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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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녕
작품등록일 :
2024.01.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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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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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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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마법 부여

DUMMY

나는 자리로 돌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장비들을 살펴봤다.


장비들 옆엔 어떤 물건에 어떤 속성의 마법 부여가 필요한지 적혀져있는 양피지가 있었다.


“단검은 냉기 1개, 전격 2개, 화염 1개, 중독과 마비 각각 5개?”


양피지엔 장비 별로 들어가야할 마법부여가 빼곡이 적혀져 있었다.


“아니, 뭐가 이렇게 많아? 왜 올 때마다 늘어나는 것 같지?”


한없이 구겨지는 미간을 억지로 피며 아무렇게나 쌓여져있는 장비들을 분류했다. 마법부여하기 전 어떤 물건이 얼마나 있는지 1차로 확인하고, 2차로 장비에 마법부여를 진행하면서 더 손쉽게 체크하기 위해서다.


한참 장비를 분류하고 있는데 땀범벅이 된 롭다가 대수롭지않게 검하나를 그 위로 올려놨다. 그런 그를 어이없이 바라봤다.


“뭐에요?”

“추가!”

“이게 다가 아니에요?”

“어엉? 뭐라고?”

“······아니에요.”

“그래! 수고해라!”

“?”


어쩐지 자기 필요할 때만 잘 알아듣는 것 같은데 기분탓이겠지?


무기와 장비의 분류를 끝내고 그 개수와 양피지에 적힌 개수를 비교했다. 다행히 개수가 딱 맞았기에 여기서 더 추가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본격적으로 마법 부여 작업을 시작했다. 완료된 장비들은 부여된 속성에 따라 다시 분류되어 옆에 쌓였다.


“테오! 오늘 컨디션은 당연히 좋겠지?”

“내구는 최소 5번에서 7번 나올 것 같습니다!”

“적당하네!!”


마법 부여가 된 장비에는 내구, 일종의 사용 횟수가 존재했다. 영구적이지 않다는 뜻이였다.


예를 들면 방금 내가 작업을 마친 화염 마법이 부여가 된 너클의 경우, 너클에 가해지는 충격에 의해 화염 마법이 발동되고 타격당한 신체에 작은 불이 옮겨 붙는 식이다.


여기서 아까 롭다에게 말한 내구 5회에서 7회란 소리는 이런 화염 펀치를 5회에서 7회 정도밖에 쓸 수 없었단 얘기다. 그 이후론 그냥 펀치고.


그런데 여기서 이 불꽃펀치의 사용횟수와 화력은 인챈터의 실력과 역량, 그리고 취향에 따라 성능이 크게 갈렸다. 컨디션도 크게 탔고 말이다.


이를 테면 폭발이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인챈터가 있다면 5회짜리 화염 펀치가 아니라 일회용의 필살 폭발 펀치를 날리는 폭발 너클로도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살짝 화상만 입히게 하는 정도로 설정하면 여러 발의 불꽃 펀치를 날릴 수 있는 불꽃 너클이 된다.


물론, 실력이 없다면 단발짜리 촛불 너클이 될 수도 있고 말이다.


게다가 부여된 마법의 횟수를 넘겨 일반 장비가 되어버린 물건엔 다시 한 번 더 마법을 부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 귀하고 비싼 물건보단 적당히 쓰고 버릴 물건에 마법 부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퀄리티의 일반 장비보다 마법 부여 장비가 조금 더 비싼 건 덤이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마법 부여 장비를 구매하곤 했다. 부여된 마법이 적재적소에 제대로만 터져준다면 돈 값 이상은 해줬기 때문에 자금이 되는 이들은 이왕 사는 김에 돈 조금 더 써서 마법 부여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쌓인게 지금 내 눈앞에 수많은 무기와 방어구들이였고 말이다.


“어우···마나 모자라···.”


잠시 손을 멈추고 미리 만들어온 마나 사탕을 입에 넣었다.


마나 부여란 생각보다 많은 마나를 필요로 했는데 내 간장종지만한 마나량으론 이 많은 것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아무튼 적은 마나통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마나 사탕인것이다.


기존의 마나포션이 1회 음용으로 순식간에 마나를 채워주는 방식이라면, 마나 사탕은 훨씬 적은 양의 마나가 채워지지만 지속적으로 회복시켜주는 물건이였다.


겸사겸사 떨어진 당도 채워주고 말이다.


‘어휴 징그러. 얼른 끝내고 집에 가야지.’


숨 좀 돌릴 겸 잠시 쉬는 데, 어느새 대장간 바깥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로오오옵다!!!! 검!!!! 검!!!! 이거 얼마야!!!!!”

