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여, 중소기업 회장님의 혼령과 결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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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우스
그림/삽화
고라니우스
작품등록일 :
2024.02.02 14:35
최근연재일 :
2024.08.22 10:58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55
추천수 :
1
글자수 :
85,280

작성
24.08.22 10:58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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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19화 - 일상이란 이런 것?!

DUMMY

그려그려 달려본다네~ 그려그려예

오오오 하지만 당신은 말괄량이 소녀처럼 뒷모습만 남긴채 떠나가버려! 오오오 지쟈스 지쟈스 지쟈스 크리스마스~!


알 수 없는 멜로디와 더불어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들로 점철된 기묘한 노래를 아버지는 벌써 몇 시간째 부르고 있었다.


오오오 그렇게 떠나간 나의 크리스마스으으!! 크허허헑!! 쿨럭쿨럭


아버지는 성대결절이라도 찾아온 듯 격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차 안의 분위기는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칠구의 인내심은 점차 바닥을 향해 쾌속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비내리는 창밖만 바라보다 흘긋 바라본 조수석 어머니의 이마에는 이미 굵은 핏줄이 상당히 솟아나있었다. 묘한 살기를 느낀 칠구는 재빠르게 화재진압에 나섰다.



아오오!!! 아버지 제발 조용히좀 가면 안됩니까아!


크게 소리를 지른 탓에 화들짝 놀란 아버지가 백미러로 흘긋 칠구를 노려보며 대답했다.


아오! 싫다 싫어! 너무 지루혀! 운전은 너무 지루하다 이말이여어어!!


아니 그래도 그렇지 지금 벌써 3시간째 숨도 안쉬고 노래를 부르고 계시잖아요오오!! 옆에 타고 있는 일행은 생각도 안합니까!! 어오!


칠구의 역정에도 아버지는 강직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어오 그러면 어떡하라고!! 이 째식이!!

아직 목적지까지 가려면 한참 남았다고오오


극도의 흥분상태로 접어든 거구의 아버지를 말릴 수 있는자는 이 세상에 그 누구도 없는 듯 아버지는 운전석에 앉아서 온 몸을 비틀며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흔히 볼 수있는 풍경이 아니었기에 어머니는 연신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히죽히죽 웃었다.


아악!! 알겠어요오오


어오 그래도 여보 이제 칠구도 어엿한 직장인이여!! 적당히 두들겨 패라 이말이여!!


결국 흥분한 아버지에 의해 오랜만에 칠구의 정수리 정중앙에 꿀밤세례를 연달아 3회정도 허용한 뒤에야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아악!! 나도 어엿한 ··· 환갑이여어!! 나도 패지말어어!!




아오!! 악셀이나 풀로 밟어!!


옛썰!!! 칫솔! 마데카!! 읍읍!!!



우당탕탕 한바탕 신명나는 주행이 막을 내리고 자동차는 어느덧 고속도로 휴게소에 다다랐다.


어휴.. 일단 장실부터 좀 다녀올겡!! 그··· 그 뭐냐.. 칠구야··· 어.. 어옭! 일단,.. 그 ··· 호두과자 좀 넉넉히 구입혀놔 알간? 아직 갈 길이 멀다 알것제?


차를 주차하자마자 가장 먼저 후다닥 하차한 아버지가 미간에 힘을 잔뜩 준 상태로 겨우겨우 칠구에게 말을 했다.


예에.. 얼렁가요 바지적삼 다 적시것소···


그.. 그려 이미 살짝 나온 듯 하기도 하고··· 껄껄!


어오!! 증말 디러워죽것네,,,, 안챙피혀요? 앙?! 빨랑 안가?


어머니는 창피함에 붉어진 얼굴로 아버지를 향해 소리쳤다.,


알겠슴다! 히힛!!


후다닥 화장실을 향해 사라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칠구는 묘한 즐거움을 느꼈다.


자신이 취업준비를 했던 지난 수년여의 시간동안 잠시 잊고 살았던 가족들과의 유대와 연대가 짧게 주고받는 퉁명스런 문장들과 노골적일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서로간의 가감없는 모습들이 울컥 차오르는 밀물처럼 뭉클하게 다가왔다.


어익후 바지적삼을 다 적실뻔 하였지 뭐람~


알겠으니까 제발 조용히 좀 해요 왜 창피함은 항상 우리의 몫이어야 하는지?


마치 잘 짜여진 만담콤비의 대사 티키타카처럼, 어머니와 아버지 두 사람의 대화는 물흐르듯 이어졌다.


