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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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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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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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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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사이코패스

DUMMY

“헛다리?”


유민태의 말에 나인이 물었다.


“그래. 강 변호사가 화재로 죽었던 8년 전, 난 미국 LA지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어.”

“...”

“참고로 내가 한국으로 돌아온 건 5년 전, 범호 건설 사장으로 부임하면서야.”

“그럼, 부모님 사건에 대해 모른다?”

“듣기는 했어. 그리고 화재사고 수사에서 그룹의 압력이 있었다는 것도 알아.”

“그럼, 유 회장...”

“아버지가 강 변호사의 살인을 사주했다? 글쎄.”


민태는 가볍게 미소만 지었다.


나인은 민태를 말없이 바라봤다.

도저히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이다.


“정말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8년 전에 미국에 있었어?”

“내 뒷조사를 했으면 알 텐데.”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미국에 있었던 건 사실처럼 보였다.


“그보다 나도 하나만 물어보자.”


민태가 말했다.


“?”

“이기명 실장 알지?”

“그쪽 해결사잖아.”

“어떻게 알았지? 이 실장이 내 해결사라는 걸?”

“2년 전, 그쪽 손에 죽은 이민영이 알려줬어.”


나인의 말에 민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민영과 아는 사인가?”

“아니. 다만 난 경찰이고 이민영은 피해자고 넌 살인자고. 그거면 설명이 되지 않나?”


나인의 말에 민태는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서 나를 수사하겠다?”

“글쎄.”

“의욕 좀 생기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

“좋지.”

“이번에 강봉시에서 일어난 낙인 살인사건의 피해자. 신원이 확인됐다고 하던데.”

“?”


나인은 처음 듣는 소리였다.


“이런이런. 나부랭이 강 형사는 몰랐나 보네.”


아무래도 광수대에서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한 모양이었다.


당연히 일선 경찰에는 알리지 않았을 테니 나인이 모르는 건 당연했다.

문제는 유민태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광수대의 수사 정보를 뒤에서 보고 받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 피해자가 유명한 악플러야. 그런데 말이야. 우리 범호 건설과 전속 광고 계약을 맺은 여배우가 있는데, 이 악플러 년이 광고 계약을 두고 악플을 달더라고.”

“...”

“악플러가 악플을 다는 건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 그런데 이년이 선을 넘더라고.”

“무슨 선?”

“나까지 끌어들인 거야. 범호 건설 사장 유민태와 뒷거래가 있다느니 스폰서라느니 그래서 광고를 준거라느니. 가관이더라고.”


민태는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짓고는 말을 이었다.


“익명이라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쓰레기들이 참 많아. 법무팀으로 대응할 수도 있었는데, 그래 봤자 내 이미지만 손해잖아. 게다가 그 쓰레기 년은 벌금 몇 푼 내고 풀려날 거고. 그래서 이 실장에게 말했지.”

“?”

“쓰레기를 내 눈에서 치우라고. 그런데 대박~ 죽었네~”


민태는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진짜 미친놈이군.’


나인은 낮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쌍명산에 시체를 유기했지?”

“재밌으라고.”

“낙인은 왜?”

“그 낙인이 무슨 의민지 알아?”

“선거 때 쓰는 도장이라며.”

“맞아. 대선이 얼마 안 남았잖아. 그래서 투표하라고~”


위트 있는 이야기라도 한 것처럼 유민태가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나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럽에서 이런 류의 사이코패스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만약 유민태가 범호 그룹의 장남이 아니었다면, 녀석은 수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가 됐을지도 모른다.


범호 그룹이라는 틀 안에서 수많은 시선 때문에 자신의 본능을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었을 거다.


어쩌면 2년 전에 죽인 이민영과 이번 쌍명산 피해자 말고도 다른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 분명 있을 거다.


문제는 유민태가 범호 그룹의 후계자라는 점이다.


그룹 총수가 되면, 통제할 사람이 없는 절대적 권력을 쥔 사이코패스가 어떤 짓을 할지는 상상도 가지 않았다.


여러 의미에서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할 놈이었다.


“그런 사실을 내게 말하는 의도가 뭐지?”


숨겨도 모자랄 판에 형사인 자신에게 이를 말하는 그 의도가 궁금했다.


“잡아서 법 앞에 세워보라고.”

“?”

“내가 범인이니깐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수사해서 법 앞에 세워보라는 거야. 그러면 상 줄게.”

“자신만만하군.”

“형사 나부랭이가 범호를 상대로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장담하는데, 너뿐만 아니라 너희 강력팀 형사 새끼들 모두 옷 벗게 해줄게. 먼지까지 탈탈 털어서 죄다 옷 벗게 해줄게.”


살기 등등한 얼굴로 민태가 말했다.


“야!”