“드워프으!! 장비 수리!!! 수리!!! 임마!!!!”

“롭다!!! 내 무기 찾으러 왔다! 그 옆에 있는 거!! 어!! 어!! 그거!!!”


그리고 드워프 롭다를 찾으러 온 손님들답게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목적을 밝혔다.


‘귀마개··· 귀마개가 필요하다···.’


롭다는 장인 거리에서도 인기가 많은 대장장이다. 그 이유는 라르바티에도 몇 없는 드워프 장인이라는 것도 한 몫 했다.


드워프제 장비는 압도적 퀄리티를 자랑하니까 말이다.


물론 라르바티에는 그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드워프들도 있긴 했었지만 그들을 제칠 수 있었던 건 그가 다른 드워프 장인들 중에서도 가장 말귀를 잘 알아먹는 드워프였기 때문이다.


‘죽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소리질러야했고 목적을 이룬 자들은 모두 목이 쉰 채 돌아갔다.


그래서 이 세계에는 ‘목청이 가장 큰 자가 전설의 무기를 얻는다.’ 라는 말이 있었다. 드워프만큼 뛰어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종족이 없는 것과 더불어 기술이 뛰어난 장인일수록 귀가 어둡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였다.


“빌어먹을 드워프···.”

“뭐 인마!”

“아니 너무 좋다고요.”


게다가 이상하리만치 자기 욕은 작게 말해도 기가막히게 알아듣는다는 점이 열받았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을 꾸욱 참으며 일하다보니 산처럼 쌓인 장비를 모두 해치울 수 있었다.


“오! 역시! 널 믿었다!”

“조용히···좀···.”

“뭐라고?”

“······.”


마나 사탕으로도 마나고갈의 여파를 벗어날 수 없었기에 부들거리는 손으로 마법 부여 장비 리스트가 적혀져있는 양피지를 건넸다.


롭다는 양피지와 마법 부여가 완료한 장비들을 살펴보며 양피지에 적힌대로 마법부여를 잘 적용했는지 개수와 종류를 확인했다.


하나의 오차도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자 롭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역시 훌륭하구만!”

“보수나 제대로 챙겨주세요.”

“그럼그럼! 하지만 그래도 감정은 맡기고 나서야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고있지?”


롭다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롭다와 나는 계약관계로 이뤄진 관계다. 나는 그가 맡긴 물품에 마법 부여를 해서 납품하는 것이였으니 고용주이자 물건들의 주인인 롭다가 물건의 품질을 확인한다는 건 당연한 절차였다.


그런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매한 물건, 그게 외주로 맡긴 마법 부여 장비라고 해도 엉망인 물건이 섞여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그런 물건을 판매했다는 것 자체가 롭다 자신, 그리고 드워프로서도 자존심과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이였으니 품질 검수는 장인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인 것이다.


내 실력을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납품받은 물건 확인한다는데 기분 상할 게 뭐가 있겠어.’


그저 지극히 당연한 일일뿐이다.


그러나 롭다는 감정을 따로 맡기겠다는 말과 행동에 기분 나빠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내 모습을 몹시 좋게 평가했다.


“역시 우리 샌님은 다른 마법싸개랑 다르다니깐! 호탕해!”


롭다의 저 샌님이라는 별명은 나름대로의 애칭···이다. 그는 드워프답게 마법에 조예가 없었는데 그러다보니 어쩔수 없이 마법 부여 장비는 따로 인챈터를 고용해야만 했었다.


그리고 이런 장인들과 인챈터들의 관계는 언제나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인챈터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재능적 한계로 인해 높은 경지로 올라갈 수 없는 자들이 대부분이였다. 마법사지만 마법사가 될 수 없는 자들이란 것이다.


그런 이들이 가지는 많이 가지는 직업이 중 하나가 인챈터다.


어쨌든 이런 인챈터들은 마법을 쓸 수는 있었으므로 자신을 마법사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마법사인 나’ 라는 자아가 너무 비대했다는 것이다. 정작 자질, 재능 문제로 마법사로서는 돈을 벌 수 없어 인챈터로 활동하는 것이지만 본인들은 그래도 ‘마법사’ 였다.


그래서 아직 개화하지 못해서 고초를 겪는 중인 마법사 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행동 자체에 불만을 가지기도 했고 그게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롭다처럼 마법부여 외주를 맡기고나서 제품 품질을 위해 감정을 맡기겠다고 하면 자신의 실력을 못믿녜 뭐녜 하면서 진상을 부린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에서 감정을 맡기고 성능이 제대로 확인된 물건을 팔고싶은 장인과 이를 신뢰 문제라며 따지고 드는 인챈터들의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 이 둘의 관계는 그 끝이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장인, 그것도 드워프 장인들은 이런 인챈터를 마법사도 되지 못한 마법사라 비꼬며 만든 말이 마법싸개였다.


