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여, 중소기업 회장님의 혼령과 결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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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우스
그림/삽화
고라니우스
작품등록일 :
2024.02.02 14:35
최근연재일 :
2024.08.22 10:58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62
추천수 :
1
글자수 :
85,280

작성
24.05.15 09:00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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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4화 - 어서 나가자

DUMMY

예에.. 아무쪼록 신속하게 이동을 조금 해보는 것으로 하시지요..


그래그래 얼렁 몸을 움직이게 칠구여.


덕판은 특유의 나지막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칠구에게 업무지시를 내렸다.


어오 지금 움직이고 있잖아요!! 제발 잔소리좀 그만하세요오오!!


어우 알겠네 내가 응원해줌세.


허나, 가열차게 끓어오르는 칠구의 질풍노도와도 같은 강렬한 저항에 덕판도 어찌할 도리는 없었다.


됐거든요?


칠구는 마치 3대 500은 거뜬히 찍는 헬스마니아의 그것처럼 두툼하게 부풀어오른 팔뚝을 자랑하며 춘삼의 양쪽 겨드랑이 안쪽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려 칠구여 클로킹 영역 안쪽으로 춘삼이를 다 넣어!!


그러한 칠구의 상남자적인 면모에 어째서인지 극도로 흥분한 덕판이었다.


예에!! 갑니다아!


칠구가 춘삼을 들어올려 클로킹 영역 안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던 찰나,


엥? 저게 왠 구두..?


김과장의 뒤를 따라들어왔던 부하직원 하나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채 칠구와 덕판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히..히익!!! 회장님 저희 다 들킨것 같..!!


칠구?


예?


나같으면 말이야.


예..


그런 말 할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앞으로 가겠어


아.. 아아..!


빨리!!!


우라얍!!!!


칠구는 마음속으로 요상한 기합을 힘차게 넣으며 춘삼을 강하게 끌어당겨 클로킹 영역 안으로 쏙 집어넣었다.


과장님 저기 저 신발 말씀... 잉?


부하직원은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중단했다.


뭐.. 뭐야?


김과장은 평상시 볼 수 없던 충직항 부하직원의 당황한 모습에 본인도 적잖이 당황하였다.


저..저도 잘.. 소파 뒤쪽으로 검정 구두같은게 보였던 것 같..


촤하하하핫 깜장구두라니 제정신이야? 여긴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무슨말이야 인석아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분명히 구두랑 양복입은 다리가 살짝 보였던 거 같은데 지금은 안보입...


차암나 아까 점심때 먹은 양주가 덜 깼냐? 앙?? 최덕철스, 아유 멍충스?!


아악! 죄.. 죄송합니다.. 분명.. 아.. 아닙니다..


최덕철 대리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으며 돌아섰다.


휴우.. 다행입니다 회장님.. 안들킨거 같아요..


그려그려.. 일단 급한불은 껐구먼..


예에..


근데 저 자식들... 점심시간에 술먹고 돌아댕긴거 같슴다... 하아.. 차암나.. 심지어 양주를..


그러게 말여.. 저 썩을 놈들.


부들부들 떠는 덕판을 느낀 칠구는 나지막이 한 마디 거들었다.


죽일...까요..?


음... 그럴래..?


아.. 아뇨. 그냥 해본말입니다만?



차암나 여튼 지금냥 지금 당장 줘 패버리고 싶은 지경이야 칠구... 으이!!

게다가 저놈들 지근 공금횡령 수준이여.. 술은 식대 항목에도 안들...



예?


예는 무슨 예야. 설마.. 몰랐나 칠구...??



예...?


우리 회사는 참으로 좋은 회사잖여. 심지어 법인카드로 점심밥 먹어도 되니께 말여!! 껄껄!!


히..히익.. 법인카드..?


그려그려 허허. 내가 있을때 맨들어진 제도여


법카 말씀이시옵니까?


그..그려.. 무슨 문제라도...??


법카가 있는데 왜 밥값을 저에게...!!!! 크흐흐흑!


이런 나쁜.. 베드 보스!!!!!! 이익!



칠구는 점심식사값을 자신에게 떠넘기다시피 하였던 춘삼의 행태에 순간적으로 참을 수 없을만큼 울컥하여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춘삼의 따귀를 강하게 후려쳤다.


컥!!!!


그 따귀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흡연장 내에 약간의 바람이 일었다 잠잠해졌을 정도였다.


칠..칠구! 뭐하는거야 지금!!


아..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나의 소중한 아들의 따귀를 후려쳐?!?! 이자식이


그..그게 아니라 춘삼 팀장님이 얼른 일어나야 여기를 빠져나가는 뭐든 할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말이나 급하게 내뱉었지만 의외로 상당히 시의적절한 멘트였다.


