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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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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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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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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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범호의 후계자

DUMMY

유민태 비서 김광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만나서 전해줄 것도 있고 또 할 이야기 있다며 강봉시까지 오겠다고 했다.




**

강봉시 시내 카페.

창가 자리에 나인과 김광수 비서가 앉아 있었다.


“주말이요?”


유민태 사장이 나인을 주말 별장으로 초대하겠다고 하는데, 어쩐지 함정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가능하면 내일. 토요일이 좋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김 비서의 말에 나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지 않아도 유민태를 다시 한번 만날 생각이었다.


동생 양부모의 죽음에 관해 물어보고 또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할 생각이었는데, 유민태가 먼저 만나자고 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함정이라도 상관없었다.

여차하면 최악의 킬러. 즉 진짜 나인의 모습으로 참교육하면 되니.


“토요일이 좋겠네요.”

“그럼, 저희가 내일 차를 보내겠습니다.”

“아니요. 주소만 보내주시면 알아서 찾아가겠습니다.”


이전 그러니깐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교통사고를 당했던 기억 때문에 다른 사람의 차를 타는 건 내키지 않았다.

그것도 유민태가 보낸 차라면 더욱더.


“알겠습니다. 토요일에 문자로 주소를 보내겠습니다.”

“네.”

“아, 그리고 사장님께서 이걸 전해드리라고 했습니다.”


김 비서가 서류봉투를 나인에게 내밀었다.


“뭡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인은 일단 봉투를 받아 챙겼다.


“그럼, 전 이만.”


자리에서 일어난 김 비서가 가볍게 묵례하고 카페를 나갔다.


나인은 봉투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했다.


몇 장의 서류였는데, 동생의 양아버지 강만혁 변호사와 양어머니에 관한 내용이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뒷조사했군.”


예상한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면 양부모의 죽음에 관해 물어보기가 한층 수월할 테니.


어쩌면 유민태가 만나자고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일 수도 있고.




*

“토요일에 직접 별장으로 오겠다고 했습니다.”


김 비서의 보고를 받은 유민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순순히 오겠대?”

“네.”

“서류는?”

“전해줬습니다.”

“알았어. 그만 나가봐.”

“네.”

“아, 오늘 저녁 스케줄 모두 취소해.”

“전부 다요?”

“그래. 본가에 갈 거야.”


유창호 회장이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가족 모임이 있는 날도 아닌데 따로 유민태만 호출한 것을 보면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일 가능성이 컸다.

이럴 때 단 1분이라도 늦었다간 불호령이 떨어진다는 걸 유민태는 잘 알고 있었다.




같은 시각.

강봉 경찰서 광수대 임시 사무실에서는.


“팀장님!!!”


안철호 형사가 급하게 사무실로 들어오면 박 팀장을 불렀다.


“왜? 뭐 건졌어?”

“피해자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정말?”

“네. 오명선 이라는 여잔데요. 유명한 악플러더라고요.”


서류를 내밀며 안 형사가 말했다.


“악플러?”

“네. 고소도 여러 번 당했는데 이력 아주 화려해요.”

“집은?”

“일산이요.”

“일산으로 간다. 영장 미리 신청하고.”

“네.”


답보 상태였던 쌍명산 낙인 살인사건 수사가 피해자 신원 확인으로 활기를 찾았다.




**

청담동 범호 그룹 유창호 회장의 저택.


“어서 오세요. 민태 도련님.”


저택으로 들어선 유민태를 백발의 집사가 맞이했다.


“아버지는요?”

“서재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혹시 무슨 일 때문인지 아세요?”

“아니요. 다만,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집사의 말에 민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창호 회장은 연초에 심장 수술을 받고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쉬고 있었다.


그룹 경영은 유 회장의 최측근이자 친구인 민수영 범호 금융 사장이 임시 회장직을 맡아 이끌고 있었다.


서재 문이 열리고 유민태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찾으셨어요?”

“그래.”


서재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보며 유 회장이 말했다.


칠순을 앞둔 나이지만, 거대 그룹의 총수답게 눈빛이 살아 있었고 얼굴에는 진중함과 함께 날카로움이 묻어나 있었다.