나인이 짧게 말하자 민태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내가 충고하나 할게.”


나인이 말했다.


“충고?”

“그래. 오늘이 토요일이니깐 내일 모레. 다음 주 월요일까지 자수해.”

“자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민태가 물었다.


“그래. 자수하면 우리 사장님.”


나인이 민태를 빤히 보며 미소를 지었다.


“살려는 드릴게.”


상대를 깔보는 듯한 미소로 나인이 말했다.


“니가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인상이 일그러진 민태가 뇌까리듯 말했다.


“글쎄. 누가 죽게 될지는 월요일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나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만.”


나인은 장난스럽게 거수경례하고는 그대로 테라스를 떠났다.


그런 나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유민태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자존심 아니, 살면서 이런 모욕감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형사 나부랭이에게.


그때 이기명 실장이 테라스로 다가왔다.


이 실장은 이미 2시간 전에 별장으로 와 대기하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이 실장이 말했다.


“이 실장.”

“네.”

“그냥 죽이는 거로는 내 성에 찰 것 같지 않아.”

“?”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

“알겠습니다.”

“그리고 시체도 찾지 못하게. 아주 깨끗하게. 흔적도 남기지 말고 처리해.”

“네.”

“그리고 강봉시 일 처리 했던 애들 필리핀에 있다고 했지?”

“네.”

“한 2년 정도 있다가 들어오라고 해. 돈은 따로 챙겨 줄 테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실장.”

“네.”

“이번 대선 끝나면 나 부회장 자리에 오르게 될 거야.”

“미리 축하드립니다.”

“내가 부회장 자리에 오르면 이 실장이 더 바빠질 수도 있어.”

“걸리적거리는 건 제게 맡겨 주시면 됩니다.”

“그래. 지금 가장 걸리적거리는 놈이 강태식이야.”

“처리하겠습니다.”




*

한편 강남 한선화 개인전이 열리는 갤러리에서는.


“여자친구 있다고?”


한선화 개인전에 사촌 병태가 찾아 왔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도 유학까지 갔다 온 사촌이 개인전을 열고 있는데, 예의상 한번은 와야 할 것 같아서 갤러리를 찾는 거다.


그런데 그림 구경은 고사하고 선화에게 붙잡혀 나인 그러니깐 강태식에 관해 취조를 당하고 있었다.


“어. 태식이 사귀는 여자 있어.”


여자가 친구 있냐는 선화의 물음에 병태가 대답했다.


“사귄 지 얼마나 됐는데?”

“한... 1년?”

“이름은?”

“이름이...”


병태가 바로 대답하지 못하자 선화가 들고 있던 전시회 팸플릿으로 병태의 머리를 때렸다.


“아! 왜?”

“너 거짓말하면 티 나거든.”

“...”

“왜? 태식이가 그렇게 말하래? 여자친구 있다고?”

“어. 니가 물어보면 그렇게 대답하라고 했어.”


거짓말에 서툰 병태였다.

어차피 들통난 거 그냥 이실직고 다 말해버렸다.


“왜? 내가 마음에 안 든 데?”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그렇게 말하래.”


차인 게 아닌데 왠지 차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선화였다.


지금껏 살면서 남자에게 차인 적이 없었다.


프랑스에서도 수많은 남자들의 고백받았지만, 그림에 집중하려고 모두 까버린 철벽녀 그 자체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태식에게 의문의 1패를 당하고 말았다.


“너도 전에 태식이 찼잖아.”

“내가 언제?”

“고등학교 졸업하고 태식이가 고백했었잖아.”

“아...”


그제야 선화도 기억이 났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친구들끼리 춘천으로 놀러 갔었는데, 그때 태식이 고백을 했었다.

당신 선화는 그냥 친구로 지내자며 단칼에 고백을 거절했었다.


솔직히 그때의 태식은 남자로서 매력이 없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점 빼고는 약골에 소심하고 또... 하여간 그냥 그랬다.


“설마 그때 내가 차서 그런 거래?”

“그건 아닐 거야.”

“왜?”

“태식이가 예전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거든.”

“그게 무슨 소리야?”

“얼마 전에 사고로 머리를 다쳤어.”

“진짜?”

“어.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데, 기억상실 증세가 있어서 예전 일들을 기억하지 못해.”


선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여자친구 없는 거 확실하지?”

“없어. 걔 모쏠이야.”

“좋아.”

“뭐가?”

“내가 꼬실 거야.”

“힘들걸. 태식이가 예전의 태식이가 아니거든.”

“나 한선화야.”


선화가 자신감을 뿜어내며 말했다.


사촌인 병태가 봐도 선화는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다.

그래도 왠지 태식에게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다.


“맘대로 해라.”

“앞으로 태식이 주변을 잘 감시해.”

“감시?”