임시 인챈터로 일하는 나의 경우 롭다에게 마법싸개가 아니라 샌님으로 불렸으니 다행히도 드워프 장인의 인정을 받은 게 되는 것이다.


“오늘 저녁에 감정사 양반을 불렀는데 기다렸다 받아 갈 거냐, 아님 내일 받으러 오겠나?”

“기다리겠습니다.”

“어?”

“오늘!”

“그래!”


감정사란 물건의 품질을 보증해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들이 사용하는 특수한 양피지에 물건에 대한 정보가 스스로 적히면서 보증이 되는 것이다.


정보라고 해봤자 무슨 게임에서 나오는 것처럼 [공격력 5, 내구도 3] 이렇게 디테일하게 적히는 게 아니다. 단단함, 날카로움, 내구도 등 여러 항목들을 0부터 10의 단계 중 몇 단계이냐를 표시하는 것이다.


마법 부여 장비인 경우에는 어떤 속성의 마법이 부여되어 있고, 발현될 마법의 화력 그리고 몇 회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까지도 추가로 적혀지는 것이다.


“크흠. 계시오?”


마침 감정사가 롭다의 대장간에 찾았다. 가는 귀가 먹은 롭다의 어깨를 콕콕 찔러 감정사의 방문을 알렸다.


“오! 어서오시오!”

“감정! 물건! 어디!”


대장간의 주인이 드워프인 걸 확인하자 감정사는 곧바로 드워프식 대화를 시작했다.


최대한 간결하고 크게, 그렇게 해야 목을 최소한으로 쓸 수 있었으니까. 그것을 아는 걸 보니 오늘 방문한 감정사는 베테랑인 것 같았다.


롭다가 그를 마법 부여 장비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자 예상보다 많은 장비의 양에 감정사는 살짝 놀란 듯 했다.


“뭐가 이렇게 많아?”


하지만 감정사는 이내 자신의 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장비 위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양피지를 한 장씩 올려놓곤 조곤조곤 주문을 읊조렸다.


이윽고 양피지 위로 스멀스멀 장비의 정보가 올라왔다. 순식간에 모든 장비의 감정서가 만들어졌다.


이후 감정사가 대장간 구석에 구겨져 있는 나를 발견하곤 얼굴을 찌푸리며 따지듯 말했다.


“여기서 일하는 자 같은데, 왜 아까부터 여기서 가만히 있지?”


그리고 내게 하는 저 말의 저의는 다음과 같았다.


‘인간인 네가 드워프 사장 대신 나와서 나와 얘기했었어야지! 왜 건방지게 구석에 가만히 있었어!’ 라는 소리였다.


물론 난 롭다의 조수도, 대장간의 직원도 아니였지만 말이다.


“전 조수가 아닙니다. 인챈터죠.”

“아~ 그래?”


그리고 인챈터들이 감정 받는다고 하면 발작부터 하는 이유가 여기 하나 있었다.


감정사도 마법사다. 감정사들은 인챈터들을 자신들보다 한참이나 급이 떨어지는 존재라고 인식했기 때문에 감정사로 오게 될 때면 이런 식으로 은연중으로 인챈터를 깔보곤 했다.


감정사가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네 인생 알 것 같다는 특유의 재수없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난 그러든 말든 신경쓰는 타입이 아니여서 그냥 무시하기로 했는데 롭다가 끼어들었다.


“보수는 길드로 전달하면 되겠소이까!”


갑작스런 소리에 감정사도 깜짝 놀랐는지 표정을 찌푸리며 귀를 막았다.


“쯧.”


감정사는 표정을 풀지 않은 채 롭다가 아닌 나를 향해 말했다.


“이봐, 인챈터. 감정비는 길드에서 청구한다고 저 드워프에게 잘 말하도록.”


감정사는 그렇게 말하곤 대장간을 떠났다.


나는 눈동자를 슬슬 굴려 롭다의 표정을 바라봤다. 드워프들은 다른 종족에 비해 귀는 어두웠지만 모욕은 기가막히게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허! 이래서 마법싸개들이란!”


드워프들은 바보가 아니다. 상대방의 몸짓, 표정, 분위기를 못 알아챌리 없단 얘기다. 오히려 소리에 둔감하기 때문에 그 외의 것들에 대해 더 예민하게 느끼는 것이다.