아 그건 그렇구만


그렇죠?



그려그려 그럼 어떻게 나갈지는 생각해봤나 칠구여?


아니 그걸 지금 당장 어떻게 생각을 해요오오!!


이녀석이!! 째식이 말이여?! 반항기좀 보소?


아무튼 생각을 좀 해봅시다 예?


덕판을 몸속에 집어넣고 있는 칠구의 거침없는 기세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상태에서 지속되고 있었다.


그려..


꼬리를 내린 덕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아니 뭐가 있디는거야? 뭐? 구두??


담배연기를 거나하게 내뿜으며 김과장이 칠구쪽을 향해 거침없이 걸어오기 시작했다.


히..히익!! 회징님, 그가.. 우리쪽으로 옵니다요... 허덜덜 후덜덜!!


자네는 후덜덜이라는 의태어도 실제로 말로 표현을 하나? 차암나 크하억!!! 칠구여 큰일이여!! 온다고!!


덕판 역시 김과장의 돌진과도 같은 맹렬한 접근에 속수무책으로 멘탈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지금 저 자식... 아 아니 저 과장놈이 저희쪽으로 거의 다 왔다는거보다 더 충격인게 뭐가 있... 크 히이익!!!


그 순간 칠구는 자신의 정수리 부분에 깃털이라도 올라간 듯, 간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회장님. 클로킹이 설마 옅어지고 있는건가요?? 정수리 부분에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한 칠구였다.


그려그려.. 마력이 다 떨어져간다 칠구여.. 무릇 클로킹 영역은 위쪽에부터 옅어지기 시작하제 허허!


덕판은 이성을 잃기라도 한 듯 너털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커헉 춘삼팀장님 겨우 클로킹시킨지 얼마나됄다고 지금!!!! 어우!! 저희 거대계획이 이렇게 시작도 못해보고 끝납니까아아!!!


안돼에에!! 으이!!!


칠구와 덕판, 두 사람의 고함소리가 칠구의 내면에서 강하게 울려펴졌다.


삘릴리 개글개굴 삘릴릴ㄹ리~!!


히익.. 뭐여!


김과장의 핸드폰에서 울리는 소리였다.


벨소리인거 같습니다만?


그러게?! 일단 받아보자..!! 어잉?!


김과장은 크게 놀라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왜.. 왜그러십니까!


부회장님이 이 시간에.. 허참나.. 촤하하하핫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김과장의 표정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 예 회장님!!! 김과장입니다!!


아하 예에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올라가겠습니다! 크하핫 아이고 실수라니요, 호칭 정확합니다!


아. 아닙니다아! 이제 뭐 사실상 회장이시지요!! 조만간 그렇게 되시지 않겠습니까! 예에 올라가겠습니다!


현란한 아첨의 정석을 보여준 김과장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전화를 마쳤다.


부.. 부회장님 호출이십니까!! 오우!! 역시 과장님 부회장님 직통!! 대단하십니다!! 껄껄


어이고 됐네 됐어, 나 올라갔다올테니까 먼저 대충 정리하고 사무실 복귀해!


옛솔 칫솔 마데카솔!!!


차암나 껄껄


거들먹거리며 사라진 김과장. 그리고 혼자 남은 김과장의 졸개, 그리고 숨어있는 칠구, 덕판, 춘삼까지, 흡연장내게 팽배했던 긴장감은 잠깐의 소강상태를 맞은 듯 했다. 그 순간,


어휴.. 비위맞추기 드럽게 힘드네 카악 퉤!!!


김과장의 졸개가 대뜸 바닥에 침을 뱉으며 구둣발로 거세게 소파를 걷어찼다.


어억!! 회장님, 저자식 김과장 충신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어어억 크하하!!


차암나 껄껄 역시 권력은 내 앞에 있을때만 권력이라는 말의 실사판 같은 장면이구만!!


오우, 상당한 울림이 있는 말입니다 그려. 어떤 위인이 한 말입니까?


칠구는 감명을 받은 표정으로 덕판을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그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아니? 방금 내가 지어낸건데? 힛!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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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 한없이 낮은 자세로 24.02.12 26 0 9쪽
5 5화 - 상사와의 불편한 식사 (2) 24.02.11 22 0 8쪽
4 4화 - 상사와의 불편한 식사 (1) 24.02.10 27 0 8쪽
3 3화 - 그 놈 목소리 24.02.09 29 0 12쪽
2 2화 - 이것이 회사이자 사회다 24.02.08 34 0 11쪽
1 1화 - 엄마 나 취직했어 24.02.02 5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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