“몇 달 후면 대선이다.”

“네.”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이라 누가 대통령이 될지 장담할 수가 없어.”


책상 위에는 이번 대선 여야 후보들에 관한 세부 보고서와 지지율 데이터, 분석 자료들로 가득했다.


“니 생각에는 누가 될 것 같으냐?”

“누가 돼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


그제야 유 회장의 시선이 민태에게 향했다.


“두 후보 모두에게 선거 자금을 지원했고 또 우리 범호와 좋은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이잖아요.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우리 범호에게는 리스크가 되지 않아요.”


유 회장은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대한민국 대통령도 우리 범호에게는 리스크가 되지 않아. 정치 경제 사회 그 어느 것도 우리 범호의 리스크가 될 수 없어. 그게 내가 평생을 공들여 이룩한 범호라는 그룹이다.”

“알고 있어요.”

“강봉시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더구나.”

“네. 저도 뉴스로 봤어요.”

“이민영이었던가? 2년 전에 죽었던 그 아이.”

“네.”

“그 아이 시체의 목덜미에도 낙인이 찍혀있었지?”

“네.”

“이번 사건에도 낙인이 찍혀있다던데,”

“저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민태야.”

“네.”

“난 범호에 리스크가 되는 건 그 무엇도 용서하지 않는다. 설령 그게 내 자식이라도.”

“...”

“2년 전, 니가 이민영이라는 여자를 죽였고 내가 그 사건의 수사를 무마시켰다. 왠지 아냐?”

“...”

“니가 내 자식이라서? 아니다. 그 사건이 범호에게 리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유 회장의 눈빛과 표정에서 엄청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알고 있어요.”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는 게 아니다. 지우는 거지. 깨끗하게 흔적 하나 남기지 말고. 처음부터 엎질러지지 않은 것처럼.”


아무래도 유 회장이 뭔가 알고 있는 눈치 같아 보였다.


“명심할게요.”

“이번 대선이 끝나면 너를 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릴 거다.”

“?”


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린다는 건 공식적으로 그룹의 정식 후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였다.


그룹 부회장 자리는 이미 2년 전에 내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민영을 죽인 일로 유 회장의 눈 밖에 나면서 내정이 취소됐었다.


“부회장 자리에 오르기 전에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해. 리스크가 될 만한 건 단 하나도 남기지 말고.”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


생각지 못한 소식에 유민태의 얼굴이 밝아졌다.


‘어쩐다.’


오늘 아버지를 만나면 강만혁 변호사의 아들 강태식 형사에 대해 말하려고 했었다.


‘내 손에서 정리하자.’


지금 같은 좋은 분위기에 굳이 초를 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형사 나부랭이 한 명이다.

아버지 유 회장에게 말할 필요 없이 자신의 손에서 깨끗하게 정리하면 됐다.




**

토요일.


아침 일찍 김 비서로부터 문자를 받은 나인은 유민태의 양평 별장으로 향할 준비를 맞췄다.


“필요 없겠지?”


총을 가져가려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유럽에서의 나인이었다면, 오늘 양평 별장은 그야말로 피바다가 됐을 거다.


하지만 경찰 나인은 그럴 수가 없었다. 유민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피를 볼 생각은 없었다.



유민태와의 약속은 오후 2시.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병태와 함께 집 리모델링 공사 진행 상황을 살피러 갔다.


예정보다 일찍 공사가 끝날 거라고 했다.


다음 주 안으로 공사가 끝나고 미리 주문한 가구와 가전제품도 모두 들어올 거라고 하는데, 병태가 꼼꼼하게 잘 챙기고 있어 나인이 신경을 쓸 일은 없었다.


“그런데 태식아.”

“어?”

“너 혹시 선화 만났어?”

“어. 개인전 한다길래 한번 가봤어.”

“어쩐지. 선화가 전화해서 너에 대해 막 묻더라고.”

“너한테 전화했어?”

“어. 나하고 사촌이잖아.”

“...”

“그림 왜 포기했냐고 묻더라고.”

“뭐라고 했어?”

