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여, 중소기업 회장님의 혼령과 결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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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우스
그림/삽화
고라니우스
작품등록일 :
2024.02.02 14:35
최근연재일 :
2024.08.22 10:58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56
추천수 :
1
글자수 :
85,280

작성
24.05.17 09:00
조회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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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5화 - 이것이 하이브리드다

DUMMY

아오!! 진짜아아!!


칠구는 두 주먹을 꼭 쥐고 자신을 가슴을 팡팡 내리쳤다.


이익! 칠구 또 나를 쳤어??! 아주 그냥 상습적인걸 넘어서 그냥 숨쉬듯이 자연스럽네 이제??


덕판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 채 얻어맞으며 격렬하게 대꾸했다.


일단 나갑시다. 예? 저 졸개한테 들키면 안되잖아여어!


분개하는 칠구를 막을 길이 없다고 느끼자 덕판은 다시 한 번 저자세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나가자 나가!


순간이동 뭐 그런건 없습니까 회장님?


아무리 내가 혼령이라지만 그런게 있겠냐는 듯한 황당한, 그리고 동시에 난감란 표정을 지으며 덕판이 대답했다.


으음... 그런 기술은.. 허허...


후우.. 혼령과 결합까지 하는 일이 일어나는 형국에 순간이동 정도야 뭐 당연히 있겠지요? 예?!!


막무가내로 요청을 하기 시작하는 칠구의 기세에 흡연장이 후끈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 했다.


아오 시끄러 칠구 제발 조용히좀 해


아니 그러니까 어서 대답을 하시지요오오


그래 있다 있어!! 됐냐??


마치 고대에서부터 내려오는 전설의 비기라도 꺼내는 듯 자못 진지해진 덕판이었다.


아니 근데 순간이동이 있는데 왜 지금까지 여기서..


여기서 벌벌 떨면서 있었냐고?


그래요오오 왜 애초부터 순간이동을 안쓴거냐구요!!!


순간이동은 상당한 마력을 요하기도 하고 동시에 꽤나 위험한 기술이기 때문에 그려!!!


칠구 못지않게 발끈하는 성격의 덕판이었다.



엥! 얼마나 위험하길래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잘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제!


덕판은 급발진을 하듯 호통을 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덕에 칠구의 기세가 살짝 누그러졌다.



목숨이요?? 그정도면 그냥 한 번 사는 라이프, 도전해보는게 낫지 않.... 아니 가만있어봐... 회장님은 이미...


호기롭게 대답하다가 어느 시점부터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칠구. 말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덕판은 어딘가 모르게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그려 허허


이미 돌아가신 상황이시잖아요?


그렇치!


그럼 방금 말씀하신 목숨은 누구의...


허허..


또 다시 웃기만 하는 덕판이었다.


저... 저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덕판을 바라보는 칠구는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자 마력이 어느정도 차올랐구먼.. 칠구... 준비되었나?


히.. 히익!!!


근데 어떻게 차오른거여요!! 아까는 클로킹 영역도 옅어지고 있다고 부들부들 거렸으면서!!!


칠구여..


뭐.. 또 뭐요..!!!


혹시.. 자네.. 하이브리드라고... 들어는 봤는가...?!


예에.. 하이브리드 뭐.. 자동차 말씀이십니까?


한때 자동차 회사 입사를 꿈꾸었던 칠구는 갑자기 니타난 자신의 관심분야에 반짝이는 안광을 심하게 내뿜으면서 대답했다.


그려... 하이브리드가 왜 하이브리드지?


그야... 전기로도 가고, 가솔린으로도 움직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네, 거기에 답이 있제!


그게 또 무슨...??!!


매 순간이 반전과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칠구였다.


하이브리드 차가 가솔린, 즉 휘발유로 작동하는 시점이 되면 베터리는 어떻게 되지?


덕판이 진지한 투로 물었고 칠구는 곧바로 대답했다.


추.. 충전이 되지요...??


칠구의 대답을 끝으로 무언가 묘한 분위기 속에 두 사람은 한 동안 말이 없었고, 잠시 후 정적을 깨고 덕판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자부터 니 이름은 휘발유여.




