려놨다.


“견귀주(見鬼酒)라”


맛을 보고는 이 막걸리가 견귀주, 벽안(碧眼)이라는 것을 알았다.


마지인(麻子仁)과 석창포(石菖蒲), 귀구(鬼臼)를 100일간 해에 쬐어 주류에 제조하는데 첨가하여 만들어지는 술이다. 단 백일의 기간에 단 하루라도 해를 못 받으면 효능은 바랄 수 없다. 또한 모종의 비법이 있는 거로 알지만, 그 비법까지는 세상에 나오지를 않았다.


“술맛 좋지 않아?”


불파가 주전자를 들고 하경과 마주 앉았다. 이어 주전자를 건네며 따라달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하경은 무시했다.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르며 불파를 향해 말했다.


“여긴 웬일이야?”


불파는 무안한 주전자를 거두고는 가져온 잔에 막걸리를 따랐다.


“일하고 있지. 화장실만 안 갔어도 가장 먼저 왔을 텐데 아쉬워”


“어떤 가지를 꺾으려고 온 거야? 또 나야?”


하경은 막걸리를 들이켰고 불파도 같이 들이켰다.


“크, 아니 할 일을 위한 준비. 겸사겸사 초인등록증도 따면 좋은 거고” 하며 불파의 손이 하경의 견과류로 향했다.




하경이 손을 쳐냈지만 반대 손으로 땅콩 몇 알을 낚아갔다. 그 모습을 탐탁지 않게 쳐다보던 하경은 주전자를 들었다.


“목적이 그게 아니면 오늘은 주고받아도 되겠어.”


“좋지”


불파는 잔을 들었고 하경은 잔을 가득 채워주었다. 이어 불파도 주전자를 들어 하경의 잔을 채웠다.

둘은 가볍게 잔을 부딪히며 들이켰다.


땀이 식어갈 때쯤 10명 정도의 인원이 올라왔고 그들도 막걸리를 받았다. 그 중 술을 못 먹는다는 이들은 환약을 받아 삼켰고 쓴맛에 한참을 괴로워했다.


“저거 쓰지”


“저것도 아는 건가?”


“당연히”


견귀환(見鬼丸)

견귀주가 나오기 전에 먹던 환이다. 제조 방법은 비슷하다.


단 견귀환(見鬼丸)은 괴물, 귀신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데에 그쳤지만 견귀주(見鬼酒)는 공포까지 잡는다.

술로 공포를 재운다.

견귀주가 만들어진 이유였다.


마지막 잔을 서로 따라주었고 둘의 목울대는 크게 흔들리며 막걸리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이제 도착하는 이들은 내려보내시면 됩니다.”


시험관은 일어섰다.


“네 알겠어용”


아주머니는 돌아다니며 테이블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시험관은 등산로로 걸음을 옮겼고 테이블에 있던 인원들도 전부다 일어섰다. 이제 곧 출발할 것이고 따라가야 했다.


‘술은 주고 이유는 알려주지 않는다? 반 친절하네“


대부분이 견귀주를 모르고 있었다.


분명 앞에는 등장할 것이다. 이허가.


등산로에 오르면서 느꼈었다. 몇몇 이허의 기운이 단번에 느껴졌지만, 약하디 약한 이허였고 나중에도 처리할 수 있어 그냥 지나쳤었다. 하지만 이 앞에는 급이 다른 이허가 존재할게 뻔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견귀주를 줄 이유는 없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뒤늦게 남은 인원이 도착했다. 술과 환을 먹은 인원은 16명. 먹지 않은 인원은 다섯이었다. 그 다섯의 인원이 올라왔고 출발하기 직전의 상황을 목격했다.


“하아하아, 기다려 준 거요? 다행이네, 다행이야”


“내 말 맞지? 그리 힘들게 안 한다고”


다섯 명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고 시험관은 그들을 무시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다섯 분은 오늘 테스트에서 떨어지셨어요. 이제 내려가세용”


“뭐야!”


다섯 명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혈기 넘치는 젊은 남성 두 명, 서른쯤으로 보이는 비대한 체격의 남성, 중년의 남성 그리고 교복을 입은 10대 남자아이 한 명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시험관에게 다가갔다.


중년의 남성이 가장 앞에서며 분노했다.


“아직 용마봉에는 오르지도 않았잖아, 근데 왜 내려가라는 거야!”


“도착하고 10분이 지났습니다. 제 재량으로 5분을 더 기다렸구요. 문제 되는 게 있습니까?”


중년의 표정이 크게 찌그러졌다.