“흥!”


롭다 씩씩거리면서도 감정사가 남긴 양피지 보증서들을 꼼꼼히 확인했다.


“호오-!”


그리곤 언제 성을 냈냐는 듯 다시 방긋 웃으며 나를 칭찬했다.


“역시 우리 샌님이군! 일처리가 확실해!”


보증서에는 장비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내용들이 적혀져있었으나 공통된 점이 하나 있다면 모든 보증서에 찍어내기라도 한 듯 [ 마법 내구 : 7회 ] 라고 적혀져있었다는 것이다.


“내 이러니 자네를 안 좋아할 수 있나! 하하하!”

“예, 그럼 이제 값을 치르셔야죠.”

“그렇지! 곧 가져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게!”‘


잠시 후, 롭다는 묵직한 주머니와 함께 녹색의 모난 돌을 가지고 왔다.


“자, 150만 크론과 자네가 요구한 슬라락이네.”

“감사합니다.”


슬라락, 슬라임의 아종격의 몬스터로 슬라임은 죽으면 액체가 되지만 슬라락은 광물로 변한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롭다의 대장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들어오는 돈도 돈이지만 그것보다는 이 슬라락을 얻기위함이 더 컸다.


“그냥 슬라락만 저한테 판매하시면 안됩니까?”

“뭐라고?”

“······됐습니다.”

“그래!”


일부러 안 알려주는 것이다. 슬라락은 드워프들의 고향 광산에서만 서식하는 특이 몬스터였다. 마음 같아선 슬라락만 구해서 돌아가고 싶지만 롭다는 훌륭한 마법 근로자를 잃고 싶지 않았기에 이렇게 슬라락을 보수로 걸고 나를 한달에 한 번 부려먹는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슬라락과 돈 주머니를 갈무리 한 후 롭다에게 말했다.


“한달 뒤에 뵙겠습니다.”

“어어! 그래! 수고했다!”

“가보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대장간을 나섰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롭다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테오!!!!!다시 돌아와!!!!!!”


롭다의 대장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걸어온 것 같은데 롭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려왔다.


“······.”


나는 아무말 없이 대장간으로 달렸다. 어차피 내 목청의 소리론 롭다까지 갈 수 없었고 대답이 안 돌아오면 롭다는 더욱 더 큰 소리로 나를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후우욱! 호! 왔구만!”

“허억··· 헉··· 뭔데요.”


아니나 다를까, 롭다는 바로 다음 샤우팅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그보다 내가 먼저 왔기 때문에 귀에서 피를 흘릴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다.


롭다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자네한테 부탁할 게 있었는데 깜빡했지 뭔가.”

“부탁이요?”

“옛날에 자네가 나한테 준 것 있잖은가!


옛날에 준 물건?

내가 잘 모르겠다는 듯 굴자 롭다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아! 거 있잖아! 이렇게, 이렇게 슥슥 바르는 거!”


머리에 뭔가를 슥슥 바르는 그의 행동을 보고서야 떠오른 물건이 하나 있었다.


“발모제요?”

“어! 그래! 그거! 발모제!”


다른 드워프들에 비해 머리와 수염의 숱이 적었던 것이 콤플렉스였던 롭다에게 딱 한번 발모제를 만들어 준 적이 있었다.


마법처럼 순식간에 머리카락과 수염이 자라나진 않았지만 롭다는 포기하지 않고 발모제를 매일매일 발랐다. 그리고 석 달이 지났을 때 롭다는 빈약한 드워프에서 풍성한 드워프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별로 알고싶진 않았지만 드워프 여성에게도 인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약발이 떨어졌나?’


그러나 롭다의 머리와 수염은 아직도 풍성했다.


“이제 필요 없으시잖아요.”

“나 말고 필요한 드워프가 있어!”

“아하···. 근데 그거 이제 못 만들어요.”


그 말과 동시에 롭다가 크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롭다를 진정시키며 왜 만들지 못하는 지에 대해 설명했다.


“제일 중요한 재료가 있는데 그걸 제가 못 구해서 그래요.”

“내가 구해주면 만들어줄 수 있는거 아닌가?”

“그렇긴 한데···.”

“그럼 뭔지나 퍼뜩 말해!”


재료에 대해 롭다에게 말해도 될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다 롭다의 얼굴에서 인내심의 끝이 다가오고있음을 읽어냈기에 눈을 딱 감고 말했다.


그리고 재료가 무엇인지 들은 롭다는 얼굴을 잔뜩 구긴 채 작게 중얼거렸다.


“이런 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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