히힛 그래그래 이제 다시 달려보자 풀악셀 온(on)!!!


위이잉~~~


휴게소를 부드럽게 빠져나온 자동차는 다시 힘차게 앞으로 전진하였다.


출발한지 대략 5분여가 흘렀을 무렵, 가만히 뒷 자리에 앉아있던 칠구가 뜬금없는 발언을 시작하였다.


오우... 아바이.. 아,, 아니 아버지, 오랜만입니다 그려... 이 서늘하고도 묵직한 감각..


이잉..? 칠구... 무슨 일이여.. 갑자기 그런 무서운 말투.. 직장인 됐다고 인자 뭐.. 무게잡는거여 뭐여? 허허!! 호두과자 안사줬다고 삐진겨 무여?! 껄껄쓰!!


웃음으로 맞받아치려하는 아버지를 어머니가 막아서기 시작하였다.


아오!! 칠구가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가봐요 조용히좀 해봐여어!


어머니는 이제 직장인이 된 어엿한 칠구에게 발언권을 챙겨주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 그려.. 칠구.. 무슨 할 말이 있나? 갑자기 왜그려??


서늘합니다.. 서늘.. 후후...


칠구는 눈알을 희번득 까뒤집은채 은은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아오!!! 진짜이거!!!


아버지는 급속도로 충전되는 배터리마냥 신속하게 화를 머리 끝까지 충전하기라도 한 듯 보였다.


급격하게 붉어진 얼굴로 칠구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기세가 그 옛날 중세시대 검투사 못지않은 수준에 다다랐을 무렵, 칠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 에어...!!!


뭐.. 뭣이..?


에어(Air)!!!!


아버지의 기세에 전혀 눌리지 않은 칠구의 거친 모습에 자동차 안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 인석이!!! 호허허 차암나!!

갑자기 뭔 에어 같은 소리를 하고 앉은겨어? 허참나!


아버지는 다소 당황한 듯 보였으나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 운전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칠구는 소리없이 입만 뻥긋거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이종격투기 헤비급 참피온 결정전을 앞두고 있는 경기장 마냥 활활 불타오르는 분위기..


조수석에 앉은 어머니도 덩달아 긴장한듯한 모습으로 차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누구하나 추가적으로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앉아있기만 하였다. 무거운 차안의 분위기는 진공상태가 되어 묵직하게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기나긴 침묵을 깨고 칠구가 입을 열었고, 일순간에 부모님은 어안이벙벙 하고야 말았다.


에어컨.. 좀 낮춰요... 제에발... 얼어죽겠다고요오오!!!!


그.. 그려 미안하구나.. 칠구.. 갑자기 너무 더워져서 그만 허허!


멋쩍은듯 미소짓는 아버지의 대응을 끝으로 상황은 가까스로 무마되었다.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한 시도 끊이질 않는구마이...


이제는 체념한 듯 한 어머니의 한숨섞인 푸념이 시작되었을 즈음 자동차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시골길로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오우.. 아버지 드디어 고속도로를 나왔군요오오..!!


갑자기 급격히 신이난 칠구는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 격렬하게 방방 날뛰기 시작하였고 그 덕에 차량은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거리기 시작하였다.


아오!!! 좀 가만히좀 있거라 칠구야!! 아오! 위험하잖여어어억!!!


정말 어이없게도 결국 차 왼쪽 뒤 타이어가 펑크가 났고, 칠구네 일행의 여정은 시골길 한 복판에서 잠시 중단되고야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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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 왕좌에 오르려는 자, 우선 숙취를 견뎌라 24.03.26 21 0 14쪽
11 11화 - 춘하추동, 그리고 삼 24.03.14 25 0 10쪽
10 10화 - 그래서 뭘 나보고 어쩌라고 24.03.11 30 0 10쪽
9 9화 - 오 나의 아버지, 마이 히어로 24.02.21 24 0 10쪽
8 8화 - 학연? 지연? 흡연! 24.02.20 26 0 9쪽
7 7화 -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24.02.14 23 0 8쪽
6 6화 - 한없이 낮은 자세로 24.02.12 26 0 9쪽
5 5화 - 상사와의 불편한 식사 (2) 24.02.11 22 0 8쪽
4 4화 - 상사와의 불편한 식사 (1) 24.02.10 26 0 8쪽
3 3화 - 그 놈 목소리 24.02.09 28 0 12쪽
2 2화 - 이것이 회사이자 사회다 24.02.08 34 0 11쪽
1 1화 - 엄마 나 취직했어 24.02.02 5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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