아니 무슨 또 이상한 소리를 하시려고.. 히.. 히익!!!


덕판에게 반격을 하려다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하얗게 물들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칠구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껄스껄스 ... 느껴지십니까 그대와 나의... 힘의 차이가..?


덕판은 알 수 없는 웃음과 함께 더욱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온화한 표정으로 다소 부담스럽게 칠구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아니... 왜 갑자기 힘이 쭈우욱...!!!


말을 다 마치지 못할 정도로 혼미해진 정신을 붙잡으며 칠구가 말했다.


빠지냐고?!?!


예에... 아이엠 헝그리.. 헝그리예요(yo)


칠구는 어릴적 악착같이 외우고 또 배웠던 영단어를 힘없이 흘러내리듯 말하며 눈을 반쯤 감고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배도 고프고 말이야.. 차암 희한하다... 그치?


칠구의 가슴속에 편안하게 들어가있는 덕판은 여유로운 말투로 대답하며 칠구 가슴팍 내벽을 몇 차례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뭐... 뭡니까 이게... 회..장.. 니이임.. 정신이 혼미합니다! 끄어엉


점차적으로 아득하게 흐려지는 눈 앞의 김과장 졸개의 모습을 바라보며 칠구는 사실상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운것과 같은 상태로 누워버리고 말았다.


내가 조금 전에 자네를 뭐라고 부른다고 했었는데...?


후..후이..휘발유요...


그래... 하이브리드 차는 가솔린과 전기로 돌아가지


예에..


잠깐이라도 정신을 놓았다가는 완전히 통제불가 상태에 놓이고 말 것 같다는 본능적인 느낌에 칠구는 가까스로, 그리고 모든 사력을 다해 정신을 부여잡았다.



우리도 하이브리드와 사실상 작동원리 측면에서는 동일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네. 진배없다 이말이여!!


그래서.. 뭐 설명 어렵게.. 하고는 계시지만.. 제 체력을 흡수해서.. 마력을..


옳지 옳지 그렇취!!


덕판은 흐뭇하게 미소를 띄며 답했다.


허..허으.. 그래도 제 체력... 제발 적당히 가져가십셔.. 제가 움직일 힘은 남겨두시고.. 아으.. 곱창 먹고싶어집니다 갑자기..


낄스낄스 여하튼... 일단 이곳을 떠나세..


예? 잘못들었슴다?


어안이 벙벙해져서 칠구가 되물었고



떠나자고오~ 마력이 잔뜩 차올랐어!


가득찬 마력과 더불어 과도하게 신이난 덕판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자 칠구의 마음 속에서도 무언가 뜨거운 열기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오우.. 예아! 저 졸개가 저희를 찾기전에 어서 무한의 세계로 떠나요오오!!


자 간다 휘리릭 뽕! 고고싱!!!! 순간이동! 으이!!!


구성진 추임새와 더불어 덕판은 온몸에 힘을 잔뜩주고서는 칠구의 가슴팍 내벽을 주먹으로 몇 차례 때렸다.


커몬맨!


눈의 희번득하고서는 흰자만 보이는 상태에서 칠구 역시 온몸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마치 구름위에 올라타기라도 한 듯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히.. 히익... 난다... 난다요(yo)!!!




호허허 칠구 어서 눈을 뜨게!


오.. 여.. 여기가 어디입니까아 엄청 좋아보입니다


칠구는 질끈 감았던 눈을 뜨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상태로 양 눈을 비볐고 덕판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집이여.


웰컴투 마이 하우스



예?



하... 하우스 말씀이십네까...?


아연실색한 칠구가 자신이 이동한 장소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면서 놀란 토끼눈이 되어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려... 여기가 나의 아늑한 집이여... 말하자면 홈 스윗홈(home sweet home)이라고 할 수 있제.


나지막한 덕판의 목소리가 칠구의 귓전을 맴돌았다.


허참나!


왜그러나?


어이가 없다는 듯 내뱉는 칠구의 탄성에 덕판은 물었다.


아니 너무 허름하잖습니까? 그것도 그런데 무엇보다 이상한것은..


뭐 또?


회장님은 현재 혼령상태이시잖아요


그렇지.