“나 이번 개인전 끝나면 바로 일본으로 넘어가서 한 달 정도 있어야 해.”

“일본은 왜?”

“일본에서도 개인전을 열기로 했거든. 나 없는 동안 태식이 근처에 여자 안 꼬이게 감시해.”

“내가 왜?”

“소개팅 시켜줄게.”

“진짜?”

“어. 진짜 이쁜 애로.”

“OK!”


소개팅에 태식 그러니깐 나인을 배신한 병태.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

별장을 나온 나인은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양평 인근의 야외 카페에 들렀다.


조금 출출하기도 했고 혹시 있을 미행을 확인할 겸 카페에 들렀는데, 미행하는 차는 없었다.


유민태가 나인을 비롯한 강력 3팀 형사들에게 해코지하겠다고 했는데, 딱히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그 전에 유민태를 제거할 것이기에.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민태가 동생 양부모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유민태의 말을 100% 믿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로 봐서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만약 유민태가 동생의 양부모를 죽였다면, 아까 그 자리에서 자랑했을 거다.

그 사이코패스라면 말이다.


어쨌거나 유민태의 말이 사실이라면 다음 타겟은 범호그룹 총수 유창호 회장이 된다.

일단 그 부분은 유민태를 처리한 후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보다 유민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나인이 했던 말에 모욕감을 느꼈을 것 같은데, 사이코패스에 스스로 우월적 존재라 믿는 유민태가 하찮은 형사에게 모욕감을 느꼈다면, 당장 죽이려 들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일은 해결사 이 실장이 맡을 테고.


“이 실장이라.”


나인은 유민태보다 이 실장을 먼저 처리할 생각이다.


대가리를 칠 땐 손과 발을 먼저 처리해야 뒤탈이 없기 마련이다.


주문한 스파게티가 나왔다.

야외 정원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며 스파게티를 먹으려니, 센강을 바라보며 스파게티를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프랑스에서 먹던 스파게티 맛은 아니지만, 이곳 스파게티도 나름 괜찮았다.


그때 누군가 나인의 곁으로 다가왔다.

나인이 고개를 들어 봤는데, 다소 놀라고 말았다.


커피를 들고 다가오는 남자. 유민태의 해결사 이기명 실장이었다.


작가의말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작품을 독자님들에게 노출하는 겁니다.

다행히 투베에 들어서 신규 유입이 조금 늘어났습니다.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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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화. 범호그룹 장녀 유지선 +3 24.04.04 1,091 30 10쪽
51 51화. 김석진 비서실장(2) +8 24.04.03 1,189 33 11쪽
50 50화. 김석진 비서실장(1) +6 24.04.02 1,269 33 11쪽
49 49화. GX 엔터(5) +3 24.04.01 1,363 38 11쪽
48 48화. GX 엔터(4) +6 24.03.31 1,423 35 12쪽
47 47화. GX 엔터(3) +2 24.03.30 1,479 35 11쪽
46 46화. GX 엔터(2) +3 24.03.29 1,535 34 11쪽
45 45화. GX 엔터(1) +4 24.03.28 1,658 36 12쪽
44 44화. 엘라 vs 강태식 +3 24.03.27 1,669 33 13쪽
43 43화. 정직 +5 24.03.26 1,684 35 12쪽
42 42화. 서유복 감찰팀장 +6 24.03.25 1,689 35 12쪽
41 41화. 족구 +4 24.03.24 1,719 38 12쪽
40 40화. 부산 +5 24.03.23 1,801 37 12쪽
39 39화. 유창호 회장 +5 24.03.22 1,850 45 11쪽
38 38화. 사기꾼 조상범 +8 24.03.21 1,908 49 12쪽
37 37화. 엘라(3) +3 24.03.20 1,955 45 12쪽
36 36화. 엘라(2) +6 24.03.19 2,015 48 11쪽
35 35화. 엘라(1) +6 24.03.18 2,086 45 12쪽
34 34화. 서퍼 +9 24.03.17 2,147 45 12쪽
33 33화. 판결은 사형(2) +6 24.03.16 2,142 59 12쪽
32 32화. 판결은 사형(1) +8 24.03.15 2,162 51 12쪽
31 31화. 살악귀(2) +6 24.03.14 2,152 52 13쪽
30 30화. 살악귀(1) +7 24.03.13 2,155 40 12쪽
» 29화. 사이코패스 +5 24.03.12 2,150 44 11쪽
28 28화. 범호의 후계자 +5 24.03.11 2,180 42 12쪽
27 27화. 한선화 +5 24.03.10 2,207 45 12쪽
26 26화. 이기명 실장 +4 24.03.09 2,179 40 13쪽
25 25화. 김광수 비서 +7 24.03.08 2,193 41 12쪽
24 24화. 모쏠 강태식? +6 24.03.07 2,193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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