“순 억지를 부리고 있어. 이 개x끼가!”


그러자 시험관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눈빛은 사늘하게 변했다.


“이 테스트는 저의 주관적인 개입도 허용됩니다. 그러니 어디 초인이란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어. 버러지 같은 놈들이! ”


“뭐어! 버러지?”


시험관의 눈에는 보였다. 그들이 수준이.


중년은 통뼈를 위시하는 두툼한 주먹으로 시험관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시험관은 고개만 까닥이며 회피했고 동시에 중년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몸체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고 이어진 시험관의 주먹이 그의 턱을 치올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중년의 몸이 허공에서 두어 바퀴를 돌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새x가!”


중년의 모습을 보고 20대 청년이 달려들었고 시험관은 가만히 그를 주시했다. 이어서




청년은 허공을 날아 바닥으로 떨어져 뒹굴었다. 시험관의 다리가 수직으로 솟구쳐 있었다.

그러자 남은 세 명의 인원은 더 이상 달려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려가십시오”


세 명은 얼굴에 분함이 남아있었지만, 쓰러진 두 명을 데리고는 하산을 했다.


이 상황에서 하경은 허탈함이 강하게 올라와 있었다.


‘개나 소나 초인이라고 하는구나“


그러고 보니 아까 그 근육을 키운 젊은이도 16명 안에 있었다. 다시 한번 세상이 변한 것임을 깊게 체감할 수 있었다.


시험관은 안경을 바로잡고는 남은 인원들에게 전달했다.


“남은 등산로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겁니다. 그것을 고려해 주십사 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원치 않는다면 바로 내려가 주시면 됩니다. 이상입니다.”


시험관에 말에 몇몇 인원이 웅성거렸으나 내려가는 이는 없었다. 그 상황을 파악한 시험관은 뒤돌았다.


“그럼 이번엔 제가 도착 후 1시간 내에 올라오십시오. 무운을 빕니다.”


타닥


다시 시험관이 매서운 속도로 올라갔다.




다들 선뜻 움직이는 것을 고민하는 듯 보였고 이에 먼저 움직인 것은 하경이었다.


“최소 2인 이상으로 움직이는 게 좋을 거야”


생존하라는 의미로 말을 던졌다.


‘받아먹어라’


말을 마치며 하경은 달려 올라갔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점차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선두권에 있었던 이들은 제각기 올라가는 듯했고 남은 인원은 2명~3명 정도 팀을 이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가 올라가고 한 명이 개운한 표정으로 그 장소에 나타났다.


“후, 시원하다. 어? 다 어디 갔지?”


불파는 주변을 둘러보다 정리하는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혹시 다 어디 갔나요?”


그러자 아주머니가 놀라 물었다.


“아까 술 먹던 젊은 총각 아냐? 이미 올라간 지 한참 됐어. 빨리 올라 가용”


“아하하, 고맙습니다”


마지막 주자 불파도 산을 올랐다.


하경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름 진심으로 산을 달렸다. 앞 시험관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자 좀 더 속력을 올렸다.


“더 붙어봐?”


목판 이정표를 보며 가는 것보다 인간 이정표를 따라가는 게 이득이었고 하경의 선택은 옳았다.


‘잘 따라오는군요’


시험관은 따라오는 하경을 확인했다. 마음 같아선 더 속력을 올리고 싶었지만 이건 테스트였다.

그리고 이건 절대평가의 성격도 있다.

시험관은 절제하며 속도를 유지했다. 그리고


‘어떤 의도인지는 알겠지만 안 통할 겁니다’


시험관은 속으로 웃으며 땅을 박찼다.


하경은 시험관과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거리를 유지하며 달려갔다. 10m 정도의 간격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바윗길이 나왔고 그 길을 오르자, 해맞이 광장이 나왔다.


‘이야, 좋은데’


서울의 전경을 시야의 막힘없이 바라볼 수 있었지만, 시험관은 놓칠 수가 없었다.


점차 경사는 완만해졌고 아차산 1보루를 지났다.

그 순간이었다.


앞에서 이허의 흉흉한 기운이 퍼져 나오고 있었다. 하경은 이허가 시험관을 덮칠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하며 바라봤다.


‘어찌 대처하는지 볼까?’




“어, 어?”


이허가 지나치는 시험관에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시험관은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띠었고 하경은 단번에 알아챘다.


“부적을 달고 왔구나!”


준비성 한번 철저하네


하경은 더 생각을 이어갈수 없었다. 견귀주를 먹은 효과로 인해 평소보다 더욱 이허의 모습이 잘 보였다.