덤덤하게 대답하는 덕판의 평온한 태도에 오히려 요동치는 칠구의 멘탈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파르르 떨면서 말끝을 흐리는 칠구를 바라보며 덕판이 물었다.


이렇게 실질적인 형태를 갖춘 집에 살고있느냐 뭐 그런 말이제?


맞습니다.


자 칠구여




잠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봐주겠나?


예?


예상치 못한 덕판의 말에 홀린 듯 칠구는 창밖을 내다보았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히.. 히익!!!!! 이게 뭐여!!!! 아오!!!


너무나도 놀란 칠구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가슴팍을 강하게 내리치며 덕판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어? 갑자기 왜 또 치는겨?


당황한 덕판이 소리쳤지만 칠구는 꿈쩍도 하지않는 듯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뭔데요 갑자기 예?! 왜 집이 날아다닙니까? 회장니임?!!!


허허 껄껄!


허허실실 웃는 덕판의 태도에 칠구는 다시 한 번 강하게 자극을 받았다.


아니 '허허 껄껄'이 문제가 아니라 대답을 해보시라구요오오!!!


양손으로 가슴팍을 수차례 내리치며 칠구는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오! 너 이러다가 니 가슴팍에 멍드는것 보고싶은겨? 진정혀 칠구여!!!


내가 다 설명함세다!


아오! 설명해봐요 그러면!!


일단 좀 앉게나. 응? 자리에 앉으라고!


알겠어요오오!! 시키지 마요 좀!


어오 저 화상 저거...


예? 방금 뭐라고 했..


더 이상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칠구의 멘탈은 이미 저세상 급행열차를 타버린 이후였다.


아.. 아닐세.. 미안하네


칠구의 막무가내식 투정과 짜증을 어째서인지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는 덕판이었다.


자 앉았어요. 어서 말해보쇼


말해보쇼? 그거 반말 아님?


순간 울컥한 덕판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치켜들고 칠구를 째려보았다.


스읍!


칠구가 이제는 목소리조차 내지 않고 입안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만으로 덕판을 제압하려들었다.


스읍? 지금 나를 협박하는겨?


아악! 알겠네 말해줌세! 여기는 칠구 자네가 아까 말한 것 처럼 하늘일세 허허


또 다시 한 방 얻어맞은 덕판이 꼬리를 완전히 바짝 내리고 친절하게 설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다 아는 이야기좀 그만 하시죠?


아니 여기서부터 시작해야지 이해가 빠르다네 칠구여


예 그래요 일단 하늘이지요 그리고?


그리고 이곳은 하늘을 나는 집인데 말이야. 아무도 볼 수 없는 투명한 집이다 뭐 이런 이야기야.


더 이해가 안되고 머리가 복잡해집니다만? 집이 하늘을 나는것도 모자라서... 투명하다구요...?


그렇다네.


하아... 담배 있습니까?


머리를 쥐어뜯던 칠구가 갑자기 나지막한 소리로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나.. 비흡연자여.


덕판은 부들부들 거리면서 대답했고 칠구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바닥에 드러누우며 천장을 바라보고 말했다.


설명이나 좀 더 추가로 해주십쇼. 아시겠습니까 덕판씨?


... 으.. 으응?


헛것을 들은 듯 순간 멍해진 덕판이 자신의 청력의 의심하는 시간을 몇 초간 가졌고 그 잠깐의 정적 이후 칠구에게 되물었다.


칠구는 말없이 천장을 바라보며 눈만 끔뻑거릴 뿐이었다.


두 사람 간의 팽팽해진 긴장감이 허름한 덕판 하우스를 가득 채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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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 본격, 복수의 서막? 24.03.31 23 0 17쪽
12 12화 - 왕좌에 오르려는 자, 우선 숙취를 견뎌라 24.03.26 21 0 14쪽
11 11화 - 춘하추동, 그리고 삼 24.03.14 25 0 10쪽
10 10화 - 그래서 뭘 나보고 어쩌라고 24.03.11 30 0 10쪽
9 9화 - 오 나의 아버지, 마이 히어로 24.02.21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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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 상사와의 불편한 식사 (1) 24.02.10 2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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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 이것이 회사이자 사회다 24.02.08 3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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