“그냥 잘 모른다고 했어.”

“잘했어.”

“그보다 사귀는 여자 있냐고 집요하게 묻던데.”

“...”

“아무래도 선화가 너한테 관심이 있는...”

“여자친구 있다고 해.”


말을 자르며 나인이 말했다.


“어? 너 모쏠이잖아.”


병태의 말에 나인은 두 눈을 껌벅였다.


설마 했는데, 동생은 정말로 모쏠이었던 모양이다.


“하여간 여자친구 있다고 해.”

“왜? 선화 마음에 안 들어? 너 되게 좋아했잖아.”


동생이 좋아한 거지 나인이 좋아한 건 아니다.


선화가 매력적인 여자라는 건 인정한다.

다만 지금 나인은 여자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자칫 선화가 나인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선화가 병태의 사촌이라니.

전혀 예상 못 했다.


그리고 선화와 어떻게든 다시 엮일 것 같은 그런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일 것 같았다.


“그냥. 사귀는 사람 있다고 말해.”

“알았어.”


그렇게 집 리모델링 공사를 확인한 나인은 양평으로 향했다.




*

남한강을 따라 카페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안쪽으로 들어가자 별장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남한강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관이 펼쳐졌고 그 사이사이 고급 별장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인은 그 고급 별장 중에서도 가장 위치가 좋은 별장으로 차를 몰았다.


“지갑과 핸드폰 등의 소지품은 차에 두고 내려주십시오.”


별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나인에게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다가와 말했다.


나인은 순순히 소지품들을 차에 두고 내렸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보안요원 한 명이 정중히 말하고는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나인의 몸을 스캔했다.


나인은 보안요원들의 지시를 따랐다.

범호 그룹 회장님의 장남과 독대하는 자린데, 이 정도 보안은 당연했다.


“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사이 김광수 비서가 다가와 나인을 안내했다.


별장 안쪽,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외 테라스에서 유민태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나인은 김 비서를 따라 그 테라스로 향했다.


걸어오면서 주변을 빠르게 살폈는데, 사방에 CCTV가 설치되었고 눈으로 확인된 보안요원 숫자만 열 명정도 됐다.


“김 비서는 가 있어.”


유민태가 말하자 김 비서는 묵례하고 자리를 떠났다.


“앉지.”

“서울에서 보면 되지 뭘 이렇게 번거롭게 멀리서 보자는 거야.”


자리에 앉으며 나인이 말했다.


“서울에는 보는 눈이 많으니까.”

“하긴 높으신 양반이니 내가 이해하지.”


나인의 말에 민태는 미소를 지었다.


“살면서 나에게 그런 식으로 반말하는 인간은 니가 처음이다.”

“높으신 사장님이 이해해. 내가 사람을 좀 가리면서 말하거든.”


민태는 고개를 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놀랐어.”

“?”

“강 형사가 강만혁 변호사의 아들이었다니.”

“놀란 걸 보니 켕기는 게 있나 보군.”

“강 변호사가 우리 범호와 악연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

“그래서 사람을 시켜 우리 부모님을 죽인 건가?”

“글쎄. 아무리 악연이라도 일은 일이고 사람은 사람이지.”

“?”

“내가 알기로 그 사고는 단순 화재사고로 알고 있는데.”


나인은 민태의 표정을 한번 살피고 입을 열었다.


“화재 이전에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상태였어. 화재는 그걸 감추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지. 타살 정황이 분명한데 범호에서 경찰 윗선에 압력을 넣었어. 덕분에 화재사고를 수사하던 담당 형사는 옷을 벗었고 사건은 단순 화재로 종결됐지.”


나인의 말에 민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내가 그 화재사건의 진범이거나 배후다?”


유민태가 물었다.


“아닌가?”


나인의 물음에 민태는 찻잔을 들었다.


“헛다리 짚었군.”


고개를 저으며 민태가 말했다.


작가의말

소설 속 한국에서는 대기업도 정치인에게 선거 자금을 공식적으로 기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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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부산 +5 24.03.23 1,801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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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살악귀(1) +7 24.03.13 2,154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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