노루를 잡아먹었는지 머리에 노루 뿔의 형태가 보였고 하경 자신과 비슷한 덩치에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다.

이허는 등산로 옆의 나무에서 하경을 지켜보고 있었고 하경이 지나치는 순간 손을 뻗었다.


‘와허(蛙虛), 변종이었어?’


변종 와허(蛙虛).

두 팔과 혀가 늘어나며 그것으로 목표를 사냥하는 이허의 변종.


놀랍다기보다 반가울 지경이었다.

와허의 팔은 깔끔히 하경을 감싸며 잡았고 그대로 허공으로 휘둘렀다. 나무에 하경을 패대기쳐 기절시킬 의도였다. 하지만


‘완력은 내가 더 쎄’


하경은 팔을 뺐고, 다리를 오므려 나무에 닿는 순간 오므리며 충격을 최소화했다. 다시 쭈욱 뻗으며 와허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잡고있는 팔로 하경을 제어하지 못하자 당황한 와허는 혀끝에 힘을 주었다.

혀끝은 단단해졌고




혀가 하경을 향해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왔다.


“피부도 내가 더 두꺼워. 자식아!”


왼팔로 혀를 올려 쳤고 혀는 허공으로 치솟았다. 이어 와허의 팔을 잡고는 급하강하였고 땅에 발이 닿자, 땅에 다리를 지탱하여 팔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와허는 하경을 향해 끌려갔고 하경은 한 발 내디디며 빠르게 주먹을 뻗었다.


퍼억


주먹은 와허의 인중에 꽂혔고 목이 그대로 꺾였다.


“꿰엑!”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와허의 몸을 축 처지고는 더 이상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부스럭


하경은 주변에 난 소리에 눈을 돌렸다.

소리의 정체가 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허처리꾼.

일반 초인은 알아보는 것이 힘들지만 저들은 공장부지에서부터 느꼈지만, 독특한 기운을 풍기고 있어 하경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렇게 숨어 있다는 것은 단순히 이허의 처리뿐만 아니라 초인들의 보호 목적도 있었을 것이었다.


하경은 와허의 강함을 보고 일시적으로 다른 초인들이 걱정됐지만 저들을 확인하니 맘을 놓을 수 있었다.

하경은 다시 달려 나갔다.


완만한 경사를 올라 아차산 정상에 오르자, 하경은 잠시 달리는 것을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휴, 풍경 좋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으악!”








밑에서 수많은 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이허를 발견한 모양이다.


“비싼 견귀주도 먹었는데 힘내라고”


하경은 잠시 나무에 기대어 휴식을 시작했다.


용마봉(龍馬山)

용마봉의 정상은 드넓었다. 인위적으로 산을 깎아 평지를 만든 듯했다. 산이 가졌어야 할 절경을 뒤로하고 3m에 다다르는 목재로 만든 문이 땅을 딛고 올곧이 서 있었다.


우측에는 육각형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아래 한 사람이 기대어 서 있다.


우수에 찬 깊은 눈과 높은 콧대. 조각이라도 한 듯한 턱선과 허리까지 오는 장발의 머리칼.


바람이 불며 그의 코트가 흔들렸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산 아래를 내려보았다. 무엇이라도 느꼈을까.

그의 붉은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권태롭구나”


낮고 부드러운 음성이 깔렸고 그는 무위(無爲)한 바닥에 시선을 놓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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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테스트(4) 23.11.03 11 0 14쪽
14 13화 테스트(3) 23.11.01 12 0 14쪽
» 12화 테스트(2) 23.10.31 14 0 13쪽
12 11화 테스트(1) 23.10.30 20 0 19쪽
11 10화 두근거림은 고민거리로 다가오고 23.10.29 18 0 14쪽
10 9화 바쁜와중에도 인연은 생기다 23.10.28 18 0 13쪽
9 8화 부탁(2) 23.10.27 22 0 14쪽
8 7화 부탁 (1) 23.10.26 33 0 14쪽
7 6화 긴 밤의 시작(2) 23.10.24 33 0 14쪽
6 5화 긴 밤의 시작(1) 23.10.24 34 0 13쪽
5 4화 한 걸음 내딛을때 23.10.23 47 2 14쪽
4 3화 새로운 환경(2) 23.10.22 47 0 19쪽
3 2화 새로운 환경 23.10.21 71 1 14쪽
2 1화 조선제일 용병 죽다 23.10.20 96 1 18쪽
1 프롤로그 23.10.19 121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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